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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시민제보 체크

‘노무현 정부도 국정원에게 돈 받았다’는 TV조선
등록 2017.11.13 13:27
조회 937

민주언론시민연합에는 시민 여러분들의 다양한 제보전화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민언련은 제보 내용을 확인한 후 민언련 보고서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언론 개혁을 위해 적극적으로 제보해주신 시민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문재인 시구 = 김대중 월드컵 관전’? 허위사실 유포하는 TV조선
제보 내용
10월 31일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에서 엄성섭 앵커가 문재인 대통령 시구 장면을 비판하면서 ‘연평해전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2년 월드컵을 보기 위해 일본으로 떠났던 상황이 연상된다’고 말했다. 


제보 확인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10/31)은 흥진호가 북한에 억류되었다가 무사 귀환한 사건을 다뤘습니다. 30일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귀환하면 보통 웃으며 손을 흔드는데 흥진호 선원들은 마스크를 쓰고 고개를 숙였다”는 이유로 ‘기획 납북설’을 제기해 ‘무리수’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밖에도 정부의 대응이 부실했다고 질타한 야당 의원들이 많았습니다. 야당의 비판을 전하던 엄성섭 앵커는 “그런데 배가 납북됐는데 그 시간에 문재인 대통령이 코리안시리즈 야구 시구를 했다면서요”라고 물었습니다.  


김미선 앵커는 “북한에 따르면 흥진호는 21일 나포됐고 문 대통령은 말씀하신 것처럼 나흘 뒤에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시구를 했습니다. 도대체 어떤 상황이었길래 시구까지 할 수 있었는지, 지방까지 내려갈 수 있었는지,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바른정당의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대통령이 국민 7명이 실종된 엄중한 상황을 방치한 채 시구를 위해 지방까지 갔다면서 맹비난했습니다. 또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13년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시구했을 때 ‘한가하고 무책임하다’고 비판을 했었는데 이번에 시구한 건 어떻게 설명할거냐, 납득할 만한 이유를 대달라고 요구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엄 앵커는 “DJ 대통령이 월드컵 때 서해교전이 있을 때 월드컵 경기를 봤던 점도 논란이 됐던 적이 있었는데 글쎄요 역사가 평가를 하겠죠”라고 맞장구쳤습니다. 제보대로 흥진호 납북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시구를 비판하던 중 이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해교전 월드컵 관전’에 비유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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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대통령의 시구를 비판하는 엄성섭 앵커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10/31)

 

문제점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10/31) 엄성섭 앵커의 발언 중 가장 문제가 심각한 부분은 제보가 지적한 ‘김대중 전 대통령 서해교전 중 월드컵 관전’이라는 주장입니다. TV조선은 이것이 사실인 것처럼 태연하게 주장했지만 이는 이미 오래전 허위사실임이 밝혀진 바 있습니다. 2002년 6월 29일 연평해전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구에서 열린 월드컵 3~4위전을 관람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죠. 김 전 대통령이 월드컵을 관전했다고 주장했던 정규재 한국경제 고문은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당해 검찰 조사를 받는 중이기도 합니다. TV조선은 이런 사실이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데도 사실관계를 왜곡, 은폐한 겁니다.

 
이 뿐 아니라 ‘흥진호가 납북되었는데 시구를 한 문재인 대통령도 잘못’이라는 TV조선 기자들의 주장 역시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6일 포항해양경찰서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흥진호 선장은 지난달 16일 출항 후 복어를 1마리밖에 잡지 못하자 어획량을 늘리기 위해 고의로 북한 해역에 진입했다고 시인했습니다. 이 사실을 숨기기 위해 어업정보통신국에는 한일중간수역에서 정상조업을 한다고 허위보고까지 했고 북한 해역에 설치한 어구가 손상되자 근처의 북한 어선에 마이크로 항의하는 등 대담한 행보를 보이기도 했죠. 결국 흥진호는 추적에 나선 북한 경비정에 21일 나포됐고 거짓 보고를 받았던 우리 정부는 이를 뒤늦게 인지했습니다. 물론 이런 사실이 밝혀지기 전인 31일 방송이기 때문에 사실 파악에 한계가 있었지만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던 시점임을 감안하면 오히려 더 신중하게 보도했어야 합리적입니다. 그러나 TV조선은 ‘강제 납북’을 기정사실로 전제한 채 오로지 대통령을 비난하는데 몰두해 보도 프로그램을 정쟁에 악용한 또 하나의 선례를 남겼습니다.

