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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재승인 ‘공정성 평가’시 방통심의위 자료에만 의존 말아야
등록 2017.01.05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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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2017년 3월 중 승인기한이 만료되는 종합편성채널 3개사, TV조선, JTBC, 채널A 종편3사에 대한 심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방통위가 2016년 9월 발표한 <2017년도 종합편성․보도전문 방송채널사용사업자 재승인 신청 안내>에 안내된 재승인 심사의 기본 방향은 “방송프로그램의 품격 제고 및 조화로운 편성 등을 통한 방송의 공적 책임 및 공익성 실현 여부, 시청자 권익 보호 및 콘텐츠 산업 발전에 대한 기여 여부, 재승인 시 부과된 조건과 권고사항의 이행 여부 등을 중점 심사”하는 것이다. 


이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방송 재승인 심사의 기본은 방송의 공적 책임과 공익성, 시청자 권익보호라는 원칙을 분명히 밝힌 것이며, 특히 지난 2014년 3월 재승인시 부과된 조건과 권고사항의 이행 여부를 중점 심사하겠다는 분명한 의지이기 때문이다. 만약 방통위가 이 원칙대로 철저한 재승인 심사를 진행한다면 2017년에 종편 방송사들이 수월하게 재승인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개국 5주년을 맞이한 종편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냉정하다. 특히 TV조선, 채널A, MBN의 시사토크 프로그램들은 노골적으로 정부를 옹호하고 야권을 향해 무분별한 비난을 쏟아내는 등 편파 방송을 일삼았다. 방송에서 언급하기 부적절한 소재와 수위를 넘어선 언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할 뿐 아니라, 근거 없는 인신공격성 발언과 명예훼손 발언도 넘쳐났다. 그런 와중에 무지에 가까운 인권의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마디로 시청자 권익이나 공익성과는 거리가 먼 방송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이번 재승인 심사에서 방송의 ‘공적 책임과 공정성’에 대한 평가는 매우 중요하다. 게다가 종편4사는 2014년 재승인 조건으로 ‘방송의 공적책임 및 공정성 확보방안을 제출하고 이행할 것’을 요구받은 바 있다. 2017년 재승인 시 부과된 조건과 권고사항의 이행 여부를 중점 심사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이에 대한 심사는 그 어떤 심사보다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 


문제는 방통위의 ‘방송의 공적책임 및 공정성’ 심사에서 핵심적인 기준점이 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의 심의조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팽배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방통심의위는 정치․청부․편파심의라는 비판을 받아왔고, 특히 종편에 대한 솜방망이 봐주기 심의가 많았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방통위가 2017년 종편 재승인의 ‘방송의 공적책임 및 공정성’ 관련 심사가 보다 엄중하고 실질적으로 이루어지려면 방통심의위의 법정제재 조치를 통한 감점 점수뿐 아니라 실질적인 방송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2014년부터 2016년 상반기까지 종편에 대한 방심위 심의결과 중 주요한 문제점을 짚어보았다.

 

1. 2014년에 비해 늘어난 TV조선과 채널A의 오보․막말․편파방송
- 방통심의위 제출 통계와 실제 심의내용을 중심으로

 

1) 방통심의위 제출한 TV조선과 채널A 오보‧막말‧편파방송 크게 늘어
2016년 8월 TV조선, JTBC, 채널A에 대한 시정명령 불이행에 대한 행정처분 논의 과정에서 종편4사에 대한 ‘방송의 공적책임 및 공정성 확보방안’이 주요하게 논의되었다. 2016년 8월 당시 방통위는 “종편4사가 재승인 조건에 따라 제출한 ‘방송의 공적책임 공정성 확보 방안’은 외형상 계획대로 이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TV조선과 채널A는 오보 막말 편파방송으로 인한 심의조치 건수가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그 근거로 방통심의위에서 제공한 <종편 PP 2014년~2015년 오보 막말 편파방송 심의 현황> 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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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1> 종편PP 2014년~2015년 오보 막말 편파방송 심의 현황

 

오보‧막말‧편파 방송은 한 덩어리로 묶여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정치적 편파성이 뚜렷한 편파 방송의 경우 특정 인물이나 단체에 대한 명예훼손이나 과도한 비하, 비속어 사용을 동시에 포함해 편파 방송이면서 막말 방송이기도 한 사례가 대부분이다. 이런 이유로 방통심의위는 심의사례가 중복된 경우 각각의 건수로 중복 산출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이 수치를 제시하면서 “2015년 이행촉구에도 불구하고 오보․막말․편파 방송 심의조치 건수가 TV조선은 95건에서 127건으로, 채널A는 54건에서 67건으로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하였고, 타 종편 PP에 대해서도 현저히 많으므로, 오보․막말․편파 방송 방지의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하고 철저한 이행계획의 제출을 요구함”이라고 통보했다. <표2>를 보면 실제 오보‧막말‧편파로 인한 제재건수는 분명하게 증가했다. 특히 방통위 논의에서처럼 TV조선과 채널A는 분명하게 증가했다. 

 

2) 오보‧막말‧편파 사례는 증가하는데 법정제재 비율은 매우 낮아
종편 재승인에서 오보 막말편파 제재건수의 증가가 제대로 반영되려면 제재 결과가 심사과정에서 감점이 이뤄지는 법정제재여야 한다. 그러나 실제 종편의 오보‧막말‧편파 심의 제재는 대부분 행정지도에 그쳤다.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종편4사 전체를 봤을 때 총 397건 중 317건인 79.8%가 벌점이 전혀 부과되지 않는 행정조치였다. TV조선의 경우 2014~2015년 총 222건 중에서 183건인 82.4%가 행정지도였다. 채널A는 121건 중 99건인 81.8%가 행정지도이다. 다른 한편 JTBC는 2014년 16건, 2015년 7건으로 총 23건만 제재조치를 받았는데, 그중 52.2%인 12건이 법정제재를 받았다. 방통심의위의 심의가 실제 방송내용에 맞게 엄중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혹여 방송사에 따라 편파적 심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수치이다. 

