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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오늘의 방송보도]지상파 3사의 대통령 순방 외교 찬양(2016.6.6)
등록 2016.06.06 18:27
조회 238

■ 민언련 오늘의 나쁜 방송 보도(6/3~6/5)
MBC <정치권 지역 챙기기 신공항 갈등 키워>(6/3, 20번째, 장재용 기자,
https://me2.do/FqMra99R)
영남권 신공항 입지 발표가 이달 내로 이뤄질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공항 입지 예정지인 부산시(가덕도)와 대구ㆍ울산ㆍ경북ㆍ경남(밀양) 간 다툼이 과열되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 내 TK(대구‧경북)지역 의원들과 PK(부산‧경남)의원들 간의 감정싸움은 점입가경이다.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부산 금정)은 외국기관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 진행하고 있는 타당성 검토 작업에 대해 “지역 이기주의 형태로 갈등이 나올 수 있어 자제하고 있지만, 공정성과 객관성이 담보되지 않는 게 확실하게 드러나면 다른 접근을 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PK의 여당 의원들은 부산 지역 야당 의원들과의 공조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러자 TK지역의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은 “(야당과 공조한다는 발언은) 자격미달” “집권여당으로서 정부와 협력해 믿음을 가지고 해야지. 야당과 협조해서 해결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며 날을 세웠다.
지난 3일, 새누리당 부산 의원들과 대구 의원들이 잇따라 정진석 원내대표를 찾아 자기 지역 유치를 호소하고 부산에서는 가덕도 유치를 주장하는 시민들의 집회까지 열리자 MBC, TV조선, 채널A, MBN이 이를 보도했다. 이 중 MBC의 보도는 여당 내 지역주의 갈등에 야당을 끼워 넣어 ‘정치권 진흙탕 싸움’ 프레임으로 본질을 흐린 동시에, 영남권 신공항 갈등의 시작을 노무현 전 대통령 집권기로 규정하면서 사실관계도 왜곡했다.


MBC 이상현 앵커는 보도를 시작하면서 “여야 의원들까지 자기 지역 챙기기에 뛰어들면서, 경제성과 안전 같은 문제는 뒷전이고 지역주의를 부추긴다는 비판이 거셉니다”라고 말했고 장재용 기자 역시 리포트에서 ‘여야 간 전선’을 강조했다. “이달 말 공항 입지 발표를 앞두고 여당 영남권 의원들이 양쪽으로 나눠져 치열한 신경전을 벌인 것”이라며 새누리당 TK의원들과 PK의원들의 대립을 언급한 후 곧바로 “부산 지역구 의원 5명을 배출한 더불어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가덕도 쪽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가덕도 유치가 안 될 경우 불복 가능성까지 시사”했다며 야당의 가세로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어서 “새누리당이 내년 대선을 겨냥한 야당의 영남 편가르기를 중단하라고 비판하면서 여야 간으로도 전선이 나눠졌습니다”라고 정리했다. 여기에 “차기 수권 정당임을 천명하는 더불어민주당이 선거에 이용하려는 모양새에 대해서는 심히 유감입니다”라고 야당을 비판한 새누리당 정태옥 의원(대구 북구갑)의 기자회견 장면까지 삽입해 여야 갈등을 부채질했다. 장 기자는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내려온 10년간 해묵은 갈등을 정치권이 해결은커녕 키우고 있다는 지적입니다”라고 보도를 마무리해 마치 영남권 신공항 갈등의 원인이 노무현 정부에 있는 것처럼 묘사하기도 했다.

