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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오늘의 방송보도]‘외부세력 개입설’에 오보까지 감수한 채널A, TV조선은 ‘인권침해’(2016.7.20)
등록 2016.07.20 17:56
조회 264

■ 민언련 오늘의 나쁜 방송 보도(7/18~19)
․ 채널A <사드 대책위 군민은 2명뿐>(7/18, 6번째, 이철호 기자,
https://me2.do/IFZNSGpJ)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성주 군민들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보수 언론은 ‘외부세력 개입설’로 사태를 왜곡하며 본질을 흐리고 있다. 보수 언론은 세월호 참사, 강정 해군기지 건설 등 국가 권력에 대한 기본권 침해 사례가 발생한 곳에서 시민들의 저항이 있을 때마다 어김없이 이런 프레임을 반복했다.
TV조선은 지난 15일 보도에서 ‘사드 한국 배치 전국대책회의’에 이적단체를 포함한 ‘19대 진보단체’가 주축이 되어 있다며 ‘외부 전문 시위꾼’이 성주군청 충돌 사태에 개입한 것처럼 보도했다. 이는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반대했던 시민단체를 콕 집어 ‘강성단체’ ‘종북단체’로 매도하고 있는 경찰과 인터넷 극우 언론의 프레임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


18일에는 채널A가 나섰다. 채널A는 이런 악의적 프레임에 ‘오보’를 더했다. <사드 대책위 군민은 2명뿐>(7/18)에서 앵커는 “‘사드 배치 반대 대책위원회’가 국회로 야당 지도부를 찾아가 사드 철회를 요구”했는데 “성주 출신 위원은 2명 뿐이고, 광우병 촛불 집회를 주도해 구속된 인사 등 진보 계열 외지인 위원이 대다수”라로 전했다. 리포트에서 기자 역시 “‘사드배치반대 대책위원회에 포함된 성주 군민은 노광희 성주 군의원과 이재동 성주군 농민회장 단 2명뿐. 나머지 인사들은 성주와는 직접적 관련이 없는 이른바 '외부인'”이라면서 성주 군민보다 ‘외부 전문 시위꾼’들이 사드 반대 투쟁을 주도하고 있음을 강조하려 애썼다. 보도 말미에는 “국회 회동만 함께 했을 뿐 서로 관련 없는 조직”이라는 “성주군민이 주축이 된 사드저지투쟁위”의 해명을 덧붙였다.


이는 전체 맥락상 분명한 ‘오보’이다. 18일, 애초에 야3당 지도부와 면담을 가지기로 한 주체는 ‘사드 한국 배치 전국대책회의’(이하 대책회의)로서 전국 51개 시민단체가 모여 사드 배치 저지 투쟁에 나서고 있는 연대단체이다. 성주 군민들이 모인 ‘성주 사드배치 저지 투쟁위원회’(이하 투쟁위)와는 별개의 단체라는 의미이다. 채널A가 ‘단 2명뿐인 성주 군민’으로 소개한 노광희 성주 군의원과 이재동 성주군 농민회장은 투쟁위 소속으로서, 이날 대책회의가 주최한 야3당 지도부와의 회동에 투쟁위 자격으로 함께 한 것이다. 채널A는 이렇게 전국 단위의 대책회의와 성주 군민들의 투쟁위가 다른 조직임을 설명하지도 않은 채, ‘사드배치반대 대책위원회’라는 엉뚱한 이름으로 두 단체를 뭉뚱그렸고, 결국 성주군민들이 ‘외부 전문 시위꾼’에 휘둘려 사드 배치에 반대하고 있다는 왜곡된 인식을 조장한 것이다. 


심지어 채널A는 특정 인사와 단체에 대한 악의적인 낙인을 찍기도 했다. 기자는 스스로 언급했던 “진보 계열 외지인 위원” 중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를 지목하더니 “특히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2008년 광우병 불법 촛불집회를 주도하면서 구속된 전력을 가진 시위 전문가로 알려져 있습니다”라고 소개했다. 일단 ‘진보 계열 외지인 위원’이라는 표현부터 기준도 없고 사실관계도 무시한 ‘외계어’이다. 그중에서 유독 박 대표를 지목해 “2008년 광우병 불법 촛불집회를 주도하면서 구속된 전력을 가진 시위 전문가”로 규정한 부분은 박 대표를 ‘불법 시위 주동자’로 매도한 것이다. 기자는 “10년 전 미군의 평택기지 이전을 반대하며 '대추리 유혈사태'의 원인을 제공했던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이른바 평통사 인사들도 두 명이나 포함”됐다는 설명도 덧붙여 ‘외부 전문 시위꾼 개입설’의 정점을 찍었다.

 

△ 채널A <사드 대책위 군민은 2명뿐>(7/18)

 

이와 같은 ‘외부세력 개입설’은 사드 배치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손실과 전자파 유해성에 대한 우려, 외교적 고립 등을 우려하는 국민의 목소리에 재갈을 물리려는 꼼수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이런 프레임은 성주의 주민들에게는 사드에 반대하면 ‘이적단체’와 함께 하는 것이라는 공포감을 주는 것이고, 결국 시민들 간의 자유로운 연대를 막음으로써 해당 지역주민들을 고립시키는 교묘한 선동에 해당한다.


