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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의 '서울대 관련보도'에 대한 민언련 모니터 보고서(2004.7.12)
등록 2013.09.2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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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의 '서울대 관련보도'에 대한 민언련 모니터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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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대상 : KBS, MBC, SBS

메인뉴스프로그램 모니터 기간 : 2004년 1월 1일 ∼ 6월 27일

SBS는 서울대 '홍보방송'인가

방송3사 가운데 SBS가 서울대와 관련한 보도를 가장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 보도의 대부분이 서울대에 대한 일방적인 '홍보'에 치우친 경우가 많다. 2004년 1월 1일부터 6월 27일까지 방송3사(KBS, MBC, SBS) 메인뉴스프로그램을 모니터한 결과, SBS에는 타방송사와 비교해 '서울대 띄우기'식 보도가 월등히 많았으며, 그 내용에 있어서도 '서울대 지상주의'를 부추길 우려가 있는 보도가 많았다.

1. SBS의 '서울대 홍보성' 보도

SBS 8시뉴스가 6월 21일 보도한 <면접문제 첫 공개>는 서울대의 일거수일투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SBS의 모습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이 보도는 "서울대 이공 계열을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들, 면접 걱정 좀 덜 수 있을 것 같다"며 서울대 공대가 인터넷을 통해 '심층면접' 내용을 공개했다는 소식을 상세히 전했다. 보도내용을 보면, "내용공개를 꺼렸던 서울대가 올해부터는 방침을 바꿨다", "서울대 공대가 … 심층면접 내용을 공개했다", "상세한 해설까지 곁들였다", "서울대 측은 … 공개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서울대 측은 … 이공대 살리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식으로 온통 서울대의 입시 방침에 대한 일방적인 홍보로 채워졌다. 기자도 "학부모와 수험생들은 입시궁금증 해소란을 통해 궁금한 점을 직접 물어볼 수도 있다"며 친절한 해설까지 덧붙이기도 했다.

더욱이 이 보도는 논란이 될 수 있는 사안까지 긍정적으로 부각시켰다. 사실 심층면접문제를 공개한다는 것은 수험생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자칫하면 '모범답안'을 던져주는 격이 돼 획일적인 수험공부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 그럼에도 SBS는 "면접을 준비하는데 확실한 참고자료가 생겨 사교육 기관도 반기고 있다"며 "문제에 가장 정확하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긍정적"이라는 입시학원 관계자의 일방적인 인터뷰까지 소개했다. 이 보도는 사실상 대다수 시청자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서울대 이공 계열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에게나 필요한 정보였다. SBS는 이 소식을 '김선일씨 피랍사건', '태풍 디앤무 피해', '신 행정수도 논란', '보건의료 파업' 등에 이어 비중있게 보도했지만 타방송사들은 이를 단신으로도 다루지 않았다.

KBS MBC SBS
<서울 편중 높아져>(6/7)

<정원 15% 감축>(5/14, 단신)

<열에 여섯 낙제점>(4/9)

<최고 16배 높아>(1/25)

<정원 대폭감축>(5/14)

<특목고 입시부활?>(2/11)

<58%가 재수생>(2/3)

<서울대생도 과외>(2/2)

<면접문제 첫 공개>(6/21)

<"폐지 논의 없었다">(6/16, 단신)

<폐지논쟁 불 붙었다>(6/9)

<서울대 우월성 폐지>(6/8)

<신입생 줄인다>(5/14)

<서울대 입학정원 800명 감축>(3/19, 단신)

<핵심기술 집합>(2/2) <산학협동 유리>(2/1)

<경기도 이전 검토>(2/1)

<8학군, 학력도 세습>(1/25)

