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수와 정청래에 대한 ‘막말 쓰리쿠션 공격’
등록 2016.11.0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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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평론가 김갑수 씨가 그동안 출연했던 TV조선 <강적들>에서 하차했다. 지난 15일 정청래 전 의원 출판기념식에서의 축사 발언이 이유이다. 김갑수 씨의 축사 이후 <강적들> 시청자 게시판에는 ‘김갑수 하차요구’가 빗발쳤고, 보수단체 어버이연합은 TV조선 앞으로 몰려갔다. 어버이연합은 ‘내란선동 김갑수’, ‘갑수야! 깜빵가자!’라는 자극적 피켓을 들고 김갑수 씨의 퇴출을 요구했다. 보수단체가 시위를 벌인지 하루도 안 된 18일 오후, <강적들> 제작진은 김갑수 씨에게 하차통보를 전했다. 그리고 신속하게 19일 방송에서 김갑수 씨의 촬영 분을 모두 편집한 방송을 내보냈다. 종편은 기다렸다는 듯이 김갑수 씨의 발언을 비난하며 맹공격을 퍼부었다. 문제가 된 정청래 출판기념회의 김갑수 씨 발언부터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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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청래 막말 기념식’이라며 김갑수와 정청래에 대한 ‘막말 쓰리쿠션 공격’


  정청래 전 의원의 출판기념식 이후 종편은 ‘정청래 막말 기념식’이라는 자막을 걸고 야당 전반을 맹비난했다. 특히 김갑수 씨 축사 중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에 작살낼 놈들은 작살내는 역할을 하셔야 됩니다”라는 발언이 종편의 도마 위에 올랐다.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10/17)에서 출연자 김병민 씨는 “교전에 준하는 사태 그리고 누군가의 암살 얘기를 꺼낸다는 것은 이건 대한민국의 현 국민의식 그리고 정당 정치의식 전체를 폄하하는 내용으로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도대체 왜 이런 발언들을 하시는지 이런 상황들을 예측했기 때문에 김종인 전 대표가 정청래 의원 전 의원에게 공천을 안 준 게 아닌가라고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발언은 김갑수 씨가 했는데, 엉뚱하게 정청래 의원을 비난한 것이다.


  TV조선 <최희준의 왜>(10/17)에 출연한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김갑수 씨의 발언을 비난을 했다. 김효재 씨는 “우리 사회에 이런 사람들까지를 용인하는 게 우리 사회의 미덕이었던가 라는 생각이 들고, 그냥 그야말로 이건 어린이들이 안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진행자 최희준 씨도 이 사안에 대해 미국 대선 토론에서 트럼프가 클린턴 후보를 감옥에 보내겠다고 한 것과 연관지어 “거기서 이제 아이디어를 얻었는지 참 그런 건 또 빨리 배웁니다”라며 비아냥거렸다.


  TV조선 <이것이 정치다>(10/18)의 출연자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이걸 지켜보는 우리 중도층이나 이런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또 변한 게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는 그런 상황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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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청래 전 의원 출판기념식 당시 김갑수 시사평론가의 발언을 비난한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10/17)와 TV조선 <최희준의 왜>(10/17)

 

■ 막말하면 김갑수 씨 뺨을 백대도 더 칠 수 있는 종편의 ‘내로남불’