 

3) 지나치게 높은 종편 3사의 ‘보도프로그램 편성 비율’, 오보‧막말‧편파 발언 쏟아내
방통위 논의 과정에서 김재홍 방통위 부위원장은 오보․막말․편파 방송이 보도․교양․오락 장르 중에서 어느 분야에서 제일 많이 나오는지 물었고, 방송지원정책과장이 확인을 못했다고 답하자, 김 부위원장이 “보도 분야가 확실합니다. 여기 시정명령과 이번 처분에서 보도편성 비율을 낮추라는 재승인 권고사항에 대해서는 전혀 포함시키지 않았는데 그것은 보도편성 비율이 낮아지고 있다, 개선되고 있다는 것 때문입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방송지원정책과장은 “보도비율 부분은 애초부터 재승인 조건이 아니고 권고사항에 포함이 되어 있었고 점차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었기 때문에 별도로 이행촉구에 반영을 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런 판단은 합리적인 것일까. 2014년 기준 방송통신위가 2015년 연차보고서에서 발표한 TV조선, 채널A의 보도 프로그램 편성 비율은 TV조선 51%, 채널A 44.2%로 절반 수준이다. 이들 방송사는 재방송 비율도 TV조선 37.2%, 채널A 41.4%로 상당히 높아 시청자들이 보기에는 하루 종일 보도프로그램만 방송한다는 착각을 일으킨다. 방송통신위 자료에 보도프로그램 편성 비율이 명기되어 있지 않은 MBN의 경우 미디어오늘 <떨고 있나? 다시 돌아온 종편 재승인 심사>(8/11)에 따르면 보도프로그램 편성 비율이 39.9%이다. MBN도 재방송 50.9%로서 역시 보도프로그램 방송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 게다가 TV조선, 채널A, MBN은 보도프로그램으로 분류되는 시사 프로그램과 뉴스를 제외하고도 TV조선 <최희준의 왜?> <박종진의 라이브쇼>,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 MBN <아침&매일경제> 등 보도와 시사를 다루는 프로그램을 ‘교양’으로 편성해 실질적인 보도프로그램 편성비율은 더 높다고 봐야한다. 종편 3개사의 이러한 정체불명의 ‘보도 교양 프로그램’은 여러 출연자들이 정치‧사회 현안을 보도‧비평‧토론하는 내용으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시사토크쇼임이 명백하며 이는 보도로 봐야한다. 따라서 종편의 오보․막말‧편파 방송이 이렇게 많은 것은 분명 종편의 보도비율이 높은 것과 깊은 연관이 있다.

 

4) 2014년부터 2015년 사이 방통심의위 종편 심의 결과 중 납득하기 어려운 사안
민언련은 방통심의위의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실제 오보·막말·편파 방송 내용과 그 적용조항, 처리결과 등을 상세히 설펴보았다. 오보․막말·편파 방송은 대체로 심의규정을 한 가지만 적용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심의 제재를 받을 정도로 부적절한 발언은 대부분 비속어, 욕설을 사용하는 동시에 일방의 의견을 편파적으로 개진하는 경우가 많다. 때때로 허위사실을 방송하고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발언도 섞여 있다. 이 때문에 공정성, 객관성, 품위유지, 방송언어, 명예훼손 등의 조항을 모두 적용해야 하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실제 오보·막말·편파 방송에 대한 심의를 분석한 결과, 심의 조항 적용이 매우 미미하고 부적절한 사례가 많았다. 심의 조항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다보니 당연히 제재도 경미하게 내려지게 됐다.


방통심의위의 심의에서 방송이 어떤 조항을 위반했는가는 단순히 제재를 위한 명분을 찾는 작업이 아니다. 정확하게 해당 방송이 어떤 조항을 위반했는지 적시하는 판례들이 늘어남으로써 향후 심의에 길잡이가 되는 것은 물론 방송 제작자에게도 분명한 가이드라인을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재 방통심의위는 제재결과를 낮게 주고자 할 때 여러 조항을 위반한 방송에 대해서 한두 가지만 적용시키거나, 문제가 보다 심각한 조항을 적용시키지 않고 상대적으로 경미한 조항을 적용시키는 경우가 많다. 아래는 최근 3간의 심의결과 중 심의조항을 부적절하게 적용하면서 솜방망이 처벌을 내린 대표적 사례들이다. 

 

■ 세월호 특조위 매도‧왜곡에 고작 ‘의견제시’, 적용 조항도 미비
방통위는 종편 재승인 심사에서 오보‧막말‧편파 방송을 유심히 평가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실제 방통심의위의 오보‧막말‧편파 방송에 대한 심의 결과는 경징계이며 벌점이 전혀 가산되지 않는 행정지도가 절대적으로 많다. 마땅히 중징계가 내려져야 할 사안에 방통심의위가 경징계를 내렸다는 의미이다. 이런 사례는 행정지도를 받은 사례 거의 전부에 해당되지만 굳이 예를 들어보자.  


TV조선 <정치옥타곤>(2015.8.2.)에서 진행자 이봉규 씨는 “야당의 X맨 5위”로 세월호 특조위 이석태 위원장을 꼽으면서 “세월호 특조위가 돈을 뭐 펑펑 쓰고 그랬다면서요. 깜짝 놀랐어요”라고 말했고 이승연 아나운서는 “1년 예산으로 160억 원을 신청을 했죠. 그래서 논란이 많이 됐었는데요”라고 말했다. 304명의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맡은 세월호 특조위에 정치색을 뒤집어씌우고 특조위 활동을 방해했던 정부‧여당의 ‘세금 도둑’ 프레임을 그대로 차용한 막말‧편파 사례이다. 방송통신심의위는 심의를 의결하면서 스스로 “균형성과 객관성을 견지해야 할 진행자가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예산 편성 등에 대해 사실과 다르게 언급하는 등 시청자에게 불쾌감을 줄 소지가 있는 내용을 방송”이라고 해놓고 고작 행정지도 중에서도 가장 수위가 낮은 ‘의견제시’를 의결했다. 그 이유는 황당하게도 “일부 출연자가 사실관계를 정정한 점과 제작진의 적극적인 개선 의지”라는 것이다. 또한 TV조선은 세월호 특조위 이석태 위원장을 ‘야당의 X맨’으로 규정하는 등 편파적인 방송을 했으므로 당연히 공정성 조항과 명예훼손 조항까지 적용됐어야 한다. 그러나 방송통신심의위는 심의 규정 중 객관성 조항과 품위유지 조항만 적용했다. 종편에 대한 봐주기 심의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사례이다. 