 

△ MBC <정치권 지역 챙기기 신공항 갈등 키워>(6/3)

 

이는 사태의 극히 일부만을 전하면서 새누리당과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촉발된 갈등의 책임을 야당에 전가하는 왜곡이다. 영남권 신공항 논의는 1992년, 부산시가 김해공항이 2027년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조사되자 대안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도시기본계획을 내놓으면서 시작됐고 노무현 대통령은 임기 말인 2006년에 검토를 지시했다. 본격적인 유치 경쟁은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신공항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시작됐고 유치 경쟁이 파국에 이르자 결국 2011년, 이 전 대통령은 공약을 철회하며 대국민 사과까지 했다. 파이낸셜뉴스 <TK냐 PK냐.. 與 '신공항 이전' 놓고 내부 감정싸움 번져>(6/1, 이진혁 기자)에 따르면 꺼진 불을 되살린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다. “2012년 당시 박근혜 후보의 공약으로 사업이 재추진”됐고 “지난해 1월 타당성 조사를 앞두고 모인 후보 지역 5개 시.도지사는 '신공항 용역은 정부가 외국기관에 의뢰, 결정토록 일임하고, 유치경쟁을 자제한다'는 사항을 합의”했지만 새누리당 TK, PK 의원 간 갈등은 계속됐다. 대구 달서병의 조원진 의원은 지난 3월 29일 신공항을 언급하며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에 선물 보따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MBC는 이런 사태의 전말을 모두 누락한 채, 검토를 지시한 노무현 대통령만을 언급했다. MBC가 보도의 절반을 할애한 ‘야권의 개입’ 역시 눈속임에 가깝다. 영남권 신공항 유치 경쟁이 벌어진 10여 년 동안 지역주의 대립을 벌인 것은 새누리당 의원들이다. 야당 의원은 이번 20대 총선에서 대구에 1석, 부산에 7석을 얻게 되어 이제야 이 사안에 발언권을 얻게 되었을 뿐이다.


타사의 경우, 채널A는 2건의 관련 보도 중 1건을 여당 내 TK‧PK 갈등에 할애한 후에야 다음 보도에서 “PK 출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가덕도를 방문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가운데, TK의 김부겸 의원은 밀양 유치를 주장”한다며 야당 내의 이견을 전했다. 채널A는 MBC처럼 ‘여야 간 전선’을 언급하지도 않았다. MBN 역시 “2006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신공항 검토를 공식 지시한 이후 우여곡절을 겪다 이명박 정부시절이던 지난 2011년 경제성이 없다며 백지화까지 됐습니다. 그러다 지난 대선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가 공약으로 내걸며 되살아난 것”이라며 사태의 전말을 보도 밝히고 나서 TK‧PK 지역 간 갈등에 초점을 맞춘 보도를 냈다. MBC만 노무현 전 대통령과 야당을 갈등의 주역으로 끌어들이면서 사실관계를 왜곡한 것이다.

 

■ 민언련 오늘의 비추 방송 보도 (6/3~6/5)
‧ 채널A <‘세계의 큰 손 클럽’ 회원 된다>(6/3, 17번째, 노은지 기자,
https://me2.do/5yLdfsyA), <42년 전 유학했던 곳 찾아간다>(6/4, 16번째, 노은지 기자, https://me2.do/xZuFQXMe)
박근혜 대통령이 아프리카 순방에 이어 프랑스를 국빈 방문하는 등 ‘순방 외교’에 주력하자 일부 방송사에서 무조건적 찬사가 줄을 잇고 있다. 방송사들은 5월 1일 이뤄진 이란 방문 때도 구속력 없는 MOU(양해각서) 체결을 ‘사상 최대 규모 수주’로 부풀리며 경제성과를 찬양한 바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보도는 ‘파리클럽’ 가입을 찬양한 채널A에서 나왔다. 채널A는 “박근혜 대통령이 전 세계 큰 손들의 모임인 '파리클럽' 가입을 선언”했다면서 “외환 위기로 국가 부도 사태까지 겪었던 한국이 19년 만에 선진 채권국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외 채무를 못 갚아 국가 부도 사태를 겪었던 IMF 시절과는 확실히 달라진 한국의 위상” “다른 나라의 채무 조정에 대한 의결권이 생겨 국제 사회 영향력도 확대” 등 리포트 내내 찬사가 이어졌다. 하지만 ‘파리클럽’ 가입이 ‘빛 좋은 개살구’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현재 한국의 대외채권 총액은 7307억 달러지만 절반 이상이 외환보유액이고 위험성이 있는 공적 대외채권도 100억달러 남짓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한국은 과거 선진국으로부터 빌려 갚아야 할 공적개발원조(ODA) 4800만달러가 남아 있다. 파리클럽 회원국 중 ODA를 갚아야 할 나라는 없다. 소규모 채권국에 불과한 한국이 굳이 ‘파리클럽’에 들어갈 이유가 있는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채널A의 낯부끄러운 찬양은 한불 정상회담이 있었던 4일에도 이어졌다. 타사는 모두 정상회담 내용을 보도했는데 채널A만 박 대통령의 그르노블 방문 일정과 개인적 사연을 장황하게 읊었다. “그르노블은 박 대통령이 스물두살이던 1974년,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6개월 동안 유학했던 곳” “박 대통령은 그르노블 대학에서 유학하던 중 어머니 육영수 여사가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문세광이 쏜 흉탄에 사망하자 급거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박 대통령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링거를 맞으며 버텼고, 새로 임명된 주치의 윤병우 교수는 귀국 후 휴식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등이 그 내용이다. 박 대통령의 그르노블 방문은 순방 중 ‘개인적 추억여행’으로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채널A는 언급하지 않았다.

