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TV조선의 ‘친박 태극기 집회 비판’, 속내는?
등록 2018.03.05 12:22
조회 872

지난 1일은 99돌 3·1절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와 일본의 독도 침탈 문제, 보수 일각의 건국절 주장 등을 겨냥해 명확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먼저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반인륜적 인권범죄 행위’로 규정하고, “위안부 문제 해결에 있어 가해자인 일본 정부가 ‘끝났다’라고 말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독도는 일본의 한반도 침탈 과정에서 가장 먼저 강점당한 우리 땅”이라며 “지금 일본이 그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제국주의 침략에 대한 반성을 거부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국으로 만든 것이 바로 3·1운동”이었고, “3·1운동의 가장 큰 성과는 독립선언서에 따른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수립”이었다며 보수 일각의 ‘1948년 건국절’ 주장을 일축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전국 각지에서는 다양한 3·1절 관련 행사가 이어진 가운데, 일부 극우 보수 단체와 기독교 단체는 태극기를 들고 ‘박근혜 석방’ ‘문재인 탄핵’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개최해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3·1절 풍경을 7개 방송사는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전달했을까요? 차이점은 있었을까요?

 

이를 확인하기 위해 △대통령 기념사에서 가장 주목·부각한 지점은 무엇이며 이에 대해 어떤 평가를 했는지 △일본 반발은 어떻게 전달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어떻게 해설·분석했는지 △‘태극기 집회’ 보도 양상은 어땠는지 비교해봤습니다.

 

 

대통령 기념사
우선 7개 방송사 중 MBC를 제외한 6개 방송사가 이날 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 관련 보도를 톱보도로 배치하여 전했습니다.

 

MBC는 ‘포스코 경영농단’ 단독 보도와 이상은 다스 회장의 소환 조사, 이명박 공천 헌금 수수, 삼성의 다스 수입료 대납 문제, 김관진 전 국방장관과 록히드마틴 유착 의혹 등 첨예한 사회적 이슈를 먼저 보도한 뒤 7번째 순서로 첫 3·1절 관련 보도를 내놓았습니다.

 

7개 방송사 모두 3·1절 관련 첫 보도는 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 보도였습니다. 다만 제목 등을 통해 부각한 사안과 ‘언급하지 않은 사안’은 각기 달랐습니다. 

 

 

문 대통령 임시정부 발언에 ‘야당 ‘비판’ 소개한 채널A
‘건국’ 문제에 먼저 주목한 방송사는 MBC와 채널A입니다. 그러나 태도는 다소 달랐습니다.

 

우선 채널A는 <“3.1운동, 건국의 뿌리”>(3/1 https://goo.gl/j8ZhLi)에서 문 대통령이 “1948년 이승만 정권 수립을 건국 시점으로 봤던 과거 정부의 주장을 반박하며, ‘건국절’ 논란에 쐐기를 박은” 것이라며, 이어서 자유한국당의 “근대사에 대한 논란을 재점화 시킬 신중치 못한 발언”이라는 반응을 전했습니다.

 

채널A 스스로의 목소리로 해당 발언을 반박하고 있지는 않지만, 한국당의 이런 수준 미달 반응을 소개한 것 자체가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MBC는 <“3·1운동·임시정부 대한민국의 뿌리”>(3/1 https://goo.gl/1uqfBb)에서 문 대통령이 “3.1운동의 가장 큰 성과는 임시정부의 수립이며 대한민국은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점을 반복하여 전하고 있을 뿐입니다. 


MBN 역시 두 번째 보도 <“임시정부 수립 성과”>(3/1 https://goo.gl/RZWGDf)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건국절 논란에도 쐐기를 박았습니다”라며 “3.1 운동의 가장 큰 성과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이라는 문 대통령을 발언을 소개했는데요. 역시 이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덧붙여 소개하지는 않았습니다.