4건 4건 10건
<표1. 방송3사 서울대 관련 보도>

SBS의 서울대 관련보도 중에는 '서울대 CF'라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서울대를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보도까지 있었다. 서울대 공대 캠퍼스의 '경기도 이전 계획'을 다루고 있는 <경기도 이전 검토>, <산학협동 유리>, <핵심기술 집합> 등 3건의 보도다. 이 꼭지들은 2월 1일과 2일 이틀 동안 보도되었다. 특히 2월 1일에는 전체 보도 중 6∼7번째에 2건이 연속보도 되기도 했다. 첫 보도인 <경기도 이전 검토>는 "서울대와 경기도 사이에 긍정적으로 (캠퍼스 이전) 대화가 오가고 있다"며 논의 단계에 불과한 사안을 상세히 보도했다. SBS는 "지난 달 27일에는 한민구 (서울대) 공대학장이 손학규 경기도지사를 방문해 이 문제를 논의…두 사람은 일단 국가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산학 협동의 필요성을 확인했다"며 마치 주요 국가적 과제를 보도하는 것처럼 두 사람의 만남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논의 과정에 대한 상세한 설명도 덧붙였다. SBS는 이 보도에서 이전 장소로 검토되는 지역에 대한 소개까지 했지만 "교육부의 승인 절차가 변수", "서울대는 이번 주중으로 경기도에 수락 여부를 통보할 예정"이라는 기자멘트에서도 드러나듯이 '불확실'한 사안이었다.

그럼에도 SBS는 이어진 <산학협동 유리> 보도에서 '서울대 공대 이전 검토'가 "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각하다는 위기 의식에서 비롯"됐고 "첨단산업단지와 대학이 연계된 산학협동이 가능하다는 점도 고려됐다"며 '논의 배경'까지 자세히 보도했다. 이 보도의 전반적인 경향은 "서울대 공대는 현장교육에 큰 도움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식으로 서울대 이전에 대한 '장미빛 전망'을 '홍보'하는 식이었다. 이를 위해 미국의 성공적인 산학협동 사례를 소개했고, "서울대 공대가 들어서면 신도시의 위상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는 경기도의 입장도 보도했다. SBS의 '서울대 띄우기'는 단순한 '홍보'에만 그치지 않았다. 이공계 기피 현상에 대해 서울대 측이 "서울 공대보다 오히려 지방대 의대나 한의대에 학생들이 몰리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다"고 보도한 부분은 SBS가 심각한 '서울대 우월주의'에 빠져있다는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게 했다. 서울대 공대보다 지방대 의대, 한의대에 학생이 몰리는 현상을 '서울대 자존심'의 문제로 접근한 태도는 '지방대 의대보다 서울대 공대에 진학하는 것이 좋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 것이다.

SBS는 뉴스가치가 의문스러운 '서울대 공대 캠퍼스 이전 검토' 소식에 대해 2일 후속보도까지 해가며 적극적인 '서울대 홍보'에 나섰다. 2일 보도된 <핵심기술 집합>은 "서울대 공대가 핵심 연구인력을 경기도로 옮기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며 "산업체와 공동으로 실용기술을 개발하는 연구단지를 만들자는 생각"을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서울대가 2일 밝힌 연구단지의 청사진은 '차세대 기술의 융합'"

"최신 기술 분야를 개척해 나갈 첨단 연구단지를 만든다는 계획"

"연구단지에서는 석박사급 고급인력도 매년 2백명 이상 배출"

SBS는 이러한 서울대의 계획을 그대로 홍보하는데 그치지 않고 "기술 혁명의 시대에 살아 남기 위해서는 현장 밀착형 연구와 교육이 필수적"이라며 '서울대 입장'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기도 했다. 또 이 계획의 전망에 대해서도 "서울대의 첨단 연구단지가 실리콘 밸리같은 기술 신화를 한국에서 일궈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며 낯뜨거운 '추켜세우기'를 계속했다.

뿐만 아니라 SBS의 '서울대 띄우기' 보도에서는 특정인물의 동정과 발언이 반복적으로 소개되기도 해, 결과적으로 특정인물이 SBS 보도를 통해 부각되기도 했다.