 

국정원 특수 활동비의 청와대 상납 사실이 알려지면 국민들이 감당을 못할 것이다?
제보 내용
11월 1일 MBN <뉴스와이드>에서 안봉근‧이재만 전 비서관이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상납 받은 사건을 다루던 중 진행자인 송지헌 앵커가 “낱낱이 밝혀서 뭐하냐, 국민만 놀란다”고 말했다. 이종근 패널은 “안봉근‧이재만은 자기들이 다 썼다고 해야 충성심이 있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제보 확인 일단 제보의 사실 여부를 따져 보자면 절반은 오해이고 절반은 사실입니다. 11월 1일 MBN <뉴스와이드>는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국정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를 상납 받았다는 의혹을 다뤘는데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봉근‧이재만 두 비서관은 11월 1일부터 ‘박근혜 대통령 지시로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상납 받았다’고 진술했습니다. 충격적인 국정원-박근혜의 정부의 검은 뒷거래, 박근혜 씨의 비자금 의혹에 새로운 진상이 드러난 겁니다. 


MBN <뉴스와이드>(11/1)의 진행자 송지헌 앵커는 이 주제로 대담을 시작하면서 시종일관 박근혜 정부에 비판적 논조를 유지했습니다. 차트로 사건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송 앵커는 “이게 나라였습니다. 이게.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문고리 측에서. 안 되겠다. ‘당분간 돈 갖고 오지 마세요’하고 다급한 연락을 했다는 겁니다. 2016년 그게 7월이었어요. 특정 시점에 상납이 끊겼어요. 왜 그랬을까요? ‘전화 걸어서 이제 돈 그만 가져오세요’가 아니에요. ‘당분간, 당분간’(이예요) 아마 이 때도 미련이 많이 남아있었던 것 같아요. 왜? 이때 알았겠어요? 설마 탄핵까지 갈지. 그리고 자기 둘이 긴급 체포 될 줄 알았겠냐고요”라며 흥분했습니다. 


제보해주신 내용은 이렇게 강하게 비판하던 도중 이종근 데일리안 논설실장에게 질문하기 위해 “이종근 실장님. 낱낱이 밝혀지면 이걸 어떻게 감당하라는 거예요, 국민들이”라고 운을 띄운 대목이었습니다. 앞뒤 맥락과 발언을 볼 때 ‘도저히 국민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불법 행위’라는 비판적 취지입니다. 이를 ‘밝힐 필요가 없다’라는 취지로 이해한 것은 제보자의 작은 오해라 볼 수 있습니다. 


정작 문제는 이종근 패널의 답변이었습니다. 이종근 씨는 “그게 바로 이 두 사람의 충성심을 아마 이번에 우리가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만약에 정말 충성심이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내가 옹위한 사람이다 하면 내가 썼습니다라고 얘기할 거예요. 내가 어떻게든 썼다. 그런데 이게 만약에 정말 그렇게 해서 자기가 다 돌아온다. 이걸 뒤집어써야 한다? 이거 도저히 안 되겠어. 그러면 나는 다 어디론가 이 돈을 전달했을 뿐입니다 이렇게 할 거거든요. 그러니까 이 두 사람이 진짜 딜레마일 거예요, 제가 생각할 때는”라는 엉뚱한 답변을 내놨습니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국정원 활동비 상납은 매우 충격적이라 국민이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나’라는 취지의 질문에 ‘이 사건은 안봉근‧이재만의 충성심을 알 수 있는 사건’이라는 동문서답을 내놓은 겁니다. 이를 지적한 제보는 정확했습니다.


문제점 박근혜 정부시절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던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이 국정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 수십억 원을 상납 받은 혐의로 3일 구속됐습니다. 국정원이 벌인 수많은 불법의 끝이 어디일지 가늠이 안 될 정도로 충격적인 사건이 연일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사안을 두고 ‘안봉근, 이재만의 충성심’을 운운한 이종근 씨의 발언은 사건의 본질을 은폐‧축소할 뿐 아니라, 미화하는 수준으로서 대단히 부적절합니다. ‘박근혜를 향한 충성심’은 극소수의 박근혜 지지자들의 동정심을 자극할 뿐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물론 이날 이종근 씨는 이 발언을 제외하고는 사건 자체에 비판적 시각을 보여주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충성심을 거론한 실언 하나로 진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다만 제보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이종근 씨보다 더 문제적 태도를 보인 것은 이번에도 차명진 전 자유한국당 의원입니다. 차 씨는 매번 그렇듯 중대한 사안을 두고 비아냥과 장난 가득한 태도로 일관했습니다. 차 씨는 ‘박근혜 씨의 재산이 점점 늘어난 사실이 이번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노영희 변호사의 지적에 ‘억측’이라 단언했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은 나중에 나오면 얘기하자고요. 그때도 출연시켜줄 테니까”라며 눙치며 논쟁을 피했습니다. 상대 패널에게는 물론, 시청자에게도 대단히 무례한 태도로서 차 씨의 독단을 또 한 번 증면한 장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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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N <뉴스와이드>(11/1) 화면 갈무리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도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이 있었다?
제보 내용
11월 1일 TV조선 <이것이 정치다>에서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의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을 다루던 중 진행자인 최병묵이 “국정원의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주는 일이 김대중 정부 말기 때도 있었고, 노무현 정부에서 다시 부활시켰다는 이야기가 있다, 나는 잘 모르겠지만” 라며 불확실한 사실을 주장했다.