KBS는 첫 보도에서는 “문 대통령은 상하이 임시정부 수립과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인 내년을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출발로 삼겠다고 밝혔습니다”라고 언급만 했지만, 이달 다른 보도 <임정에 울려퍼진 “만세” 함성>(3/1)에서는 “99년 전 3.1 운동을 계기로 중국에는 우리 임시정부가 세워”졌고 “3.1 만세운동의 결과물로 세워진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출범은 내년 100주년”을 맞게 되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 외 SBS, JTBC, TV조선은 ‘임시정부 수립’ 관련 발언을 부각 혹은 전달하지 않았습니다. 

 

 

‘위안부’ 지우고 ‘일본 반응’ 끼워 넣은 TV조선 보도 제목
KBS, SBS, JTBC, TV조선, MBN은 모두 대통령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발언을 제목으로 뽑아가며 먼저 전달했는데요. TV조선의 경우 ‘보도 제목’에서 조금 특이한 태도를 드러냈습니다.

 

우선 방송 보도용 제목에는 다른 방송사와는 달리 ‘위안부’라는 표현이 들어가지 않은 <“가해자 일본이 끝났다고 할 수 없다”>라는 제목을 붙였고요. 온라인 송고용 기사 제목에는 <文 “가해자가 ‘끝났다’ 말할 수 없어”…日 “극히 유감”>이라며 유일하게 문 대통령 발언에 대한 ‘일본의 반발’을 붙여 놓았습니다. 


비슷한 내용을 다룬 보도에서 다른 방송사는 모두 ‘위안부’라는 표현을 정확하게 사용하고 있으며, 일본의 입장은 전하고 있지 않습니다.

 

또 SBS와 JTBC는 문 대통령의 발언만을 따옴표로 온라인 송고용 기사 제목에 달아 놓았고요. KBS는 <문 대통령, 위안부·독도 직격 발언 “日 ‘끝났다’ 말해선 안 돼”>라며 ‘직격 발언’이라는 표현을, MBN은 <문 대통령 “위안부 문제, 끝났다는 말로 못 덮어”…일본 반성 촉구>로 문 대통령의 발언이 ‘일본의 반성을 촉구하는 것’임을 재차 부각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 반발
그렇다면 좀 더 구체적으로 일본 정부의 반발은 어떻게 전했을지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일본 정부의 반발 자체를 아예 전하지 않은 방송사가 있는데요. 바로 MBC입니다. MBC는 문 대통령이 기념사를 통해 “일본 정부에 대해서는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다시 한 번 결연하고도 단호한 입장을 표명”했다는 점만을 언급했을 뿐입니다.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모양새입니다.


KBS의 경우 첫 보도 <3.1절 기념식…‘위안부·독도’ 일 반성 촉구>(3/1)에서 문 대통령의 기념사 발언을 전한 뒤 바로 이어지는 보도 <일 “극히 유감…수용 불가” 반발>(3/1 https://goo.gl/VTXnLF)로 일본 정부의 입장을 전했는데요. 특별한 해설이나 평가는 없는 23초짜리 단신이었습니다.  

 

 

MBC는 ‘무시’ TV조선은 ‘공조 우려 부각’
반면 TV조선의 경우, ‘일본의 반발’과 이로 인한 ‘한일 관계 악화’ ‘한미일 공조 우려’를 유독 부각했습니다.

 

실제 TV조선은 이날 기념사와 관련해 단 한 건의 관련 보도를 내놓았는데요. 바로 앞서 온라인 송고용 보도 제목에 일본 측 입장을 포함했다고 지적한 첫 보도 <“가해자 일본이 끝났다고 할 수 없다”>(3/1 https://goo.gl/jacqkv)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 보도에서는 앵커 역시 “일본 정부가 "극히 유감"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한일 관계가 더 깊게 얼어붙을 것 같습니다”라고 짚고 있고요.

