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9월 10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08.9.11)
등록 2013.09.24 11:38
조회 337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가 노골화되면서 지상파 방송 보도의 공정성 후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일각에서는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이른바 ‘땡전뉴스’가 부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단체는 오늘(8일)부터 KBS, MBC, SBS 저녁종합뉴스에 대한 일일 모니터 브리핑을 발표합니다. 지상파 방송들이 권력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공정한 보도를 하는지, 수구보수신문들의 의제설정에 끌려 다니지 않고 우리 사회 민주적 성숙을 위한 의제설정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등을 집중 모니터 할 예정입니다.

 

9월 10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방송3사, 분석·평가는 없고 대통령 발언 옮기기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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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방송3사, ‘대통령과의 대화’ 단순전달에 그쳐
 

방송3사 모두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나온 국민패널들의 질문과 이대통령의 답변을 단순나열하는데 그쳤다. 특히, 대통령이 ‘서민주거공간 확대’를 내세우며 거론한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 주장은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면밀한 검토 필요했으나 이 역시 대부분 단순보도했다. 그나마 MBC가 이 문제에 대한 해설보도를 내보내 차이를 보였으나, 그 내용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SBS는 대통령의 재래시장 및 중소기업 방문 동정보도를 내보냈다.

KBS는 <“물가안정 최우선”>에서 물가안정, 내집마련, 감세정책, 공기업개혁 등 경제분야에 대한 국민 패널들의 질의와 이에 대한 대통령의 답변을 단순전달하는데 그쳤다. 이어진 <“행정구역 개편 필요”>에서도 대통령이 행정구역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며 농촌문제, 사교육대책 등에 대한 대통령의 답변을 보도했다. 올 상반기 우리 사회 최대 이슈였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와 관련해서는 “미국산 쇠고기 문제는 시장구조에 맡기면 질좋고 값싼 쪽이 선택될 것이라며 쇠고기 파동으로 많은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고 간략하게 보도했다.

또 <“보복 사정 없다”>에서도 시위대에 대한 정부의 강경집압 문제, 종교편향, 표적사정설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을 나열하며 “저는 국민을 믿습니다, 능력을 믿습니다. 국민들도 저를 믿어주면 최선을 다해서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내겠습니다”라는 대통령의 발언으로 마무리했다. 대통령과의 대화와 관련한 정치권의 반응은 단신보도했다.

 

SBS는 <“임기 중 경제 살릴 것”>에서 경제분야에 대한 국민패널들의 질문과 대통령의 답변을 보도했으며, <“불교파문 내 불찰”>에서는 종교편향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이 불교계에 거듭 사과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시위대 과잉진압, 사교육 문제 등에 대한 대통령의 발언을 보도했다. 이어 <“신뢰회복” “변명일관”>에서는 대통령과의 대화에 대한 여야의 평가를 단순전달했다.
한편, SBS는 <“상생으로 성장”>에서 대통령이 추석을 앞두고 재래시장과 중소기업을 방문했다는 전형적인 동정보도를 내보냈다.

 

MBC는 <“집 싸게 공급”>에서 경제정책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을 단순전달했다. 이어 <“행정구역 바꿔야”>에서는 행정구역 개편, 검찰의 사회단체 수사, 시위강경진압 등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을 단순전달했다. <혹평..“진솔”>에서는 여당과 야당의 상반된 평가를 보도했다.
그나마 MBC는 이어진 <규제 곧 풀릴 듯>에서 부동산 시장에 민감한 영향을 미칠 대통령의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 발언을 따로 보도해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보도내용은 아쉬움이 남았다. 보도는 정부가 검토하는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 방향이 크게 소형주택 의무비율 완화, 임대주택 의무비율 완화, 용적률 높이는 안 등이라며 이 경우 “재건축 대상 아파트 값이 오를 것이란 우려가 있다”며 “개발이익 부담금 비율을 5~10%포인트씩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MBC의 보도내용대로라면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는 서민들의 주거환경 확보와는 거리가 먼 조치라는 게 드러난다. 그럼에도 MBC는 이런 문제를 지적하지 않은 채 “생활 근거지와 가까운 곳에 서민 주거 공간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 달라”는 국토해양부 권도엽 차관의 발언을 단순전달하는데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2. SBS, 최시중 씨 국회 출석 관련 ‘여야공방’으로 몰아가

KBS 사장 선임 과정의 비밀회동 등 부적절한 처신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방통위원장 최시중 씨의 국회 출석과 관련해 SBS는 이를 ‘여야공방’, ‘논란’으로 몰아갔다. 반면, KBS와 MBC는 여야 모두 최 위원장의 부적절한 처신을 비판했다고 보도해 차이를 보였다.

