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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오늘의 방송보도]개각에도 ‘받아쓰기’, 연일 ‘용비어천가’ 부르는 지상파 3사(2016.8.17)
등록 2016.08.17 17:42
조회 292

■ 민언련 오늘(8/16)의 나쁜 방송 보도 1 Ⅰ 개각 관련 지상파3사와 연합뉴스TV 보도
․ KBS <문체‧농림‧환경 소폭 개각 단행>(7번째, 김병용 기자,
https://me2.do/GSv6rWUG), MBC <문체‧농림‧환경 3개 부처 개각 단행>(톱보도, 조영익 기자, https://me2.do/FHNFyexY), SBS <3개 부처 개각…조윤선 3번째 중용>(톱보도, 한승희 기자, https://me2.do/52rOduNs), 연합뉴스TV <외교안보라인 유임 …현안 관리에 방점>(2번째, 이준삼 기자, https://goo.gl/Myupk0)
박근혜 정부가 하는 일마다 문제제기는커녕, 받아쓰기와 찬양만을 일삼아 왔던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가 16일 있었던 청와대의 개각에 대해서도 같은 행태를 반복했다. 지상파 3사는 의례적으로 덧붙이기 마련인 야당의 비판도 고작 한 마디 언급으로 얼버무렸다. 타사 역시 야당의 비판을 덧붙인 것 외에는 장관 내정자의 전문성 부족 등 언론이 마땅히 짚었어야 할 대목을 전혀 국민들에게 전하지 않았다.


지상파 3사는 이번 청와대 개각을 1건의 보도로 조명했는데 그 내용이 판박이다. KBS, MBC, SBS 모두 리포트 전 앵커 멘트에서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한 개편’이라는 청와대의 자화자찬을 객관적 분석인양 내세웠다.

 

 

3사의 관련 보도를 시작하는 앵커 멘트는 각각 “분위기 일신 보다는 임기 후반 안정적 국정과제 마무리에 중점을 뒀다는 분석”(KBS),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한 개편이라는 분석”(MBC), “분위기 쇄신보다는 안정을 선택한 것”(SBS)이다. 리포트에서는 3사 모두 조윤선 문체부 장관 내정자,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내정자, 조경규 환경부 장관 내정자를 차례로 소개했다. 보도 말미에 “국정 목표의 성공적 달성 의지가 반영된 적재적소의 인사”라는 새누리당의 평가와 “국정쇄신에 대한 요구를 '소폭개각'으로 회피한 '불통인사'”라는 야당 쪽 비판을 딱 한 마디 언급으로 단순 열거한 것도 세 방송사가 똑같다. KBS는 여기서 더 나아가 “과감한 발탁을 통한 쇄신보다는 임기말 국정과제의 안정적 완수에 초점이 맞춰진 소폭 개각”이라는 해석을 거듭 강조했다.


이렇게 청와대 발 소식마다 지상파 3사가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은 보도 내용과 화면을 공유하는 일은 이제 일상이 되어버렸다. 심지어 청와대에 대한 문제제기나 비판도 전혀 없이 ‘용비어천가’를 읊는 행태마저 똑같다.


이날 개각을 전하는 타사 보도의 경우, JTBC는 “야당은 '오기', '불통', '돌려막기' 등의 표현을 쓰고 있지만, 애초에 분위기 일신보다는 집권말기 국정운용을 청와대 뜻대로 용이하게 하겠다는 의도가 보이는 마당에 야당의 그런 비판도 사실 공허해 보인다”라는 앵커 멘트로 시작했고 TV조선도 앵커멘트로 “전체적으로 볼때 ‘탕평’이나 ‘쇄신’으로 보기엔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비판적 논조를 띄었다. 채널A와 MBN은 앵커 멘트에서 이런 지적에 함구했으나 야당의 비판을 따로 1건을 떼어 보도했다. YTN도 톱보도와 2번째 보도에서 오로지 청와대 입장만 받아썼지만 <3개 부처 개각, 평가는?>(21번째, 서성교 바른정책연구원 원장, https://me2.do/GE2fNHYg)라는 대담 형식 보도를 추가해 “회전문 인사, 측근 돌려막기 인사 아니냐.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풀이 지금도 여전히 한계가 있다, 그런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대목”이라는 평가를 언급했다. 지상파 3사는 그러한 최소한의 기계적 균형도 포기했다.

