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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은 무릎이 꺾였다’는 TV조선 <신통방통> 김광일 앵커
2017년 1월 19일
등록 2017.01.24 17:01
조회 1282

19일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에는 당일 새벽 5시 영장 청구가 기각된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화두에 올랐습니다. 종편 시사토크 출연진 다수는 ‘특검 실패’를 강조했습니다.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1/19)의 김광일 앵커는 “특검은 무릎이 꺾이고 말았다”고 평했습니다. TV조선 <뉴스를 쏘다>(1/19)에 출연한 서정욱 변호사는 “‘유전유죄’는 안된다”며 삼성을 감쌌습니다. 채널A 역시 이재용 보도에 열을 올렸는데요. 채널A <뉴스특급>(1/19)은 이 부회장의 하루를 동영상으로 만들어가며 특검 수사부터 구속영장이 기각되기까지 일거수일투족을 세세하게 담았습니다. 



1. TV조선 <신통방통> 김광일 앵커 “특검은 무릎이 꺾이고 말았다”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조의연 영장전담 판사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습니다. 그러자 ‘잘나가던 특검에 제동 걸렸다’며 ‘특검의 실패’를 부각하는 보도가 쏟아졌습니다. 종편 시사토크 출연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특검이 과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1/19)의 김광일 앵커는 ‘김광일의 세상칼럼’ 코너에서 아예 “특검은 무릎이 꺾이고 말았”다고 평합니다. 특검의 기소 자체가 ‘무리’였다는 주장도 펼칩니다. “차라리 특검은 처음부터 이재용 삼성 부회장에 대해서 불구속 기소를 했더라면 그런 후회를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누가 됐든 박수 받을 때 뒤 돌아볼 줄 알아야”한다는 것입니다. 특검의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 결정을 ‘기고만장한 상황에서 내린 감정적 판단’이라 오인하게 하는 발언입니다. 아무리 ‘칼럼’ 코너라지만 한 프로그램을 이끄는 진행자가 기울어진 평론을 내어 놓은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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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은 무릎이 꺾였다’고 주장한 김광일 앵커.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 갈무리.

 

2. ‘불과 400억에 영혼을 팔아먹는 대통령이 있겠냐’며 끝까지 대통령 감싸는 이영작 석좌교수
TV조선 <최희준의 왜>(1/19)에 출연한 이영작 서경대 석좌교수는 ‘특검이 이 부회장을 구속해서는 안 된다’던 자신의 예측대로 들어맞았다며 자랑을 늘어놓았습니다. 이 씨는 “특검이 굉장히 비상식적이고 정치적인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에 구속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특검의 가정부터가 잘못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거기서(특검 수사에서) 가장 핵심 되는 가정은 뭡니까. ‘박근혜 대통령이 불과 400억 때문에 최순실과 한 몸통이 됐다? 이 특검의 문제는 특검은 이 가정에서 시작했고, 이 가정을 증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거예요”라는 것입니다. 진행자 최희준 씨가 “‘불과 400억 원’은 아니죠. 400억 원이면 엄청난 액수죠”라 답하자, “엄청나지만 대통령이요. 400억에 영혼을 팔아먹는 대통령이 있겠어요?”라며 ‘고작 400억’에 대통령이 영혼을 팔아먹을 리가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합니다. 


삼성은 최순실 씨의 회사 코레스포츠와 200억 원대 컨설팅 계약을 맺고, 미르·K스포츠 재단에도 204억 원을 출연하였습니다. 장시호 씨 소유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도 16억 원 가량을 지원한 바 있습니다. 이것이 이 씨가 말하는 ‘불과 400억’의 실체입니다. 특검은 최씨 일가로 흘러들어 간 삼성의 자금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뇌물이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의 비상식적인 삼성합병 찬성의 대가라는 것입니다. 특검은 관계자 ‘진술’, 최순실 씨와 삼성 사이 메시지와 같은 ‘증거’ 등을 수사해 가며, 의혹을 밝히고 있습니다. 특검이 ‘증명하지 못했다’ 비난하면서, 정작 이 씨 본인은 ‘400억에 영혼을 팔아먹을 리가 없다’는 감정적인 추정을 근거로 내어놓았습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구속영장 기각이 뇌물공여 혐의를 부정하는 게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 씨는 이번 기각이 대통령의 뇌물 혐의를 부인한 것처럼 주장하고 있습니다. 

