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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수사외압 폭로, ‘안미현 논란’만 부각한 TV조선
등록 2018.05.23 15:36
조회 329

지난 2월 4일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당시 윗선으로부터 수사 종결 외압을 받았다고 폭로한 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가 5월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문무일 검찰총장이 당초 약속과 달리 수사에 외압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안 검사는 “지난 3월 15일 대검 반부패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했다는 언론보도와 달리 그날 압수수색은 저지돼 집행되지 못했”으며 지난해 12월 8일 문무일 총장이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을 소환하려는 이영주 춘천지검장을 질책하기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안 검사는 “문 총장은 ‘국회의원의 경우에는 다른 일반 사건과 달리 조사가 없이 충분히 기소될 수 있을 정도가 아니면 소환조사를 못한다’라며 다소 이해할 수 없는 지적을 했다고 한다”며 수사단은 이미 이 무렵 권성동 의원, 김우현 반부패부장 등 사이에 다수 전화통화가 있다는 증거를 확보한 상태였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양부남 검사장이 이끌고 있는 검찰 강원랜드 채용비리 관련 수사단 역시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수사단이 객관적 검증을 위해 총장에게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지만 문 총장은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으며 “수사단장(양부남 광주지검장)이 ‘소집 요청을 철회하고 수사단의 책임하에 처리하겠다’고 했지만 총장은 승낙하지 않고 수사단 출범 당시 공언과 달리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고 폭로했습니다. 


반면 문무일 검찰총장은 수사 지휘는 총장의 정당한 권한이라며 정면대응에 나섰습니다. 검찰 전문 자문단 역시 18일부터 시작된 회의에서 ‘문무일 검찰총장의 최측근인 김우현 반부패부장과 수사 조기 종결을 지시한 혐의를 받은 최종원 서울남부지검장이 강원랜드 채용 비리 수사를 담당했던 안미현 검사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 권한과 내규에 따른 정당한 수사 지휘였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채널A․MBN 5일간 톱보도 한 건도 없어
안 검사와 수사단의 수사 외압 폭로 당일인 15일부터 전문 자문단 심의 결과가 나온 이후인 19일까지 5일간 관련보도를 내놓지 않은 방송사는 없었습니다. 이 기간 보도량은 MBC가 12건으로 가장 많았고, JTBC가 11건, KBS와 SBS가 9건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반면 채널A는 5건의 보도를 내놓는데 그쳤습니다. 5일 내내 단 한 번도 관련 보도를 톱보도로 배치하지 않은 방송사는 채널A와 MBN이었습니다.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5/15

3건(톱)

4건(톱)

3건(6)

5건(톱)

2건(톱)

2건(8)

1건(16)

5/16

1건(8)

3건(8)

2건(8)

3건(11)

1건(16)

2건(14)

3건(11)

5/17

1건(11)

2건(7)

1건(19)

-

1건(18)

-

2건(9)

5/18

2건(8)

1건(11)

1건(19)

1건(13)

1건(16)

-

1건(11)

5/19

2건(8)

2건(3)

2건(톱)

2건(5)

2건(8)

1건(9)

1건(8)

합계

9건

12건

9건

11건

7건

5건

8건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외압 의혹 관련 보도량(5/15~19)©민주언론시민연합

 

이 중 MBN은 첫날 내놓은 1건의 관련 보도를 홈페이지 다시보기 페이지에도 올리지 않았습니다. 이날 MBN 뉴스8에서는 <단독/알바비 요구에 ‘100원짜리 수천 개’ 자루 던져> 보도 바로 뒤에 <“검찰총장도 외압”>(5/15 이병주 기자) 보도가 연이어 나왔는데요. 다시보기 페이지 목록에는 이 보도 없이 <미성년자 성추행도 ‘기소유예’…미투 마케팅 ‘눈살’>(5/15) 보도가 바로 그 다음 보도로 올라와있습니다. 


MBN은 왜 이 보도를 다시보기에서 누락했을까요? 다음날 관련 보도는 모두 다시보기에 올라와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장 유력한 사유는 ‘이 보도가 사실관계가 다른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김주하 앵커는

“강원랜드 채용비리 뿐 아니라 검찰의 미투 관련 진상 조사단의 수사에도 검찰 수뇌부의 외압이 있었다고 안미현 검사가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권성동 의원 구속영장 청구도 안 된거고 대검찰청의 압수수색도 제대로 안됐다는 겁니다”

라는 멘트로 보도를 시작하는데요.

 

15일 기자회견에서 안 검사는 검찰 미투 관련 진상 조사단 수사에 검찰 수뇌부의 외압이 있었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멘트 그 자체만 놓고 보더라도 미투 관련 진상 조사단 수사에 검찰 수뇌부의 외압이 있었다는 사실과 권성동 의원 구속영장 청구 및 대검찰청 압수수색 문제는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없습니다. 의도가 무엇이었건 간에 결과적으로 MBN은 김주하 앵커가 보도에서 사실관계에도 맞지 않고 보도 내용과 어울리지도 않는 엉뚱한 멘트를 내놓았음에도 이를 ‘정정’하는 대신 지워버린 것입니다. 
 


