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종편 뭐하니?] ‘외모가 뛰어난 선남선녀’ ‘공포스러운 조선족’이라니, 2020년인데 낡은 표현은 이제 그만...
등록 2020.06.15 16:50
조회 341

종편의 문제발언 중 핵심을 뽑아 알려드리는 ‘종편 뭐하니?’입니다. 6월 11일 종편에서는 창녕 아동학대 사건을 다루며 피해사실을 너무 자세히 전하거나, 사실 확인도 않고 정부가 제출한 3차 추경안을 비판하는 발언이 등장했어요. 연예계 소식은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 소재인데요.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에서는 연예인 결별 소식을 전하면서 시대착오적인 표현이 여럿 나왔어요.

 

1. ‘너무 불쾌’한 학대사실 굳이 자세히 언급한 이수정 교수

채널A <뉴스TOP10>(6월 11일)에서는 창녕에서 일어난 아동학대 사건을 다뤘는데, 전문가가 피해사실을 너무 자세히 언급해서 진행자가 제지하는 일이 있었어요. 출연자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학대 내용을 너무 불쾌하지만 잠깐 언급하겠다”면서 ‘쇠사슬’, ‘감금’, ‘뜨거운 프라이팬’ 등 단어를 써가며 상세하게 피해사실을 설명했어요. 진행자 김종석 씨마저 “이번 사건에서 핵심은 얼마나 학대가 심했던 건지가 아니다”라며 “구체적으로 언급 안 하셔도 충분히 안타깝다”고 이수정 씨 발언을 중단시켰을 정도였죠. 하지만 채널A <뉴스TOP10>은 사건을 다루는 내내 피해사실이 담긴 CCTV 영상을 계속해서 보여줬고, 피해아동 사진에서 눈가 상처에만 동그라미 표시를 하여 피해사실을 한껏 강조하기도 했어요.

 

피해자가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거예요. 그러나 시청자는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 아이를 법의 울타리 안에서 보호하기 위한 방법과 현재 법안으로는 개선되지 못하는 아이 인권에 더욱 관심을 갖고 있죠. 피해사실을 상세하게 보도하는 건 아동학대 사건을 선정적으로 보도하는 것이 될 수도 있어요. 앞으로는 피해사실을 강조하는 선정적인 보도가 아니라 아동 인권까지 세심하게 다루는 대담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 채널A <뉴스TOP10>(6월 11일) https://muz.so/abQJ

 

2. 김현아 의원님, 정부비판은 정확한 사실에 따라 해주세요~

채널TV <이것이 정치다>(6월 11일)에 출연한 김현아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은 코로나19 사태로 대구에 파견된 의료진 처우에 관심을 보였는데요. 김 위원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대구에서 “확진자가 많이 늘어나면서 의료진들이 외부에서도 많이 들어가셨는데, 그때 굉장히 밤낮 없이 고생하셨던 간호사들에게 위험수당이 전혀 지급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면서 정부의 3차 추경안에 부족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어요.

 

그런데 김 씨 발언에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었어요. JTBC <원래 대구 근무 간호사들엔 코로나 수당’ 0>(6/2)에 따르면, 위험수당을 받지 못한 건 외부에서 들어간 인력이 아니라 대구 내 10개 종합병원 약 3200명의 간호사들이었죠. 파견 간호사는 ‘처음 일을 시작할 때 15만 원, 이후 하루에 5만 원씩’ 추가수당을 받을 때 대구 간호사들은 ‘한 달에 1만 5천 원’을 받았어요. 외부 파견인력은 전시에 파병하는 군인과 같이 위험수당 보상체계를 설계했지만, 정작 대구 안에서 파견업무를 한 간호사들에게 적절한 수당지급 기준과 예산을 마련하지 않은 게 이유라고 하네요.

 

정부가 6월 4일 제출한 3차 추경안은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어요. 야당이 해야 할 일은 바로 지금처럼 정부 정책의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 바로잡도록 하는 것이겠죠. 그러나 지적은 정확한 사실을 바탕으로 해야겠죠?

 

☞ 채널TV <이것이 정치다>(6월 11일) https://muz.so/abQK

 

3. TV조선 ‘외모 뛰어난 선남선녀’ ‘공포스러운 조선족’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6월 11일)은 배우 이하늬 씨와 윤계상 씨의 결별 소식을 전하면서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고 혐오 표현을 내뱉었어요.

 

최승현 조선일보 정치부 차장은 두 배우를 “굉장히 외모가 뛰어난 선남선녀”라고 설명했어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선남선녀’는 “성품이 착한 남자와 여자, 곱게 단장을 한 남자와 여자, 불법에 귀의한 남자와 여자”를 이르는 말이에요. ‘외모’는 그다지 상관이 없어 보이는 단어죠. 그럼에도 최 씨는 사람의 외모를 줄 맞춰 세워 비교한 후 우열을 나누는 의미로 ‘선남선녀’라는 단어를 쓴 거예요. 그렇지 않아도 외모지상주의가 팽배한 우리 사회에 굳이 한 숟가락 더해야 했을까요?

 

진행자 엄성섭 씨는 영화 <범죄도시>에서 윤계상 씨 역할을 설명하며 “그 조선족 역할”이라고 했어요. 최승현 씨는 “그럼요. 굉장히 무서운, 공포스러운 조선족 건달 역할을 했었죠”라고 부연설명까지 했어요. 윤계상 씨가 맡았던 역할을 설명할 때 굳이 ‘조선족’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조선족’이라는 표현은 이미 혐오의 맥락에서 사용되고 있어요. 당사자들은 ‘조선족’이라는 표현 대신 ‘중국동포’, ‘재중동포’라는 표현을 사용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조선족’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건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중국동포 혐오를 부추기는 행위예요.

 

언어는 그 사회를 들여다보는 거울이에요. 미디어는 때론 그 언어의 적극적 전파자가 되기도 하죠. 많은 시청자 앞에서 매일매일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어야 해요. 외모지상주의와 혐오를 부추기는 이런 낡은 표현과는 결별해주길 바라요.

 

☞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6월 11일) https://muz.so/abQM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20년 6월 11일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신통방통><이것이 정치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뉴스TOP10><뉴스A라이브>, MBN <뉴스와이드><아침&매일경제>

 

monitor_20200615_080.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