  종편이 김갑수 씨의 발언을 막말이라고 규정한 것은 한없이 친정부적이고 친여당적인 그들의 잣대에서는 그럴 수도 있다고 백번 양보해보자. 그러나 김갑수 씨의 발언은 방송이 아닌 사적 영역인 출판기념회에서 이뤄진 축사이다. 혹여 이를 영상으로 찍어서 인터넷 생중계 등으로 노출시켰다 하더라도 국민의 재산인 전파를 이용하는 방송사에게 주어지는 책무와는 질적으로 완전히 다르다. 종편은 공정성과 객관성을 지키고 품위를 유지해야함에도 불구하고 개국 초기부터 노골적인 정치적 편파성을 드러내며 방송에서 인신공격과 명예훼손 발언을 남발했다. 이런 종편이 방송도 아닌 사석에서 한 발언을 문제 삼아 대뜸 출연자를 퇴출시키고, 그것도 모자라 방송에서 비난을 쏟아냈다. 그야말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전형적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막말하면 많은 국민이 종편 시사토크쇼부터 생각할 것이다. 종편의 ‘내로남불’을 지적하기 위해 멀리 갈 것도 없다. <강적들>의 진행자 박종진 씨의 최근 막말 사례만 해도 셀 수 없는 지경이다. 박종진 씨는 7월에 TV조선 <박종진의 라이브쇼>의 진행자가 되었다. 그리고 석 달 만에 방송통심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로부터 법정 제재 ‘주의’ 조치를 두 차례 받았다. 모두 진행자 박종진 씨의 막말에서 비롯되었다.


 7월 15일 TV조선 <박종진의 라이브쇼>의 진행자 박종진 씨는 당시 성주에서 열린 ‘사드 배치 반대 집회’에 관련해 수차례에 걸쳐 검증되지 않은 사실을 말하며 진보단체들을 욕보였다. 그는 “이번에도 낯익은 진보단체들이 등장해서 우려하는 부분이 있습니다”라고 말하고는 “시간이 지나다보면 사드 얘기를 해야 되는데 미군철수 얘기가 분명히 나올 거고, 잘은 몰라도 이석기 빨리 사면시켜라 이것도 나올 거 같다는 생각이 들고”라고 말했다. 방통심의위는 “출연자 중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사실을 바탕으로 낯익은 진보세력이라는 표현을 빌려 그 시위 현장에 진보 세력이 등장한 것을 기정사실화 했다”며 “없는 사실을 갖고 단정적으로 예단하는 건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결국 <박종진의 라이브쇼>는 ‘주의’ 조치를 받았다.


  이후에도 박종진 씨의 막말은 멈추지 않았다. 8월 4일 방송에서 박종진 씨는 성매매특별법에 관한 대담과 관련해 출연자에게 “성매매 특별법 만들기 전에 노무현 대통령 때 그 이전에는 성매매 하셨죠?”라는 황당한 질문을 했다. 출연자가 당황한 표정이 돼도 박종진의 막무가내 질문은 멈추질 않았다. 계속해서 저질스러운 질문을 던져 출연자의 답변을 유도했다. 매우 경솔하며 경우 없는 진행태도였다. <박종진의 라이브쇼> 제작진은 자신들이 보기에도 어이가 없었는지 이날 방송이 나간 후 프로그램 다시보기에 해당 방송내용을 삭제해 올렸다. 이에 대해 방통심의위는 “성매매특별법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경솔하게 다루고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했다”며 ‘주의’ 제재를 최종 의결했다.


  지난 8월 22일에는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을 놓고 후보들을 조롱하고 희화화했다. 출연자로 나온 이영작 서경대 석좌교수가 “누가 되든 차이가 없으니 제비뽑기를 하자”고 하자 박종진 씨는 “그거 생중계하면 참 재밌겠다”고 답변했다. 진행자가 특정 당을 비하하고 조롱하는 발언을 저지하기는커녕 동조하고 유도한 것이다. 이런 박종진 앵커는 김갑수 씨가 퇴출된 <강적들>의 진행자로 버젓이 활동 중인 것이다.


  누군가를 막말했다며 비난하고, 방송에서 퇴출시키려한다면, 최소한 다른 출연자에게도 같은 잣대를 들이대야 마땅하다. 방송이 사적인 자리에서 한 발언을 빌미로 진보 성향의 출연자를 왕따 수준으로 비판하고 강제로 퇴출시키면서, 매일 기행에 가까운 막말을 쏟아내는 보수 성향의 출연자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종편은, 공적 기능을 가진 방송사로서 자격을 상실했다고 볼 수 있다. <끝>

 

문의 우지연 활동가(02-392-0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