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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갱이’ 내세우더니 ‘친일청산’에 날 세운 채널A
등록 2019.03.25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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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일주일 동안 동남아 국가를 방문했습니다.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정상들과 회담을 갖고 외교 현안 및 신남방정책에 대한 이야기 등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상적인 순방이었으나 엉뚱한 곳에서 문제가 터졌습니다. 문 대통령이 말레이시아 방문 당시 말레이시아 총리에게 한 인사말이 인도네시아어였다는 지적이 나온 겁니다. 이경찬 영산대 교수가 19일 페이스북에 이같은 주장을 펼쳤고 이를 언론이 대거 받아쓰면서 ‘외교 결례 논란’으로 번졌습니다.

 

그러나 KBS는 대통령의 인사말이 맞는 표현이며 따라서 외교 결례도 아니라는 ‘팩트체크’를 내놨습니다. KBS 뉴스9 <팩트체크K/문 대통령, 말레이 총리에 인니어 인사말… 외교결례?>(3/20 옥유정 기자)는 문제가 된 ‘쁘땅’과 ‘소레’가 두 나라의 사전에서 동의어로 나왔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현지에서는 문 대통령의 말실수나 외교적 결례를 보도가 없었다는 점, 현지 한인 사회는 “어차피 비슷한 말인 데다가 사투리 정도로 보면 된다, 그러니까 현지에서는 아무 말이 없는데 사실 한국 언론이 오히려 더 예민하게 아니냐”라고 반응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한 교수의 주장으로 촉발된 이 논란을 언론이 다룬다면 KBS처럼 정확한 해당 언어의 뜻, 청와대의 의전상 실수 여부, 외교부 대처의 적절성, 외교 결례 여부가 주요 내용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 사안마저 “빨갱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낸 언론이 있습니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3/20)입니다. 채널A는 ‘청와대의 외교 실수’를 핵심 주제로 내놓고 이를 ‘빨갱이’, ‘친일 낙인’이라는 키워드로 확장했습니다. 이 세 가지가 대체 어떤 연결고리가 있길래 이렇게 하나의 주제로 묶었을까요? 여기서 ‘친일’에 대한 채널A의 엇나간 역사의식을 엿볼 수 있습니다.

 

‘빨갱이’‧‘말레이 외교 결례’‧‘대북정책 비판’이 한 묶음?

채널A <돌직구쇼>는 “오늘의 톱뉴스” 코너를 시작하면서 김진 앵커가 그날 다룰 이슈를 키워드별로 소개합니다. 20일 방송에서는 문 대통령, 이희진 씨, 가수 최종훈 씨 사진과 함께 어떤 내용을 다룰 것인지 단문으로 표현했습니다. 문 대통령 사진에는 “빨갱이”라는 키워드를 붙였습니다.

 

이것만 보면 마치 문재인 대통령이 누군가에게 “빨갱이”라고 말한 것처럼 오해를 야기할 수도 있는데요.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100주년 기념사에서 “일제는 독립군을 ‘비적’으로, 독립운동가를 ‘사상범’으로 몰아 탄압했습니다. 여기서 ‘빨갱이’라는 말도 생겨났습니다”, “(빨갱이는)해방 후에도 친일청산을 가로막는 도구가 됐습니다”라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채널A가 초점을 맞춘 것은 이 발언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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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직구 오늘의 이슈!’라며 “빨갱이” 키워드 선정한 채널A <돌직구쇼>(3/20)

 

대담이 시작되자 채널A는 <‘참 외교적이지 않은’ 실수, 그리고 퇴짜>라는 제목으로 문 대통령의 말레이시아 외교 결례 논란에 대해 대담을 나눴습니다. 20일 이후 KBS를 포함 많은 매체에서 외교 결례로 볼 수 없다는 팩트체크가 나온 것처럼, 채널A도 이 주제를 다루고자 했다면 명확한 사실관계 확인부터 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채널A는 아무런 검증 없이 청와대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확실하지도 않은 ‘말레이시아 외교 결례’를 빌미로 정부의 대북정책까지 도매금으로 비난했다는 겁니다. 

