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민언련 오늘의 방송보도]‘한미일 공동 방어망’은 있지만 ‘MD’는 아니다? ‘모순 덩어리’ KBS(2016.8.13)
등록 2016.08.13 17:55
조회 336

■ 민언련 오늘의 나쁜 방송 보도(8/11)
․ KBS <미 사드 논란 해명…“안전하고 효율적”>(8/11, 10번째, 김희용 기자,
https://me2.do/5d66Wlcl)
11일, 미국 미사일방어(MD)체계를 총괄하는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국 제임스 시링 국장이 방한했다. 이례적으로 방한 사실을 공개했을 뿐 아니라 기자들과 인터뷰까지 가졌다. 이 자리에서 시링 국장은 “사드의 요격률이 100%” 등 예찬론을 쏟아냈다. 시링 국장의 발언 중 귀추가 주목된 대목은 “한반도에 배치할 주한미군의 사드 레이더로 얻은 정보는 한미 동맹 사이에서만 공유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이는 사드가 미국 미사일방어(MD) 체계로의 편입되는지 여부를 가늠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시링 국장은 ‘한미 동맹 간 공유’라는 느슨한 표현으로 논란을 빗겨갔다.
이는 우리 국방부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 4일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사드 정보 제공은) 한·미·일 (3국이 맺은) 정보 공유 약정 범위 내에서는 가능할 것으로 판단됩니다”라고 말해 사드가 한미일 공동 미사일방어(MD) 체계로의 편입을 의미한다는 논란에 재차 불을 지폈다. 한미 간의 공식 발언이 이렇게 갈라지면서 양국이 물밑으로는 모든 합의를 끝내놓고 중국과 한국 여론의 눈치를 보며 ‘MD 편입’ 여부를 얼버무리는 것은 아닌지 의혹이 커지고 있다.


사드와 관련한 모든 문제에서 그랬지만, 이번에도 방송사 저녁종합뉴스에서는 그러한 의혹을 찾아볼 수 없었다. 미국 미사일방어 체계의 총괄자의 이례적인 방한 및 언론 인터뷰를 지상파 3사와 JTBC가 보도했지만 JTBC만 시링 국장의 발언에 대한 분석을 보여줬을 뿐, 지상파 3사는 오로지 받아쓰기만 했다.


특히 주목해야 할 방송사는 KBS다. 민언련은 11일 <오늘의 방송보도>(https://me2.do/5HYYGcGp)를 통해 KBS가 그간 ‘사드는 미국 미사일방어(MD) 체계로의 편입’ ‘사드로 인한 동북아 군비 경쟁 가속화’ 등의 분석을 극구 부인하던 태도에서 돌변하여 ‘한미일 공동 방어망’을 홍보하고 나섰다고 지적했다. KBS는 <이슈&뉴스/미 ‘B-2’ 괌 전진배치…일 “사드 포대 검토”>(8/10, 8번째, 류호성‧나신하‧김희용 기자, https://goo.gl/z5Pw2v)에서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까지 동원하여 ‘한미일 철벽 방어망’을 선전하면서 북핵과 더불어 대북제재에 미온적인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사드가 ’MD 편입‘을 의미한다는 수준까지 나아가지는 않았지만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결구도를 인정했으니 입장 변화가 뚜렷하다. KBS가 받아 적고 있던 정부의 예상과 달리 중국의 사드 보복이 현실화되고 일본이 사드 배치를 적극 검토하는 등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결 구도가 현실화되자 이 모든 책임을 북한과 중국에만 떠넘기려는 프레임 전환으로 풀이할 수 있다. 결국 ‘깜깜이’로 갑작스레 사드를 배치하면서 국내외적 파문을 일으킨 박근혜 정부에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11일 시링 국장이 방한하여 ‘사드 예찬론’을 펼치고 ‘사드=MD 편입’을 부인하자 KBS는 기다렸다는 듯, 이를 받아썼다. KBS <미 사드 논란 해명…“안전하고 효율적”>(8/11)은 “이미 사드가 배치된 곳에서 주변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는 것” “13차례에 걸친 시험에서 100% 요격에 성공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등 시링 국장의 발언을 알기 쉽게 풀이해줬다. 중요한 부분은 보도 말미에 나왔다. 기자는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에 대해선, 사드는 대북 방어용일 뿐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 MD와는 무관하다고 말했습니다”라며 “주한미군에 배치되는 사드가 수집하는 정보는 한미 동맹에만 공유될 것이며, 더 광범위한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에는 공유되지 않습니다”라고 말하는 시링 국장의 모습을 화면에 담았다.