 

■ 공정성, 객관성, 명예훼손 조항 모두 어긴 방송에게 품위유지만 적용해 ‘권고’ 의결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2013.11.14.)는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매우 황당한 수준의 찬양을 늘어놨다. 프로그램 시작멘트에서, 진성호 씨가 “박정희 대통령 각하 생일 축하드립니다. 박 대통령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 저희들이 이런 당당한 스튜디오에서 이런 방송을 합니다...오늘 저희 ‘돌아온 저격수다’가 박 대통령님을 위해서 생일상 한번 차려보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신혜식 씨는 “저희 저격수다 오늘… 박정희 대통령이 얼마나 대한민국에서 위대한 분인지 알려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과거 1960~70년대의 경제상황 등에 대해 말하면서 진성호 씨는 “지금 당신들이(젊은 세대) 이렇게 민주적으로 욕도 하고 비판도 하는 이유는…박정희 대통령을 중심으로 만든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아셔야 합니다.”라는 발언을 했다. 김성욱 씨는 “오늘 박정희 대통령 탄신, 탄생 기념일로 시간을 꾸몄는데,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풍요가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이라는 얘기를 하고, 풍요를 만들기 위해서 18년 노력을 했습니다.”라고 했고, 진성호 씨는 “하늘에 계신 박정희 대통령 각하, 생일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장원재 씨는 “박정희 대통령 그리고 육영수 여사님, 신세 많이 졌습니다. 생신 축하드립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출연자 모두 낯부끄러운 수준의 박 대통령과 그의 독재를 찬양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방통심의위는 이런 방송에 대해서 “공적 매체인 방송을 통해, 특정 전직 대통령에 대해 다소 과도할 수 있는 주관적인 찬양 표현을 수회에 걸쳐 사용한 것은 관련 심의규정에 위반되는 것으로 판단되나, 기존 유사 심의사례와의 형평성 등을 감안”하여서 행정지도인 ‘권고’를 의결했다. 


 종편 시사대담프로에서는 대립되는 사안을 다룰 때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을 견지하기 위해서는 찬반을 가지고 있는 출연자들을 동일하게 초대하여 좀 더 발전적인 토론을 이끌어 가야하지만 대부분은 이 방송처럼 극우에 가까운 성향을 대변하는 출연자들이 대거 배치되고,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출연자는 소수만 배치하여 일방적인 의견만을 내놓고 있다.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2013.11.14.)의 경우도 극우 성향의 출연자들이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찬양일색의 발언만을 주고받았다.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경제적 성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독재자로 헌법을 유린하고 5·16 쿠테타와 유신헌법으로 장기집권을 통해 민주주의를 훼손한 것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양립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방송에서는 박정희 대통령이 오히려 민주주의를 위한 경제적 기반을 쌓았다는 논리를 펴고 있으며, 헌법유린, 민주주의 훼손을 한 5.16쿠테타에 대한 비판은 없이 오직 긍정적인 효과만 강조하고 있다. 거기에 특정정당에 대한 종북낙인을 찍고, 명예훼손 발언까지 일삼은 것이다. 


 또한 이런 방송의 편향성을 배제하고 관리해야 할 방통심의위의 제재 또한 미약하기 이를 때 없다. 이는 누가 보더라도 명백히 공정하지 못한 발언이며, 역사적으로 분명하게 평가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과오 자체를 완벽하게 부정함으로써 객관성을 위반했다. 또한 사회적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된 사안을 다룰 때에는 공정성과 균형성을 유지해야 하고 관련 당사자의 의견을 균형 있게 반영해야 한다. 그럼에도 방통심의위는 이 방송에 대해서 ‘품위유지’ 위반 조항만을 적용하여 경징계에 해당하는 ‘권고’를 의결한 것이다. 
 
■ 명백하고 명예훼손성 발언에 대해서 품위유지와 대담프로그램 조항만 적용해 봐주기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2015.7.24.) 출연자가 새정치민주연합의 창당 60주년 기념사업 논란에 대해 평가하는 과정에서, “(김경재)노무현 대통령이 특별히 우리 정치에 한 역할이 그렇게 많지가 않은데. 한다면 그의 돌연한 그리고 장렬한 죽음의 미학, 이것이 한국 유권자들의 정서를 자극하는 대목이었기 때문에 그 유산가지고 지금까지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후략)”라고 언급했다. 방송은 또한 이와 함께, 자막으로 ‘文, 노무현의 장렬한 죽음의 미학 이용’이라고 고지하는 내용 등을 방송했다. 


방통심의위는 이 방송에 대해서 “진행자가 자의적인 판단에 근거해 해당 사안을 평가하거나 결론을 유도하고, 출연자들이 합리적인 근거 없이 혁신위와 문재인 대표의 연관성을 단정적으로 언급한 내용 등을 방송한 것은 관련 심의규정에 위반되는 것으로 판단되나, 정치적 사안 및 공인에 대한 비판은 폭넓게 용인되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여” 행정조치인 ‘권고’를 의결했다. 이 방송을 심의할 때 방통심의위가 적용한 방송심의규정은 명예훼손이 아니고 제13조 대담토론 프로그램, 제27조 품위유지 위반이었다. 


종편의 심각한 명예 훼손성 발언과 자막, 방송진행에 대해 단순히 방송의 품위를 유지하지 않았다는 조항을 적용하는 것은 사실상 봐주기 심의이다. 누가 보더라도 타인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과 단순히 품위를 유지하지 않았다는 것은 수준이 다른 것이다. 특히 야당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비난 방송은 명예훼손에 가까워 법정제재가 필요한 수준이었다. 게다가 故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이후, 특정세력이 야권의 헤게모니를 쥐고 흔들고 있다면서, 사자(死者)의 명예까지 훼손했다. 이런 사안에 대해서 품위유지 조항과 방송심의 13조 대담 프로그램 조항만 적용한 것이다. 13조를 적용할 경우 대부분 대담 방송이라는 상황을 감안해서 수위가 높은 발언에 대해서도 경징계인 ‘권고, 의견제시’ 등 행정지도 위주의 심의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 문재인 공산주의자 발언에 명예훼손 조항을 적용조차 안하고 품위유지만 적용해 ‘의견제시’
채널A <쾌도난마>(2015.10.7.)에서는 고영주 MBC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공산주의자’ 발언 논란에 대해 대담했다. 이 과정에서 진행자가 “이렇게 한번 물어보겠습니다. 지금 고영주 이사장이 이런 얘기를 합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공산주의자냐고 했더니, 이분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제가 미루어 짐작컨대, 아주 과거에 김대중 대통령에 대해서 의심은 했던 거 같아요. 저 분도 공산주의자 아닌가. 그런데 김대중 대통령께서 대통령 되서 하시는 걸 봤더니 아니더라.…사람의 생각이 바뀌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도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 재임하실 때, 대통령 되기 직전에 공산주의자라기보다는 노무현 대통령께서 과거에 공산주의적인 사고가 일부 있었던 게 아니냐 라고 고영주 이사장이 의심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발언하는 내용을 방송했다. 고영주 이사장의 공산주의자 발언에 대하여 자의적 판단을 단정적으로 말했고, 故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문재인 대표를 일방적으로 비방한 것이다. 


