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10월 1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08.10.2)
등록 2013.09.24 15:03
조회 360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가 노골화되면서 지상파 방송 보도의 공정성 후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일각에서는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이른바 ‘땡전뉴스’가 부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단체는 지난 9월 8일부터 KBS, MBC, SBS 저녁종합뉴스에 대한 일일 모니터 브리핑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지상파 방송들이 권력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공정한 보도를 하는지, 수구보수신문들의 의제설정에 끌려 다니지 않고 우리 사회 민주적 성숙을 위한 의제설정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등을 집중 모니터 할 예정입니다.

 

10월 1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방송3사, YTN 사원들의 단식투쟁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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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BC도 눈치보나? ‘환율 떨어졌다’, ‘물가상승률 낮아졌다’ 강조
 

지난 9월 물가가 전년도에 비해 5.1% 상승했다고 한다. 7월 물가상승률 5.9%에 비하면 낮지만 여전히 서민 생활에 부담을 주는 상승규모다. 한편 올해 무역적자가 142억 달러로 지난 97년 IMF 당시 무역적자 84억 달러를 넘어섰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무역상황을 감안하면 적자폭이 지금 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하지만 IMF 당시에 버금가는 적자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경제지표에 대해 방송3사는 조금씩 다른 보도태도를 보였다.
KBS와 SBS는 무역적자 사실을 보도 첫 머리에서 주요하게 다뤘다. MBC는 무역적자 소식을 여섯 번째 꼭지로 다뤘으며, ‘환율인하’, ‘물가상승 둔화’를 무역적자 보다 먼저 보도했다.
물가 상승률과 관련해서는 KBS와 MBC가 ‘물가상승률이 7월에 비해 낮아졌다’는 사실을 부각한 반면, SBS는 ‘물가가 계속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고 전해 차이를 보였다.

MBC는 이날 다른 두 방송사와는 다른 기사배열을 보였다.
멜라민 파문을 보도 첫머리에 다뤘으며, 경제관련 뉴스들 중에서도 ‘환율인하’, ‘물가상승 둔화’ 소식을 먼저 다룬 뒤, 무역적자 소식을 전했다.
MBC는 첫 번째 꼭지부터 세 번째 꼭지까지 <내일 분유조사 발표>, <분유 원료에서 검출>, <어른에게도 위험>이라는 제목으로 국내 분유 속 멜라민 검출 여부를 다뤘다.
이어 네 번째 꼭지부터 경제보도를 내보냈는데, ‘환율인하’ 소식을 먼저 다뤘다. <4조 3천억 지원>에서는 “환율이 모처럼 크게 떨어졌다”는 앵커멘트와 함께 환율인하 소식을 전하면서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의지,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 방침을 전했다.
<물가상승 ‘주춤’>에서는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5.1% 오르는데 그쳤다”며 “가장 큰 원인은 유가가 떨어진 것”, “또 추석을 앞두고 정부가 농수산물을 대량 방출하면서 물가관리에 전력을 다했는데 그 효과가 컸다”고 보도했다. 다만 “전기요금이나 가스요금도 곧 오를 예정이기 때문에 물가가 안정되고 있다고 말하려면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역적자와 관련해서는 여섯 번째 꼭지 <무역 적자 ‘눈덩이’>에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고 있어 4분기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지만 연간적자는 외환위기를 겪었던 97년 84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전했다.

KBS는 첫 꼭지 <올 무역수지 적자 142억>에서 무역적자를 다뤘다. <연속 적자 원인은?>에서는 무역적자가 발생하는 원인을 짚었다.
네 번째 꼭지 <상승세 다소 진정>에서는 물가상승률을 보도했는데 ‘물가가 떨어졌다’는 점을 부각했다. 보도는 첫 머리에 “전국의 평균 휘발유 값은 어제 기준으로 리터당 천 7백 5원. 여전히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2천 원 가까이 치솟았던 지난 7월과 비교하면 2백원 넘게 떨어졌다”며 “기존에는 가득 채우면 한 10만원 전후 됐었는데요, 10만원 단위하고 8만 얼마대, 9만 얼마대 단위 하고 느끼는 게 틀리죠. 내린 걸 실감하겠다”는 시민인터뷰를 실으며 물가가 내려갔다는 사실을 부각했다. 이어 “유가하락에 힘입어 물가 상승세는 다소 진정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환율 불안과 4분기에 예정된 공공요금 인상 등 물가불안 요인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보도했다.

SBS는 첫 꼭지 <4개월 연속 적자, 수출 빨간불>에서 무역수지 적자 사실을 보도했다.
이어 두 번째 꼭지 <물가 고공행진 계속>에서 물가 상승률을 보도했다. 보도는 앵커멘트에서부터 “소비자 물가 상승률도 고공 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달도 5% 넘게 올라서 특히 서민가계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다른 두 방송과 접근에서 차이를 보였다. 내용에서도 “두 달 전 1850원이던 흰 우유는 2200원에, 3780원짜리 참치 통조림은 4490원에 팔리고 있다. 각각 16%와 19% 상승한 가격”이라며 “물가가 비싸기 때문에 예전같이 자주 못 나오고 좀 생각을 해 가지고 나오게 된다”는 시민 인터뷰를 실어 KBS와 대조를 이뤘다.
이어 “올 2월부터 상승폭이 커지다 8월부터 상승세가 둔화되긴 했지만 한국은행의 물가 상한선인 3.5%보다 1.6% 포인트나 높은 수치”, “하반기에도 고유가와 고환율의 압박에 의해 물가는 고공행진을 계속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서민 가계와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2. ‘YTN 단식투쟁’ 외면하는 방송3사

지난 9월 29일부터 YTN ‘젊은 사원 모임’ 소속 사원들이 낙하산 사장 구본홍씨 퇴진을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 단식에 동참하는 수는 점점 늘어나 200여명에 이르렀다. 보도전문채널의 사원들이 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위해 단식투쟁까지 벌이고 있는데도 지상파 방송3사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 29일 KBS가 ‘단식투쟁’에 돌입했다는 사실만 단신으로 다뤘을 뿐이다.

MBC와 SBS는 YTN 사원들의 단식투쟁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KBS는 9월 29일 ‘주요 단신’의 마지막으로 YTN 사원들의 단식 소식을 전했다. KBS는 이라는 자막과 함께 “오늘 구본홍 사장 퇴임과 사원들에 대한 징계 철회 등을 요구하며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 이들은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입사 기수별로 조를 나눠 단식 투쟁을 벌이겠다며 오늘은 33명이 단식에 돌입했다”고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다. <끝>

 



2008년 10월 2일

(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