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9월 26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08.09.27)
등록 2013.09.24 15:01
조회 341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가 노골화되면서 지상파 방송 보도의 공정성 후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일각에서는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이른바 ‘땡전뉴스’가 부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단체는 지난 9월 8일부터 KBS, MBC, SBS 저녁종합뉴스에 대한 일일 모니터 브리핑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지상파 방송들이 권력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공정한 보도를 하는지, 수구보수신문들의 의제설정에 끌려 다니지 않고 우리 사회 민주적 성숙을 위한 의제설정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등을 집중 모니터 할 예정입니다.

 

9월 26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방송3사, 대통령 행보에 무비판적 동정보도
- ‘사법부 포퓰리즘’ 발언, ‘노변담화 추진’도 단순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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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통령 보도’, ‘양’은 많으나 ‘질’은…?
 

26일 유독 이명박 대통령의 TV뉴스 노출이 많았다. 이 대통령의 식약청 방문, 건군60주년 화력시범 행사 참석, 사법부 60주년 기념식 참석, ‘노변담화’ 추진 등이 뉴스로 다뤄졌다.
SBS는 총 4건, MBC는 3건, KBS는 2건의 뉴스에서 이 대통령의 동정을 보도했다. (<표>참조).

26일 SBS는 4건의 보도에서 이 대통령의 행보를 다뤘다.
<“어린이용부터 조치”>에서는 멜라민 파문과 관련해 식약청을 찾은 이 대통령의 지시 내용을 자세히 보도하며 “우선 유통 중지시키고 조치를 잘하세요. 검사결과를 빨리 내줘야겠지. 그렇죠. 그런데 내가 볼때는 어린이용품부터 빨리하는 것이 좋겠다”, “부정식품과 마약에 관련된 법규정이 외무부와 관련돼서 얼마나 우리가 가볍게 대했는지 처벌에 대한 규정을. 이것을 나는 엄정하게 처벌하는 규정을 법을 바꿔야 될 것” 등의 발언 내용을 전했다.

<사상 최대 화력시범>에서는 “야전 점퍼 차림으로 시민 6천여 명과 함께 화력시범을 참관한 이명박 대통령은 ‘전쟁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선진 강군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군 관계자들을 격려했다”며 야전 점퍼 차림으로 행사장에 등장한 이 대통령의 모습, 화력시범을 관전하며 박수치는 모습 등을 보여줬다. 이어 “보시는 국민들도 아마 마음 든든하게 생각 할 겁니다. 우리 군이 이렇게 성장을 했는가”라는 대통령의 관전평을 전했다.

<“부끄러운 과거 사과”>에서는 사법부 60주년 기념식을 보도하며 “사법의 포퓰리즘은 경계해야 합니다. 국민의 신뢰는 인기와 여론이 아니라 오직 정의와 양심의 소리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대통령의 발언을 보도했다. 대통령의 ‘사법 포퓰리즘’ 발언에 대해 ‘사법부의 독립성을 무시하는 월권’이라며 비판이 나왔고, 촛불시위자와 관련한 법원 판결에 불만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지만 SBS는 “이명박 대통령은 사법의 포퓰리즘을 경계해야 한다며 당당하고 굳센 법원이 돼 줄 것을 당부했다”고 대통령의 발언을 반복하는데 그쳤다.


또 SBS는 단신 <“야당과 함께 하겠다”>에서 이 대통령이 국회 상임위원장단을 초청해 만찬을 가졌다는 동정을 보도했다.

KBS는 <“부정식품 엄중 처벌”>과 <막강 화력 과시>에서 대통령의 발언 장면을 보도했다.
<“부정식품 엄중 처벌”>에서는 “우선 유통을 중지시키건 조치를 잘 한 것이고, 검사결과는 빨리 내줘야하겠습니다. (검사는) 어린이용품부터 먼저하는게 좋겠습니다”라는 발언 모습을 전했다.

또 “이 대통령은 앞서 지난 24일, 국내 과자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됐으며, 다음날 발표하겠다는 보고를 받자 소비자가 밤새 사먹을 수 있다며 당장 발표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막강 화력 과시>에서는 “우리 국민들도 마음 든든하게 생각할 겁니다. 우리 군이 이렇게 성장했는지…”라는 대통령의 발언을 보도했다.


