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멋대로 상상하고 인터뷰로 입닦은 TV조선, 신개념 ‘유체이탈 보도’
등록 2018.11.28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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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귀순한 북한군 병사 오청성 씨의 첫 인터뷰가 일본 산케이신문에 실렸습니다. 이 인터뷰는 여러모로 논란이 되었습니다. 첫 인터뷰를 한국 언론이 아니라 일본 언론과 한 점이나, 산케이신문이 일본 전국 일간지 중 가장 우익, 반공, 혐한 성향이 강한 매체로 평가된다는 점, 게다가 오 씨가 ‘한국군이 군대같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된 점 때문이었습니다.

 

우리 언론도 이에 과도한 추측성 보도를 쏟아냈는데요. 오청성 씨는 21일, 조선일보‧연합뉴스 등에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고 ‘생활고’ 등 여타 추측 보도들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이를 다루면서 TV조선은 황당한 대담을 했습니다. TV조선은 오청성 씨의 외모평가에 집중했고요. ‘수입차 구매로 인한 생활고’, ‘생활고로 인한 일본 극우신문 인터뷰’ 등 추측성 보도를 쏟아냈습니다. 게다가 이런 문제 대담을 나눈 바로 다음날, 다시 오청성 씨를 직접 인터뷰해서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보도에 전혀 반성하지 않는 ‘유체이탈’ 과도 같은 태도로 일관했습니다.

 

오청성 씨 인터뷰 논란보다 중요한 건 ‘외모’?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11/21)은 산케이신문의 보도 중 논란이 컸던 ‘한국군 발언’보다 ‘현빈 닮은 외모’에 더 관심이 많았습니다.

 

엄성섭 앵커는 먼저 “어떨까요. 오청성 씨가 이 말을 해놓고 논란이 되니까 부인을 하는 걸까요? 아니면 진짜 산케이가 왜곡 보도를 했을까요?”라고 질문했습니다. 발언 진위 여부를 따져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윤우리 기자는 이 질문에 대해서 이렇게 황당하게 말했습니다. 

그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서 오청성 씨가 어떤 사람인지 취재를 해봤습니다. 우선 오청성 씨를 만나본 인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오청성 씨가 상당히 잘 생겼다고 언급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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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청성 외모 평가하는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11/21)

 

어안이 벙벙한 답변입니다. ‘오청성 한국군 발언의 진위 여부’를 묻자 ‘오청성 잘 생김’으로 답한 겁니다. 윤 기자는 자신의 말에 신빙성을 부여하려는 듯 “앞서 이국종 교수가 오청성 씨에 대해서 현빈을 닮았다고 언급하기도 했었는데, 그게 인사치레로 한 말이 아니라 정말 핸섬한 외모로 알려지고요”라고 반복했습니다. 오 씨의 외모를 확인하기 위해 이국종 교수까지 소환한 겁니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윤 기자는 “성격도 딱 우리나라의 20대 같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개성도 꽤나 있고 일정 부분에서는 우리 20대가 그렇듯이 약간 철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이 되기도 하는데요”, “기본적으로 성향도 상당히 착하고 한국 사회 그리고 정부에 고마워하는 마음도 크다고 합니다. 때문에 산케이 보도대로 한국군을 향해서 군대 같지 않은 군대라고 언급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는 것이 오청성 씨를 만나본 인사들의 말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오청성 씨는 한국군에 대해서 자신을 살려준 데에 대해서 굉장히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라고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결국 대답이 나오기는 했습니다. ‘오청성 씨가 잘 생기고 착하니 한국군 발언을 할 가능성이 없다’는 겁니다.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습니다.

 

‘진짜 현빈 닮았냐’…TV조선의 수준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의 오청성 ‘얼평’은 이날 하루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오청성 씨의 TV조선 인터뷰를 소개한 <보도본부 핫라인>(11/22)에서 윤우리 기자는 또 ‘오청성 외모’에 열의를 보였습니다. 이들의 대화는 이런 식입니다. 

