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 [민언련 종편 모니터] 김제동 국감 관련 시사토크프로그램 모니터 보고서(2016.10.17)
2016-10-17 오후 18: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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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종편 한마음으로! “김제동에 ‘제동’걸기”

 

 이번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의 최대 화두는 한 연예인의 20년 전 군 생활이다. 발단은 김제동 씨가 15개월 전 종편의 한 프로그램에서 “군 장성 아내를 아주머니라 불렀다는 이유로 13일간 영창을 갔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여론은 이번 사안을 개그콘서트보다 흥미진진한 국감 코미디 정도로 여겼다.
 그러나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의 분위기는 달랐다. JTBC를 제외한 5개사는 모두 절반 이상을 ‘김제동 씨 국감’에 할애했다. 발언 내용은 여당과 백승주 새누리당 의원의 입장과 거의 동일하다. “군 명예가 훼손되었다. 군 사기가 떨어졌다. 군 모독이다” 등이다. 한마음으로 군대 사기를 걱정했다. 방산비리, 성추문, 구타 등 군 당국이 스스로 더럽힌 명예에 대해선 일절 함구했다. 이어 김제동 씨를 불순세력으로 낙인찍었다. “대통령도 외부세력”을 언급하며 선동꾼으로 몰아갔다. “감당할 수 있으면 (국감에) 부르라”는 발언을 곱씹으며 김제동 씨가 국회를 조롱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간 허위 사실로 선전했을지도 모른다며, 이참에 진상규명해 뿌리를 뽑자는 ‘김제동 재갈 물리기’도 등장했다.

 

△ ‘김제동 씨 국감’ 관련 시사토크 프로그램 모니터 보고서 개요(10/6~10/9, 4일간) ⓒ민주언론시민연합

 

 

 북핵도 아니다. 방산 비리도 아니다. 이번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의 최대 화두는 20년 전 한 연예인의 영창행이다. 발단은 15개월 전 한 프로그램이다. 연예인 김제동 씨는 “군 장성 아내를 아주머니라 불렀다는 이유로 13일 영창 갔다”는 일화를 이야기했다. 백승주 국방위원회 위원은 이를 “군 간부를 조롱하고 군 신뢰를 실추”시킨 발언이라며 김제동 씨 국감 출석을 요구했다. 김영우 국방위원장은 “국감장을 연예인 공연 무대장으로 만들 생각은 없다”며 증인 채택을 무산했다. 11일 한 시민단체 명예 훼손 등으로 김제동 씨를 고소한 상태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백승주 의원이 출석 요구서를 제출한 6일부터 나흘간 ‘김제동 씨 국감’을 다룬 시사토크쇼를 분석했다. 조사대상은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 6개사의 34개 시사토크 프로그램이다. JTBC를 제외한 5개사는 모두 절반 이상을 ‘김제동 씨 국감’에 할애했다. 모니터 프로그램 수가 9.6개인 TV조선, 채널A, MBN의 평균 비율은 59%다. 열 번 중 여섯 번은 이번 사안을 다룬 셈이다.

 

△ ‘김제동 씨 국감’ 관련 시사토크 프로그램 방송 비율(10/6~10/9) ⓒ민주언론시민연합

 

△ ‘김제동 씨 국감’ 관련 시사토크 프로그램 방송 비율(10/6~10/9) ⓒ민주언론시민연합

 

 

 여론은 이번 사안을 개그콘서트보다 재미있는 국감 코미디 정도로 여겼다. 하지만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의 분위기는 달랐다. 발언 내용은 여당과 백승주 새누리당 의원의 입장과 거의 동일하다. “군 명예가 훼손되었다, 군 사기가 떨어졌다, 군 모독이다” 등이다. 한마음으로 연예인의 군 일화로 무너지는 모래알 같은 군사기를 걱정했다. 방산비리, 성추문, 구타 등 군 당국이 스스로 더럽힌 명예에 대해선 일절 함구했다. 이어 김제동 씨를 불순세력으로 낙인찍었다. “대통령도 외부세력”을 언급하며 선동꾼으로 몰았다. “감당할 수 있으면 (국감에) 부르라”는 발언을 곱씹으며 김제동 씨가 국회를 조롱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간 허위 사실로 선전했을지도 모른다며, 이참에 진상규명해 뿌리를 뽑자는 ‘김제동 재갈 물리기’도 등장했다.