지상파 3사 외 방송사 중 친정부 성향이 가장 두드러진 것은 연합뉴스TV이다. 연합뉴스TV는 논란이 큰 외교‧안보 라인 유임을 오히려 반기고 나섰다.

 

△ 안보라인 유임에 반색한 연합뉴스TV(8/16)

 

연합뉴스TV는 “윤병세 외교장관과 한민구 국방장관, 홍용표 통일장관 등 외교안보 라인은 모두 유임”된 것을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황을 고려한 조치”라고 평했다. 여기에 “현안이 복잡하게 얽힌 국면에서 부처 수장을 교체할 경우 자칫 안보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라며 청와대 입장을 적극적으로 두둔하는 설명도 덧붙였다. 사드 배치 발표 당시 백화점에서 쇼핑을 한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산 바 있는 윤병세 외교부장관에게는 “박근혜 정부의 최장수 장관 반열” “외교장관으로 따져도 1987년 5년 단임제 개헌 이후 최장수 재임” 등 비판 대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지상파 3사는 물론, 기간 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TV까지 합세해 칭송한 것과 달리, 이번 청와대 인사 개편은 발표가 되자마자 ‘회전문 인사’ ‘불통 인사’ 등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일단 대북 외교 실패와 졸속으로 얼룩진 사드 배치에 책임이 있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모두 유임됐다. 윤 장관은 사드 배치 발표 당시 백화점에서 쇼핑을 한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산 바 있고 한 장관은 “사드 배치는 일개 방공포대 배치 문제인데 주변국들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무책임 발언으로 국민의 공분을 샀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내정된 조윤선 전 의원은 박근혜 정부 초대 여성가족부 장관에 이어 청와대 정무수석을 거쳐 또 장관을 맡게 되었는데 장관이나 수석 등 정부 요직을 두 번 이상 꿰차는 경우가 역대 정부에서는 전무하다시피 했으나 박근혜 정부에서는 일상이 되어버렸다. 심지어 이번 개각은 각종 비리로 특별감찰까지 받고 있는 우병우 수석이 검증을 담당한 ‘우병우표 개각’이다. 우병우 수석은 ‘비리 백화점’이란 오명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았을 뿐 아니라 여전히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이러한 ‘돌려막기’ 인사 행태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국정 운영의 핵심 인사인 국무위원들이 각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박근혜 정부 초대 개각에서 ‘여성 전문가’라며 여성가족부 장관에 올랐던 조윤선 내정자의 경우 이번엔 돌연 ‘문화예술 창달의 적격자’로 떠올랐다. 이번 개각에서 환경부장관이 된 조경규 국무조정실 2차장은 기획재정부 출신 관료로서 환경 문제와는 정반대 쪽 인물로 평가된다. 환경부 장관에 기재부 출신 인사가 내정된 것은 처음이다. 박근혜 정부가 환경 문제를 경제 논리로 인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엉터리 개각에 보수 언론인 조선일보마저 “1년 전 정무수석에서 경질되고 여당 경선에서도 떨어진 사람을 다시 장관에 기용하는 것을 보면 할 말을 잃게 만든다”며 혹평을 했다. 지상파 3사나 연합뉴스TV와 같이 청와대 입장만 대변한 보도는 그 어떤 매체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 민언련 오늘(8/16)의 나쁜 방송 보도 2Ⅰ 여전한 TV조선의 ‘종북몰이’
․ TV조선 <단독/북 종업원 12명 사회 정착>(23번째, 김정우 기자,
https://me2.do/xjk2qM9O)
지난 6월 21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하 민변)이 80여일이 넘는 장기간 동안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구 합동심문센터)에 수용되어 있던 북한이탈 종업원 12명의 인권 침해 및 ‘기획 탈북’ 의혹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법원에 청구한 인신보호 구제심사가 열렸다. 그러자 KBS와 TV조선 등 방송사는 일제히 민변이 북한의 주장을 따르고 있다며 해묵은 ‘종북몰이’를 이어갔다. TV조선 <‘북한 옹호’ 논란…북한인권법은 반대>(6/21, 23번째, 채현식 기자, https://me2.do/xDitKf1M)의 경우 아예 노골적으로 민변이 ‘북한을 옹호하고 있다’며 여론을 선동했다. 법원이 북한이탈 종업원들의 출석을 거부한 국정원의 비협조적 태도를 방조한 채 심리를 종료하고 민변의 재판부 기피신청까지 기각되면서 이 사건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수그러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TV조선이 민변에 대한 ‘종북몰이’의 고삐를 당겼다. TV조선은 <단독/북 종업원 12명 사회 정착>에서 “지난 4월 집단 탈출에 성공한 중국의 북한 식당 여종업원 12명이 최근 국정원 내 보호기관에서 모두 퇴소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소식을 타사보다 먼저 전했다. TV조선이 ‘민변=종북’ 프레임에 있어서 타사보다 발 빠르게 대응한 셈이다. 보도에서 앵커는 “북한과, 국내 일부 세력은 국정원이 이들을 납치, 감금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해왔는데 이제는 뭐라고 말할지 모르겠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기자는 이에 대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인신구제를 청구”했지만 “탈북 여종업원들이 이미 국정원에서 나와 사회 생활을 시작한 만큼 이러한 주장은 더 이상 근거가 없어졌습니다”고 못 박았다. 