MBC는 ‘문 총장 수습 책임’ 강조
보도 논조 역시 매체별로 갈렸습니다. 지난 2월 안미현 검사의 폭로를 단독 보도한 MBC는 ‘검란의 조짐까지 보인다’는 혼란한 검찰 내부 분위기를 전하면서도, 안 검사나 수사단이 아닌 ‘문무일 검찰총장의 책임’을 강조했습니다. 


실제 첫날 <독립수사단 꾸렸지만…외압 논란 휘말려>(5/15 김정인 기자 https://han.gl/1u1p)에서 MBC는 “이번 문제가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일종의 항명형태로 터져 나온 거라서 검란의 조짐까지 보인다, 이런 얘기도 나오는데요. 수사권 조정 이슈로 검찰조직이 술렁이는 상황에서 수사 외압 문제까지 불거졌다는 게 검찰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라면서도 “이 때문에 문 총장이 이번 사태에 대한 제대로 된 답변을 조기에 내놓고 수습하지 못할 경우 말씀하신 대로 검찰 내부는 물론 외부의 비난에 직면해 진퇴의 기로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라며 상황 수습의 책임이 문 총장에게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이에 앞서 MBC는 대검찰청이 “결국 현재로서는 수사지휘권을 행사한 것은 아니다, 서로 다른 의견을 조정하는 과정이었을 뿐이라는 정도의 입장만 내놓”으며 “아직 강원랜드 수사단의 폭로에 제대로 된 반박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MBC는 이날 내놓은 다른 보도에서도 의혹을 제기한 안 검사와 수사단 행보를 비판하는 ‘익명의 내부 여론’은 소개하지 않았습니다.


다음날에도 MBC는 <문무일 총장은 왜?>(5/16 이지선 기자 https://han.gl/1u5t)에서 “총장이 수사 지휘를 한 것이 왜 문제가 되나, 이게 총장 본래 역할 아니냐 이런 말도 검찰 안에서는 꽤 나오”고 있지만 “이 총장이 당초 공언했던 말을 바꿔서 이게 문제가 되는”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 앵커는 “수사 지휘권이 적절했든 안 했든 이 수사 지휘권을 왜 총장이 행사했느냐, 이 부분이 또 궁금한 대목”이라는 질문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해당 보도의 온라인 송고용 제목은 <검찰총장의 ‘수사 지휘’…문제가 되는 이유는?>이기도 합니다. 


<지휘와 외압 누구 말이 맞나>(5/17 강연섭 기자 https://han.gl/1u5v)에서는 “검찰총장의 최측근인 대검 반부패부장을 재판에 넘길 경우 그에 따라 발생할 파장을 채용비리 수사단이 모르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도 수사단이 재판에 넘겨야겠다는 판단을 한 이유가 있을 텐데요”라며 수사단이 문 총장의 ‘질책’ 등을 왜 정당한 수사 지휘가 아니라 부당한 간섭, 나아가 직권남용이라고 판단했는지 그 ‘사유’를 상세히 전했습니다. 그리고는 보도 말미 “검찰 수뇌부가 특정인을 비호해왔다는 수사단의 판단을 둘러싼 거친 이전투구는 검찰에 대한 신뢰 훼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을 덧붙였습니다. 이는 ‘폭로로 공방이 벌어져 신뢰가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아닌 ‘특정인 비호라는 수사단 판단을 놓고 벌어지는 이전투구’로 오히려 검찰 신뢰가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으로도 읽힙니다. 


자문단 결과발표 이후에도 MBC는 <“외압 아니다” 결론 검찰 신뢰도엔 ‘상처’>(5/19 강연섭 기자 https://han.gl/1ubj)에서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예정된 결론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시민과 언론인 등 외부 인사들을 포함한 기존의 수사심의위원회 대신 총장이 별도의 자문단을 만든데다, 자문단 구성도 대검이 추천한 인사들이 다수였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자문단 결정이 문 총장의 수사 지휘권을 정당화했다기보다 검찰 조직에 대한 불신을 키운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하지만, 안미현 검사가 당초 제기했던 '수사 외압'에 대한 실체가 결국 ‘무혐의’로 종결됨에 따라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TV조선은 ‘안미현 검사 관련 논란’ 강조
반면 TV조선은 폭로 당사자인 안 검사와 수사단에 대한 비판 여론과 논란을 부각했습니다. 첫 날 <검찰 뒤숭숭…“항명” VS “총장도 수사 대상”>(5/15 윤태윤 기자 https://han.gl/1u24)에서는 “검찰 내부에선 안미현 검사에 이어 검사장급 수사단장까지 총장 비판에 가세한 것을 두고, 2012년 한상대 검찰총장을 퇴진시킨 검란 사태를 떠올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안 검사와 수사단이 조직 수뇌부의 의견조율 과정을 외부에 낱낱이 공개하는 것 자체가 검사윤리강령 위반 소지가 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수사 외압이냐, 합당한 보강수사 지시냐, 논란과 함께 취임 10개월째인 문 총장 체제가 큰 도전을 맞고 있습니다”라는 설명을 내놓았습니다. 