 

<경기도이전검토>(2/1) "지난 달 27일에는 한민구 공대학장이 손학규 경기도지사를 방문해 이 문제를 논의"
<핵심기술 집합>(2/2) 한민구 공대학장 인터뷰 "학생들도 더, 내가 산업체에 가서 할 일을 미리 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교육과 연구 효과가 같이 올라갈 수 있지 않느냐"
<폐지논쟁 불 붙었다>(6/9) 한민구 공대학장 인터뷰 "이것을 획일적으로 하향평준화를 한다, 이것은 우리 고졸평준화보다 더 충격이 큰 건데, 고졸 평준화해서 남은게 뭡니까?"
<면접문제 첫 공개>(6/21) 한민구 공대학장 인터뷰 "정확하고 올바른 정보를 갖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정보 공유차원에서 교양 및 전공에 관련된 면접문제를 공개했습니다"
<표2. 한민구 서울대 공대학장의 SBS 보도 등장사례>

<표2>에서 보듯 SBS가 서울대와 관련한 보도를 할 때마다 한민구 서울대 공대학장의 인터뷰를 인용했다. 물론 서울대 공대와 관련한 뉴스를 다루면서 학장과 인터뷰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서울대 공대 관련 보도에서는 거의 대부분, 공대와 관련이 없는 보도에서조차 공대학장이 인터뷰 대상으로 등장한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2. 서울대 편향성 드러낸 SBS 보도

서울대와 관련된 사회적 쟁점을 편파적으로 보도한 경우도 있다. 6월 8일 SBS는 대통령 직속 교육혁신위원회(교육혁신위)가 만든 '교육혁신방안' 문건을 입수했다며 이 문건에 등장한 '국립대 공동학위제'를 <서울대 우월성 폐지>에서 단독보도했다. 이 보도는 기자의 리포트에서 '국립대 공동학위제'에 대해 "전국의 24개 국립대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강의를 들을 수 있고, 동일한 졸업장을 받게 된다"고 소개하고, 교육혁신위가 이 제도를 추진하려는 이유를 "지방 우수인재들의 서울 집중현상을 막고 지역별 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한 정부 차원의 장기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보도 도입부의 앵커멘트에서는 "서울대의 위상을 약화시켜 서울대의 우월성이 사실상 없어지는 셈"이라고 보도해 '서울대 우월성' 유지를 둘러싼 논란의 여지를 제공했다.

특히 9일 후속보도로 이어진 <폐지논쟁 불 붙었다>는 서울대측의 입장에 치우친 편파적 보도태도를 보였다. SBS는 "특종 보도한 국립대 공동학위제, 서울대 폐지 논쟁에 다시 불을 붙이는 등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며 자신들의 특종사실과 함께 '논란'을 부각했다. 이어 "보도가 나간 뒤, 서울대는 당혹스런 표정이다"라며 서울대 송용진 사회교육과 교수의 반대 입장을 인터뷰로 소개한 뒤, 또 다시 "국립대학을 평준화하면 이 나라의 장래는 없다고 밝힌 서울대는 시대에 뒤떨어지는 발상이라고 지적한다"는 기자멘트와 함께 서울대 한민구 공대학장의 인터뷰를 소개했다. 이에 비해 찬성입장에 대해서는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학벌주의를 완전히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며 단순하게 보도한데 이어 이공훈 '학벌없는 사회만들기' 운영위원의 인터뷰 1건을 소개했을 뿐이었다. 또 보도 마지막 부분에서는 "교육혁신위원회의 추진 방안은 모두 파격적인 내용이어서 서울대 폐지 논쟁뿐만 아니라 앞으로 전반적인 교육 방향에 관한 광범위한 논란으로 확산될 것"이라며 교육혁신위가 논의하는 내용 전반을 부정적으로 보도했다. 이렇게 '공동학위제'의 부정적 측면을 부각했던 SBS는 16일 교육혁신위가 "공동학위제 논의가 없었다"고 해명하자 이를 상세히 보도하는 대신 단신으로 다루는 데 그쳤다.