TV조선은 지난 6월 인신보호 구제심사가 있던 당시부터 이런 프레임을 반복했는데 이는 민변에 대한 부당한 낙인일 뿐 아니라 명백한 왜곡 보도이기도 하다. 민변은 단지 ‘국정원이 탈북 종업원들을 납치, 감금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한 것이 아니다. 민변은 국정원이 북한 종업원 12명을 이례적으로 장기간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에 수용하면서 접견과 통일연구원 설문조사를 모두 거부하는 등 최소한의 통상 절차마저 무시해, 인권 침해 의혹을 자초했다고 비판해왔다. 21일 민변의 논평은 “단지 12명의 여종업원들이 어떤 경위로 탈북을 하게 되었는지 그 진상을 규명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모임은 그간 합동신문센터 내에서의 인권침해 사례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가져왔다”며 이번 사태가 비단 12명의 종업원들의 인권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고 역설했다. 또한 “구금이든, 수용이든, 국정원이 주장하는 것처럼 보호이든, 그 어떤 명목이더라도 법원의 영장에 의하지 않고 개인의 자유의사에 반하여 인신의 자유를 침해하는 모든 행위는 인신보호법이 간주하고 있는 ‘위법 행위’”이기 때문에 반드시 종업원들의 자유의사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북한의 주장과 관련 없이 통상적인 북한이탈주민 인계 절차를 무시한 국정원의 행태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정원은 아랑곳하지 않았고 민변의 인신구제청구서 부본을 북한이탈 종업원들에게 송달하는 절차마저 두 차례 거부했다. 심지어 ‘집단탈북’ 조사에 나선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의 접견 요청도 거절한 바 있다.


북한이탈 종업원들의 인권과 국정원의 수상한 행태에 입을 다문 것은 TV조선도 마찬가지이다. TV조선은 그동안 민변의 주장을 단 한 번도 제대로 소개하지 않은 채로 오로지 민변이 ‘국정원의 납치, 감금’을 주장하고 있다는 보도만 반복하면서 ‘종북몰이’에 열을 올렸다. 급기야 8월 16일, 4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지나서야 종업원들이 북한이탈주민센터에서 퇴소했는데도 그들의 인권은 내팽개친 채, 또 ‘민변=종북’만 외친 것이다.

 

■ 민언련 오늘(8/16)의 나쁜 방송 보도 3 Ⅰ계속되는 채널A의 이정현 찬가
․ 채널A <이정현 ‘홍길동 행보’>(18번째, 고성호 기자,
https://me2.do/xFvcxX1Q)
채널A의 ‘이정현 찬가’가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채널A는 이정현 의원이 새누리당 신임대표로 선출된 9일부터 납득할 수 없는 찬양 행보를 반복해왔다. 9일에는 톱보도부터 6번째 보도까지, 야당 관련 보도에도 “‘박 대통령의 남자’ 이정현…원만한 당청관계 전망”과 같은 자막을 ‘뉴스 속보’로 계속 내보냈고 11일에는 <냉면·능성어…메뉴도 李맞춤형>(6번째, 노은지 기자, https://goo.gl/rdnNf)라는 보도로 대통령과 이정현 대표 간 청와대 오찬의 메뉴를 일일이 읊었으며 12일 <겸손과 걱정 사이 ‘이정현식 화법’>(14번째, 최재원 기자, https://me2.do/GGmONsZf)은 느닷없이 이정현 대표의 ‘겸손 화법’을 칭송했다. 11일부터는 채널A와 연합뉴스TV를 제외하면 이정현 대표만을 조명하는 보도가 타사에서는 사라진 시점이다. 줄곧 ‘친박 정파성’을 노골적으로 표출해 온 채널A가 이제는 시청자들의 눈치도 보지 않는 수준이 되어버렸다.