1. 호들갑스러운 걱정과 비난 쏟아낸 종편

 

김제동 한마디에 군 사기 떨어진다고 걱정


 국방위원회 위원인 백승주 의원이 지적한 방송은 무려 15개월 전, 2015년 7월 5일 JTBC <김제동의 톡투유 – 걱정말아요 그대>이다. 김제동 씨는 군대 사연에 대한 토크 중 본인의 일화를 털어놓는다. 일병 때, 행사 사회를 보다 일어난 일이다. 김 씨가 4성 장군의 부인을 알아보지 못하고 ‘아주머니’라 불렀고, 이 때문에 13일간 영창에 수감됐었다는 것이다.

 백 의원은 6일 김제동 씨의 발언이 “군 간부문화를 희롱하고 조롱한 것, 군에 대한 신뢰를 굉장히 실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종편 출연진 역시 같은 이유로 김 씨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장성호 건국대 국가정보학과 교수는 연합뉴스TV <뉴스1번지>(10/7)에서 “60만 대군한테는 상당히 큰 비수가 되어 꽂혔을” 것이라며 모든 군인의 마음을 대변했다. 채널A <이남희의 직언직설>(10/6)에 출연한 최병묵 전 월간조선 편집장, TV조선 <뉴스를 쏘다>(10/6)에 출연한 여상원 변호사 등 다수가 군의 명예를 실추시킨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TV조선 <이것이 정치다>(10/7)에 출연한 민영삼 사회통합전략연구원장 역시 마찬가지다. “정부를 불필요하게 자극하고 비판하고 특히 군사기를 저하시키고 군 명예를 실추”했다고 김 씨를 비난했다. 민 원장은 공인으로서 김 씨의 발언은 타당하지 않고 이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를 비판하고 싶으면 ‘안보문제’ 대신 “코너링 문제를 얘기하면 훨씬 더 박수를 받고 웃음이 나올 것 아니겠어요?”라 추천하기도 한다.

△ 김제동 씨가 군 명예를 훼손했다는 민영삼 사회통합전략연구원장. TV조선 <이것이 정치다>(10/7) 화면 갈무리

 

 당시 김제동 씨의 발언은 방청객과 서로의 ‘군대 일화’를 이야기 하던 중 언급된 것이다. 상명하복 식 군대 문화 같은 군 부조리는 김제동 씨와 당시 방청객 그리고 방송을 시청한 시청자 모두가 인지하고 있다. 김 씨의 일화는 이를 전제로 가볍게 나눌 수 있는 재밌는 에피소드 중 하나다. 이 발언이 군 명예를 실추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본인의 자유다. 이를 국감장에서 논해야 한다거나, 수사해서 진위를 가려야한다고 방송에서 외치는 것은 지나친 비화다.

 

김제동이 군 명예 실추시킨 불순세력이라고 목소리 높여

 

 종편 출연자들의 걱정은 군 모독에서 한 발 더 나아간다. 연합뉴스TV <뉴스1번지>에 출연한 박태우 고려대 연구교수는 김 씨의 발언이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청소년들한테 아주 안 좋은 영향을 준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젊은 사람들, 그런 걸 보면서 군을 비하하고 폄하할 수 있어요”라며 ‘국방력은 곧 정신력’인데 그 정신력을 김제동 씨가 해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TV조선 <뉴스를 쏘다>(10/6)에 출연한 여상원 변호사는 부모 마음까지 헤아렸다. 여 변호사는 “지금 군대에서 여러 가지 관심사병이니 문제 많지만, 여기에 대해서 부모들이 과연 자식을 군대에 보낼 수 있겠느냐. 그런 면에서 국감에서 왜 한 희극인의 발언으로 떠드느냐 하지만, 저는 군대 문제만큼 우리 국민들한테 민감한 문제가 없기 때문”이라 걱정했다. 그러나 정작 자식을 군대에 보내는 부모가 김제동 씨의 사례를 두고 걱정을 할까? 궁금하다.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군 사망자는 평균 연 평균 105명이다. 장병들의 생명과 직결된 각종 방산 비리, 김일병 사건 등 부조리가 산적해있다. 군 신뢰를 추락시킨 건 다름 아닌 국군과 국방부 자신이다. 여 변호사는 이 모든 사안은 함구하고 김제동 씨 발언만 걱정하고 있다.