 

‧ KBS <박 대통령 귀국…“북핵 공조‧경협 강화”>(6/5, 4번째, 김병용 기자, https://me2.do/FJTwgCdK), MBC <박 대통령 귀국 대북 압박 성과>(6/5, 14번째, 박성준 기자, https://me2.do/5oATSKUH), SBS <“佛과 수소차 협력”…순방 마친 대통령>(3번째, 이승재 기자, https://me2.do/IFz33py7), MBN <42년 만의 방문>(6/5, 15번째, 이권열 기자, https://me2.do/GIcHUk3b)
10박 12일간 이뤄진 박근혜 대통령의 순방 외교에 대한 방송사들의 찬사는 5일 박 대통령이 귀국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귀국길 환영 보도는 지상파 3사가 앞장섰다. 일제히 환하게 웃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을 배경으로 보도를 시작한 지상파 3사는 ‘순방 외교 성과’를 줄줄이 읊었다. KBS는 “북한의 오랜 우방이었던 우간다가 북한과 군사·안보 협력을 중단했고, 에티오피아와 케냐의 대북 공조도 이끌어냈습니다”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와는 대북제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필요시 추가 조치를 취한다는 공동선언을 채택”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개발 협력과 상생을 위한 경제 외교에도 공을 들였습니다” 등 아프리카와 프랑스로 이어진 순방의 안보‧경제 성과만을 전했다. “적극적인 문화 외교를 통해 아프리카와 프랑스에서 한국과 한류에 대한 관심과 열기를 높일 수 있었다”는 ‘한류 외교’도 빼놓지 않았다.


MBC도 다를 바 없는 내용을 열거하는 와중에 “새마을 운동과 한국형 개발협력 사업 '코리아 에이드' 확산 등도 성과”라고 덧붙였다. SBS는 “프랑스의 수소전기차 연구소 방문을 계기로, 수소전기차 상용화에 두 나라가 협력을 강화”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MBN은 이미 전날 채널A가 보도한 ‘그르노블 방문과 대통령의 개인사’를 빼다 박은 듯 그대로 보도했다. ‘개인적 추억 여행’이라는 지적은 언급하지 않았다.