실제 성주 군민들도 보수 언론의 ‘외부 시위꾼 개입설’에 반발하고 있다. 18일 야3당 지도부 면담에 참석한 이재동 성주군 농민회장은 정의당 지도부에게 “세월호 때 그분들이 이렇게 당했구나’라며 언론에 대한 분노도 많이 있다”며 “지상파 3사 등 주요언론에서 관련 내용들을 보도하고 있는데 현장의 목소리와 전혀 다르게 뭔가 의도된 듯이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투쟁위 김안수 공동위원장은 18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성주 사드투쟁위원장 “언론이 자꾸 님비, 외부개입이라 호도”>(7/18, https://me2.do/5aB39Hey))에서 ‘외부인’은 ‘성주군민이더라도 투쟁 기구에는 속하지 않은 사람’을 의미할 뿐이라며 조선일보 등 보수언론의 ‘외부 전문 시위꾼 개입설’을 반박하기도 했다. 이러한 성주 군민들의 반발을 의식한 듯 18일에는 TV조선도 <‘성주 집회’ 외부세력 개입 논란>(11번째, 이심철 기자, https://me2.do/5F5o3mHm)에서 “사드투쟁위 공동위원장이 외부인 개입을 얘기했지만, 성주 주민들은 강하게 부인” “집회 당시 한 참석자가 북핵은 미국을 향한 것이라고 말한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외부인 개입 논란이 더욱 확산됐지만, 성주 주민들은 이웃이라고 말합니다” 등 주민 측 입장을 언급했다. 채널A만이 단체의 성격마저 왜곡하면서 ‘외부 시위꾼 개입설’에 열을 올린 것이다.

 

․ TV조선 <통진당 출신 등 신원확인>(7/19, 17번째, 이심철 기자, https://me2.do/GTYLSLi2)
18일 채널A가 악의적 오보로 ‘외부 전문 시위꾼 개입설’에 불을 지피자 TV조선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19일, TV조선은 15일 성주군청 앞 충돌 사태에 외부인사가 개입했음을 확인했다는 경찰 발표를 빌미로 통진당 및 일부 시민단체에 대한 마녀사냥에 나섰다. TV조선 <통진당 출신 등 신원확인>은 “경찰이 파악한 외부인은 20여 명. 성주 폭력사태 당시 영상을 분석한 결과, 4명의 신원이 확인됐습니다”라며 경찰의 조사 결과 발표를 전하면서 ‘외부인사 4인’의 신원을 공개했다. “해체된 통합진보당 인사들이 주축이 된 민중연합당 박철우 서울시당 공동위원장은, 군청 내부로 진입하려던 모습이 포착”됐고 “20대 총선에서 서울 동작을에 출마했던 민중연합당 이상현 씨도 채증 영상에” 잡
혔다는 것이다. 이어서 “밀양 송전탑 시위 등에 참석했던 변홍철 청도송전탑반대대책위 집행위원장”과 “대구 평통사 대표인 김찬수 사드배치반대 대구경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도” 현장에 있었다고 언급했다.

 

△ TV조선 <통진당 출신 등 신원확인>(7/19)

 

TV조선은 이렇게 4인 이력을 옛 통진당 및 밀양 송전탑 시위, 그리고 자사가 ‘19대 강성 진보단체’로 규정했던 평통사(평화통일을 여는 사람들) 등으로 소개하면서 ‘외부 전문 시위꾼’의 부정적 낙인을 의도한 것이다. 심지어 TV조선은 성주군청 충돌 사태 장면을 계속 보여주면서 그 위로 4명의 프로필 사진을 띄워 마치 ‘범죄자 긴급수배’와 같은 영상으로 화면을 구성했다. 박철우 씨 등 4명은 그 어떤 혐의도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았다.


이날 KBS, MBC, JTBC도 15일 성주군청 사태의 외부인사 개입을 확인했다는 경찰 발표를 보도했다. 그러나 KBS와 JTBC는 “외부세력을 성주 군민들이 투입시킨 것 같이 꾸며서 자꾸 종북몰이를 하고, 그런 사람들이 있었다면 그런 사람들을 속출해내서 처벌을 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군민들을 폭도로 만들어내서 전국 여론을 얻고자 하는 거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자꾸 속아 넘어가서 되겠습니까?”라며 경찰 발표에 반발한 백철현 성주 사드배치 저지 투쟁위 공동위원장의 발언을 화면에 담았다. MBC는 25초짜리 단신이었다. 유독 TV조선만이 ‘통진당 출신’ ‘평통사’를 부각하며 자사가 반복했던 ‘종북몰이’ 프레임을 이어갔고 심지어 아직 아무 혐의가 드러나지도 않은 애꿎은 인사들의 얼굴을 공개하며 ‘종북 낙인’을 찍는 인권 침해 보도를 낸 것이다.

 

* 모니터 대상 : 7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사)민주언론시민연합(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