 

 

이 보도는 전날 ‘한미일 철벽 방어망’을 선전하던 KBS의 태도와는 사뭇 다르다고 할 수 있다. KBS의 10일과 11일, 이틀간 보도를 종합해보면 “‘한미일 공동 방어망’은 있지만 이것이 미군 주도의 공동 미사일방어(MD) 체계는 아니다”라는 황당한 결론이 나온다. 이는 KBS가 중국과 여론의 눈치를 보며 극구 ‘MD 편입’을 부인하고 있는 정부와 미국 측 입장을 그대로 따라가다 보니 나오는 모순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시링 국장 역시 11일 우리 언론과의 만남에서, 우리 국방부는 물론, 본인의 과거 발언과도 모순되는 모습을 보였다. JTBC는 <미 MD 책임자 주장 짚어보니>(8/11, 9번째, 김상진 기자, https://me2.do/59zzBNSF)에서 “한반도에 배치할 주한미군의 사드 레이더로 얻은 정보는 한미 동맹 사이에서만 공유할 것”이라는 발언에 대해 “한·미·일 (3국이 맺은) 정보 공유 약정 범위 내에서는 가능”하다는 우리 국방부 입장과 다르고 지적했다. 또한 시링 국장이 정보공유의 범위를 ‘한반도 안’으로 한정하지 않고 ‘한미 동맹’이라고 느슨하게 표현한 것은 “미군을 거쳐서 북한의 핵 미사일 정보가 넘어가야 하기 때문에 충분히 (한미일 간) 실시간 공유가 가능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미 본토 방어를 목적으로 MD에 연동되어 있는 일본 사드 레이더를 감안할 때 한국 사드만 MD에서 빠진다는 주장이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비판도 덧붙였다.


시링 국장이 지난 4월 14일,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 진술서에서 ‘사드 레이더(TPY-2)는 미 본토를 방어하기 위한 미사일방어(MD) 체계의 핵심을 이루는 ’핵심지휘통제체계(C2BMC)‘의 일원으로 작동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점도 짚어볼 대목이다. 시링 국장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11일 방한 인터뷰에서 “C2BMC에 연동된 레이더는 미 본토와 다른 지역 방어에 이용되며 한반도에 배치되는 사드는 자체적으로 한반도에서만 사용될 것”이라며 부인했지만 이미 MD에 연동되고 있는 일본의 레이더와 탐지 범위만 다를 뿐 같은 기종인 한국 사드 레이더만 어떻게 연동되지 않을 수 있는지는 해명하지 않았다. 시링 국장은 이례적으로 가진 방한 인터뷰에서 불과 4개월 전 본인의 입장을 바꿔가면서 ‘MD 편입’을 부인한 셈이다.

 

■ 민언련 오늘의 비추 방송 보도(8/11)
· 채널A <냉면·능성어…메뉴도 李맞춤형>(8/11, 6번째, 노은지 기자,
https://goo.gl/rdnNf) 11일 박근혜 대통령은 새누리당의 새 지도부를 초청해 오찬자리를 가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이정현 신임 대표와의 첫 회동인 만큼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대다수 언론은 이를 청와대와 여당 간의 ‘신밀월시대’를 알리는 오찬이라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이정현 대표와 청와대는 누진제 개편, 개각, 광복절 특사에 대해 논의했으며 박근혜 대통령은 이정현 대표를 25분간의 독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찬 일정 내내 우병우 민정수석의 비리의혹과 이정현 대표의 KBS 세월호 참사 보도개입은 언급되지 않았다.


이에 방송사들은 일제히 새누리당 새 지도부-청와대 오찬을 보도했다. 하지만 당정이 대통령 측근의 비리와 여당 대표의 언론자유 침해는 외면했다는 사실을 그 어느 방송사도 지적하지 않았다. 오히려 채널A는 ‘오찬 메뉴’를 집중 조명하며 정부·여당의 ‘밀월 관계’를 미화했다. 채널A는 먼저 <25분간 독대 ‘당청 新밀월’>(5번째, 최재원 기자, https://goo.gl/Fjj4XA)에서 “1시간 50분에 걸친 오찬에 이어 25분에 걸친 독대까지, ‘찰떡 공조’가 여실히 드러났습니다”며 정부‧여당의 관계에 ‘찰떡 공조’라는 찬사를 보냈다. 반면 ‘수직적 당청관계’에 대한 우려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똑같이 당·청 관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TV조선도 <“당정청 하나 돼야” 화기애애>(17번째, 홍혜영 기자, https://goo.gl/W3S4Lr)에서 “여소야대 정국 속에 당청 간 지나친 밀월은 당내 계파갈등이나 야당과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습니다”며 기계적 균형을 지킨 사실을 고려하면 채널A의 ‘과잉충성’이라 할 만 하다. 