 

 

대통령의 이번 순방이 북한에 대한 압박 등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고 해도 ‘찬양 일색’인 방송사들의 태도는 매우 부적절하다. 대통령의 행보에 쏟아진 비판과 지적은 송두리째 외면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방문한 아프리카 3개국이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때 수교를 맺은 데다 새마을운동에 우호적이라는 점에서 ‘아버지의 길 좇기’라는 지적이 있다. ‘32년 독재국가’ 우간다 방문이 과연 적절했느냐는 비판 여론도 끊이지 않고 있으며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일본 히로시마 방문과 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방중 등 현안은 제대로 챙기지 않은 채 지나치게 여유로운 외교 일정을 하는 게 아니냐는 싸늘한 시선도 있다. 지난달 27일 박 대통령이 에티오피아에서 전자 결재한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은 현재 정국을 경색으로 몰아넣었고 난항을 겪고 있는 20대 국회 원 구성에 청와대가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나왔다. 대내외적으로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대통령의 순방에 무조건적인 찬양만을 할 수 없는 배경들이다. 이런 지적을 언급조차 하지 않은 방송사들이 대통령을 호위하려는 ‘충성 경쟁’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 민언련 오늘의 좋은 방송 보도(6/3~6/5)
TV조선 <단독/“메트로가 개조 지시”>(6/3, 4번째, 박성제 기자,
https://me2.do/GyI4aNns), <단독/월급 부풀려 메트로 출신 위로금>(6/3, 5번째, 조덕현 기자, https://me2.do/5daJHhgN), <144만원 받아 100만원 씩 적금>(6/3, 6번째, 홍연주 기자, https://me2.do/GTfCo1GV)
이른바 ‘메피아’라 불리는 서울메트로의 비정상적인 운영과 억압적인 하청 구조를 드러낸 구의역 스크린도어 참사로 처참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이 다시 조명 받고 있다. 노동자의 생명이 달린 안전 관리 업무를 모두 외주화하고 인력 충원, 환경 개선에는 무관심했던 서울메트로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방송사들도 일제히 원청업체인 서울메트로의 책임을 집중적으로 짚었다. 특히 KBS와 JTBC가 서울메트로 퇴직자가 하청업체를 운영한다는 ‘나눠먹기’ 행태, 하청업체에서 간판만 바꾼 자회사의 눈속임, 작업일지 조작 정황 등을 단독보도하며 선도적 태도를 보였다. 참사 후 일주일 정도가 지난 3일, TV조선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그동안의 보도가 서울메트로의 안전 관리 외주화에 집중되었다면 TV조선의 3일 보도는 외연을 확장했다. TV조선 <단독/“메트로가 개조 지시”>는 서울메트로가 효율적인 작업을 위해 급유시설을 불법적으로 개조한 특수차 운영을 강요했다고 고발했다. “안전진단도 하청업체에 맡겨, 재하청을 받은 업체가 자체적으로 한 게 전부”라는 사실도 덧붙였다. “보관함에 넣지 않은 작업 가스통에서 누출이 생겨 일어났던 남양주 지하철역 폭발사고처럼, 불법개조 차들의 급유와 점검 기간이 길어질수록 사고 위험성도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역시 원청업체의 안전 관리 의무 위반으로 빚어졌던 남양주 지하철 공사 참사와 연관 짓기도 했다.


다음 보도 <단독/월급 부풀려 메트로 출신 위로금>(6/3)에서는 “서울 메트로의 요구로 하청업체로 재취업한 서울메트로 마피아, 즉 '메피아'들이 받는 월급”은 422만원에 이르는데 “숨진 19살 김군 같은 하청업체 직원이 쉴 새 없이 일해 가며 한 달에 받는 돈”은 144만원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더불어 “한 하청업체에선 '메피아'들이 월급 말고도 위로금을 7억원 가까이 받아간 사실”도 단독으로 폭로했다. 마지막 관련 보도 <144만원 받아 100만원 씩 적금>(6/3)에서는 “144만원을 받으면 100만원씩을 꼬박꼬박 모으고 있었”던 희생자 김 군을 다시 조명하면서 유족들이 “서울시와 서울메트로가 제대로 된 원인을 밝히고 책임 있는 대책을 마련하길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 민언련 오늘의 강추 방송 보도(6/3~6/5)
JTBC <말 바꾼 한민구 “사드배치 의지 분명”>(6/4, 5번째, 박성훈 기자,
https://me2.do/FdPHUOo7), <사드 배치 입장 선회 배경은?>(6/4, 6번째, 박성훈 기자, https://me2.do/xQIp5RPp)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7차 당대회를 거치며 ‘핵병진 노선’을 노골화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제재에는 입을 모으면서도 미국이 중국 전자·통신업체 화웨이(華爲)에 북한 등 제재 대상국과 관련된 정보 제출을 요구하는 등 긴장 국면을 조성하고 있다. 중국 시진핑 주석은 지난 1일, 리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 얼어붙었던 북중 관계에 변화가 있을 것임을 암시했다. 북한 문제를 지렛대 삼아 동북아 주도권을 잡으려는 미중 간 알력다툼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서 초미의 관심사인 것이 바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이하 사드)의 한반도 배치이다.


