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이명박, 박근혜 후보 관련 방송보도에 대한 민언련 모니터 보고서(2007. 8. 3)
등록 2013.09.24 11:27
조회 453

이명박, 박근혜 후보 관련 방송보도에 대한 민언련 모니터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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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니터 대상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 모니터 대상‘이명박·박근혜 한나라당 경선 후보에 대한 의혹·검증 관련 보도’
○ 모니터 기간
2007년 6월 2일 ~ 7월 19일

 

국민은 의혹에 대한 진실을 알고 싶다
이-박 후보 방송보도, 의혹은 ‘눈치보기’, 공방에만 ‘열중’, 물타기 ‘확성기’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이 이뤄지면서 후보들의 도덕성, 정책에 대한 문제들이 계속 불거지고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김재정 씨 등의 맞고소로 이루어지고 있는 검찰수사를 제외하고 이렇다 할 검증이나 해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우리 단체는 6월 2일부터 7월 19일까지 방송 3사 메인뉴스를 대상으로 이명박, 박근혜 한나라당 경선 후보의 도덕성·정책 관련 의혹·검증 보도를 분석했다.


 

1. 보도량 분석
보도량을 비교해 본 결과, MBC 87건으로 가장 많았고, KBS가 80건, SBS가 76건을 보도했다. 기사유형의 경우 방송 3사 모두 대부분이 단순 스트레이트 기사였다. SBS는 전체보도의 93.4%(71건)가 KBS는 92.5%(74건)가 스트레이트 기사였고, MBC는 86.2%(75건)가 스트레이트 기사였다. MBC가 다른 방송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해설기사를 내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표1>

 


2. 보도내용 분석
이명박·박근혜 후보의 도덕성·정책 관련 의혹·검증보도에 대한 ‘보도주제’를 분석한 결과, 의혹·검증 보도가 87건(35.8%)으로 가장 많았다. 의혹·검증 보도는 이명박 후보 관련 보도가 51건(21%), 이명박+박근혜 후보 관련 보도가 26건(10.7%), 박근혜 후보 관련 보도가 10건(4.1%)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로 많은 보도는 이명박 후보 측이 제기한 여러 가지 정보유출 의혹 관련 보도로 62건(25.5%)을 차지했고, 검찰의 수사 및 고소 관련 보도가 52건(21.4%)으로 그 뒤를 이었다.<표2>


SBS, 의혹·검증 보도에 상대적으로 소극적
보도주제를 방송사별로 분석한 결과, MBC의 경우 의혹·검증 보도가 34건(39.1%)으로 가장 많았고, 이명박 후보 측이 제기한 정보유출의혹이 18건(20.7%), 검찰 수사 및 고소 보도가 16건(18.4%)이었다. KBS도 의혹·검증 보도가 31건(39%)으로 가장 많았고, 이 후보 측이 제기한 의혹보도, 검찰수사 및 고소 보도가 각각 20건(25%)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SBS의 경우 ‘의혹·검증 보도’는 22건(28.9%), ‘이 후보 측이 제기한 의혹 관련 보도’는 24건(31.6%)으로, ‘검증 보도’보다 ‘정보유출의혹 보도’가 2건 더 많았다. 또한, MBC, KBS가 의혹·검증 보도가 전체 보도의 39%(M 34건, K 31건) 정도인데 비해 SBS는 28.9%(22건)를 보도하는 데 그쳤다. SBS는 다른 방송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나라당 경선 후보들에 대한 의혹이나 검증에 대해 소극적인 보도태도를 보인 것이다.

한편 이명박, 박근혜 후보에 대한 ‘의혹·검증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보도’만 분석한 결과, 이명박 후보의 의혹·검증 보도가 박근혜 후보 관련 보도 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박+박근혜 후보 보도는 MBC 10건(11.5%), KBS 10건(13%), SBS 6건(7.9%)으로 나타났고, 박 후보에 대한 의혹·검증 보도는 MBC 4건(4.6%), KBS 4건(5%), SBS 2건(2.6%)으로 3사가 비슷했다. 그렇지만, 이 후보에 대한 의혹·검증 보도는 MBC 20건(23%) KBS 17건(21%)으로 비슷했지만, SBS는 14건(18.4%)으로 적게 다루었다.