 

3. ‘유전유죄’는 안돼! 이재용 ‘피해자’ 만드는 서정욱 변호사
서정욱 변호사는 TV조선 <뉴스를 쏘다>(1/19)에서 “뇌물 받은 사람부터 조사해야”한다며, 그들을 조사하지 않고 “어떻게 주 기업인들을 조사하느냐”고 따져 묻습니다. “뇌물공여로 구속된 예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최순실 씨는 작년 12월 한 차례의 조사 이후 특검의 네 차례 출석 요구를 모두 거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박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입니다. 다른 사건과 달리 뇌물 수수자에 대한 조사 자체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의 특수성은 고려하지 않은 채, “형평에 전혀 안 맞다”며 삼성을 옹호하고 나섭니다. 


심지어 삼성이 재벌이라 피해를 입었다고 비유하기도 합니다. “‘유전무죄’도 안되지만 ‘유전유죄’도 안된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엄성섭 씨가 “영장 재청구 가능성은 어떻게 보냐”고 질문하자 “한마디로 말하면 저는 청구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두 번째 해서도 안 되고, 세 번째 하면 또 기각”될 것이고 이를 “확신”한다고 답합니다. 서 씨가 자신의 주장대로 ‘관계자 조사’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면, 출석에 불응하고 있는 최순실 씨 조사를 촉구하는 게 타당합니다. 


 삼성-최순실-박근혜로 이어지는 관계는 이번 국정 농단의 한 축임이 분명합니다. 최 씨 일가와 삼성 사이에 돈이 오갔고, 삼성이 특혜를 얻은 것 역시 명백한 사실입니다. 이 과정에 국민연금까지 동원되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갔습니다. 기각 여부와 무관하게 삼성은 더욱 면밀한 수사를 통해 책임을 물어야 할 피해자가 아닌 ‘피의자’입니다. 

 

4. ‘멘탈갑’ 이재용? 동정여론 부추기는 채널A
채널A <뉴스특급>(1/19)은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되기까지 일거수일투족을 세세하게 담았습니다. 진행자 김종석 씨의 발언부터 심상치 않은데요. 김 씨는 “멘탈갑 이재용 부회장 정상출근 강행군. 방금 전 얘기입니다. 구속 위기에서 벗어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오늘 새벽 서울구치소에서 나오자마자 곧바로 삼성 서초사옥으로 정상출근을 했습니다. 글쎄요, 평생 동안 가장 긴 하루를 보냈을 이재용 부회장의 하루를 영상으로 먼저 만나보겠습니다”라며 이 전 부회장의 출근을 ‘강행군’, 구속영장 심사를 ‘위기’, 이 전 부회장의 삼성 출근 행보를 ‘멘탈갑’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이어지는 채널A의 동영상도 이와 비슷한데요. 이 전 부회장의 표정과 심기에 맞춘 하루를 쭉 보여줍니다. 

 

<뉴스특급>의 삼성 옹호는 이뿐만이 아닌데요. 출연진들의 대담도 마찬가지 모습을 보여줍니다. 민영삼 한양대 특임 교수는 어저께 다시 지금 현재 네티즌들은 여러 가지 반응들이 있기는 하지만 역시 소신있는 판사, 재판부가 대한민국이 아직도 살아 있다”라고 대답합니다. 또 다른 출연자 최진녕 변호사는 아예 “1차적으로는 삼성의 승리다”라며 삼성의 승리를 선언합니다. 무죄판결이 아닌 구속영장 기각인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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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영장이 기각되기까지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한 채널A <김승련의 뉴스TOP10>(1/19)

 

법원의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은 현재까지도 많은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현직 대통령을 대통령 본인의 불출석으로 직접 수사하지 못했는데 ‘뇌물 수수자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법원은 구속영장을 기각했습니다. 기각 사유 중 하나로 재벌 회장의 ‘피의자의 주거 및 생활환경 고려’를 적시해 논란이 일고 있기도 하죠. 이에 반발한 변호사, 법학 교수 등 법률전문가들은 사상 초유의 노숙농성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뉴스특급>은 이런 사실 자체를 언급하지 않습니다. 출연자 민 씨는 오히려 “사법부까지 결정까지 다 부정을 하면. 그래서 저는 우쪽이든 좌쪽이든 간에 사법부가 내리는 결론은 우리가 승복”해야 한다며 구속영장 기각에 반대하는 야당을 비판하기까지 합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게이트의 국정농단 세력에 뇌물공여 등으로 협조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입니다. 아무리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된다고 하지만 혐의가 완벽히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옹호해도 되는지 의문입니다.

 

*민언련 종편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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