 

기자도 문 대통령의 관련 발언을 소개한 뒤 “일본은 문 대통령의 발언을 위안부 합의 파기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라며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의 “그 내용은 한일 합의에 반하는 것이고, 결코 받아들일 수 없으며 극히 유감입니다. 한국 정부에 즉각 외교 루트를 통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하게 항의했습니다”라는 발언을 전하고 “한미일 공조에 균열 우려”를 재차 언급했습니다.

 

이는 ‘강한 발언으로 인한 외교 관계 악화’를 부각한 보도 구성인데요. 이에 반해 일본의 기존 태도에 대한 비판은 내놓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SBS는 ‘일본 정부 태도 정면 비판’·JTBC는 ‘아베 정부 행보 예측’
다른 방송사는 어땠을까요?

 

우선 SBS는 두 번째 보도 <‘일 한반도 긴장 고조 언행’에 경고 의미>(3/1 https://goo.gl/Wafddp)에서 “청와대는 역사와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서 일본이 선을 넘을 경우 확실히 짚고 넘어가겠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도 적지 않은 마찰이 예상”된다고 예상하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이어진 <“일은 할 일 다 했다…끈질기게 대응할 것”>(3/1 https://goo.gl/qzUihH)에서는 일본 정부 반발을 전하며 “위안부 문제는 모른 체하면서 독도에 대해서는 수시로 시비를 걸겠다는 이중성을 다시 한번 드러낸 것”이라며 비판적 논조를 드러냈습니다.  


JTBC의 경우 첫 보도에서 일본 정부의 반발 양상을 언급하긴 했지만 “일본은 당장 유감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라는 정도의 언급에 불과했고요.

 

일본 정부의 반발을 전한 <“받아들일 수 없는 언동”…일, 감정 드러내며 반발>(3/1 https://goo.gl/RGewVb)에서는 “감정'섞인 표현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우리가 보통 다른 나라 수반이 한 말에 대해 언동이란 표현을 쓰진 않죠”라는 등의 언급과 함께, 아베 정권이 “지지율이 50%대를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지지세 결집을 위해 위안부나 독도 카드를 다시 꺼내들 수도 있”다는 분석을 덧붙였습니다. 일차원적으로 ‘일본과 관계가 나빠지고 미국과의 관계까지 나빠질 것’이라 우려한 TV조선과는 달랐던 셈입니다. 


채널A는 <일본 “극도로 유감”>(3/1 https://goo.gl/cMNyYK)에서 일본 정부의 반응을 전하고, “과거사를 둘러싼 갈등이 여전해 냉랭한 한일관계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라는 평가를 내놓는 선에 그쳤습니다. 다만 보도 중반에는 “이틀 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UN 인권이사회에선 위안부 강제동원이 날조라는 주장을 늘어놓았습니다”라는 다소 감정 섞인 표현을 사용하고 있기는 합니다. 

 

 

MBN은 일본 정부 반응 소개 보도만 ‘다시보기 누락’
MBN은 이날 세 번째 순서로 <일본 “극히 유감”>(3/1)이라는 보도를 내놓았는데요. 일본 정부의 반응과 이와 상반된 중국 언론의 반응을 나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걸 듣고 일본이 가만히 있을 리 없겠죠. 극히 유감이라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관영매체는 문 대통령이 일본의 역사의식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며 신속하게 보도했습니다”라는 앵커멘트로 시작되는 1분이 조금 넘는 이 보도는 어째서인지 홈페이지 다시보기 페이지에는 올라와있지 않습니다. 이날 다른 관련 보도는 모두 올라와있는데 말이죠.

 

 

친박 ‘태극기’ 집회
이날 극우 보수 단체가 태극기를 들고 연 집회를 전하는 태도도 크게 갈렸습니다. 우선 아예 보도하지 않은 방송사는 MBC와 MBN입니다. 