16일에도 채널A는 ‘이정현 찬가’를 잊지 않았다. 채널A <이정현 ‘홍길동 행보’>는 이날 유일하게 이정현 의원 개인 행보를 조명했다. 앵커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해서 홍길동이란 별명까지 얻었습니다”라고 추켜세웠다. 리포트가 시작되면 지난 9일 전당대회에서 “미치도록 일하고 싶습니다!”라고 연설하는 이 대표를 화면으로 보여주더니 “이 대표는 이 말을 실천하듯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후 기자는 “당 대표실은 물론이고, 의원실조차도 행선지를 모를 때가 있을 정도”라면서 “농협 관계자들과 아침밥을 먹으며 농산물 가격폭락 대책을 논의한 뒤 서울 마포의 한 이발소에서 이발” “광화문 대형서점에도 잠시 들렀습니다” “경희대를 불쑥 들어가 도서관에서 공부하던 대학생들과 만나 얘기를 나눴습니다” 등 이 대표의 광복절 일정을 줄줄이 열거했다. “현장 중심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는 이 대표는 내일 원외당협위원장들도 만나 당 운영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며 이 대표의 ‘현장 중심 소통’을 강조하는 기자 설명과 함께 이 ‘찬양 보도’는 끝을 맺는다.


이정현 신임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 청와대에 ‘절대 복종’한다는 점, KBS 세월호 참사에 노골적으로 개입하는 등 민주적 절차보다 개인적 충성심을 앞세운다는 점은 수도 없이 지적되어 왔다. 이런 사실 때문에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이정현 대표 중심의 새 지도부를 향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언론이라면 당연히 이를 알리고 비판하며 평가해야 마땅하다. 채널A는 이정현 대표에 대한 그런 비판점을 언급하지 않는 데 그치지 않고 오히려 매일같이 찬양을 하고 있다. 이 대표가 청와대에 충성하는 것처럼 채널A는 이정현 대표에게 충성하며 권력의 ‘가드독’이 된 것은 아닌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 민언련 오늘의 좋은 방송 보도 (8/16)  
․ JTBC <탐사플러스/사드, 북핵 해결 중국 압박용?>(2부 2번째, 정제윤 기자,
https://me2.do/5Ba979R0), <‘사드 배치’ 속도 내는 미국>(2부 3번째, 김상진 기자, https://me2.do/xic0762G), <미국의 계산과 한국의 손익>(2부 4번째, 정제윤 기자, https://me2.do/Gh1Rm53V)
성주 군민들이 여전히 ‘사드 배치 반대’를 외치고 있고 국방부가 여론의 눈치를 보며 ‘성주군 내 제3후보지’를 거론하고 있는 현재, 사드 배치에 대한 방송사들의 관심은 7월보다 확연히 줄어들었다. 사드 배치 자체의 찬반을 논하는 보도는 아예 사라졌으며 성주 군민들의 목소리도 찾아보기 어렵다. 사드 배치 결정 발표 당일인 7월 8일부터 14일까지는 정부의 사드 배치 정당화를 연일 홍보하고, 15일 성주군청 앞의 충돌 사태 이후엔 ‘외부 전문 시위꾼 개입론’으로 성주군민들을 매도하던 방송사들도 조용하다. 8월 1일부터 ‘사드 반대=중국 편’이라는 ‘매국 프레임’에 매달렸던 KBS와 TV조선도 숨고르기를 하는 모양새다. 고작 국방부의 ‘제3부지’ 검토나 제임스 시링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청장의 방한 인터뷰 정도를 받아쓰는 보도에 그치고 있다.


