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2월 3째주 민언련이 선정한 ‘방송 3사 뉴스 주간 추천보도·유감보도’(2009.3.7)
등록 2013.09.24 16:20
조회 316
우리 단체는 지난 9월 8일부터 KBS, MBC, SBS 저녁종합뉴스에 대한 일일 모니터 브리핑을 발표해 왔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가 노골화되면서 지상파 방송이 공정한 보도를 하는지, 권력 감시 기능에 충실한지, 비판적 의제설정을 제대로 해 나가는지를 모니터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모니터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방송3사는 권력 감시와 비판, 의제설정에서 ‘하향평준화’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우리 단체는 방송3사 보도의 문제점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적하는 한편, 어려운 방송환경 속에서도 ‘권력감시’에 노력하는 기자들을 격려하고 ‘좋은 보도’를 시청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매주 ‘추천보도·유감보도’를 선정, 발표합니다.
 
 
2월 셋째 주 민언련이 선정한 ‘주간 추천보도’ - MBC <전면 재조사>(2/19)

MBC, ‘일제고사 성적조작’ 근본 문제 지적
 
 
정부가 ‘일제고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집중 부각했던 임실 지역 학생들의 성적이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임실 지역의 성적 조작이 제기된 이후 대구를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도 성적이 허위 보고 되거나 조작 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충격을 줬다.
임실군 성적 조작 사례는 ‘일제고사’가 안고 있는 폐해를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전국이 똑같이 시험을 치르고 그 결과로 학교와 교사, 학생을 평가하며 무한 학력경쟁을 부추기는 조건에서는 제2, 제3의 ‘성적 조작’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MBC는 성적을 공개하고 학교를 평가하는 ‘일제고사’의 방식이 ‘성적조작’이라는 부작용을 부른다며 근본 원인을 짚어 다른 방송보도와 차이를 보였다.
2월 19일 보도 <전면 재조사>(박선하 기자)는 지역별 성적을 공개하고 학교를 평가하는 일제고사의 방식 자체가 일선 학교와 교육청의 ‘성적조작’을 부른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험채점과 감독을 학교에 맡기고, 점수를 조작해도 확인하는 시스템이 없는 것도 문제라고 전했다.
나아가 보다 근본적인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며 “학력격차를 파악하기 위해서라면 굳이 전체평가까지 할 필요가 없다. 표준평가로도 이미 충분한 신뢰를 가지고 격차를 알 수 있다”는 김진우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 인터뷰를 실었다.
보도는 “내년에는 학업성취도를 교장, 교감의 승진에 반영하기로 한 만큼, 경쟁이 과열되면서 학교들의 부정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2월 셋째 주 민언련이 선정한 ‘주간 유감보도’ - KBS <이국방 “북 선게공격 시 발사 지점 공격”>(2/20)
<긴장 속 연평도> <빈틈없는 대비> (2/21)

KBS, 남북 간 긴장을 중계나섰나
 
 
2월 20일 이상희 국방장관은 국회 남북관계발전특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북한 함정이 공격할 의도를 보이면 우리가 선제공격 할 수도 있다”는 등 강경발언을 했다. 남북의 대화통로가 단절된 상황에서 군 수뇌부가 거듭 ‘공격’을 강조하는 것은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다. 게다가 북한이 NLL무효를 선언한 상태에서 꽃게잡이 철이 돌아오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이제라도 대화에 나서 군사적 위기를 해소해야 한다고 거듭 지적한다.
그러나 KBS는 국방장관의 강경발언을 무비판적으로 전하며,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의 긴장이 고조된 원인과 과정을 분석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21일 연평도 일대를 취재해 남북간 ‘군사적 대결태세’를 강조하고, 기계화 부대의 대대적인 훈련모습까지 보도했다.
20일 단신종합 <이 국방 “북 선제 공격 시 발사 지점 공격”>은 국방장관이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에서 선제공격을 해올 경우 발사지점에 대해, 도발한 만큼 공격하겠다고 밝혔다”며 “북한이 미사일로 우리 측을 공격하면 전면전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현장에서 가장 짧은 시간 내에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무비판적으로 보도했다.
21일 <긴장 속 연평도>(은준수 기자)는 NLL 부근의 ‘긴장상황’을 중계하듯 전했다. 연평도 북쪽 북한 해변 절벽에 “인위적으로 파낸 동굴 입구 6개가 잇따라 보인다”며 “구경 100mm 해안포가 배치된 것으로 추정”, “포탄이 연평도 바로 앞바다까지 날아올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85밀리 함포를 갖춘 북측 함정도 북방 한계선 근처에 닻을 내렸다”며 “이 함포는 지난 2006년 6월 2차 연평해전에서 우리 참수리 고속정 357호를 기습해 격침시킬 때 사용됐다”고 북한의 ‘병력 상황’을 강조했다. 이어 “우리 해군도 2척씩 운영하던 고속정 편대를 4척으로 늘려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 “해병과 해경도 북측의 돌발 행동에 대비해 비상 대기하고 있다”고 전한 뒤, “북한군의 대결 태세 돌입 선언 이후 이곳 연평도는 팽팽한 군사적 긴장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며 남북간 군사적 대결상황을 부각했다.
<빈틈없는 대비>(김기현 기자)는 비상상태에 대비한 우리 군의 ‘준비태세’를 전했다.
보도는 “훈련 명 ‘천둥 작전’. 과감한 기습으로 적을 섬멸하는 게 (우리 군의) 목표”라고 설명한 뒤, “5천여 병력과 3백70여 대의 전차와 장갑차가 참여하는 ‘천둥작전’은 우리 육군 기계화 부대가 실시하는 가장 큰 규모의 동계 훈련”, “혹독한 추위와 험준한 지형 등 악조건 속에서도, 장병들은 일격에 ‘적의 도발을 꺾겠다’는 신념으로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기계화 부대의 대규모 훈련 현장을 보도했다.
지금처럼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상황에서는 남북 간에 작은 군사적 충돌마저도 한반도 전체를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남북문제를 다루는 언론의 보다 신중한 태도가 요구된다. 하지만 KBS는 중계방송 하듯 남북간 군사대치 상황을 나열하는데 앞장서, ‘공영방송’의 기본 양식마저 의심케 했다.
<끝>
 
 
2009년 3월 7일

 

(사)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