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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3사, 5·18 특조위 출범 대신 ‘대마 재배’에 집중
등록 2017.09.12 22:21
조회 303

11일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이하 5·18 특조위)가 공식 출범했습니다. 5·18 특조위는 이달 11일부터 11월30일까지 석달동안,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헬기를 동원해 시민군이 있던 건물을 향해 무차별 기관총을 난사했다는 의혹과 폭탄을 탑재한 전투기에 광주 출격 대기 명령이 떨어졌다는 의혹에 대한 진위 여부를 들여다볼 예정입니다. 이번 5·18 특조위 출범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관련 의혹의 진상규명을 지시한 데 따른 것으로, 국방부는 필요할 경우 발포 명령자 규명 등도 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TV조선․채널A․MBN은 멧돼지․대마 이슈에 더 가치 부여
우선 관련 보도를 내놓은 것은 지상파 3사와 JTBC뿐입니다. 5·18 특조위 출범 소식을 전하지 않은 TV조선과 채널A, MBN이 이날 동시에 주목한 이슈는 따로 있었는데요. 바로 도심 한복판 상가에서 대마를 재배하고 추적을 피하려 비트코인으로 거래한 일당이 검찰에 적발되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보도유무

1건

1건

3건

2건

-

-

-

보도순서

16

19

8․9․10

13․14

-

-

-

총 보도시간

01:24

00:25

02:35․

02:02․

01:53

01:59․

01:53

-

-

-

△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일명 5·18 특조위) 출범 관련 보도 유무(9/11) ⓒ민주언론시민연합

 

실제 TV조선은 <대마 길러 ‘딥웹’ 광고…가상화폐로 거래>, 채널A는 <비트코인 받고 꼭꼭 숨은 거래>, MBN은 <주택가 대마 재배>로 이 소식을 모두 전했습니다. 그 외에도 TV조선은 휴대전화 매장에 멧돼지 2마리가 들이 닥쳤다는 소식(<상담 중 멧돼지가 ‘불쑥’…“책상 위 대피”>)을, 채널A는 아들이 1억원이 넘는 유학비를 달라고 부모를 상대로 낸 소송의 결과(<1억 유학비 소송 대법 “안 줘도 돼”>)를, MBN은 시인 최영미 씨가 한 호텔에 홍보 대가로 객실 투숙을 요청했다는 소식(<최영미 시인, 호텔방 요구 논란>)을 특조위 출범 소식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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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8 특조위 출범 관련 소식은 무시한 채 ‘대마 재배’ 일당 검거 소식만 보도한 종편3사(왼쪽부터 TV조선․채널A․MBN) 보도 화면 갈무리(9/11)

 

 

KBS․MBC, 전두환 이름 언급 여전히 없어
KBS와 MBC는 각각 1건씩의 보도로 이슈를 전했는데요. 그나마 KBS는 <‘5․18 특조위’ 출범…헬기 사격 등 조사>(9/11 https://goo.gl/47yv1K)를 통해 조사 내용과 특조위 구성 등을 전하고 보도 말미 “발포 명령자 규명 등으로 조사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는 사실까지 언급하고 있는 반면, MBC의 <국방부 ‘5․18 특별조사위원회’ 출범>(9/11 https://goo.gl/2vVaAa)은 25초짜리 단신입니다.

 

전체 내용은 “국방부가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 기관총 사격 의혹과 공군 전투기 출격 대기명령 의혹에 대해 자체 진상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국방부는 오늘 이건리 변호사를 위원장으로, 9명의 민간인으로 구성된 ‘5․18 특별조사위원회’를 출범시킨 뒤, 앞으로 석 달 동안 해당 사안과 관련된 군 기밀문서를 공개하고 각종 의혹을 조사할 계획입니다”가 전부입니다. 두 방송사 모두 관련 보도에서 전두환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SBS․JTBC, 관련 단독보도에 더해 발포명령자 전두환에 집중
반면 SBS와 JTBC는 관련 이슈에 대한 단독 경쟁을 이어나가고 있을 뿐 아니라, 전두환과 신군부 인사들의 책임을 묻고 있기도 합니다. 


먼저 SBS는 이날 내놓은 3건의 보도가 모두 단독보도인데요. <국방부 5․18 특별조사위 출범>(9/11 https://goo.gl/kcdNFQ)에서는 헬기 사격과 관련해 당시 헬기에 기관총을 장착하지도 않았다는 군 관계자들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당시 조종사들의 “UH-1H 기동 헬기가 기관총으로 무장했었다는 증언”을 소개했습니다. 또 <“전일빌딩서 저공비행으로 무력시위”>(9/11 https://goo.gl/pQ8duC)에서는 “전일빌딩에 헬기 사격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그 날. 기동 헬기 휴이가 그 근처를 낮게 날며 무력시위 비행을 했다는 당시 헬기 대대장의 증언”을 전했습니다.

 

<‘거짓말’ 매도…현지 조사도 없었다>(9/11 https://goo.gl/SWF8mz)에서는 “전두환 씨를 비롯한 5공 신군부 인사들은 헬기 사격이 과거 검찰 수사와 재판에서 사실무근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한 것을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헬기 사격 목격자 등이 ‘헬기가 사격하는 것을 보았다’는 진술서를 제출했음에도 검찰과 지난 2007년 군 과거사 진상규명위 등이 이 같은 증언을 배척했던 만큼 ‘헬기사격이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논리입니다. 


같은 날 JTBC 역시 <“총리도, 계엄사령관도 전두환 꼭두각시였다”>(9/11 https://goo.gl/7gZPck)라는 단독 보도를 통해 주영복 당시 국방부 장관의 “자신과 국무총리, 계엄사령관이 모두 당시 자신들의 부하였던 전두환 씨의 꼭두각시였다”는 증언을 전했는데요. 보도에서 JTBC는 이 같은 증언이 “계엄군과 관계없다는 전두환 씨의 주장과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 별도의 지휘라인이 있었다는 증언에 대해서는 “전두환 씨가 사실상 군을 장악하고 있었고 통상의 지휘체계를 무시하고 모든 중요 결정을 내렸음을 말하는 대목”이라는 해설을 덧붙이고 있기도 합니다.

 

이어지는 <5․18 특별조사위 출범>(9/11 https://goo.gl/en3qdF)에서도 JTBC는 전일빌딩 10층의 탄흔자국을 보여주며 “계엄군이 이곳에 실제로 헬기 기총 사격을 했는지 여부, 발포명령자는 누구인지 찾는게 이번 특별조사의 핵심 중 하나”라 재차 강조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9월 11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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