박정하 전 청와대 대변인: 저런 일(말레이시아 인사말)에 실수가 나온 거에 대해서 도저히 있을 수가 없는 일이 생긴 거 아닌가 싶고요.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당황스럽고 왜 이런 일들이 계속 발생되고 있는지 우려스러운 상황이고. 어쩌다 보면 이렇게 계속 하다 보니까 우리 국민들 자꾸 걱정하는 것처럼 우리나라 외교와 우리나라 청와대는 기승전남북문제만 얘기를 하느냐. 이런 걱정을 하고 있는 상황이고 오늘 아침에도 동아일보 1을 보면 하노이 북미 간의 정상회담이 잘못되고 난 상황에서 그 다음에 국제사회가 모두가 북한의 제재를 압박해야 되는 상황이다라고 한 목소리를 내야 되는 상황에서도 우리 정부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통해서 폼페이오에게 남북미 정상회담을 이 참에 하자라고 제안을 했다가 퇴짜를 맞았다는 거 아닙니까.

김진 앵커 : 미국한테 퇴짜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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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의전 비판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 비판으로 이어진 채널A <돌직구쇼>(3/20)

 

뒤죽박죽 보도‧대담, 시청자 혼란만 가중

채널A가 애초부터 부각하고자 한 것은 같은 날 자매사 동아일보 보도 <한국 남북미 정상회담 열자가 거부>(3/20)입니다. 우리 정부가 남북미 회담을 제안했다가 미국에게 ‘퇴짜’를 맞아 망신을 당했다는 내용입니다. 물론 어떤 보도와 이슈를 선정하느냐는 채널A의 자유이지만, 최소한 시청자가 알아볼 수 있도록 방송을 구성해야 합니다. ‘문재인 빨갱이’라고 부각하더니 갑자기 ‘말레이시아 외교 결례 논란’을 이야기하고, 정작 힘을 쏟은 대목은 ‘정부가 남북미 회담 제안했다가 망신 당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이런 혼란스러운 전개로 시청자에게는 ‘문재인 빨갱이’와 ‘남북미회담 제안했다가 퇴짜’라는 자극적인 문구만 인상에 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를 채널A가 의도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조장한 것은 분명합니다. 신문을 기반으로 하는 시사 프로그램 치고는 전달 방식부터 대단히 산만한 프로그램입니다.

 

기본적 사실확인‧반론 보장도 없는 막무가내 대담

더 큰 문제는 채널A가 아무런 관련이 없는 ‘말레이시아 외교 결례 논란’과 ‘남북미회담 제안 논란’을 묶어서 정부를 비난하면서도 정작 기본적 사실 확인과 반론 보장도 안 했다는 겁니다. 이 두 사안을 다루고자 했다면 최소한 말레이시아에서 정말 문 대통령의 외교 결례를 불쾌하게 느끼고 있는지, ‘남북미회담 제안’ 보도에 정부는 어떻게 반응했는지 반영했어야 합니다. 채널A는 이를 모두 생략했습니다. 앞서 살펴봤듯 말레이시아에서는 문 대통령이 실수했다는 보도나 반응이 없으며, 동아일보의 ‘남북미회담 제안 보도’의 경우 청와대는 20일 아침 곧바로 기자들에게 ‘사실무근, 제안한 적도 그럴 계획도 없음’이라 반박했는데요. 이것도 채널A는 외면했습니다. 물론 채널A <돌직구쇼>이 아침 9시 생방송이므로 20일 오전에 나온 청와대 측 반박을 반영할 시간이 없을 수도 있으나 그렇다면 반론을 보장한 후 방송할 수 있도록 해당 주제 방송의 시간대를 변경하는 등 최소한의 노력을 보였어야 합니다. 이런 의무를 등한시한 채 ‘기승전 남북관계’라며 정부를 비판한다면 아무런 설득력이 없습니다.

