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김관진 석방에 맞춰 ‘부하사랑 면모’ 강조한 TV조선
등록 2017.11.27 17:58
조회 226

이명박 정부 시절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여론조작 활동에 개입한 혐의로 구속되었던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22일 석방되었습니다. 법원이 “피의자의 위법한 지시 및 공모 여부에 대한 소명의 정도, 피의자의 변소 내용 등에 비추어볼 때 범죄 성립 여부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어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고 “피의자의 주거가 일정하고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김 전 장관이 신청한 구속적부심사 신청을 인용했기 때문입니다. 

 

 

JTBC, 법원 판단에 의구심 표하며 김 전 장관 혐의점 강조
김 전 장관 석방 직후 가장 많은 관련 보도를 내놓은 곳은 JTBC(4건)였습니다. 그러나 SBS, TV조선, 채널A 역시 각각 3건의 관련 보도를 내놓으며 이 사안에 큰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다만 보도 논조는 크게 달랐습니다.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보도량

1

1

3

5

3

3

1

보도순서

12

3

7․8․9

5․6․7․8

9․10․11

13․14․16

13

총 보도시간

01:47

01:53

01:37

01:40

01:45

02:41

01:13

01:43

04:04

01:49

01:30

04:49

01:26

01:12

05:07

01:07

△ 김관진 전 국방장관 석방 관련 보도 양상(11/23) ⓒ민주언론시민연합

 

우선 JTBC는 법원의 판단에 의구심을 표하며, 김 전 장관이 사이버사 댓글 공작에 개입한 증거와 증언을 부각하여 보도했습니다.

 

JTBC는 첫 보도인 <‘군 댓글공작’ 김관진, 구속 11일 만에 석방>(11/23 https://goo.gl/sqgQzX)과 이어지는 <추가 증거․자백 없이…“이례적”>(11/23 https://goo.gl/cGyKho)에서 연이어 구속 기준의 일관성이 없다는 점을 문제삼았습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의 영장 전담 판사는 범죄 소명이 됐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서 구속”했는데 “구속 당시와 달라진 상황은 아무것도 없”음에도 “같은 사안에 대해, 같은 법원의 판사들이 전혀 다른 판단을 내놓”았다는 겁니다.

 

또한 <‘말 맞추기-증거 인멸’ 우려>(11/23 https://goo.gl/Zpz7z9)에서는 김 전 장관이 “관련자들과의 말 맞추기 등을 통한 진술 번복 등의 우려”가 크다고 지적하며 김 전 장관이 “앞서 사이버사령부에 대한 국방부 조사 당시에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최종 결정권자”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김관진을 가리킨 ‘댓글 공작’ 증거․증언>(11/23 https://goo.gl/jbHWt4)에서는 아예 “사이버사 댓글 공작에 김관진 전 장관이 개입한 단서는 공개된 문건에도 버젓이 나타나 있”다며 국방부 문건 등을 통해 김 전 장관이 ‘개입할 수 밖에 없는 구조’였음을 지적했습니다. 특히 김 전 장관측이 주장한 문제 댓글이 1%밖에 되지 않는다는 프레임에 대해서는 “숫자가 중요한 건 아니잖아요”라는 평가를 내리고, 과거 판례를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SBS도 <MB 향하다 주춤…검 “납득 안 돼”>(11/23 https://goo.gl/iSkDNN) 보도를 통해 법원의 판단에 강력 반발한 검찰의 입장 자료 내용을 상세히 전했습니다. 또 SBS는 “김관진 전 장관을 거쳐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하던 수사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음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KBS, MBC, MBN은 법원의 결정과 검찰의 반발을 전한 뒤 ‘MB 수사 차질’ 가능성을 언급하는 수준의 보도를 내놓는데 그쳤습니다.  

 

 

뜬금없이 ‘김관진 멋진 상사’ 이미지 부각
반면 TV조선은 단독 보도인 <“부하보다 먼저 못 나가”>(11/23 https://goo.gl/7QzciP)를 통해 김 전 장관의 ‘의리’를 부각했습니다.

 

실제 해당 보도는 전원책 앵커의 “김관진 전 국방장관이 구속적부심으로 풀려났지만, 정작 김 전 장관 본인은 구속적부심 청구에 반대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부하를 두고 혼자만 먼저 석방될 수 없다는 이유였습니다”라는 멘트로 시작됩니다. 

 

K-010.jpg

△김관진 전 장관이 석방되자 그의 ‘부하사랑’ 면모를 강조한 
단독 보도 내놓은 TV조선(11/23)

 

기자의 리포트도 가관입니다. 우선 김태훈 기자는 “귀가한 김 전 장관은 부인에게도 속내를 털어놓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한 뒤 “하지만 김 전 장관은 구치소에 있는 동안에도 오로지 ‘부하’ 걱정만 해왔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김 전 장관은 석방을 위해 구속적부심을 청구하자는 변호인들의 제안도 처음에는 거절했습니다”라는 설명을 늘어놓았습니다. 


이어 기자는 김 전 장관이 “부하가 구속돼 있는데, 상관인 내가 나올 수 없다” “억울한 측면이 있더라고 부하가 나가는 것을 보고 나가겠다”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소개한 뒤, “변호인들이 ‘장관님이 나가셔야 부하들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수차례 설득한 끝에야” 김 전 장관이 “구속 여부를 다투겠다고 결정”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어제 열린 구속적부심에서도 5분 가량 최후진술을 하며 수차례 ‘부하들은 잘못이 없다’고 주장”했다는 소식 역시 빠트리지 않았습니다. 법원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이례적 판단을 내려 논란이 일고 있는 이 시점에 ‘김관진 전 장관이 얼마나 부하를 아끼는 멋진 상사인지’를 전하는 보도를 내놓은 것입니다.  

 

 

수사 차질보다 ‘재판부 비난 받는 현실’ 더 걱정하기도
TV조선은 이 보도 외에 <“방어권 필요” VS “납득 안 돼”>(11/23 https://goo.gl/GGPdqH)와 <법원 vs 검찰 ‘석방’ 충돌>(11/23 https://goo.gl/GcWKS6)에서는 이 사안을 ‘법원과 검찰의 다툼’ 정도로 처리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TV조선은 “김관진 전 장관을 풀어줬다고 구속적부심을 한 신광렬 판사를 향해 또 험악한 말들이 나오고 있다” “재판부가 법 적용을 할 때마다 검찰에게 비난 듣고, 일반 시민들에게도 비난 들을 걱정부터 해야 하는 상황이 일상 다반사가 되고 있습니다”라며, 판사가 ‘좋은 말을 듣지 못하는 현실’을 수사 차질 문제보다 더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채널A, ‘당연한 일’ MB 입장 부각 
이 와중 채널A는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의 입장을 부각한 <MB 측 “당연한 일…검찰 정신 차려라”>(11/23 https://goo.gl/rxBmnp) 보도를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법원이 석방 결정을 내리자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은 당연한 일이라고 반응”했다는 사실을 제목으로까지 뽑아가며 굳이 전해야 했던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심지어 이 보도는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의 “김관진 전 장관이 구속을 면한 것은 참 잘한 일이다 마지막까지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는 주장까지 전하고 있습니다.

 

보도 말미에는 여당의 반발을 전하고 있지만, 사실상 구색맞추기로 보일 지경입니다. 실제 해당 보도는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SNS에 김 전 장관 석방을 결정한 판사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라는, 민주당 의원의 행보를 부정적으로 설명하는 듯한 뉘앙스의 멘트로 마무리됩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11월 23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8>

monitor_20170927_615.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