엄성섭 앵커 : 직접 봤어요? 현빈 닮았다고 그랬었잖아요. 이국종 교수가

윤우리 기자 : 현빈 닮았다는 그 얘기에 대해서 본인은 굉장히 겸손해했습니다. 안 닮았다, 이렇게 부인을 했는데. 그 목소리부터 좀 들어보실까요? (모자이크 처리된 오 씨 인터뷰 보여준 뒤)

엄성섭 앵커 : 그런데 겸손한 거예요? (현빈과) 진짜 안 닮았어요?

윤우리 기자 : 아주 싱크로율이 높은 것은 아니었어요. 솔직히

엄성섭 앵커 : 그래요?

윤우리 기자 : 이국종 교수 역시 굉장히 미남형이다 이런 식으로 얘기한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오 씨 같은 경우에는 우리가 길에서 조금 흔히 볼 수 있는 남한의 20대 청년처럼 보이기도 했거든요. 남색 정장에 저렇게 흰색 셔츠를 입고 왔는데, 머리도 지금 저희가 모자이크 처리를 해놨지만 가을 분위기에 좀 맞게 갈색으로 염색을 한 그런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한눈에 봐도 굉장히 잘생기고 훤칠한 젊은 남성의, 딱 20대의 모습이었는데요

  이쯤 되면 이것이 시사 프로그램인지, 유튜브 가십 채널인지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그나마 외모평가를 국민과 함께 하기 위해서 오 씨의 얼굴까지 공개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TV조선은 모자이크 처리를 한 오 씨의 인터뷰 영상을 보여주면서, “목소리부터 좀 들어보실까요?”어보라고 권했는데요. 이때 음성변조는 하지 않아서 이 부분은 신변 보호에 소홀함이 있었다고 평가됩니다.

 

‘오청성 씨가 정착금 탕진해 일본 언론과 인터뷰’?

사실상 인권 침해에 가까운 이러한 ‘외모 평가’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은 21일 사실관계가 뒤집힐 ‘추측성 보도’를 하고도 사과 한 마디 하지 않았습니다. 21일 이 방송은 오 씨가 한국 정부로부터 받은 정착금을 탕진해서 일본 산케이신문과 인터뷰했을 가능성을 타진했습니다. 이날 엄성섭 앵커가 “오청성 씨, 최근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고요?”라고 묻자 윤우리 기자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오청성 씨가 얼마 전에 일본 산케이신문과 인터뷰를 하면서 다시 우리에게 관심을 받기 시작했는데 그 인터뷰를 보고 저희도 왜 한국 언론이 아니라고 일본 언론과 인터뷰를 했을까? 궁금증을 갖기도 했는데. 그런데 오청성 씨가 일본까지 건너가서 인터뷰를 한 이유가 바로 돈 때문이다, 이런 보도가 나왔습니다. 오청성 씨는 현재 후원금과 정착금을 모두 써 버렸고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이 되어서 월 50만 원가량을 받는다고 하는데요. 생활이 어려워진 가운데 산케이 신문으로부터 인터뷰 요청이 왔고 항공권과 숙박비 등 체제비 일체는 물론 인터뷰 대가로 상당한 금액을 받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타 매체 보도를 거론하기는 했으나 출처를 밝히지도 않았고 TV조선 스스로 ‘정착금을 탕진해 기초생활수급자가 됐고 돈 때문에 일본 신문과 인터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게 끝이 아닙니다. 엄 앵커는 “탈북자는 정착금이 어느 정도 지급되지 않아요?”라며 추가적인 내용을 유도했습니다. 그러자 백대우 기자와 엄성섭 앵커의 발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백대우 기자 : 오 씨의 경우에는 정착 보조금과 함께 각계 단체들로부터 후원금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오 씨는 이 돈으로 차량을 두 대 구입을 하는 등 돈 관리를 제대로 못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정보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남쪽으로 넘어오기 전부터 남한으로 가면 부자처럼 살 수 있다, 매일 고기반찬을 먹는다’ 이런 다소 좀 비현실적인 이야기들이 공유도 좀 된다고 전해집니다. 이 때문에 일부 탈북자 분들은 정착금을 조금 무분별하게 사용해서 단 시일 내에 전부 탕진하고 기초수급자 생활을 하시는 분들도 일부는 계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엄성섭 앵커 : 차를 두 대씩이나, 왜 두 대가 필요할까요?