 

만능열쇠 “빨갱이”

짧은 시간에 두 가지 이슈를 섞어 정부를 비판한 채널A는 앞서 키워드로 내세웠던 ‘빨갱이’로 갑자기 화제를 전환했습니다. 그 논리가 황당합니다. ‘말레이시아 외교 결례로 정부 외교에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3‧1절 경축사도 그렇다’는 막무가내 전개입니다. 문 대통령이 3‧1절 100주년 기념사에도 ‘말레이시아 외교 결례’와 같은 결의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대체 뭐가 문제라는 걸까요? 

김진 앵커 : 청와대에 대통령을 보좌할 제대로 된 외교 보좌관이 없는 것 아니냐, 아마추어만 있는 거 아니냐. 전문가들의 이런 비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정부의 외교에 총체적인 뭔가의 부족함이 있는 것이 아니냐라는 얘기를 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일본 얘기를 좀 전해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3.1절 경축사 발언 중에서 이 발언이 현재까지도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대통령 발언 영상) 문재인 대통령이 ‘빨갱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친일파다’라는 식의 발언이 현재까지도 논란이 일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경기도교육청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습니다. 경기도의회가 전범 딱지를 추진한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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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교 실수와 “빨갱이”를 연결시킨 채널A <돌직구쇼>(3/20)

 

말레이시아 외교 결례 논란이 어째서 ‘일본 얘기’로 이어지는지도 알 수 없으나 외교와 관련한 일본 이슈가 대통령의 3‧1절 경축사라니, 이쯤 되면 채널A가 정부와 대통령을 비판하기 위해 입맛에 맞는 이슈들만 골라 억지로 이어붙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심지어 마지막에는 ‘경기도의회가 전범 딱지를 추진한다’고며 또 다른 이슈를 갖다 붙였는데요. 이건 대체 무슨 말일까요?

 

대통령은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

일단 채널A가 대통령이 ‘빨갱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친일파다’라고 말해서 논란이라며 짧게 언급하고 넘어간 문재인 대통령의 3‧1절 100주년 기념사를 살펴보겠습니다. 채널A가 인용한 대통령 발언은 “지금도 우리 사회에서 정치적 경쟁 세력을 비방하고 공격하는 도구로 빨갱이란 말이 사용되고 있고, 변형된 ‘색깔론’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하루빨리 청산해야 할 대표적인 친일잔재입니다”라는 대목입니다.

 

채널A처럼 이를 ‘대통령이 빨갱이 용어 쓰는 사람은 친일파라고 했다’며 지나친 비약으로 나아간 보도들이 상당히 많았으나 전체 맥락상 문 대통령은 친일청산과 색깔론에 악용된 도구로서 ‘빨갱이’라는 용어를 든 것이었습니다. 물론 일제가 독립군을 탄압하기 위해 ‘빨갱이’라는 말을 썼다는 대통령 발언은 사료상 사실이 아니어서 논란이 되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이승만 정권의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습격 및 와해, 제주4‧3사건 등 참혹한 민간인 학살 사건, 전두환‧박정희 군부독재정권의 공안통치 등 ‘빨갱이’를 앞세운 색깔론이 친일청산과 민주주의를 압살했던 것은 역사적 사실입니다. 이를 두고 ‘대통령이 빨갱이 쓰면 친일파라고 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빨갱이”에 ‘전범기업 표시 조례안’까지 엮은 채널A

채널A가 3‧1절 100주년 기념사에 문제의식을 느낀 부분에 어느 정도 정당성이 있다고 해도, ‘경기도의회가 전범 딱지를 붙인다’는 비판까지 덧붙인 대목은 채널A가 ‘친일청산’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수준입니다. 결과적으로 채널A는 방송 시작에서 내세운 “빨갱이”라는 키워드를 이용해 ‘친일청산’ 자체에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운 셈이 됐습니다.