'국립대 공동학위제'는 SBS의 교육혁신위 문건 '단독입수'보도 이전부터 이미 쟁점이 되어 있는 사안이었다. 또 교육혁신위에서 공동학위제를 검토한다는 사실도 널리 알려져 있었다. 공동학위제는 우리사회에 만연한 망국적인 '학벌주의'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라는 측면에서 제기되었다. 따라서 공동학위제는 언론에서 진지하게 다뤄져야 할 사안이 분명하다. 그러나 수구언론과 서울대측은 이를 '대학의 하향평준화'라며 사회적 논의 자체를 가로막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SBS가 '단독보도'를 내세우면서까지 '서울대 우월성 폐지'의 측면을 부각시킨 것은 공동학위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한편, 방송3사가 서울대와 관련된 같은 소재를 다루는 경우에도 SBS는 타방송사에 비해 서울대에 편향된 보도태도를 보였다. 5월 14일 방송3사는 서울대가 정원을 감축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KBS는 15초 정도의 앵커 단신으로 <정원 15% 감축>을 보도하는데 그쳤고, MBC는 취재기자 리포트로 서울대의 정원감축 규모와 "대학원 중심 대학으로 가기 위한 조치"라는 서울대의 정원감축 이유를 설명했다. MBC는 여기에 덧붙여 "다른 대학의 구조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수험생들은 다른 대학도 연쇄적으로 정원 감축에 나설 경우 가뜩이나 힘든 대학문이 더욱 좁아질 거라는 걱정"을 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SBS는 "서울대는 2010년까지 학사과정을 순수학문 중심의 학부대학과 응용학문을 배우는 '프로페셔널 칼리지'로 이원화하고, 대학원 과정도 일반과 전문대학원으로 나누는 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며 서울대가 밝힌 계획을 상세히 소개하는데 치우쳤다.

SBS는 이에 앞서 '서울대 학장회의'에서만 통과돼 계획에 불과했던 서울대의 정원감축안을 3월 19일 '800명 감축'으로 단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5월 14일 확정된 감축인원은 567명이었다.

 

3. KBS와 MBC의 서울대 관련 보도

KBS와 MBC는 서울대를 소재로 한 보도 자체가 SBS에 비해 절반 이하로 적었으며, 관련보도의 내용도 서울대에 비판적인 내용이 다수를 이뤘다. 지난 2월 3일 MBC는 "올 서울대 정시모집에서 의대 합격자의 58%가 재수생이었고 특목고 출신들이 강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58%가 재수생>을 보도했다. 이 보도는 "수능반영비율이 늘어나면서 수능성적이 좋은 재수생들이 더 많이 합격한 것"이라며 단순보도했지만, "학원가에서는 재수는 필수, 고교4학년이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며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다. 또 이 보도에서 언급된 특목고 출신들의 강세에 대해 MBC는 2월 11일 <특목고 입시부활?>에서 후속보도를 하기도 했다. 이 보도는 "서울대가 정시모집에서 수능비중을 높인 것" 때문에 특목고 출신의 합격이 늘었다는 사실과 함께 "이러다 보니 요즘 학원들은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특목고반까지 개설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교육현장의 문제도 짚었다. 특히 "과학영재나 국제인력을 키우겠다던 특목고의 설립취지와는 상관없는 대입목적의 학교가 돼 가고 있다는 우려"를 전달하며 '특목고붐'으로 인해 "사실상 고교입시가 부활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음을 함께 보도해 '서울대 문제'가 다른 교육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잘 지적했다.