백대우 기자 : 두 대가 필요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요. 그 두 대 가운데 또 한 대는 수입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일종의 과시욕이 아니었을까 하는 짐작들이 전해지고 있는데요. 북한에서의 생활들과 달리 눈앞에 그리고 당장 내 손에 목돈이 쥐어지니까 어린 나이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주변의 여러 유혹들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추측들이 나오는데요. 오 씨 주변에서 돈을 그렇게 낭비하면 한국에서 제대로 적응할 수 없다, 이렇게 타일렀는데 별 소용이 없었다고 합니다. 결국 생활고가 심해져서 차량도 다시 판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잠시 맛본 호화로운 생활들, 빨리 잊어야 정착 그리고 또 안착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텐데

  이 때 화면에는 번쩍거리는 승용차 두 대를 배경으로 누군가 오청성 씨에게 “돈 낭비하면 한국 적응 힘들어”라고 충고하는 삽화까지 보여줬습니다. 이 삽화는 당연히 TV조선의 온전한 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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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청성 정착금 탕진’ 주장하며 삽화까지 삽입한 TV조선(11/21)

 

하루 만에 달라진 입장, 사과 없는 TV조선

그러나 11월 21일 TV조선의 뉴스9은 <단독 인터뷰/오청성 “‘'한국군 비하사실 아냐구출영상 보고 감명”>(11/21 김정우 기자)에서 오 씨를 인터뷰했습니다. 인터뷰는 TV조선‧조선일보과 진행한 것인데요. 오 씨는 이 자리에서 ‘수입차 2대 구매’ 및 ‘정착금 탕진’을 부인했습니다. 오 씨는 “생활고에 시달린 건 없어요. 제가. 솔직히 사람들이 개인이 차 2대 사는 사람이 있어요?”, “지원금 받은 것은 없고 일반 탈북민들 400만원 씩 주는 것 있잖아요. 모든 사람들한테. 그거 400만원 외에 받은 게 없어요”라고 말했습니다.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은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잔뜩 ‘카더라’를 늘어놓은 당사자였는데요. 바로 다음날인 22일 손바닥 뒤집듯 쉽게, 자사의 이 인터뷰를 내놓은 겁니다. 이때 사과나 해명은 한마디도 없었습니다.

 

문승진 기자는 “어떤 추측성 보도들이 많이 나오다 보니까 본인이 이제는 어느 한 매체를 통해서 얘기를 해야겠다고 해서 국내 언론에서는 유일하게 TV조선에서 인터뷰를 한 건데요. 사실 그동안 많은 얘기들이 나왔는데, 오 씨는 그에 대해서 사실이 아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 부분에서. 정정하는 얘기를 했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윤우리 기자는 “지금 전반적으로 보면 오청성 씨 보도와 관련해서 오보가 많은 편이잖아요. 이것과 관련해서 오청성 씨도 자기 기사를 계속 찾아보고 있는 모습이었고요. 그러면서 조금 자신이 방탕한 생활을 했다 이렇게 보도가 나오는 것을 보면 얼굴이 일그러지는 듯 감정적으로 조금 힘들어하는 그런 모습”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한 오보, 추측성 보도를 자신들이 바로 전날 냈다는 점은 까맣게 잊었다는 태도입니다.

 

북한 관련 사안이면 일단 무조건 자극적으로 보도하고 그것이 사실이 아니면 모른 척 지나가는 것은 TV조선의 오래된 버릇입니다. 이번엔 어려운 과정을 거쳐 한국에 온 오청성 씨를 향해 ‘외며 평가’부터 ‘정착금 탕진으로 일본과 인터뷰’ 등 온갖 낭설을 쏟아내더니 오 씨가 자사를 통해 반박하자 ‘다들 오보를 많이 냈다’며 책임을 회피했습니다. 비단 오청성 씨 사례가 아니더라도 그런 오보를 부추기고 확산시킨 것이 누구인지 되돌아봐야 합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11월 21일, 22일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

 

문의 이봉우 팀장(02-392-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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