 

채널A <돌직구쇼>(3/20)가 진짜 하고자 했던 주장은 ‘대북정책 비판’과 함께 ‘경기도의회의 전범기업 제품 표시 조례안 비판’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김진 앵커 : 경기도의회에서 도민 의견을 수렴해서 일본 전범의 기업 제품 표시에 관한 조례안을 통과시켰는데 도내에 있는, 경기도 내에 있는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 그 안에 있는 일제 전범 기업 제품에 저 스티커를 붙이는 거예요. ‘본 제품은 일본 전범 기업이 생산한 제품입니다. 경기도교육청.’ 그런데 이 안에는 니콘도 들어가 있고 파나소닉도 들어가 있고 급기야 전후에, 전후에 만들어진 일본 기업의 제품까지 무작위로 다 포함이 된 것으로 알려져서 현재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입니다. 경기도에 소속돼 있는 선생님들은 이렇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수업에서 교육을 제대로 하면 되지 빔프로젝터에 반일 딱지 붙이는 방식은 배타적 민족주의다’ 또 다른 선생님은 초등학교 선생님이에요. ‘이것이야말로 낙인효과다. 마음에 안 든다고 표지를 붙이는 행위를 아이들이 보면서 무엇을 배울지 걱정이다’라고 현재 우려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병민 박사님, 니콘도 들어가 있고 파나소닉도 들어가 있는데 저는 그 청와대 대통령 전속 사진사 카메라가 니콘이나 캐논 아닌지부터 저는 확인해 봤으면 좋겠어요.

 

김병민 경희대 교수: 카메라부터 시작해서 대한민국 곳곳에 저런 전범 딱지가 안 붙는 곳이 없겠다 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우리가 흔히 쓰고 있는 휴대폰을 비롯해서 모든 전자제품 내에서도 일본 전범 기업이라고 불릴 수 있는 수백 개의 기업들의 여러 가지 부품들이 들어갈 텐데 그런 모든 일들에 저런 딱지를 붙이는 것이 과연 온당한가라는 얘기가 나올 수 있고요. (중략)저는 이쯤 됐으면 앞서 문재인 대통령 3.1절 경축사에서 얘기가 나왔던 것처럼 이 빨갱이가 친일의 잔재라고 얘기하면서 너무 친일, 반일에 대한 편 가르기 정신을 계속해서 이어가는 것들이 과연 대한민국 국익에 어떤 도움이 되는가라는 거를 다시 짚어볼 때가 됐다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논란의 ‘전범기업 표시 조례안’, 채널A는 도넘은 폄훼

실제로 경기도 의회는 지난 15일, “경기도교육청 일본 전범기업 제품 표시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했습니다. 경기도 내 교육기관에서 사용하는 빔프로젝터, 카메라, 복사기 등 물품 가운데 일본 전범기업 제품에 '전범기업 인식표'를 부착해 공식 사과나 배상도 없이 역사를 부정하는 일본 기업들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하고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인식을 확립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는 취지입니다. 도시바, 미쓰비시, 히타치, 가와사키, 스미토모 등 일제강점기 수탈과 징용에 관련된 284개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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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회가 발의한 조례안의 부정적 측면만 부각한 채널A <돌직구쇼>(3/20)

 