그러나 KBS와 MBC의 서울대 관련 보도가 모두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SBS와 별다른 차별성 없는 경우도 있었다. SBS는 1월 25일 <8학군, 학력도 세습>에서 서울 강남 8학군 학생들의 서울대 입학률이 다른 지역보다 높다는 조사결과를 다뤘다. SBS는 이 보도에서 "결국 사교육때문인데, 부의 세습처럼 학력도 세습되고 있다"며 빈부격차가 학력차이의 한 원인이라고 보도하면서도 "고교 평준화 정책은 실패라고 서울대는 평가했다"며 애궂은 '평준화 정책'을 걸고 넘어졌다. SBS가 보도의 근거로 삼은 조사결과는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이 34년간 서울대 사회대 입학생의 출신을 분석했다며 내놓은 자료였다. 이 자료는 SBS 보도에서 밝혔듯 "새 제도를 도입해도 고소득 계층 학생들이 사교육을 통해 쉽게 적응했기 때문"에 부유층 자녀의 입학률이 높아졌다며 '입시정책의 실패'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자료 어디에도 '고교평준화의 실패'를 뒷받침할 근거는 없었다. 오히려 이 자료의 내용대로라면 공교육을 강화해 평준화 정책을 더욱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안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SBS는 "고등학교 교육정책이 오히려 계층화를 부추기는 쪽으로 나아가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평준화 정책의 실패'를 주장한 서울대의 입장을 그대로 인용해 '왜곡보도'를 했다.

KBS도 같은 날 <최고 16배 높아>에서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의 조사결과를 보도했다. 이 보도에서 KBS는 SBS와 똑같이 "고교평준화나 사회계층의 고착화를 완화시키기 위한 입시제도가 오히려 고학력, 고소득 자녀의 입학률을 증가시키는 결과로 이어진 셈"이라며 학력세습의 탓을 '고교평준화'에 돌렸다. 두 방송사는 이후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의 조사결과가 고교평준화를 겨냥한데 대한 반박이 이어졌음에도 여기에 대한 보도는 전혀 하지 않았다.

 

4. 상업방송 SBS, 방송의 공적역할 잊지 말아야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SBS의 서울대 관련 보도는 '서울대방송'이 무색할 정도의 '홍보성 보도'와 서울대에 편향된 보도가 많았다. 이런 SBS의 보도는 일차적으로 '서울대 학벌주의'를 조장한다는 점에 있어 문제가 되지만, '국공립대 공동학위제' 등 대학간 균형발전과 학벌 차별철폐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현실에서 서울대의 우월성적 지위를 '옹호'함으로써 시청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여론을 왜곡할 가능성이 있어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SBS가 서울대에 편향된 보도태도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다. 서울대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명문대' 출신들이 기자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방송사 내부 구조가 한 원인이 아니냐는 지적이 설득력을 갖는다. 가장 대표적으로 SBS 윤세영 회장이 서울대 법대 출신이며, 장남인 윤석민씨는 서울대 화학공학과 출신이다. 이들은 창립초기부터 서울대 출신 언론인의 '학벌 카르텔'이라는 여론의 비판을 받은 '관악언론인회'의 구성원이기도 하다. 스스로 '학벌주의'의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 '서울대 문제'와 '학벌주의'에 비판적이기 힘들 것이다. 이 부분에 있어 방송3사가 모두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SBS가 문제시되는 이유는 SBS의 신입사원 선발과정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언론사 입사를 준비하는 취업생들 사이에 'SBS에 들어가려면 학벌이 좋아야 한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한편으로 '상업방송'의 속성상 SBS가 교육의 '공적역할' 보다는 '경쟁력 있는 소수 엘리트 육성'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에 SBS가 이러한 보도태도를 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SBS가 아무리 상업방송이라 하더라도 방송의 '공적역할'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특히 '교육'문제는 사회공공적 영역의 가장 대표적인 사안이다. 교육문제를 다루는데 있어 특정계층과 특정집단을 대변하고,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보도태도는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 본회는 앞으로 SBS의 보도를 예의주시할 것이다. <끝>

 

 

 

 

2004년 7월 12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