KBS는 <서울 도심 곳곳 3.1절 집회 열려>(3/1 https://goo.gl/sUzU2L)라는 21초짜리 단신에서 “태극기행동본부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도 광화문 일대에서 태극기 집회와 구국기도회 등을 열었습니다”라며 이런 집회가 있었다는 사실을 다른 관련 행사 소식을 전하며 함께 언급했습니다. 앵커 멘트나 화면상으로 집회 참가자들의 주장을 소개하거나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는 점을 전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채널A, 집회 속 극단적 주장만 소개
남은 방송사는 SBS, JTBC, TV조선, 채널A인데요.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채널A의 <“사법살인…” 대규모 친박 집회>(3/1 https://goo.gl/nvK6Uw)입니다. 


해당 보도는 우선 다른 방송사와는 달리 해당 집회 소식을 전하며 ‘3·1절에 열린 집회’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보도 내에 3·1절 관련 언급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보도 순서상으로도 다른 3·1절 관련 보도와 연달아 붙어 있지 않습니다. 실제 해당 보도 바로 앞 순서로는 완도 어선 실종자 수색 관련 보도가 소개되었고요. 직후에는 환경 미화원의 24시간을 취재한 보도가 배치되었습니다.


이 보도의 또 다른 특징은 ‘해당 집회의 다양한 문제점’을 일체 지적·소개하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채널A는 그저 처음부터 끝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오늘 서울 도심 곳곳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습니다. 이들은 징역 30년을 구형 받은 박 전 대통령을 석방하라고 요구했습니다”라며 집회 현장의 인파와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와 서석구 박근혜 전 대통령 전 변호인의 극단적 주장을 보여주고 있을 뿐입니다. 

 

 

집회 폭력성 부각한 TV조선, 실상은?
반면 SBS, JTBC, TV조선은 해당 집회에 대해 보도 내에 ‘비판’을 내놓았는데요. 비판의 지점, 수준은 각기 달랐습니다.  


우선 TV조선의 <보수단체 수만 명 도심 태극기 집회>(3/1 https://goo.gl/MHKdED)는 표면적으로는 ‘폭력 집회’라는 점에 비판의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온라인 송고용 제목은 <도심 곳곳 태극기 시위…경찰과 충돌하고 시민 폭행 소동도>이고요. 앵커도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현 정부의 대북 정책등을 비판했는데 흥분한 일부 시위대가 길 가던 시민을 폭행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기자 역시 “서울 도심엔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습니다. 흥분한 일부 참가자들은 지나가던 일부 시민과 시비 끝에 태극기와 주먹으로 폭행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습니다” “또 일부 단체는 무대 설치와 시위대 행진 과정에서 경찰과도 충돌했습니다”라는 설명을 내놓은 뒤 “서울 도심 곳곳에서 태극기가 휘날린 3.1절이었지만 순국선열의 독립정신을 기리는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라는 지적으로 보도를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보도는 자세히 살펴보면 좀 이상한 구석이 있습니다.

 

일단 ‘태극기 집회의 폭력성’에 주목하는 것 같지만, 이날 보수단체 회원 수백 명이 광화문 광장에 놓인 '희망촛불' 조형물에 불을 지르고 부수는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은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전체 2분 1초짜리 보도에서 태극기 집회 참가자가 경찰, 시민 등과 실제 마찰을 빚는 모습을 자료화면으로 보여주는 것은 20여초에 불과합니다. 


대신 TV조선은 남은 시간동안 유독 집회 참가자들이 문재인 정부를 향해 얼마나 큰 불만을 쏟아내는지를 집요하게 소개했습니다.

 

“피 흘리는 문재인 대통령 흉상을 만들어 계란을 던지고, 집회가 진행될 수록 정부를 향한 비판 수위도 높아졌습니다”라는 설명과 함께 실제 흉상에 계란을 던지는 장면과 ‘종북주사파정권’이라는 상여가 지나가는 장면을 보여주고, 그 직후 ‘탄핵 무효’ 머리띠를 맨 사람들이 “태극기 깃발로 몰아내자!”라고 외치는 모습을 연달아 보여주는 식입니다.