이에 채널A는 대체로 강력한 비판의 날을 세웠습니다. 전후 일본 기업까지 무작위로 포함되어 있고 지나친 낙인이라는 겁니다. 물론 실제로 이 조례안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불필요한 경제적, 외교적 마찰을 일으킬 수 있고 ‘관제 민족주의’로 보일 여지가 크다는 겁니다. 이런 톱다운 방식의 제도보다는 학생들이 일선 교육 현장과 생활 속에서 전범기업에 대해 배울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그러나 채널A의 비판은 이런 합리적 수준을 한참 벗어났습니다. 채널A는 ‘익명의 선생님’들을 앞세워 해당 조례안을 ‘마음에 안 든다고 표지를 붙이는 행위’라 폄훼했고 ‘친일 반일 편 가르기’라며 정치적으로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사과도 배상도 없는 일본 정부와 기업을 ‘전범’이라고 칭하는 것은 역사적 사실의 기록일 뿐 편 가르기가 아닙니다. ‘전범기업’은 전인류를 대상으로 한 범죄에 가담했기 때문에 마땅히 사죄와 배상을 해야하는 것이지 단지 우리가 ‘마음에 안 든다’고 외치는 것도 아닙니다. 채널A와 같은 보도야말로 자신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감정적으로 ‘친일청산’을 매도하는 겁니다. 다만 이날 민주당 쪽 패널로 참석한 박용진 의원만이 “지금 우리가 혹시 하는 이런 행동이나 또는 조례 이런 것들이 일본 내에 있는 양심적인 시민사회, 양심적인 세력들을 오히려 더 이렇게 입지를 축소시키는 것은 아닌지”라며 상식 수준의 우려를 전했습니다.

 

일부 사실과 다른 정보까지…‘친일’에 과민반응한 채널A

채널A가 해당 조례안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일부 사실과 다른 내용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김진 앵커는 “경기도의회가 이 조례안을 통과시켰다”고 말했으나 15일 발의 후 현재까지 논의 중이며, 26일 경기도의회에서 심의가 이뤄집니다. 물론 이에 박용진 패널이 정정하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진행자가 아주 간단한 사실관계마저 알지 못했다는 점은 채널A 방송이 얼마나 부실한 지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김진 앵커는 전후 일본 기업의 제품도 무작위로 다 포함이 됐다고 단언해 마치 모든 일본산 제품에 다 표시가 되는 것처럼 묘사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발의된 조례안은 제2조(정의), 제3조(적용대상)에서 ‘전범기업’의 기준과 적용 대상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기준에 따라 284개 전범기업 목록도 제시했습니다. ‘20만 원 이상의 제품’만 대상이 된다는 조항도 있습니다. 채널A가 ‘무작위 포함’을 말하고 싶었다면 조례안의 기준을 살펴봤어야 하며, 해당 284개 기업 중 어떤 기업이 전범기업이 아닌데도 무작위로 포함되어 있는지 명확히 짚었어야 합니다.

 

경기도교육청 일본 전범기업 제품 표시에 관한 조례안

제2조(정의) 이 조례에서 사용하는 “전범기업” 이란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기업을 말한다.

1. 대일항쟁기 당시 일본기업으로서 대한민국 국민(이하 “국민” 이라 한다)에 대한 강제동원 등으로 국민에게 생명·신체·재산 등의 피해를 입힌 기업

2. 대일항쟁기 이후에 설립된 일본기업으로서 제1호에 따른 기업의 자본으로 설립되었거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

3. 제1호 및 제2호에 따른 기업을 흡수·합병한 기업

제3조(적용대상) ① 이 조례의 적용을 받는 기관은 「경기도교육청 행정기구 설치 조례」에 따른 경기도교육청 본청, 직속기관, 교육지원청과 경기도교육감 소관 각급 학교(이하 “기관” 이라 한다)를 말한다.

② 이 조례의 적용을 받는 대상은 기관이 보유 및 사용하고 있는 20만원 이상의 전범기업 생산 제품을 말한다.

 

채널A <돌직구쇼>는 다양한 뉴스를 생방송으로 전달합니다. 따라서 출연진들은 정확한 정보를 숙지하고 방송에 임해야 합니다. 또한 방송은 논란이 있는 문제는 다각도로 다뤄 여러 의견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사의 입장을 부각하고자 연관성이 낮은, 자극적인 키워드를 사용하고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전달해서는 안 됩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모니터 대상 :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3/20)

 

문의 이봉우 모니터팀장(02-392-0181) 정리 이정화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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