지금도 사드 배치 자체의 외교적 의미와 국가적 손익을 분석하고 있는 방송사는 JTBC뿐이다. JTBC는 15일, <탐사플러스/혼돈의 한달…사드는 미국에게 무엇인가?>에서 사드 문제를 미국의 시각으로 접근하는 분석을 선보였다. 이 보도는 탐사보도로서 “한국과 미국, 일본의 센서를 연결시켜야 날아오는 미사일을 다각도, 다각점에서 감지해 더 정확하게 요격할 수 있다”는 브루스 클링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한반도담당 선임연구원의 입장을 전했다. “만약에 사드를 단독 운영하다가 북한의 특수 부대나 드론, 방사포에 공격당하면 시스템을 쓸 수 없게 되겠지요. 시스템을 고립시키면 요격률이 낮아지는데 북한의 공격을 받고 많은 국민을 죽게 내버려 두던가 아니면 네트워크 교류를 통해 다른 레이더들의 도움을 받던가 선택해야 합니다”라는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한반도 담당 선임연구원의 발언도 소개했다. 미국의 정책 입안을 좌우하는 싱크탱크들이 하나같이 사드를 ‘미국 미사일방어(MD)체계로의 편입’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그간 한미 양국의 공식입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JTBC는 16일에도 탐사 보도를 이어갔다. <탐사플러스/사드, 북핵 해결 중국 압박용?>(8/16)은 “올 1월에 열린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의 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 청문회”에 나온 주요 인사들의 발언 장면과 발언록을 직접 소개했다. 청문회에서 맷 새먼 미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은 “중국의 주의를 끌 수 있는 방법으로 언급된 것 중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하는 건데, 최소한 한국을 위한 미사일방어체계 지원을 미국이 강화하는 건 어떨까요?”라고 제안했고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 석좌는 “좋은 생각입니다. 북한의 행동은 미국, 일본,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에서 탄탄하고, 네트워크화된 미사일방어체계를 필요로 합니다”라고 동의했다. 이 청문회를 기점으로 지지부진하던 사드 배치 논의가 급물살을 탔고, 닷새 뒤 “사드와 관련, 논의도 검토도 없다던 우리 국방부는 ‘군사적 관점에서 사드배치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이어서 <‘사드 배치’ 속도 내는 미국>(8/16)에서 제임스 시링 미사일방어청장에 이어 마크 밀리 미 육군참모총장이 방한하는 등 미국이 사드 한반도 배치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음을 전했다. <미국의 계산과 한국의 손익>(8/16)에서는 “(미국의) 사드배치 반대론자뿐 아니라 사드 배치를 찬성하는 전문가들”도 “MD에 사실상 편입되는 구조”임을 인정한 상황에서, “유일하게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나라가 중국인데, 중국이 북핵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하려면 동기부여가 필요한데, 그것에 대한 해답 중 하나가 바로 사드라는 지적”이 나왔다고 강조했다. 결국 미국의 의도가 “사드를 갖다놓음으로써 중국을 흔든다. 북핵 해법의 지렛대를 가지고 있는 중국이므로, 그걸 이용할 수 있다는 전략적 사고”에 있음을 JTBC 보도가 입증한 셈이다. 15일부터 보도를 주도한 정제윤 기자는 “이게 사실은 중국의 눈치를 보냐 안 보냐 이런 문제는 아닙니다”라고 강변한 뒤 “이제는 미국이 아닌 우리의 타임 테이블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드 배치를 사실상 되돌리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사드 배치를 서두르기보다는 사드로 경색된 어떤 외교채널에 있어서의 복원에 신경을 좀 더 써야 된다”는 것이다.

 

△ JTBC <미국의 계산과 한국의 손익>(8/16)

 

JTBC는 타 방송사가 모두 ‘외부 시위꾼 개입’ ‘사드 반대=중국 편’과 같은 선동적 보도로 여론전에만 매달린 사이, 유일하게 현실을 직시하며 국익을 타진하는 보도를 냈다. 15, 16일 이틀의 탐사보도도 그러한 언론의 역할에 충실했다. JTBC는 사드가 북핵만을 대비한 전략이라면서 우리의 ‘군사주권’을 주문처럼 반복하는 박근혜 정부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는 사실을 미국 전문가들의 입장을 통해 보여줬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결국 북핵 테이블에 중국을 끌어들임과 동시에, 동북아 정세에서 한미일 미사일방어체계를 통해 중국에 대한 힘의 우위를 확보하려는 미국의 전략인 것이다. 우리의 주권을 강조하던 박근혜 정부는 그 어떤 동의 절차도 없이 미국의 전략을 그대로 따른 셈인데, JTBC가 보도한대로 과연 앞으로 우리의 국익을 위해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 모니터 대상 : 9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뉴스쇼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YTN <뉴스나이트>(1,2부), 연합뉴스TV <뉴스20>)

 

(사)민주언론시민연합(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