 

김제동이 국회엔 도전하고 군 당국은 협박하는 파렴치한이라고 비난

 

 TV조선 <이봉규의 정치옥타곤>(10/8)의 진행자 이봉규 씨는 대한민국은 삼권 분립 국가라 느닷없이 소리 높인다. “우리 민주주의 국가 삼권 분립 아닙니까?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가 이렇게 서로 견제를 하는 건데. 거기에 김제동이가 있나요? 삼권에 맞서는? 나를 감당할 수 있겠냐는데, 입법부가”라며 앞장서 분개했다. 김제동 씨를 “현 정부에 맞서서 투사 같은 오버액션을 벌인” 사람이라 규정하기도 했다.
그 이유는 김제동 씨가 6일 성남시에서 열린 토크 콘서트에서 국정감사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김제동 씨는 “북한이 5차례 핵실험을 했다. (중략) 핵탄두도 소형화 되고, 탄도 미사일도 개발하면 국민의 세금을 받는 사람은 제 이야기를 할 게 아니고, 국방 이야기를 해야 할 것 아닌가”라 말했다. 또한 김 씨는 “언제든지 부르시라. 개인적으로 부르면 다 얘기해드릴 수 있다”라며 백승주 의원에게 답하기도 했다. 이어 국감 출석도 출석 요구 시 참석하겠다며, “제가 (국감장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면 감당할 수 있습니까? 방산비리는 어떻게 할 겁니까? 몇 만 원 주고 살 걸 몇 십만 원 주고 사고, 우리 애들 방탄복이 총알에 뚫리고. 신형복 나왔다고 해서 샀더니 신발에 물이 새요”라 되물었다. 그러자 이봉규 씨는 중립을 지켜야 할 진행자의 본분은 망각한 채, 사안을 논란으로 몰아간 것이다.

 

△ 김제동 씨 발언을 허위로 보이게끔 강조하는 자막을 반복적으로 넣은 TV조선 <이봉규의 정치옥타곤>(10/8) 화면 갈무리

 

 

 김병민 여의도연구원 정책 자문위원은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10/7)에서 “대한민국 국회를 그렇게 우습게 아시면 안됩니다”라며 김제동 씨에게 일침을 가했다. 출연해 “나를 부르면 감당할 수 있겠느냐? 이런 이야기는 사실 이번엔 한 단계 더나간, 국회, 국방위원회를 조롱한 게 아닌가”라고 김제동 씨를 국가 권력을 조롱하는 인물로 낙인찍었다.


황성준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채널A <이남희의 직언직설>(10/7)에서 “명백히 제가 볼 때는 영창을 안 갔는데 간걸로 얘기하시는데 물론 본인께서는 웃기자고 한 소리인데 그걸 갖고 심각하게 한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문제는 지금 말씀 저 앞에서 보면 굉장히 당당하고 오히려 군 당국을 협박한다는 느낌까지 들거든요” 아예 김제동 씨의 발언을 거짓말이라 단정지었다. 국감 출석도 문제 없다는 반응을 군 당국을 협박하고 있다고 비하하고 있다.

 

 모두 ‘국가를 조롱하고 협박하는 불순세력’으로 낙인찍으려는 노력들이다. 무엇보다 그가 맥락없이 “감당할 수 있겠냐”고 말한 게 아니다. 연예인이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출석 요구를 받은 기막힌 상황에 대한 답이다.

 

 김제동 씨의 말대로 국방위원회 국정감사는 5차 실험까지 진행된 북핵에 대해 논해야 할 자리다. 사실 김제동 씨의 입장은 종편 패널들과 다를바 없다. 북핵은 그간 종편 출연진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김제동 씨와 종편 출연진들은 마음을 모아 귀한 국정감사 시간을 허투루 쓴 이 기막힌 상황 먼저 지탄해야 한다.

