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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오늘밤 김제동’ 전원책 출연, 첫 방송부터 막말
등록 2018.12.05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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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KBS 생방송 시사토크쇼 <오늘밤 김제동>는 전원책 변호사를 고정 패널로 초대해 ‘그건 니 생각이고’ 코너를 만들겠다는 개편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전원책 변호사는 ‘썰전’ 등에서 입담을 과시하며 인기를 끌면서 대표적 ‘보수논객’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거친 말투와 오만한 태도, 근거가 부족한 억지 주장으로 인해 생방송에는 부적절한 인물이라는 평이 많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시청자가 정상화된 KBS에서 왜 하필 ‘전원책’을 기용하느냐는 비판과 더불어 생방송에 적합지 않은 패널 선택이라는 지적이 이어졌습니다. 12월 3일 방송은 이런 우려가 ‘기우’가 아니었음이 보여줬습니다.

 

“엉터리 좌파” “시사에 그렇게 어두우면서” 막말 내뱉어

KBS는 ‘오늘밤 김제동’은 기획의도에서 ‘건강하고 간편한 야식 같은’ 시사토크쇼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무거울 수 있는 시사 문제를 가능한 재미있고 흥미롭게 전달하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간단한 야식’을 먹는 것과 ‘불량식품’을 먹는 것은 구분해야 합니다. 전 변호사는 진행자 김제동 씨에게 ‘엉터리 좌파’라고 하는 등 상대를 무시하고 조롱하는 발언을 하는가 하면, 정확하지 않은 내용을 방송했습니다.

 

전원책 : 이번에도 아셈을 순방하면서 하신 말씀이. 비핵화로 나아가기 위해서 제발 재제완화에 동참해주십쇼 하니까 마크롱이 난리를 치고 그리고...

김제동 : 마크롱이 어떤 난리를 쳤습니까?

전원책 : 앞에서 막바로 이야기했잖아요. 그냥 그거 잘 알면서. 시사에 그렇게 어두우면서 뭐 시사에 뭐 빠삭하게 안다고 이야기해요. 마크롱이 그런 쓸데없는 소리하지마라

김제동 : 마크롱이요?

전원책 : 예. 마크롱이 그런 이야기를 했죠. 메이도 똑같은 이야기를 했죠. 메이도.

 

미디어오늘 <KBS를 TV조선으로 만든 전원책>(11/4 정철운 기자)에서는 전 변호사의 발언을 이렇게 판단했습니다.

 

손진석 조선일보 파리특파원은 10월 24일자 기사에서 “문 대통령이 지난 15일 마크롱과 정상회담에서 제재 완화 이야기를 꺼내자 마크롱은 고개를 저었다”고 적었다. 동정민 동아일보 파리특파원은 10월 29일자 칼럼에서 “문 대통령은 최근 순방에서 프랑스에 북한과의 수교 체결과 대북 제재 완화, 두 가지를 요구했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명확하게 거절했다”고 적었다. 고개를 저으며 명확하게 거절한 것이 ‘난리’로 둔갑한 셈이다.

 

10월 15일 문재인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파리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뜻을 함께했습니다. 이날 관련 보도 어디에도 마크롱이 ‘난리’를 쳤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백보 양보해도 한국과 프랑스가 비핵화 과정에 의견 차이를 보였을 뿐인데도 전원책 변호사는 이를 두고 “마크롱이 난리를 쳤다”고 말한 것입니다. 게다가 영국 메이 총리도 ‘난리’를 쳤다는 아무 근거 없는 발언도 했습니다. 그야말로 ‘침소봉대’라고 하지 않을 수 없으며, 종편에서 하던 ‘편파 발언’을 공영방송에서 버젓이 한 셈입니다. 미디어오늘 기사제목처럼 전 변호사는 “KBS를 TV조선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지난 지방선거 MBC 개표 생방송에 출연해 물의

전원책 변호사가 ‘생방송’에서 ‘사고’를 친 건 이번뿐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6월 MBC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방송 선택 2018’에 출연한 전원책 변호사는 방송 중 지나친 막말과 편파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켰습니다. 생방송이 아니었다면 ‘편집’이 되었을 발언이었습니다. 방송 취지에 맞지 않는 전원책 변호사의 ‘막말과 조롱’에 토론 참가자들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무마하느라 진땀을 뺐습니다. 시청자들도 불안한 마음으로 방송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표적인 장면은 다음과 같습니다.