지난해부터 사드 배치에 강하게 반발해 온 중국은 3일 한민구 국방장관이 “한반도 사드 배치 의지를 분명히 갖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발언하자 재차 항의했다. 전날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도 한국과 사드 배치 문제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중국을 압박한 상태였다. 미국의 입장에 따라 우리 국방부의 태도가 오락가락한다는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우리 국방부는 2일 “한국과 사드 배치 문제를 논의하게 될 것” “이달 안에 주한미군 사드 배치 발표가 있을 것으로 안다”는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의 발언에 대해 “사드 문제는 양국 국방장관 회담 의제가 아니다”라며 부인한 바 있다. 그런데 단 하루 만에 국방장관이 재차 사드 배치 의지가 확고하다며 태도를 바꾼 것이다. 이에 대해 언론사는 마땅히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 정치권에서도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국민과 국회를 속이지 말라며 비판하는 등 술렁이는 분위기였다. 국방부가 국가의 안보와 경제가 달린 사안에 대해 오락가락하고 있는 이 상황을 제대로 짚은 방송사는 JTBC뿐이었다. 4일, 한민구 국방장관의 발언을 보도한 것은 SBS, JTBC, TV조선, MBN였으나 국방부의 ‘말바꾸기’를 언급한 것은 SBS와 JTBC뿐이다. 특히 JTBC는 깊이 있는 분석으로 사드 배치 관련 정세를 국민에게 자세히 설명했다.


JTBC는 먼저 <말 바꾼 한민구 “사드배치 의지 분명”>(6/4)에서 한민구 국방장관의 발언에 대해 “미국과 엇박자를 낸 지 하루 만에 돌연 전례 없는 분명한 표현으로 지지 의사를 표명한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 보도인 <사드 배치 입장 선회 배경은?>(6/4)에서는 박성훈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와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였다. 화면을 통해 “지난 2월 한미가 사드 배치 협의를 시작한다고 공동 발표한 문서”를 보여준 박 기자는 당시에는 “사드 배치를 공동 모색한다고 표현”으로 “양국이 협의를 시작한 것임에도 검토 차원으로 표현해 수위를 낮”춘 것이라고 전했다. “그 전에는 3NO라고 해서, 요청도 없고, 협의도 없고, 결정도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던 우리 국방부의 태도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이번에 "분명한 의지가 있다"고 한 발언은 이례적인 발언으로 그 만큼 준비된 발언이라고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발언의 의미를 되짚었다. 이에 전진배 앵커는 한미 간 엇갈리는 입장에 대해 물었고 박 기자는 하루 만에 말이 바뀐 국방부와 한민구 장관의 상황을 다시 짚으면서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우와좌왕하고 있음을 여러 전문가의 진단을 인용해 전했다. 그러자 전진배 앵커는 “우리는 미국-중국 사이에서 오락가락 하다가 입장을 바꿨던 것인데 결국 우리 입장이라는 건 당초부터 없었던 겁니까?”라며 국민을 대신해 질문을 던졌고 박 기자는 “사드 배치 문제는 외교와 국내 국방 등 여러 문제가 얽혀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입장이 명확하지 않아서 의문만 커지게 하는 게 국방부의 큰 실책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라고 답했다.

 

* 모니터 대상 : 7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사)민주언론시민연합(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