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TV조선은 ‘문재인 때리기’에 혈안, 가십보도에서는 ‘최순실 혼밥’까지
2016년 11월 1일
등록 2016.11.07 16:12
조회 208

11월 1일 방송사 저녁뉴스에서 과연 또 최순실 씨 관련 ‘가십 보도’가 나왔을까요? 1일에는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이 안종범 전 정책수석의 지시로 미르‧K스포츠 재단 모금이 이뤄졌음을 인정하는 등 청와대 개입 정황이 더 뚜렷해졌습니다. 그동안 나온 국가기밀 및 인사 문건 유출 및 정부사업 이권 개입 정황에서도 이미 박근혜 대통령의 혐의는 분명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가십보도’를 낸다면 사태의 본질을 흐린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습니다. TV조선과 채널A, MBN은 보란듯이 ‘최순실 혼밥’이란 가십을 내놨네요. 한편, TV조선은 30일 여당의 거국내각 제안 이후 줄곧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습니다. 이 와중에도 야권엔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엿보입니다. 1일에도 TV조선은 문 전 대표를 겨냥했을까요?

 

1. 오늘도 ‘가십’, TV조선‧채널A‧MBN의 ‘최순실 독방 혼밥’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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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 독방 혼밥’에 CG까지 동원해 공들인 TV조선(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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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 독방 혼밥’ 익살스런 삽화로 묘사한 채널A(11/1)

 

TV조선과 채널A는 예상을 빗겨가지 않았습니다. 또 가십보도가 나왔고 MBN도 가세했습니다. 이번엔 최순실 씨의 수감생활이 가십의 대상이 됐습니다. TV조선 <1.9평 독방생활, 설거지도 해야>(https://bit.ly/2fD2Tar)는 “최순실 씨는 6.5제곱미터, 1.9평짜리 독방에 수감”됐다면서 ‘접이식 매트리스와 관물대, TV, 책상겸 밥상’ 등 독방의 집기와 “화장실은 간이벽으로 공간만 나눠진 형태” 등 그 구조를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화면에는 3D 컴퓨터그래픽과 평면도, 조감도까지 등장했습니다. 박상현 기자는 “‘혼밥’에 설거지까지 최씨의 생활이 180도 변한 것”이라는 설명도 했습니다. 채널A <1.9평 독방 갇힌 최순실>(https://bit.ly/2ftHkK9)과 MBN <호텔 침대서 차가운 구치소 바닥으로>(https://bit.ly/2fD4jSi)도 비슷한 내용입니다. 다만 채널A는 우울한 표정으로 혼자 밥을 먹는 최순실 씨의 모습을 삽화로 구성한 점이 다릅니다.

 

 

2. 문재인에 책임 전가하는 TV조선, 대선 바라보나
TV조선은 문재인 전 대표 비판에만 3건을 할애했습니다. 다른 방송사는 문 전 대표를 겨냥한 보도가 없었습니다. TV조선 <“벌써 대통령처럼” 맹공>(https://bit.ly/2eysmxl)은 문 전 대표를 향한 여당의 비판은 물론, “문 전 대표가 마치 대통령에 당선된 것처럼 착각하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박지원 원내대표), “점령군처럼 행동한다”(손금주 대변인) 등 국민의당에서 나온 비판 발언까지 나열했습니다. 이날 정치권 소식을 전하면서 국민의당의 ‘문재인 비판’만 따로 떼어 보도한 것은 TV조선뿐입니다.


이어진 <캐릭터뉴스>(https://bit.ly/2ftL26s)는 여야의 ‘거국내각 공방’을 축구에 비유했습니다. 여기서 문재인 전 대표는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거국내각 제안’이라는 공을 ‘걷어찬 것’으로 묘사됩니다. 정혜전 앵커는 “문재인 전 대표, 후보 선수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걸까요. ‘그건 상황을 모면하려는 잔꾀야’라며 거국내각을 걷어찼”다고 해설을 합니다. 이 장면에서 문 전 대표의 말풍선에는 “다 마음에 안들어!”라는 자막이 들어가고, 문 전 대표가 떼를 쓰는 표정의 삽화가 나갔습니다. 이 보도는 직접 보지 않고는 그 황당함을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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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전 대표가 거국내각에 떼쓰는 것으로 묘사한 TV조선(11/1)

 

 

마지막으로 <거국내각 총리 누구?>(https://bit.ly/2ey8NW2)에서는 배성규 정치부장이 나와 “거론되는 후보들이 공교롭게도 문 전 대표랑 사이가 안 좋은 인사들”이라며 총리 후보 3인의 ‘반문 정서’를 강조했습니다. 여기다 “문 전 대표는 감이 아니다”라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발언, “친노, 친문 세력은 완장세력”이라는 김병준 교수 발언도 덧붙였습니다. 대통령의 권한 이양과 진상조사가 거국내각보다 먼저라는 문 전 대표의 주장, TV조선은 귀담아 듣기는 한 걸까요?

 

 

3. ‘대통령이 몸통’이라고 왜 말을 못하니
TV조선은 이렇게 ‘가십’과 ‘정치공세’에 공을 들이면서도 이번 국정농단 사태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이 막중하다는 지적에는 소홀했습니다. TV조선은 <최순실과 안종범 연결고리>(https://bit.ly/2f8JTQc)에서 “최순실 씨와 안 전 수석 사이를 이어주는 인물이 누군가 있단 얘기”라면서 먼저 대통령이 아닌 “문고리 3인방”을 지목했습니다. 그리고 나서야 “3인방보다도 두 사람을 더 잘 아는 최고 권력자일 수도 있”다며 대통령을 암시했으나 끝까지 ‘박근혜 대통령’이라 칭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이날 대통령의 책임에 침묵한 것은 TV조선만이 아닙니다. JTBC를 제외한 모든 방송사가 대통령의 혐의점을 언급도 하지 않았으니 그나마 암시라도 한 TV조선은 양호한 축에 속합니다.

 

 

4. ‘대통령을 잊지 마세요’ JTBC의 ‘사이다 보도’
반면 JTBC는 2건의 보도(<최순실이 움직인 돈과 권력…사건 본질은?>(https://bit.ly/2em8OyP), <최순실 관련 현안 뒤엔…>(https://bit.ly/2fDbyJE))에 걸쳐 “이들이(청와대관계자들) 형사 책임을 지게 될 게 뻔한데도 유출하고 지시하고 돈을 걷어준 배경. 결국 대통령” “대통령은 최씨가 개입된 정부 사업마다 줄곧 등장합니다. 최씨와 관련된 사업을 홍보하거나 칭찬했고 심지어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기까지 했습니다. 최씨의 국정 개입이 대통령을 통해 힘을 얻고, 그 힘은 또 다른 국정 개입으로 향하는 악순환이 이어진 것”이라며 이번 국정농단 사태가 결국 ‘박근혜 게이트’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런 사실들을 묶어 “사건의 본질”이라 칭하기도 했습니다.

 

※ 내일(11월 3일)은 민언련 사무처 워크숍으로 인해 <어제 저녁뉴스>는 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