 

전원책 : 이 방송이 생방송이니까. 감히 말하자면 정말 눈물겹습니다. 보수를 살려주십시오.

배철수․유시민 : (웃음)

배철수 : 이거 생방송 아니면 어떻게 할 뻔했어요?

전원책 : 생방송 아니면 편집해버리니까. 다 편집해버리잖아.

(중략)

전원책 : 저도 웃자고 드리는 얘기고. 아까 안 그래도 식당에 들어갈 때 손님들이 웃고 있기에 ‘웃으면 다 좌파입니다’ 그랬더니. 전부가 다 ‘나 안 웃었어요’

박성제 : 오늘밤에 웃으면 좌파입니까?

전원책 : 그런 분들이 많겠죠.

(중략)

전원책 : 진짜 진보라면 북한의 김일성 김정은 체제. 이 독재체제에 대해서 항의를 하고, 인권문제를 거론해야 합니다. 북한 정치범수용소를 문제 삼아야 해요.

유시민 : 변호사님. 보수시니까 보수의 일을 똑바로 하시죠.

전원책 : 그럴까요?

유시민 : 남의 집 살림에 간섭하지 마시고.

전원책 : 알겠습니다. (목소리 높이며) 야. 이 어용아!

유시민 : 그 문제는 제가. 저희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전원책 : 스스로 어용이라고 얘기하잖아요. (MBC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방송 선택 2018’ 중)

 

이미 검증된 ‘막말 인사’ 전원책…공영방송에 적합한 패널인가?

그의 막말의 향연은 역사가 깊습니다. 지금껏 방송에서 욕을 하기도 했습니다.

 

전원책 :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라면 김정일, 김정은 채제를 추종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쉽게 말하면 김정일, 김정은이 X새끼냐고 물었을 때 X새끼라고 하면 종북세력이 아닌 것

진행자 : “방송용어에 부적절한 단어를 삼가해 달라”

전원책 : “이게 왜 방송용어로 나쁘냐” (2012 KBS 생방송 심야토론 중)

 

전 변호사가 TV조선 <종합뉴스9> 클로징 멘트에서 편파적 발언을 계속하자 TV조선 보도본부 취재기자 80명은 전 앵커의 ‘종합뉴스9’ 오프닝·클로징 멘트가 ‘팩트 없이 일방의 주장을 담은 내용’이었다며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전원책 :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색 100주년 기념 우포 발행 취소에 대해) “하지만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전직 대통령의 우표 발행을 취소하는 것은 너무 옹졸한 처사입니다. 저세상에서 요즘 몹시 마음이 괴로울 박정희 전 대통령님, 송구스럽다는 말씀 올립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2017.7.14. TV조선 <종합뉴스9> 클로징 멘트)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 취소’를 언급하며 ‘옹졸하다’ ‘송구스럽다’고 말한 문제의 앵커 멘트는 이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권고’ 처분을 받기도 했습니다. 결국 그는 5개월 만에 앵커 자리에서 내려왔습니다.

 

전원책…KBS 생방송에 적합한 패널 아니야.

이처럼 전 변호사는 숱한 부적절한 발언을 해오며 논란을 일으켜왔습니다. 표현의 자유’도 공동체가 합의한 최소한의 상식 안에서 보장받아야 합니다. 그가 발언은 합리적 보수 수준이 아니라 ‘막말’이며, ‘무례’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야말로 ‘생방송에는 부적절한 것이 검증된 패널’인 셈입니다.

KBS ‘엄경철의 심야토론’ 제작진은 지난달 심야토론 프로그램에서 일부 패널이 동성애 혐오 발언을 여과 없이 노출한 데 대해 “부적절한 패널에 대해서는 기획 단계부터 검증을 강화하고, 사실 확인 과정을 개선하는 데 대한 연구를 하겠다”며 “더 깊은 고민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늘밤 김제동’ 제작진도 막말과 조롱을 일삼는 패널에게 KBS라는 공영방송이 마이크를 쥐여주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입니다. 전원책 변호사가 ‘시원한 발언’을 한다며 좋아하는 시청자가 있더라도, KBS는 유튜브와 다른 공적 책무를 가지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12월 3일 KBS <오늘밤 김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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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문의 엄재희 활동가(02-392-0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