방통심의위는 채널A가 “문재인 대표, 노무현 前 대통령과 관련하여 다소 자의적이라고 비춰질 우려가 있는 출연자와 진행자의 발언 등 시청자에게 불쾌감을 줄 소지가 있는 내용을 방송해서 관련 심의규정에 위반되는 것으로 판단되나, 그 발언의 맥락과 기존 유사 심의 사례와의 형평성 등을 감안”했다며 가장 경미한 행정지도 조치인 ‘의견제시’를 의결했다. 


방통심의위는 이 방송에 대해서 ‘품위유지’ 조항만 적용했다. 그러나 이 발언은 차후 고영주 이사장의 발언에 대하여, 문재인 전 대표 측에서 명예훼손 고소를 진행하였고 법원에서 3000만원 배상의 일부승소를 받을 만큼 중대한 발언이었다. 그럼에도 방통심의위는 이 방송에 대해 명예훼손 조항을 적용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방통심의위의 판단기준이 상식 수준에도 미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 특정 기자에게 ‘쓰레기’, ‘야당의 정보원 노릇’ 운운하며 명예훼손 해도 품위유지만 적용
TV조선 <엄성섭,윤슬기의 이슈격파>(2015.12.11.)에서 방송 진행자가 타 언론 기자를 향해 “쓰레기”라고 비난한 방송이 품위유지 조항만 적용되어 ‘권고’ 처리를 받았다. 진행자 엄성섭 씨는 기자가 오프 더 레코드로 취재한 이완구 총리 후보자의 녹취록을 새정치민주연합에 공개했다며, 언론인으로 윤리를 저버리면서 야당의 정보원 노릇을 한 것이라고 고성을 지르며 화를 냈고, “아니 그래도 녹음을 해가지고 타사에 주고… 자기가 무슨 새정치민주연합의 정보원도 아니고 기자가, 이게 기자에요? 완전 쓰레기지”라고 말했다. 그나마 “방송 진행 중 다소 적절치 않은 표현이 나오게 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의 자막을 방송했다고는 하지만, 방송 진행자로서 공정성과 균형을 갖고 중립의 의무를 지켜야 할 앵커가 부적절한 표현과 언동을 사용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방통심의위는 품위 유지만 적용하여 ‘권고’를 의결했다. 이 사안은 공정성, 방송언어는 물론 누가 봐도 한 사람을 특정한 것이라는 점에서 명예훼손까지 적용했어야 마땅한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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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일보 기자에 "쓰레기"라 칭한 TV조선(2015.12.11.)

 

■ 전원구조 오보 방송는 권고 VS JTBC 다이빙벨 보도는 ‘관계자 징계’
세월호 전원 구조 오보는 방송의 기본인 사실 전달의 중요성을 뼈아프게 느끼고 반성해야 할 중요한 사건이다. 전 방송사가 이 오보로 인해 징계를 받았는데 대부분 경징계였다. 방통심의위는 “재난보도 준칙을 망각하고 속보 경쟁에 함몰되어 출처 신빙성에 대한 기본적인 검증 없이 오보를 했으나, 정부에 공식집계가 나온 상황이 아니어서 검증의 한계가 있었고, 보도의 신속성이 요구되는 상황이었다는 현실적인 측면과 기존 심의의 형평을 감안”한다는 사유로 대부분 행정지도 처분을 내렸다. 재난 사고에서 발생한 오보 중 세월호 참사 같은 규모의 전례가 없어 형평성을 고려할 수가 없는 상황인데 방송심의위는 경징계로만 일관한 것이다. 


형평성 문제는 오히려 세월호 참사 관련 후속보도에서 제기되었다. 예컨대 TV조선은 긴급 편성된 <뉴스특보>(2014.4.16.)에서 ‘사고선박 학생․교사 338명 전원 구조’라는 자막과 함께, 진행자가 “자, 지금 자막을 통해서도 나오고 있는데, 일단 사고선박에 있었던 단원고 학생과 교사 338명 전원 구조가 됐다는 속보가 나왔습니다. 일단 너무 다행입니다. 정말로 다행입니다”라고 말했다. 방통심의위는 “안산 단원고와 경기 교육청의 발표를 근거로 보도하면서, 정부의 공식발표가 아님을 전제하고 출처 또한 명확히 밝힌 점, 정부의 공식 집계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발표내용을 검증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보도의 신속성이 요구되는 상황이었다는 현실적 측면과 기존 심의사례와의 형평성 등을 감안”해 권고를 의결했다. 


반면 방통심의위는 JTBC <JTBC 뉴스9>(2014.4.18.)에서 실종자 구조작업 방식과 관련하여, 해난구조 전문가(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와 인터뷰하는 방송을 했다는 이유로 법정제재 조치 중에서도 매우 강한 중징계인 ‘해당 방송프로그램 관계자에 대한 징계’를 의결했다. 그러나 정부가 생존자 수색을 시작할 무렵 시시각각 생존자들의 ‘골든타임’이 지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당시의 상황이었다. 사고 위치인 맹골수도의 엄청난 유속과 좁은 시야, 구조장비와 인력부족으로 생존자 수색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다이빙벨”이라는 기술을 통해 잠수사들의 연속적인 작업이 가능하다는 내용을 소개하는 방송이었다. 긴급한 재난 상황에서 여러 가지 정보가 사방으로 퍼지고, 정부의 공식적인 발표 또한 혼란이 일어나는 가운데 사고 유족들의 심리는 단 한명이라도 더 생존자를 찾고 싶어 하는 절박함을 가진 상황이었다. 이런 배경을 감안할 때 JTBC는 생존자 구출이라는 공익의 목적을 위해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소개하는 취지로 보도를 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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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빙벨 인터뷰했다고 중징계 받은 JTBC(2014.4.18.)


 그러나 방통심의위는 “허위주장만 일삼고 정부 측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징계를 내렸다. 앞서 전원구조 오보 심의에서 “지적한 신속성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검증의 한계” 감안한 것과는 전혀 다른 잣대를 들이댄 것이다. 

 

■ 박원순 시장 명예훼손 방송, 명백한 오보사례임에도 객관성 조항 적용 안 해  
서울시장이 기존에 사용해왔던 구 혜화동 공관은 약120~150억 수준이었고, 한양도성과 맞닿아 있어서 문화재로서 보존가치가 높았다. 이에 박원순 서울시장은 가회동으로 공관을 옮기면서 28억 전세계약을 맺었다. 오히려 기존에 있던 공관에 비해 훨씬 저렴한 전세로 이주하며 재정을 절약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낸 것이다. 더구나 비슷한 서울시장과 비슷한 대우를 받는 장관급 인사들의 공관에 비교할 때도 크기와 가격이 저렴하고 작았다. 