 

김제동 발언을 ‘한부모 가정 조롱’한 장동민 개그와 비교한 무리수

 

 김제동 씨를 비난하려다 황당한 비유를 둔 경우도 있었다.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 개그맨 장동민 씨가 한부모 가정 아동을 조롱하는 개그로 논란의 대상이 된 적이 있다.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10/7)에서 김병민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은 느닷없이 장동민 발언과 김제동 발언을 비교했다. “얼마 전 코미디 빅리그의 장동민 씨라고. 한부모 가정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가 크게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이게 뭐냐면, 개그맨으로서 방송인으로서 재미있는 소재를 가지고 활용할 수 있겠으나 소재를 활용한 게 아니라 자기 경험담을 가지고 정확하게 이야기를 한겁니다”라고 말한 것이다. 도대체 장동민과 김제동 발언이 왜 비교거리가 되는지 이해조차 되지 않는다. 장동민 씨의 발언이 논란이 된 이유는 한부모 가정의 아동이란 약자를 소재로 그들을 조롱한 개그이기 때문이다. 김제동 주인공은 군단장, 권력자다. 김병민 위원이 비유한 것처럼 소수자를 조롱했던 장동민 씨와 김제동 씨의 사례는 비교거리도 되지 않는다.

 

2. 선동꾼 김제동, 이참에 뿌리 뽑겠다는 속내

 

 이명박 정권은 김제동씨를 좌파 연예인으로 분류해 사찰했다. 소신 발언을 이어온 김 씨가 눈엣가시였을테다. 이는 이번 정권에도 유효한 듯하다. 여당과 종편 출연진들은 ‘오피니언 리더’라는 그럴싸한 표현으로 김제동 씨를 국가를 조롱하고 여론을 호도하는 선동꾼으로 몰고 갔다.
채널A <이슈투데이>(10/6)의 진행자 천상철 씨는 백승주 의원과 통화내용을 공개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사실 백승주 의원과 오늘 아침에 통화를 해봤어요. 왜 그러셨어요? 그랬더니. 이것을 김제동 씨를 단순히 코미디언으로 볼 것이냐, 아니면 사회에 영향을 주는 어떤 오피니언 리더, 지도자로 볼 것이냐. 본인은 후자로 본다는 거예요”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정치적 소신을 밝힐 권리가 있다. 김제동 씨 역시 이를 행사했을 뿐이다. 연예인이라고 예외는 없다. 그러나 ‘오피니언 리더’라는 허울 좋은 말로 포장해, 종편의 ‘김제동 죽이기’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김제동을 비선 실세 최순실, 차은택 급으로 부각해주기도

 

 김제동 씨를 ‘오피니언 리더’ 이상으로 평가한 출연진도 있다. 고영신 한양대 언론대학원 특임교수는 TV조선 <이봉규의 정치옥타곤>(10/8)에서 “막후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택? 차은택? 최순실? 전에 들어봤습니까?, 못들어봤는데, 엄청난 비선실세인데. 실제로 김제동 씨는 젊은이들한테는 공개된 실세입니다. 영향력이 엄청나요”라고 말했다. 최순실, 차은택 씨는 막후에서 청와대 측근이란 권력을 휘둘러 각종 비리에 연루된 상황이다. 반면 김제동 씨의 그간 행보는 어떤 면에서도 ‘연예인 김제동’에게 득이 될 수 없다. 그가 감수한 손해는 프로그램 하차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엄청나다. 정부의 사찰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런 그를 마치 최순실, 차은택 씨와 같은 ‘실세’로 놓고, 여론을 호도하는 하나의 권력처럼 치부하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괘씸한 김제동의 사드 연설, 거듭 끄집어내서 매도하기

 

 이번 사안을 다룬 대부분의 방송은 김제동 씨가 8월 5일 경북 성주 군청 앞 광장에서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연설을 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당시 여당과 종편은 “대통령도 외부세력” 발언을 강조하고, 김제동 씨를 ‘선동꾼’이라며 매도했다. 뿐만 아니다. 국정교과서 반대, 토크 콘서트에서 밝힌 정치적 견해 등을 발언 사이사이 수차례 내보내기도 했다. 정부와 반하는 과거 발언을 짚으며, ‘종북’, ‘빨갱이’ 딱지 붙이기에 여념 없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이번 논란을 “사드 반대 발언 한 것에 대한 정치 보복”으로 해석했다.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10/6) 김병민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 위원 역시 사드 발언을 언급했다. “경북 성주에서 사드 관련해서 많은 주민들이 모여 있는 과정에 김제동씨가 가서 선동하면서 했던 이야기”라고 ‘선동’이라 낙인찍었다. 그는 김제동 씨를 “책임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한마디, 한마디를 꼬집어서 사람들의 분노를 자극시키는 일을 했던 사람”이라 규정하기도 했다. “주민등록이 성주로 되어있지 않은 사람이 외부세력이라고 한다면 대통령, 국무총리, 국방부장관도 외부세력”이란 당시 연설 내용에 대한 견해로 보인다. 선동은 악의적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여론을 호도하는 것이다. 당시 40여 분의 연설은 사실을 왜곡한 것도 거짓으로 여론을 조장한 내용도 없었다. 그는 집회에서 개인의 소신을 밝혔을 뿐이다. 허나 종편은 단지 정부와 반한다는 이유만으로 선동꾼으로 매도하고 있다.