이 후보에 대한 의혹·검증 보도가 박 후보 보다 많이 다뤄졌지만, 실제 공방과정에서 이명박 후보 관련한 의혹이 박근혜 후보 보다 압도적으로 많이 그리고 더 심각하게 제기됐던 것을 고려할 때, 이를 균형을 잃었다거나 불공정하다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 할 수 있다.
이명박 후보의 경우, BBK, X파일, 위장전입, 다스, 여러 건의 부동산비리, 개발특혜 등 시청자들이 더 심각하게 여길 만한 의혹들이 연속적으로 제기됐고, 한나라당 경선과정에서 각 진영의 공방이 연일 계속되고 맞고소까지 이루어졌던 상황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의혹·검증은 ‘눈치보기’, ‘공방’ ‘입장’ 전하기만 급급
방송이 어떤 방향으로 이명박, 박근혜 관련 의혹 보도를 다뤘는가도 분석했다. 그 결과 방송보도는 도덕성·정책에 대해 검증하거나 해설하는 보도 보다 ‘공방’, ‘의혹’, ‘입장’ 등을 단순하게 전달하는 보도가 훨씬 많았다. 방송은 새롭게 제기된 의혹을 심층적으로 전하거나 의혹을 검증해서 진실을 알리는 노력을 보이지 않고, 제기된 의혹을 단순하게 전하고 이에 대한 공방이나 반박 등을 전하는 데 주력했다.

보도방향을 분석한 결과, 방송 3사의 보도는 공방을 전하거나, 의혹을 전하거나, 의혹과 이에 대한 입장이나 반박, 해명을 전하거나, 검찰 수사 경과 등을 ‘단순 전달’한 보도가 전체 보도 중 대부분이었다. 단순전달 보도는 SBS가 96.1%(73건)로 가장 많았고, KBS 93.8%(75건), MBC 87.4%(76건)로 나타났다. 단순전달 보도 중에서도 ‘공방’ 중심의 보도가 MBC 27건(31%), KBS 29건(36.3%), SBS 18건(23.7%)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표3>

 


반면, 자체취재로 의혹을 제기하거나 검증한 보도는 거의 없었다. MBC, SBS는 자체취재로 의혹을 제기하거나 검증한 보도가 아예 없었고, KBS가 1건을 보도했다. KBS가 1건의 자체 취재한 의혹 보도도 곁가지 사안인 ‘정보유출 논란’과 관련한 내용이었다.

KBS는 <김혁규 캠프로>(7.11)에서 “신공덕동 사무소에서 이 전 시장 부인과 친인척들의 주민등록 초본을 발급받은 이모 씨는 아시아신용정보 모지점 사무실 여직원인 것으로 KBS 취재결과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누구의 지시일까”라며 김혁규 의원에게 의혹의 시선을 던졌다.
이 보도는 신공덕동 사무소에서 뗀 초본과 김 의원이 갖고 있는 초본이 일치한다며, “김혁규 의원 측에서 위장전입 의혹제기에 사용한 이명박 전 시장 부인 김윤옥 씨의 주민등록 초본이 문제의 신용정보 사무소에서 뗀 것이라는 얘기입니다”라고 전했다.

사안에 대한 해설 보도 역시 양과 내용 양쪽 다 부실한 편이었다. KBS, SBS는 의혹이나 검증 관련 해설 보도를 각각 3건 내보낸 반면, MBC는 8건을 내보내 상대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보도 내용은 의혹에 대한 해설, 논란에 대한 해설, 검증으로 인한 여파, 의도 등을 지적하는 데 머물렀고, 의혹을 자체적으로 검증하거나 드러난 구체적 정황을 자세히 설명하는 보도는 3사 모두 부족했다.


KBS, SBS 의혹 검증 필요성 제기 안 해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이명박 후보 측은 공작정치, 문건유출 논란 등을 제기하고 보수신문들이 이를 확대재생산하면서 사건의 본말이 전도됐다. 의혹에 대한 검증은 사라지고 공작정치에 대한 논란으로 사건이 전환된 것이다. 하지만 방송보도는 의혹검증의 본질을 흐리는 문제점을 거의 지적하지 않고 상황을 따라다니느라 바빴다. 이는 한나라당과 보수신문의 전환국면용 물타기를 확대재생산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KBS, SBS의 경우 의혹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것과 관련해 전혀 비판하지 않았다. 다만 박근혜 후보나 범여권에서 “물타기를 그만두고 각종 비리 의혹 등 문제의 본질을 밝히라”는 입장을 단순 전달하는 보도를 몇 건 내보냈을 뿐이다.