그런데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2015.6.19.)에서 장성민 씨는 “28억, 나 황제 전세 산다 그러면? 그 사람들 앞에 가서 뭐라고 이야기 하겠습니까? 지금 도덕적으로 시민들 앞에 나서서 이야기를 해서 발언이 시장으로서의 위상이 커질만한 그런 어떤 발언을 하고 저렇게 돌아다닌 거라면 저희들이 인정을 하겠는데요. 도덕성 이미 무너져 땅바닥에 떨어져 있는데, 무슨 대권 어쩌고저쩌고 그러고 돌아다니는지, 글쎄요. 뭐 그건 시민들이 판단할 문제고요”라고 발언했다. 


이는 명백한 왜곡이었으나 방통심의위는 객관성 조항을 적용하지 않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관을 ‘황제 전세’라 규정한 부분은 박 시장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에 가깝다. 그런데도 방통심의위는 객관성 조항과 명예훼손 조항을 빼고 엉뚱하게 제 13조 대담프로그램에 관한 규정을 적용했다. 방통심의위가 내놓은 설명은 더 황당하다. “시사프로그램에의 진행은 형평성·균형성·공정성을 유지하여야 함에도, 진행자가 주제와 상관없는 ‘황제 전세’를 반복적으로 언급하며 특정인을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을 방송한 것은 관련 심의규정에 위반되는 것으로 판단되나, 정치인에 대한 비판은 일정 부분 용인될 수 있는 점, 위반의 정도와 기존 유사 심의사례와의 형평성 등을 감안”했다는 것이다. 정치인에 대한 비판은 합리적일 때 용인될 수 있는 것이지 사실을 왜곡하며 명예훼손을 일삼는 것은 합당한 ‘정치인 비판’으로 보기 어렵다. 
 
■ 유우성 출연했다고 최고의 중징계, 국정원 자살 옹호 방송은 의견제시 
같은 사안에 대한 징계에서 형평성이 완전히 깨진 사례도 있다. JTBC <뉴스큐브 6>(2014.2.18.)에 당시 재판이 진행 중이던 유우성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의 당사자와 변호사가 출연해 일방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변호하고, ▲위조 여부에 대해 논란이 진행 중인 검찰 측 출입경 기록 확인서에 대해, 근거 없이 위조라고 주장하거나, ▲1심 결과, 국정원 조사 과정에서 유우성의 여동생에 대한 가혹행위가 없었음이 밝혀졌음에도, 가혹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등, 공정성과 객관성에 벗어난 주장으로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을 방송했다는 민원이 심의 테이블에 올라갔다. 방통심의위는 ‘해당 방송프로그램 관계자에 대한 징계 및 경고’라는 초강경 징계를 내렸다. 이 결정은 2014년 4월 3일에 열린 회의에서 의결됐다.


한편 채널A <시사 인사이드>(2015.7.20.)도 같은 사건을 다뤘다. 방송 당시 1심과 2심에서 모두 국정원 직원의 공문서 위조임이 밝혀진 상황이었고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던 시점이라 역시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을 방송한 것이었다. 채널A에는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 당사자가 직접 나온 것은 아니었다. 국정원 출신 출연자 김정봉 씨가 국정원 직원의 자살 시도를 언급하며 “그 유우성 간첩단 사건 있잖습니까. 권 과장인가 그, 자살을 시도했잖습니까. 그거는 정말 억울한 케이스인데, 그 권 과장이 봤을 때는 분명히 유우성은 간첩인데 그 국정원에서 글씨 한 자 고쳤어요. 출경, 입경, 입경, 입경 이렇게 돼가지고 검찰에서 그걸 증거로 인정 안 해주니까 출경, 입경, 출경, 입경. ‘출’자를 ‘입’자로 하나 고쳤거든. 그 고친 것 때문에 증거인멸을 해서 이게 무죄판결 받았는데 근데 자기가 볼 때 분명히 간첩 맞거든. 근데 도대체 간첩은 국가가 보호를 해주고 간첩 잡던 수사관은 계속해서 증거인멸 해가지고 구속을 시킨다고 그러니까 자존심 이거…. 이길 수가 없는 거지요”라고 말했다. 진행자 동정민은 “예. 감정적인 게 좀 앞서다 보면 그런 선택을 하는 것 같습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라고 말했다. 


방통심의위는 이에 대해서 “재판과정에서 공문서 위조임이 밝혀지며 간첩 혐의에 대해 1, 2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억울한 케이스’라고 하며 간첩이 맞다고 두둔한 것은 진실을 왜곡하여 관련 심의규정에 위반되는 것으로 판단되나, ‘국정원에서 글씨 한 자 고쳤어요’ 등 증거 조작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며 권 과장의 입장에서 추측하며 발언하고 있는 점,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는 점 등을 감안”했다면서, 공정성 위반을 적용해서 ‘의견제시’를 의결했다. 


JTBC는 유우성씨와 해당 변호사가 나와 자신의 간첩혐의를 부정하는 내용이었고, 채널A의 경우 국정원 출신 패널이 ‘자살을 시도한 국정원 직원은 유우성 씨를 간첩으로 확신하고 작은 실수를 했는데 자존심이 상해서 그런 것’이라며 당사자를 옹호해주는 내용이었다. 내용의 차이가 있지만, JTBC가 1심 재판 이후 2심 재판을 앞둔 상황이었고, 채널A가 1,2심 이후 대법원 판결을 앞둔 상황이라는 점만 다를 뿐, 두 방송 모두 둘 다 모두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을 다루어고 있다. 방송심의규정 제11조(재판이 계속 중인 사건)는 “방송은 재판이 계속 중인 사건을 다룰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내용을 방송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면서 “①호 재판의 결과를 단정하거나 객관적 근거 없이 미리 판단하는 내용 ②항 재판의 결과 또는 재판의 내용과 관련되는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내용 ③항 정당한 사유 없이 관련 당사자의 의견을 균형 있게 반영하지 않는 내용 ④항 그 밖에 법관의 양심에 따른 독립된 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을 다루면서 재판의 결과를 단정하거나 객관적 근거 없이 미리 판단하거나, 사실관계를 왜곡하거나 당사자의 의견을 균형 있게 반영하지 않는 경우라면 모두 똑같은 잣대로 심의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방통심의위는 JTBC에는 법정제재 중에서도 가장 강한 중징계를 내렸고, 채널A는 행정지도 처분 중에서도 가장 약한 ‘의견제시’를 주었다. 특히 채널A에 대해 심의과정 설명에서조차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는 점을 감안한다고 밝히면서도 정작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 조항’을 적용하지 않고 공정성 조항만 적용한 점은 명백히 ‘편파 심의’라 할 수 있다.  