<문무일 “수사 지휘는 총장 직무” 정면돌파>(5/16 장민성 기자 https://han.gl/1u62)에서는 “일선 검사들은 하루 종일 착잡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고, 내부통신망에는 잇따라 글이 올라왔습니다”라며 “‘언제부터 검사가 기자회견을 했느냐, 수사 과정을 외부에 유포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절차상 문제 제기부터, ‘지휘를 외압이라 하는 건 이해가 안 된다’는 의견과 ‘정당한 지휘와 부당한 압력은 구별돼야 한다’는 의견이 맞섰”다고 소개했는데요. TV조선이 소개한 안 검사 측에 대한 옹호 여론은 ‘정당한 지휘와 부당한 압력은 구별돼야 한다’로 모호한 태도인 반면, 비판 여론은 ‘부적절하다’ ‘이해가 안 된다’며 상대적으로 분명한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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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미현 검사에 대한 징계 검토 문제를 부각한 TV조선

 

<‘검 내분’ 내일 분수령…“안미현 징계 검토”>(5/17 장민성 기자 https://han.gl/1u61)는 제목부터 ‘안미현 검사에 대한 징계가 검토되고 있다’는 정보를 부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역시 “심의 결과에 따라 이번 사태의 봉합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인데… 상부의 승인 없이 기자회견을 열었던 안미현 검사에 대해선 징계가 검토되고 있습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기자도 보도 말미 “안 검사가 근무 중인 의정부지검은 ‘기관장 승인 없이 기자회견을 강행했다’는 이유로 안 검사에 대한 징계를 검토하고 있습니다”라고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보도의 온라인 송고용 제목도 <강원랜드 ‘수사 외압’ 봉합이냐 확전이냐…“안미현 징계 검토”>입니다.

 
자문단 회의가 진행되고 있던 18일 <마라톤 회의…전문자문단 결과는?>(5/18 장민성 기자 https://han.gl/1ube) 보도는 “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한 안미현 검사가 동일한 압수수색 영장을 중복 청구한 사실이 뒤늦게 문제가 되고 있다”는 내용을 전한 단독 보도입니다. 보도의 온라인 송고용 제목도 <‘수사 외압’ 새 국면?…안미현, 영장 중복 청구 논란>입니다. 이 보도는 “실수라고 해도 과잉 수사 논란이 일 수 있고, 실수가 아니었다면 어떤 의도였냐는 의문이 남는데, 안 검사는 이에 대해 ‘수사단에 충분히 진술한 상태’라며 ‘언론과 개별 접촉을 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영장 중복 청구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이번 사태가 새 국면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라는 기자 멘트로 마무리되었습니다. 


TV조선은 자문단 결과 발표 이후에는 <권성동 의원 영장청구…야 “검찰권 남용”>(5/19 정동권 기자 https://han.gl/1ubg)을 통해 한국당 권성동 의원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한국당의 “검찰권의 남용이자 야당 정치인에 대한 정치탄압”이라는 주장을 유독 부각하기도 했습니다. 같은 날 MBC가 <‘강원랜드 채용 청탁’ 권성동 의원 영장>(5/19 조국현 기자 https://han.gl/1ubi)에서 “강원랜드에 21명을 부정 채용시킨 혐의로 이미 영장이 청구된 같은 당 염동열 의원의 경우도 체포동의안이 한 달 넘게 처리되지 못하고 있습니다”라고 염 의원 문제를 추가적으로 지적한 것과 상반된 태도입니다. 

 

TV조선만큼은 아니지만 MBN 역시 안미현 검사에 대한 징계 검토 문제를 <안미현 징계 검토>(5/17 김순철 기자 https://han.gl/1u64)라는 제목의 별도 기사로 다루며 부각했습니다. 


그 외 방송사들은 자문단 결과 발표 이전에는 각 주체의 입장을 나열하며 심의 결과를 지켜보는 듯한 태도를 보이다가 결과가 나오자 이를 받아 전달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만 JTBC는 ‘권성동 의원에 대한 검찰의 봐주기 수사 논란’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춘 <‘권성동 봐주기 수사’ 또 있었나>(5/16 박소연 기자 https://han.gl/1u65) 보도를 내놓았으며, 자문단 발표 이후에는 <‘제2 검란’ 우려 봉합…조직문화 개혁이 과제>(5/19 심수미 기자 https://han.gl/1ubp)로 ‘왜 이런 갈등이 빚어졌는지’를 짚은 뒤 이번 상황을 “안 검사에게 동의하지 않는 검사들이라고 하더라도, 대검 반부패부가 그동안 일선 청의 수사에 지나치게 관여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라는 멘트로 정리하며 관점을 드러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5월 15~19일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채널A <뉴스A>, MBN <뉴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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