이 논리는 이번 영창 발언으로 이어진다. 김 위원은 “저 사람이 흥미와 재미를 유발하기 위해서 있지 않은 사실들을 만들어 낼 수도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것들을 국민들에게 철저히 알려줄 필요가 있다”며 국감 증인으로 출석시켜 사실을 규명하자고 말했다. 김제동 씨의 거짓 선동을 이번 기회에 철저히 밝히자는 논리다. 이참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이다.


 TV조선 <뉴스를 쏘다>(10/7)에 출연한 황태순 정치평론가 역시 마찬가지다. 김제동 씨를 “이른바 친노 그룹에 어떻게 보면 좀 앞에 나서는 최고 프로파간다”라 칭했다. 황태순 씨는 선거를 앞두고 이 위험한 인물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다음의 사견도 보탰다. “선거의 승패라는 건 순간적으로 바뀌거든요. 그런 상태에서 확 바람몰이. 그것도 거짓말로 바람몰이한다. 진실을 가지고 바람몰이하면 뭐라고 그러겠습니까? 그러나 자기가 경험하지도 않은 있지도 않은 사실을 가지고 만들어내서 만약에 있었던 듯이 이야기한다면 이건 왜곡이죠. 그런 부분에서 이른바 예방주사 놓는 차원에서” 앞서 김병민 위원과 같은 논리의 김제동 죽이기다.

 

△ 상단 8월 사드 반대 발언 /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하고 있는 김제동 씨 채널A <이남희의 직언직설>(10/6)
하단 8월 사드 반대 발언 /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하고 있는 김제동 씨 채널A <이슈투데이>(10/6) 화면 갈무리

 

3. 김제동 발언의 본질인 군 문제는 모두 함구하는 종편


 김제동 씨는 “방위가 근무시간 외 영내에 남아있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 말했다. 병사를 사적으로 이용하는 갑질문화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하다. 이번 국정 감사에서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폭로한 2013년 해군장성 부인 호화 파티가 한 예다. 김제동 씨 발언을 문제 삼으려면 사건을 초래한 군 부조리 전반에 대해 논해야 마땅하다.

 

 TV조선 <이봉규의 정치옥타곤>(10/8)에 출연한 윤영걸 전 매경닷컴 대표는 군 이야기는 굳이 들춰 낼 일이 아니란 입장이다. “(김제동 씨가) 자기 있던 데를 저렇게까지 매도하는 건. 저도 논산훈련소에서 많이 맞았습니다만 나와서는 일체 이야기 안하잖아요. 동작 느리다고 많이 맞았거든요” 진행자 이봉규 씨는 “좀 많이 맞으셨을 것 같아요. 바른 소리 하다가”라고 맞장구친다. 윤영걸 씨는 이어 “고향이 그쪽이라고 한 대 더 맞았습니다”라며 농담까지 던진다. 군 내 구타는 병영부조리의 가장 고질적 사안임에도 농만 던지고 있는 것이다. 군 내 구타로 인한 ‘자살’, ‘총기 난사’ 등의 사건들을 간과한 발언이다.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10/7)에서 김병민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과 진행자 김진 씨 역시 마찬가지다. 군 부조리는 으레 함구해야할 사안으로 본다. 정해진 근무 시간 외의 근무는 부당한 일이다. 김제동 씨는 잘못된 관행을 지적했다. 그러나 진행자 김진 씨와 김병민 씨는 전혀 문제 삼을 일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군의 폐쇄성을 이유로 문제는 으레 덮고 간다는 그릇된 인식 때문이다. 무엇보다 ‘연평도 포격사건’을 초과근무의 예시로 든 것이 화룡점정이다. 연평도 포격 당시 대치 상황과 군 장성 파티 진행에 같은 경중을 두는 패널은 김병민 씨 외엔 없었다. 특히 김병민 씨는 “일과시간 끝나고 사회 본 걸 가지고 큰 문제를 삼는다? 대한민국에서 군대 다녀온 대한민국 모든 국군 장병은 다 대한민국 국가와 군을 상대로 문제제기를 할 수 있습니다”라는 발언은 사실 그 자체가 김제동 씨 발언보다 더 큰 군기에 대한 문제제기이다. 대한민국 모든 국군 장병이 사실상 원칙에 어긋나는 대우를 받고 있다고 말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김제동 씨의 문제제기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김병민 씨의 주장, 이것이야말로 군 사기를 떨어뜨리는 심각한 수준의 발언이 아닐까 생각한다.