SBS는 <‘방송장악’ 논란>에서 국회 방송통신위 업무보고를 보도하며 앵커멘트에서부터 “방송장악 공방이 또 벌어졌다”며 여야공방으로 다뤘다. 보도에서도 “야당측은 ‘언론 장악과 낙하산 인사에 책임을 지라’며 최시중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고 “여당 의원들은 언론장악을 시도한 것은 현 정부가 아니라 참여정부였다고 반격했다”며 “최 위원장은 지난달 KBS 사장 인선 관련 모임을 주선한 것은 부적절한 처사였다고 사과한 뒤, 방송독립성이 훼손되면 책임을 지겠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KBS와 MBC는 KBS 사장 선임 과정에서 있었던 비밀회동 문제에 대해 여야모두 최 위원장의 처신을 비판한 것으로 보도해 차이를 보였다.

KBS는 <중립성 문제제기>에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하마평에 오르던 인사를 비롯한 KBS 출신 원로들을 만난 데 대해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며 한나라당 안형환, 무소속 송훈석 의원의 비판 발언을 보도했다. 이어 “의원들은 특히 방통위원장이 공영방송 인사에 개입할 권한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이에 대해 “최시중 위원장은 일부 보도처럼 KBS 사장 인선과 관련된 ‘대책 회의’는 아니었다면서도 부적절한 회동이었음은 시인했다”, “그러면서도 정연주 전 KBS 사장의 해임은 타당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고 보도했다.

MBC는 <‘언론장악’ 설전>에서 “민주당은 KBS 신임 사장 관련 비밀회동을 집요하게 제기하며 최위원장을 몰아세웠고, 한나라당까지 가세한 이 공박에 최위원장은 결국 실책을 인정”했다며 “한나라당 이정현 위원은 ‘언론 장악은 과거 정부가 하던 일’이라고 꼬집으면서, 동시에 최 위원장의 공정한 처신을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3. 김정일 국방위원장 와병설, 보도량 비해 내용은 부실

김정일 위원장 와병설을 정부가 공식 인정했다. 10일 국정원은 국회 국방위원회 비공개보고에서 김 위원장이 순환기계통의 수술을 받았으며 현재 회복상태라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정부 발표에 따라 방송3사 모두 뉴스의 상당부분을 김 위원장의 건강문제와 관련한 보도로 채웠다. 그러나 정작 북한 최고위 지도자의 건강문제가 북핵문제, 남북관계 등에 미칠 영향이나, 우리 정부의 구체적인 대응방향, 노력 등에 대한 분석은 부족했다. 또한 김위원장이 통치행위도 가능한 상태라고 전하면서도 방송3사 모두 후계구도를 추측하는 보도를 내보내는 등 신중하지 못한 보도태도를 보였다.


4. SBS, 강북구의회 의정비 삭감 보도

SBS는 구민들의 힘으로 강북구의회 의정비를 삭감했다고 보도했다. 구의회 의원들이 주민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자신들의 의정비를 늘리는데 앞장서 왔다는 점에서 강북구의 이번 결정은 의미가 있고 이를 적극적으로 보도한 SBS 보도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다른 매체 보도에 따르면 최선 강북구의원 등 진보신당이 이번 의정비 삭감을 주도했다고 알려졌다. SBS는 화면에서 잠깐 진보신당 관계자들이 현수막을 들고 풍선 날리는 것만 보여주고 이 사실을 구체적으로 보도하지는 않았다.

SBS는 <의정비 삭감 주민의 힘>에서 주민들이 서명, 발의해 의정비를 삭감한 강북구의회 소식을 전했다. 기사는 “행정안전부의 권고와 여론의 질타에도 꿈쩍도 하지 않았지만, 결국 자신들을 뽑아준 지역 주민들의 분노에는 백기를 들었다”며 “현재 서울 25개 구의회 의원들은 행정안전부의 가이드라인 보다 의정비를 평균 천6백만 원 더 수령하고 있다”, “강북구 의회의 의정비 삭감 결정은 다른 자치구의 의정비 결정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끝>



2008년 9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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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