채널A의 노골적인 정부 여당에 대한 ‘충성’은 다음 보도에서 정점에 이른다. 채널A <냉면·능성어…메뉴도 李맞춤형>는 당‧청 간 오찬의 우호적 관계를 ‘식사 메뉴’까지 동원해 미화했다. 앵커는 “오찬에서는 전례를 찾기 힘든 융숭한 대접이 이어졌습니다”라는 말로 보도를 시작했다. 기자는 “바닷가재와 훈제연어, 캐비어샐러드, 송로버섯과 한우갈비 등이 나왔고 남도 음식에 많이 쓰이는 능성어찜도 등장했습니다”라며 오찬테이블의 메뉴를 일일이 열거했다. 이와 함께 화면에는 오찬 테이블의 음식들이 자막과 함께 등장했다. 심지어 “주 식사 메뉴는 이정현 대표가 좋아하는 물냉면이었습니다”며 이정현 대표의 기호를 설명하기도 했다. 또한, 2014년 7월 있었던 김무성 대표와의 오찬 자리를 비교하며 “김무성 당시 대표와의 오찬회동 때 무난한 중식 코스 요리를 대접한 것에 비하면 이 대표를 좀 더 배려한 셈”이라며 이정현 대표를 추켜세웠다. 이에 그치지 않는다. 채널A가 박근혜 대통령 찬양 보도를 낼 때 마다 쓰는 ‘단골 소재’인 박 대통령의 ‘썰렁 개그’도 등장했다. “박 대통령은 회동 중간 썰렁한 농담도 던지며 분위기를 주도”했다는 것이다.  화면에는 박 대통령의 농담을 자막으로 풀어주기까지 했다.

 

 

경악할만한 보도이다. 채널A에게는 신임 여당 대표와 대통령이 논한 국정 현안보다, 이정현 신임 대표가 저지른 보도 개입보다 ‘오찬 메뉴’가 더 중요한 모양이다. ‘오찬 메뉴’와 대통령의 ‘썰렁 농담’까지 동원하여 ‘골수 친박’ 이정현 대표와 박근혜 대통령 간의 ‘밀월 관계’를 찬양한 채널A의 충성심은 눈물겨울 지경이다. ‘수직적 당청관계’를 우려하기는커녕, 대대적으로 환영하는 채널A의 의중이 엿보인다.

 

․ TV조선 <아이 엄마도…음란 BJ 적발>(9번째, 윤우리 기자, https://me2.do/G2ldWpaj)
TV조선이 11일, “인터넷에서 성행위까지 보여주는 음란 방송을 통해 돈을 번 여성들”이 경찰에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TV조선은 음란 방송의 대가로 돈을 받고 그 돈을 인터넷 방송사 운영자와 나눠 가진 범죄를 보도하면서 불필요하게 음란 방송 화면을 노출하고 민망한 수준의 구체적 묘사도 덧붙였다. 이는 관련 방송심의 규정 위반이다.


TV조선 <아이 엄마도…음란 BJ 적발>은 보도를 시작하자마자 “안녕하세요 오빠들, 어느날 혼자신가요”라는 BJ의 방송 중 멘트와 함께 여성 신체 대부분이 노출된 음란 방송 화면을 반복 노출했다. “속옷만 걸친 채 음악에 맞춰 춤을 춥니다. 시청자들의 실시간 댓글이 줄을 잇자 더 격렬한 몸짓을 합니다”라는 기자의 구체적인 설명도 있었다. 심지어 일부 방송 영상에서는 여성의 얼굴만 모자이크 처리가 됐을 뿐, 상체는 그대로 전파를 탔다. 방송 BJ가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춤을 추는 화면은 모자이크 처리를 했지만 시청자들이 노출된 신체와 몸동작을 모두 인지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이러한 TV조선의 보도 행태는 시청자의 관음증을 자극하는 것을 넘어 보도 자체가 관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5절 소재 및 표현기법 제35조(성표현) ①항 "방송은 부도덕하거나 건전치 못한 남녀관계를 주된 내용으로 다루어서는 아니되며, 내용전개상 불가피한 경우에도 그 표현에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②항 “방송은 성과 관련된 내용을 지나치게 선정적으로 묘사하여서는 아니되며 성을 상품화하는 표현을 하여서도 아니된다” 및 제38조(범죄 및 약물묘사) ①항 “방송은 범죄에 관한 내용을 다룰 때에는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폭력․살인 등이 직접 묘사된 자료화면을 이용할 수 없으며, 관련 범죄 내용을 지나치게 상세히 묘사하여서는 아니된다”에 모두 위배된다. 

 

* 모니터 대상 : 7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사)민주언론시민연합(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