 

2. 2016년에도 방통심의위 종편 심의결과는 여전히 솜방망이
- 민언련이 산출한 통계와 민언련 분석 자료를 중심으로 

 

민언련이 산출한 2016년 오보․막말․편파방송도 여전히 늘어나

2014년부터 2015년까지의 이행실적 점검 결과만을 살펴본 것만으로도 방통위가 종편 재승인 심사과정에서 방통심의위가 제공한 수치만을 토대로 ‘공적책임 및 공정성 확보방안’을 심사한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민언련은 방통심의위가 공개한 2016년 심의제재조치 결과를 토대로 2014, 2015년과 같이 종편의 오보․막말․편파 방송을 산출했다. 방통심의위가 정확하게 어떤 기준으로 <종편PP 4사 오보·막말·편파 방송 심의 현황>을 산출하는지 공개되지 않았기에 민언련은 방송내용과 심의규정 위반 조항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방통심의위와 같이 오보·막말·편파가 중복된 경우 각각의 건수로 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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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2> 종편4사 오보․막말․편파 방송 심의제재조치 연도별 추이

 

비록 민언련이 자체 산출한 비공식적 수치이지만 종편4사의 오보‧막말‧편파 심의건수는 3년에 걸쳐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보였다. 민언련이 산출한 2016년 관련 제재건수는 282건인데 이는 전년도 214건 대비 31.8%가 증가한 것이다. 2015년의 214건은 2014년의 183건에 비해 17% 증가한 것으로서 증가분은 2년 세 2배 가까이 뛰었다. 이는 해를 거듭할수록 종편 방송사들, 특히 전체 오보‧막말‧편파 심의 사례의 84.4%를 차지하고 있는 TV조선‧채널A의 오보‧막말‧편파 방송도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방통심의위의 처벌 수위는 오히려 급격히 떨어졌다. 2014년 전체 183건 중 법정제재는 40건으로서 21.9%의 비율을 보였는데 이 비율은 2015년 18.7%, 2016년 10.3%로 급감했다. 2016년 오보‧막말‧편파 사례에 대한 방통심의위의 법정제재 비율은 2014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16년 전체 오보‧막말‧편파 방송 심의건수는 282건으로서 2014년 183건에 비해 54.1% 증가했는데 법정제재 비율은 절반 수준으로 오히려 떨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내용에 있어서는 어떨까. 2016년 이뤄진 방통심의위 심의결과는 여전히 문제점이 많았다. 

 

■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 심의 중 제재 수위 놓고 위원 간 ‘흥정’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은 △‘10% 청년 할당’ 제안에 대해 대담하면서 정치주체로서 청년들에 대해 비하하고, 새정치연합에 대해 ‘종북 숙주’라고 언급하는 등 비난(2015.8.10.)했고,  △김광진 의원이 자신의 SNS에 ‘DMZ에서 폭발된 지뢰는 북측의 것’이라는 글을 국방부 공식 발표 이전에 게시한 것에 대해 김 의원을 모독하거나 감정적으로 비난(2015.8.12.)했으며 △ 출연자들이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대법원 판결의 의미를 ‘친노에 대한 정치적 사망선고’라고 발언(2015.8.20.)한 내용을 방송했다. 방통심의위는 이 3개 안건을 한꺼번에 심의했다. 


이 과정에서 야당추천 위원들이 방송내용의 문제를 지적하며 경고 의견을 내자, 여당 추천 위원들과 이견이 오갔다. 이 과정에서 여당 추천 위원이 3건 모두 권고를 주자던 애초 의견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선심 쓰듯이 권고, 권고, 주의로 달랑 한건 법정제재를 줄 수 있는 조정의견을 냈다. 그러자 또 다른 여당 추천위원도 2건은 ‘의견제시’, 1건 ‘권고’를 주려던 애초 의견에서 조금 상향해 3건 모두 권고로 조정의견을 냈다. 그러면서 이들은 3건 모두 ‘경고’를 내야 한다고 주장한 위원에게 3건 모두 ‘주의’로 합의해달라고 요청했다. 


방송심의는 철저하게 방송 내용이 심의규정을 어겼는지 여부를 따져 그 정도에 따라서 엄중하게 심의해야 한다. 그러나 방통심의위는 마치 제재조치를 경미하게 주기 위해 위원들이 흥정을 하는 민망한 장면을 연출했다. 


결과적으로 위의 8월 10, 12일 방송은 공정성, 대담토론프로그램, 객관성 품위유지를 적용해서 권고 조치를 받고, 8월 20일 방송은 품위유지 위반으로 권고 조치를 받는데 그쳤다. 8월 10일, 12일 방송의 경우 모두 “공인 및 공당의 정치적 활동 등 공적 영역에 대한 비판은 폭넓게 용인된다”고 적혀있다. ‘폭넓게’라는 것의 한계는 도대체 어디까지인지 이런 식의 봐주기 심의를 하는 방통심의위의 한계는 어디까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 고 노무현 대통령 종북으로 몰고, 문재인 전 대표 아바타라 조롱해도 ‘권고’
TV조선 <엄성섭, 정혜전의 뉴스를 쏘다>(2016.2.15.)는 개성공단 폐쇄 등에 대해 대담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전 대표 등에 대해 일방적으로 비판하고 조롱‧비하하는 표현을 방송했다. 특히 이영작 교수가 출연해 “북한에 가서 악수하고 돈도 퍼주고 그러니까 어떻게 이야기하면 노무현 대통령의 아바타 같은 사람이 차기에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라는 등 황당한 비방을 했다. 방통심의위는 이에 방송에 대해서 대담토론 프로그램 조항만을 적용하고 경징계인 ‘권고’에 그쳤다. 게다가 적용 사유는 기가 막힌 수준이다. 방통심의위는 “공정성, 균형성을 견지해야 할 진행자를 비롯하여 출연자들이 특정인들에 대해 일방적으로 비판 하거나 ‘아바타’ 운운하는 등 조롱 또는 희화화하는 내용을 방송한 것은 심의규정의 위반으로 판단되나, 정치적 관심사안 이나 공인 공당에 정치적 활동에 대한 비판은 폭넓게 용인되는 점을 감안”해서 사유라는 것이다. 방송심의위의 의견을 백번 수용한다고 해도 분명 객관성과 심각한 명예훼손에 준하는 발언임에도 불구하고 대담토론 프로그램 조항만을 적용,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온갖 막말, 편파 발언에 면죄부를 주줬다고 볼 수 있다.