 

K-001-horz-vert.jpg

△친박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의 문재인 정부 비판 모습 상세히 전달한 TV조선(3/1) 

 

또 다른 “보수 기독교 단체회원들”의 집회를 전하면서도 TV조선은 “광화문 광장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문재인 정부를 비난했습니다”라며 집회 참가자의 “사회주의 전체주의가 우리나라를 집어삼키지 못하도록 우리는 반드시 막아낼 것입니다”라는 발언 장면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집회 참가자들은 태극기를 힘차게 흔들고 있을 뿐, 별다른 폭력성을 드러내고 있지 않습니다. TV조선이 정말 비판하고 싶은 것이 집회 참가지인 것인지 문재인 정부인 것인지 다소 아리송해지는 대목입니다. 

 

위 채널A 보도와의 공통점도 있습니다. TV조선과 채널A는 다른 방송사와는 달리 유독 집회 참가자들의 ‘숫자’를 부각하여 전하고 있는데요.

 

앞서 보도에서 채널A는 “서울역 집회에는 경찰 추산 5천 명, 주최 측 추산 1만 5천 명이 모였습니다”라고 언급했고요. TV조선은 이 보도에서 “박 전 대통령 지지 단체들은 경찰 추산 5천, 주최측 추산 만 5천 명이 모였고” “경찰 추산 2만 6천 명의 보수 기독교 단체회원들”이라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관련 보도에서 이런 설명을 덧붙일 경우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는 이들이 상당한 세력을 이루고 있다’는 이미지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SBS도 폭력 집회 양상 부각
SBS의 경우 ‘집회의 폭력성’을 문제 삼기는 했지만, 희망촛불 조형물 파괴 행태를 그 예시로 들었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었습니다.

 

실제 SBS <태극기 물결…보수단체는 ‘촛불탑’ 방화>(3/1 https://goo.gl/L33Zbg)는 보수단체의 행각을 앵커멘트를 통해 “3·1운동의 본뜻과는 다른 목소리”라 지적, 비판했는데요.

 

이 지적을 뒷받침하기 위해 SBS는 “같은 태극기를 들었지만 보수 단체들은 다른 구호를 외쳤습니다. 광화문광장 남쪽에 모인 보수단체 회원들은 태극기에 성조기까지 흔들며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과 정권 퇴진을 외쳤습니다. 이들은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촛불 조형물을 넘어뜨린 뒤 불태우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로 참가자 2명과 경찰 1명이 다쳤습니다”라고 말하며 자료화면으로 부서진 조형물을 보여주었습니다.

 

다만 총 2분4초가량의 보도에서 이 ‘보수단체 태극기 집회’ 관련 언급에는 30초가량정도만이 할애되었습니다. 

 

 

JTBC는 ‘집회 의미’ ‘가짜뉴스 유포’에 초점 
JTBC의 경우 폭력 집회 양상보다는 ‘꼭 이런 날 이런 집회를 해야 했는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실제 온라인 송고용 제목이 <3·1절 '정치 바람'에 흔들린 태극기>인 <비하인드 뉴스/태극기가 바람에…>(3/1 https://goo.gl/UH8x7X)에서 앵커는 해당 집회 참가자들이 ‘한미일 동맹 강화’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기자의 설명을 들은 직후 “한미일 동맹은 동맹이고, 오늘 그런데 3.1절이라서 과연 저게 지금 적절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감이 많이 드네요”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기자 역시 “물론 집회를 하면서 여러 국기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제강점에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3.1절에 일장기를 들고 나온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라는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JTBC는 이와 별도로 <가짜뉴스 외치며…이어 친박집회>(3/1 https://goo.gl/Qhy2kz)은 보수 기독교인들과 친박단체 등이 3.1절 연 '구국 기도회'에서 가짜뉴스가 돌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주최 측은 태극기 집회와는 다른 종교 행사라고 밝혔지만 기도회가 끝난 자리에서는 곧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요구하는 친박집회가 이어졌”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3월 1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8>


monitor_20180305_76.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