 
제보 확인 논란이 컸던 만큼 TV조선 <이것이 정치다>(11/1) 역시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의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 건을 다뤘습니다. 일단 제보는 사실입니다. 진행자 최병묵 앵커는 정확한 근거 없이 ‘이런 일이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도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박근혜 정부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에 대해서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 등은 뇌물죄 해당 여부를 논하며 합리적 수준의 대담을 이어갔는데요. 이때 갑자기 최병묵 씨가 김종래 충남대 특임교수를 향해 “그런데 김종래 교수님, 사실 역대 정권마다 국정원 돈과 청와대 특수활동비. 이건 상당히 어떻게 중첩되는 부분이 있다, 그런 얘기들을 많이 해요. 그러면서 그게 이제 DJ 때 잠깐 없어졌다가 DJ 때 후반부, 정권 후반부에 청와대 수석들한테 일부 갔다, 이런 얘기, 그걸 쓴 기자들도 있더라고요”라고 물었습니다. 모 기자가 쓴 글에 의하면 김대중 정부 후반기와 노무현 정부 때도 국정원의 상납이 있었다는 주장입니다.


이에 김종래 씨는 “노무현 정부 때는 없었다고 또 김만복 원장도 항상 그렇게 얘기하고 그렇지 않았습니까?”라고 반문했지만 최 씨는 “그렇게 얘기하는데 국정원에 굉장히 취재도 열심히 하는 기자 책에 보니까 또 그게 ‘노무현 정부 때 김만복 원장 때 부활이 됐다’ 이런 얘기도 또 써 있어요, 거기에 보면. 뭐가 맞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라며 의지를 굽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도대체 누구의 어떤 책을 근거로 주장하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에 김종래 씨는 최 씨 주장과 상관없이 “특검법상 뇌물죄라는 것은 무기한이면 징역 10년 이상이고 국고 손실은 무기한이면 5년 이상 징역”이라며 박근혜 정부 상납에 대한 비판으로 답을 대신했습니다. 


문제점 박근혜 청와대의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이 드러난 과정을 간략히 정리해보겠습니다. 지난달 31일 검찰은 안봉근, 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을 국정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 수십억 원을 매달 꾸준하게 상납 받은 혐의로 긴급 체포했고, 1일 두 사람은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결국 3일 구속됐죠. 이렇게 사태가 급박하게 흘러가던 도중, 2일 자유한국당에서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도 국정원 돈을 받았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정우택 원내대표 등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이런 주장을 폈고 곧바로 김만복 전 국정원장,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 등 김대중‧노무현 정부 관련자들이 ‘사실무근’이라 반박했죠. 자기 당과 박근혜 정부의 치부가 드러날 때마다 매번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거론하는 자유한국당에 ‘물타기를 중단하라’는 비판적 여론도 일었습니다. 


TV조선 <이것이 정치다>라는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최병묵 씨는 바로 그 자유한국당의 ‘물타기’를 방송에서 그대로 내세운 겁니다. 자유한국당과 마찬가지로 그 어떤 객관적 증거도 제시하지 않았고 ‘어떤 기자의 책에서 봤다’는 주장만 반복했죠. 바로 이런 주장들이 박근혜 정부에서 벌어진 여러 불법 행위의 본질을 흐리고 있습니다. 근거도 없는 주장을 시사 프로그램에서 내세웠다는 문제 뿐 아니라, 특정 정당의 정략적 선동을 그대로 반복했다는 점에서, 최병묵 씨는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모니터 대상 :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10/31), TV조선 <이것이 정치다>(11/1), MBN <뉴스와이드>(11/1)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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