MBC는 <“어린이용 먼저”>에서 “엄격하게 처벌하는 규정을 만드는게 좋겠다. 부정식품을 취급한 사람은 다시는 그 일을 할 수 없도록 만드는게 좋겠다. 자꾸 간판 바꿔서 다시 하고 벌금 조금 내고 다시 하고 이러니까 근절이 안된다고 보죠”라는 등의 대통령 발언을 그대로 보도했다. MBC 역시 보도 말미에 이 대통령이 “멜라민 검출 사실을 다음날 발표하겠다는 식약청의 보고를 받고 ‘그 사이 소비자들이 사먹을 수도 있는 데 무슨 소리냐? 당장 발표하라’고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상 최대 화력 시범>에서는 대통령이 군 장성들과 악수를 하는 장면을 음성 자료없이 내보냈다.

MBC는 이 대통령이 ‘노변담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도 내보냈다. 이른바 ‘노변담화’는 대통령이 라디오를 통해 국민들에게 정책 등을 직접 설득하는 것으로,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이 처음 시작했다. 그러나 ‘노변담회’는 여론조작 논란을 불러일으켜온 민감한 문제다. 그런데도 MBC는 “정부의 정책이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통령이 직접 정확히 전달할 필요성이 제기돼 이를 추진하고 있으며 첫 방송은 다음달 말 정도로 계획하고 있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을 전하며 이 대통령이 등장하는 자료화면을 보여주는 데 그쳤다.


2. 멜라민 파문, KBS·SBS 중국산 가공식품 가공·유통문제 다뤄

화학물질인 멜라민이 검출된 중국산 분유 파문이 한국의 가공식품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OEM방식으로 만들어진 해태제과 미사랑카스터드에서 멜라민이 검출된 데 이어 커피크림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되었다. 물고기 사료와 가축 사료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되었다고 한다.
방송3사도 멜라민 파문을 주요하게 보도하고 있다. 26일 KBS는 10건, MBC는 8건, SBS는 12건의 보도를 쏟아냈다. 방송3사는 커피크림의 멜라민 검출 사실, 학교 앞 문방구에서 유통되는 불량 중국산 과자 문제, 멜라민 파문에 따른 소비자들과 식품업계의 반응 등을 보도했다. KBS와 SBS는 멜라민 파문과 관련해 중국산 가공식품 관리 및 유통의 문제점을 짚었다.

26일 KBS와 SBS는 중국산 가공식품의 관리 및 유통의 문제를 보도했다. SBS는 정부가 내놓는 대책이 일회성에 그친다는 점도 비판했다.

KBS는 <심층취재-식품관리 곳곳 허점>에서 중국산 가공식품이 “제조 과정을 알지도 못하고 원산지 표시마저 안되고 있어 유통과정 추적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 “해태제과 상표만 붙어 있을 뿐, 어떤 분유가 쓰였는지도 모를 정도로 회사 측은 생산 과정에 관여하지 못했다”, “중국산인데도 원산지를 그냥 ‘수입산’으로만 표기하는 제품이 적지 않다”며 OEM제품 및 원산지 표시 문제, 중국 보따리상 문제를 보도했다.

이어 “불량 수입 식품은 검역때부터 엄격히 걸러내야 하지만 문제가 발견되는 건 보통 시중에 풀리고 한참이 지나서”라며 “검사도 대부분 서류에 의존하는데다 검사 기관도 일원화 돼있지 않다. 식품의약품안전청과 국립 검역소, 보건환경연구원 등으로 나뉘어 정보 공유는 멀기만 하다”고 비판했다.

SBS는 <때마다 ‘즉흥대책’>에서 “유해물질을 걸러내는 정밀검사 비율은 전체의 20% 남짓, 수입식품의 70% 가까이가 간단한 서류검사만으로 통관”된다며 “해태제과처럼 OEM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업체들은 대부분 중국 공장에 안전 요원을 보내지 않는다”, “이른바 ‘보따리상’으로 불리는 영세상인들이 수입한 제품들은 유통경로 파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즉흥적으로 내놓는 정부의 대책은 문제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새우깡 생쥐 파동 이후 중국에 식약관을 파견하겠다던 발표는 몇 달 사이 없던 일이 됐고, 해외 공장 등록제를 실시하겠다던 계획도 진척이 없다”며 정부 대책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끝>



2008년 9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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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