 

 

4. 평소 자신들의 행태는 덮어두고 김제동만 걸고 넘어지는 종편의 코미디


 김제동 씨 발언에 대한 종편의 방송 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평소 자신들의 문제는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양 김제동 씨를 비판하는 행태이다.

 

김제동이 종편의 신뢰도 떨어트린다고 걱정하는 종편

 

 진성호 전 새누리당 의원은 TV조선 <뉴스를 쏘다>(10/7)에서 김제동 씨가 “종편 전체 신뢰도를 땅바닥에 떨어”뜨렸다고 주장했다. 이유는 김제동 씨가 방송에서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다. “자기 이름 걸고 하는 토크쇼에서도 진행자가 뻔뻔스럽게 자기 이야기를 거짓말 하는구나. 그러면 종편 안그래도 지금 여러군데서 종편 많이 하는데, 종편 진행자들은 다 거짓말쟁이야”라는 것이다. 김제동 씨의 20년 전 사건은 거짓이라 밝혀진 적이 없다. 그럼에도 거짓이라 전제하고는 종편 전체를 매도한 발언인양 몰고 있다. ‘거짓’이라 밝혀지지 않은 사안을 ‘거짓’으로 단정짓고 말하고 있는 본인의 문제 먼저 살펴야 할 듯 하다. 뿐만 아니다. 말 그대로 사돈 남 말하는 발언이다. 진성호 전 의원은 그간 고정 패널로 활동하며 막말 선봉장에 섰다. 심지어 2014년 미디어 오늘에서 선정한 종편 ‘막말 평론가’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북한도 철도파업 성명을 냈다. 정말 한 목소리”, “(일베의) 폭식농성도 표현의 자유고 시위의 방법” 등의 발언들 때문이다. 종편 망신을 시킨 건 정부 나팔수, 여당 대변인으로 맹활약한 진 전 의원이다.


 진 전 의원은 JTBC의 행동을 촉구하기도 했다. 같은 프로그램인 TV조선 <뉴스를 쏘다>(10/7)에서 김제동 씨의 발언은 엄연한 ‘명예훼손’으로 퇴출감이라는 주장도 내놨다. 아래는 진행자 엄성섭 씨와 진성호 전 의원의 대화다.

 

 

 

 

 그러나 2008년 의원시절, 진성호 전 의원은 네이버로부터 고소당했다. “네이버는 평정됐다”는 발언 때문이다. 명예훼손 혐의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했고 결국 사과문을 개재했다. 종편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자신들의 문제나 걱정하고 반성해야 함에도 김제동 문제에 지나치게 흥분하고 모습이 우스꽝스러울 뿐이다.

 

현 종편 출연자들에게 그대로 돌려주고픈 “자기 분야에 집중하라”는 충고

 

 국민을 앞세워 김제동씨에게 재갈물리는 출연자도 있었다. MBN <뉴스BIG5>(10/6)에서 최경선 매일경제 논설위원은 김제동 씨에게 자기 일에만 집중하라고 충고했다. “일본의 노벨상을 소개할 때 일본인들이 자기 분야에 대해서 파고드는 전문성, 이런 것들을 이야기하는데. 각자의 분야에서 자기 역할에 충실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일본의 노벨상 수상은 정치에 대한 무관심 때문이고, 한국의 노벨상 비수상은 정치에 대한 관심 때문이란 논리다. 개인의 정치적 발언을 마치 사회 동력을 떨어뜨리는 일로 취급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누구나 정치적 소신을 밝힐 권리를 보장받고 있다. 정치는 ‘자기 분야’를 따질 문제가 아니다. 내가 사는 사회가 건강해지기 위해 모두가 관심 가져야 할 모두의 분야다. 전 수사팀장, 피부과 의사까지 정치 대담 패널로 출연하는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의 전문성 먼저 챙기길 바란다.

<끝>
문의 김유나 활동가(02-392-0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