 

■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 제재수위 강경 일변도
방통심의위는 종편의 시사·보도프로그램에 관해 제재를 제대로 누적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2016년 8차 소회의에서 장낙인 상임위원은 “일반 PP나 홈쇼핑이나 제재할 때 권고 한번 받았는데 다음에 올라온 건이 또 권고 받을만한 사항이면 권고 누적으로 제재를 강하게 합니다. 종편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그런 예들이 별로 없지요. 왜 거기에 차별을 둬야 되는지 저는 이해를 할 수가 없고 6번의 행정지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식의 표현을 계속해서 쓰고 있고… 몇 십 건 건 가까이가 계속 행정지도에요. 아까 제가 말씀드렸듯이 행정지도가 누적되면 다 법정제재로 갑니다. 몇 십 건의 행정지도가 누적이 됐는데도 법정제재를 안 해요. 지금까지 기껏해야 10건 정도 했을 것입니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방통심의위는 이처럼 누적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이것(민원)이 한두 건이 아니”기 때문에, “1년 전 것이 올라올 수도 있는 것이고 정권이 바뀌고 난 뒤에도 전 정권 것을 가지고 심의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장낙인 상임위원의 말처럼, 방송소위의 솜방망이 처벌은 종편이 마음 놓고 문제적인 방송을 해도 좋다는 신호를 주고 있다. 방송소위의 솜방망이 처벌로 인해 시사·보도프로그램에서 문제적인 진행과 발언들이 반복되고 이에 대한 민원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한두 건이 아니’라 강한 제재를 할 수 없다는 논리는 납득하기 어려울뿐더러, 방송을 감독할 책임을 방기해 악순환을 더 심화시킨다.

 

■ 사과했다고 봐주고 영상 내렸다고 봐주고
심의과정에서 종편에 대한 ‘봐주기’ 정황은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특히 TV조선의 경우 제작진의 사과와 재발방지 노력을 하고 있다는 의견이 적극 존중되는 경우가 많았고, 이는 해당 방송에 대한 제재조치가 경감되는 결과로 이어져왔다. 물론 방송사측이 문제 해결 의지를 피력하는 건 자발적인 방송 품질 개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존중될 만하다. 그러나 실제로는 종편의 심의규정 위반 사례가 반복되고 심지어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질 뿐이다. 그런데도 방송소위는 ‘진정성 있는 사과’라며 봐주기를 반복하고 방송사의 책임을 가볍게 해주고 있다. 문제적인 발언이더라도 ‘출연자의 돌발발언이기 때문에’ 제재 수위를 낮춰주는 경우도 있었다. 또 해당 영상을 VOD에서 삭제했다는 점이 제재 수위를 낮추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이미 엎질러진 말이며 방송되어 많은 시청자들에게 유통된 것인데도 각종 이유를 덧붙여 책임을 감면해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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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편 심의과정에서 사과를 했거나 출연자 교체했다는 이유로 제재 수위를 낮추는 사례

 

■ 성폭행 범죄 책임 피해자에 전가하는 발언도 ‘인터뷰니까 괜찮다’?
성폭력 보도에서 피해자에 책임을 전가하는 2차 가해 발언은 극도로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 그러나 현재 방송보도에서는 이런 감수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럼에도 방통심의위는 성폭력 피해자에게 비난의 화살을 보내는 2차가해 발언을 버젓이 보도해도 ‘인터뷰니까 괜찮다’며 기각하고 있다. 


채널A <“성폭행 의도” 계획 범행 시인>(6/7)는 신안군 섬마을 성폭행 사건을 다루면서 “계획적 성폭행임을 확인”하는 “생생한 증언”을 담았다고 단독으로 전했다. 그런데 그 증언의 내용은 “다 착실한 사람들이잖아요. 기사 난 건 60~70% 과장해서 나오고 있어요. 이상한 쪽으로 나가고” “바래다주면서 선생님 잘 잠그고 주무시라고 그랬는데도. 그냥 열어주니까, 순간적으로 같이 술 먹다 우발적으로”라는 것이다. 계획적 성폭행과는 거리가 멀고 모두 범행의 책임을 피해자에 전가하는 2차 가해 발언들이다. 


방송통신심의위는 이 사례를 기각하면서 “범행 당시의 정황과 현지의 동정 등을 전하는 범죄 관련 보도의 특성 상 인터뷰 내용 등을 그대로 전달한 방송사에 책임을 묻기는 어려움”이라는 이유를 달았다. 방송사가 인터뷰를 전달만 한다면 그 어떤 발언을 보도해도 괜찮다는 의미이다. 상식을 벗어난 판단이다. 문제가 있는 인터뷰, 특히 성폭행 피해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내용이라면 방송사는 자체적으로 이를 걸러내야 한다. 방송사가 그런 의무를 져버린 경우, 제재를 가하기 위해 존재하는 공공기관이 바로 방송통신심의위이다. 방통심의위는 2017년 1월 1일부터 적용되도록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을 개정했는데 이에 따르면 30조(양성평등) ④항에 “방송은 성폭력, 성희롱 또는 성매매, 가정폭력 등을 정당화할 우려가 있는 내용을 방송하여서는 아니 된다”와 ⑤항 “방송은 성폭력, 성희롱 또는 성매매 등을 지나치게 자세하게 묘사하거나 선정적으로 재연하여서는 아니 된다”라는 내용을 새롭게 추가되었다. 위에서 지적한 성폭력 성애화나 2차 가해성 발언 보도 등은 사실상 이들 조항을 위반했다고 봐야 할 내용이다. 


방송통신심의위는 심의규정은 물론 성범죄 관련 보도 가이드라인을 모조리 어긴 보도에 ‘사회적 통념’ ‘인터뷰 전달에는 책임이 없음’ 등 무책임한 근거로 면죄부를 줬다. 심의 주체인 방송통신심의위가 관련 규정들을 숙지해야 하는 참담한 상황이다.