그나마 MBC가 2건의 보도에서 의혹을 제대로 밝혀야한다고 지적했다. MBC는 <“의혹” 대 “공작”>(7.15)에서 “이 후보의 부동산 의혹 초점이 며칠 사이에 공작정치 의혹으로 점점 옮겨가고 있다”며 “의혹이 제기된 만큼 사람들은 당사자의 해명을 듣고 싶다”고 전했고, <사라진 검증>(7.17)에서 “의혹에 대한 해명은 없고 곁가지만 부각되는 본말이 뒤바뀐 상황”이라며 “검증청문회에서 진정한 검증이 이뤄지기를 국민들은 고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MBC가 정보유출 논란, 공작정치 의혹 등 관련 보도를 전체 보도의 20.7%(18건)<표2>나 다루면서 곁가지 사안을 부각시키는 흐름에 따라간 것을 고려하면, 이 후보 측의 물타기에 대한 지적은 공허한 측면이 있다.


의혹 제기, 심층 검증한 보도 한 건도 없어
또 ‘이명박·박근혜 후보에 대한 의혹과 직접 관련한 보도’만 보도방향을 살펴 본 결과, 공방, 의혹+공방, 해명, 반박 등 입장을 단순하게 전하는 보도가 86.2%(75건, 검찰 수사경과 단순전달 제외)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물론 의혹을 자체적으로 제기하거나 검증해낸 보도는 없었고, 사안에 대한 해설이 방송 3사 모두를 합해 6건에 그쳤다. <표4>

이명박 후보의 경우, 다스, 부동산 관련 여러 가지 의혹, 홍은프레이닝 특혜, 위장 전입 등 다양한 의혹들이 제기됐고, 박근혜 후보의 경우도 영남대, 최태민보고서, 정수장학회, 전두환 대통령 생계비 지원 등 많은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방송사들은 의혹과 관련해 피상적으로 사실을 전달하고 공방, 반박, 주장 등을 내보내며 ‘기계적 중립’을 지키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방송이 양측의 입장을 동일하게 다뤄야 한다는 ‘기계적 중립’에 얽매여 공방보도에 가장 많은 비중을 할애한 것은 정작 진실을 밝혀야하는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저버린 것에 해당한다. 이런 방송의 태도는 한나라당과 보수신문이 방송의 편파성 운운하며 특정후보에게 불리한 방송을 하고 있다고 시시때때로 비난하는 것에 대한 ‘눈치보기’ 행태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사안일 수 있다.

 


취재원, 이명박-박근혜-한나라당에 쏠려
한편, 취재원 비중을 분석한 결과, 이명박 후보, 박근혜 후보, 한나라당 측의 주장에 비중을 둔 보도가 120건(49.4%)으로 가장 많았다. 그중 이명박-박근혜 후보 양측의 주장을 비슷한 비중으로 다룬 보도가 68건(28%)으로 가장 많았고, 이명박 후보 측의 주장을 비중 있게 다룬 보도가 27건(11.1%)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표5>
방송사별로 보면 이명박-박근혜-한나라당 측 주장에 비중을 둔 보도가 MBC 55.2%(48건)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고, KBS가 47.5%(38건), SBS가 44.7%(34건)로 나타났다.
이-박-한나라 측 비중 다음으로 많은 취재원 비중은 검찰, 경찰 측의 입장에 비중을 둔 보도였다. 관련 보도는 MBC 18.4%(16건), KBS 18.8%(15건), SBS 17.1%(13건)이었다.


몸 사리기 그만하고, 의혹·검증 보도에 적극 나서야
유력한 후보들에 대해 도덕성과 정책을 철저하게 검증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언론은 유력 후보에 대해 의혹이 제기될 경우, 그 의혹의 내용과 단서 및 정황을 정확하게 보도해야 하고, 철저한 검증을 시의적절하게 수행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또한, 진행되고 있는 검증과정이 제대로 된 것인지에 대해서도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

의혹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려는 시도는 물론, 없는 의혹을 만들어 내거나 과장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도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 또한, 스스로 의혹을 찾아내고 그에 대해 검증하는 의혹 탐사보도를 적절히 수행하는 것도 언론이 해야 할 일의 하나다.

지금처럼, 한 측에서 정치공작, 정보유출 등을 주장하며 사태의 본질을 흐린다고 해서 언론이 이를 그대로 따라가서는 곤란하다. 의혹은 의혹대로 그 진상을 밝히고, 정치공작이 있었다면 조사해서 그 진실여부를 가리면 된다. 보수신문이 검증국면 전환을 위한 물타기에 확대 재생산하는 잘못된 흐름을 방송이 그대로 따라가고, 나아가 확성기 노릇까지 해주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방송은 이제라도 특정 정당에 대한 ‘눈치보기’, ‘몸사리기’를 중단하고 의혹에 대해 철저히 파헤치고, 정책은 꼼꼼히 따져보는 심층성 있고 공정한 선거보도를 해주길 바란다. 유권자들은 후보에 대한 진실한 정보를 알고 싶다. <끝>



2007년 8월 3일

(사) 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