 

■ 반대 측 입장 딱 한 줄만 들어가도 공정 보도? 방통심의위의 ‘꼼수’
약자의 입장이 딱 한 번 언급됐다는 이유로 불공정 보도 민원을 기각한 사례도 있다. MBC <탈법 조사한다며 법 절차 무시 ‘좌충우돌’>(8/23)은 세월호참사특조위를 폄훼하는 일방적인 주장을 나열하면서 그에 대한 반박은 전혀 싣지 않은 악질적인 보도다. 이 보도는 시작부터 “특조위가 오히려 법적인 절차를 무시하면서 파행을 계속하고 있다는 지적”이라는 멘트로 시작했고, 리포트 내내 ‘특조위가 법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 ‘특조위 조사대상이 지나치게 광범위하다’, ‘청문회 출석 요구에 다른 뜻이 있다’, ‘두 달 넘게 국회가 선출하고 대통령이 임명한 여당추천 상임위원에 대한 부위원장 선출을 거부하고 있다’ 등 사실과 다른 억지 주장들로 특조위를 ‘범법집단’으로 규정했다. 반면 정부가 특조위의 실질적 활동 시작 시점을 무시한 채 무리하게 6월 30일 특조위 활동 종료를 강행한 사실, 정부가 올해 하반기 예산은 배정하지도 않았다는 사실, 정부‧여당이 특조위 여당 추천 위원들에게 행동 지침을 하달하는 등 조직적으로 특조위 활동을 방해했다는 사실은 모조리 외면했다. 특조위 측 입장이라고 소개한 것은 “청문회가 불법은 아니고요. 법에 근거해서 진행되는 거고 절차를 다 지킨 것이기 때문에…”라는 권영빈 상임위원의 발언 딱 한 마디뿐이었다. 공정성, 객관성 조항을 모두 위반한 보도이다. MBC가 반복적으로 내놓고 있는 특조위 비하 보도 중 최악의 사례로서 특조위의 진상규명 활동을 방해하려는 목적이 다분하다. 그런데도 “정부의 입장과 특조위 양측 입장을 모두 다룸에 따라 일방을 비판하였다고 보기 어려워”라는 황당한 답변으로 민원을 기각했다. 특조위 측 입장이 딱 한 마디 언급됐다는 이유로 MBC의 ‘흑색선전’에 면죄부를 준 것이다. 

 

■ 채널A의 ‘외부 세력 개입 프레임’, 방통심의위과 직접 ‘정당화’
지난 7월 정부가 아무런 협의 조치나 사전 통보 없이 갑작스레 사드 배치를 결정하면서 경북 성주로 배치 부지도 일방적으로 결정하자 대대적인 반대 집회가 일어났다. 이때 보수언론이 들고 나온 프레임이 사드 배치 반대 집회에 성주군민 등 당사자가 아닌 ‘통진당’ ‘전문 시위꾼’이 개입했다는 ‘외부세력 개입론’이었다. 이는 국민의 집회의 자유를 억압하는 왜곡 보도이다. 방통심의위는 이런 보도에 제기된 민원에 ‘기각’ 결정을 내렸다.


대표적인 사례는 채널A <사드 대책위 군민은 2명뿐>(7/18)이다. 이 보도는 왜곡 보도이자 오보이다. 채널A는 “‘사드 배치 반대 대책위원회’가 국회로 야당 지도부를 찾아가 사드 철회를 요구”했는데 “성주 출신 위원은 2명 뿐이고, 광우병 촛불 집회를 주도해 구속된 인사 등 진보 계열 외지인 위원이 대다수”라고 전했다. 리포트에서도 “사드배치반대 대책위원회에 포함된 성주 군민은 노광희 성주 군의원과 이재동 성주군 농민회장 단 2명뿐. 나머지 인사들은 성주와는 직접적 관련이 없는 이른바 ‘외부인’”이라면서 “진보 계열 외지인 위원”으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를 지목해 ‘구속 전력을 가진 시위 전문가’라 칭했다. 


그러나 채널A가 전한 대책위와 야3당 지도부의 면담은 ‘사드 한국 배치 전국대책회의’(이하 대책회의)가 주최한 것이다. 대책회의는 전국 51개 시민단체가 모인 연대단체로서 성주 군민들이 모인 ‘성주 사드배치 저지 투쟁위원회’(이하 투쟁위)와는 별개의 단체이다. 채널A가 ‘단 2명뿐인 성주 군민’으로 소개한 노광희 성주 군의원과 이재동 성주군 농민회장은 투쟁위 소속으로서, 이날 대책회의가 주최한 야3당 지도부와의 회동에 투쟁위 자격으로 함께 한 것이다. 채널A는 이렇게 전국 단위의 대책회의와 성주 군민들의 투쟁위가 다른 조직임을 설명하지도 않은 채, ‘사드배치반대 대책위원회’라는 엉뚱한 이름으로 두 단체를 뭉뚱그렸다. 그리고는 국회 회동에 ‘성주군민은 2명뿐이고 나머지는 진보 계열 외지인이다’라는 거짓 프레임을 조작해냈다. 객관성, 공정성 조항을 위반함은 물론,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보도이기도 하다.


이 보도에 방통심의위는 납득하기 어려운 근거를 들어 면죄부를 줬다. “성주 군민 2명 외 나머지 인물들이 여타 시민단체 소속이었음은 사실이고 참석자 중 일부 인사의 형사처벌 전력 등을 언급한 부분에 특정인들을 부정적으로 다루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움”이라는 근거를 들어 ‘기각’을 결정한 것이다. “성주 군민 2명 외 나머지 인물들이 여타 시민단체 소속이었음은 사실”이라며 채널A의 ‘외부세력 개입 프레임’을 방통심의위가 직접 정당화하기까지 했다. 방통심의위가 정부에 유리하게 ‘정치 심의’를 하고 있다는 비판과 의심은 이런 납득하기 어려운 심의로 방통심의위 스스로 자초하는 것이다. 

 

3. 종편 재승인 ‘공적책임 및 공정성 확보방안’ 관련 심사에 대한 제안 
이상과 같이 지난 3년간 방통심의위는 종편 방송에 솜방망이 조치로 일관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실제 방송의 문제점에 비해서 특정 사안, 특정 방송사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봐주기를 하거나, 반대로 과하게 중징계를 받았다고 의심되는 사례가 있었다. 전반적으로 오보․막말․편파 방송에 대한 방송심의규정 적용조항이 매우 부적절했으며, 처분이 행정지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종편 재승인 과정에서 방통위가 구성한 심사위원들은 이러한 문제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평가에 임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를 위해서 방통위는 민언련 뿐 아니라 공정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정리하여 심사위원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심사위원들이 단순히 법정제재건수라는 수치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종편의 공정성 공적 책임과 공정성 조항을 심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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