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유체이탈 화법의 원조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2016.11.09)
2016년 11월 4일~7일
등록 2016.11.14 14:04
조회 262

며칠 전 종편에서 분노 게이지를 올려주는 최고의 막말은 황태순 정치평론가였습니다.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가 진정성 없는 유체이탈 화법이라는 비판을 하던 중 황태순 씨는 고 노무현 대통령이 유체이탈 화법의 원조라고 우겼습니다.
 

1. 유체이탈 화법의 원조가 노무현이라며 막말
7일 채널A <이슈 투데이> 출연한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저는 절대 단순 비교가 안 됩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참 보면 그 당시에 모든 옆에 사람을 품어 안았고 박근혜 대통령은 유체이탈 화법? 유체이탈 화법의 원조가 사실 노무현 대통령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photo_2016-11-09_15-48-01.jpg △ 유체이탈 화법의 원조가 노무현 대통령이라며 막말하는 황태순 정치평론가 채널A <이슈투데이>(11/7) 화면 갈무리

 
이런 막말은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가 진정성 없는 유체이탈 화법이라는 대화를 나누던 중 나왔습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과가 재조명되는 상황에서 두 대통령의 사과를 비교하는 진행자의 멘트에 황태순 씨가 격분한 것이죠. 그러나 황태순 씨는 왜 유체이탈 화법의 원조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라고 주장하는지 근거를 대지 못했습니다. 황태순 씨의 박 대통령에 대한 한결같은 사랑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본인이 사랑하는 분을 지키기 위해서 고인에 대한 말도 안 되고 근거도 없는 이런 막장 명예훼손은 하지 말아야죠. 이건 아주 심각한 막말입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엄중히 심의해주셔야겠네요.
 
2. 대통령 대신 야당이 심판받게 하라는 김우석 씨
연합뉴스TV의 <뉴스일번지>(11/7)에 출연한 김우석 미래전략개발연구소 부소장은 대통령과 청와대에게 ‘은밀한 제안’을 합니다. 최순실 국정 농단으로 인한 책임을 국회, 그리고 야당의 책임으로 돌리라는 묘안인데요. 김우석 씨는 “이런 객관적인 상황에서 청와대가 해야 될 것은 그들의(야당의) 요구를 무작정 그렇게 따라갈 게 아니라 완전히 던져버리고 결국은 국회 내각 총리에 대해서 총리나 내각구성에 대해서 요청을 하면, 그 다음에는 국회에서 이걸 논의해야 하는데 야당도 다 생각이 다르거든요. 그러면 총리를 구성하는 데 꽤 시간이 걸릴 거예요. 그러면 국민들의 관심은 청와대가 아니라 국회로 돈단 말이죠”라고 말합니다.
 

김우석 씨는 여기에 한술 더 떠서 “국회에 그걸 넘겨주고 국회에서 논의하도록 하면 결국은 다 삐걱거리게 돼 있거든요. 각 당의 이해가 다르기 때문에. 그런 걸 요구하고 그 다음에 내년 대선 때까지 시간이 좀 있지 않습니까? 그 기간에 결국은 박 대통령에 대한 심판이라기보다는 거국 내각, 야당 주도의 거국내각에 대한 심판 그걸 노려야 하는 것이 합당한 전략이다 라는 생각이 들고요”라고 말합니다.
 

거국 내각을 국회에 넘겨주면 시간을 벌 수 있고 그동안 박 대통령에 대한 심판 대신 야당이 구성한 거국 내각 심판을 노릴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정치공학적으로는 가능한 전략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최순실과 박근혜 정부는 민간인 신분으로 나라를 좌지우지하고 개인의 이익을 챙겼으며 헌법을 유린한 사람들입니다. 분명한 범죄를 저지른 국정농단의 피의자입니다. 박 대통령의 입장에서, 청와대의 입장에서 야당을 적으로 생각하며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어떻게 책임을 회피할지 그 구체적인 방법을 논하다니. 아무리 정치적 편파성을 시도 때도 없이 하는 시사토크쇼라 할지라도 이건 범죄자의 도피를 돕는 묘수를 내주는 수준입니다.
 
3. 대국민담화에 감명 받은 조갑제 대표
TV조선 <뉴스를 쏘다>(11/4)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보고 깊은 감명을 받은 감명 받은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역대 대통령이 한 사과 중에서 가장 진솔”하다고 본다며 소감을 내놨습니다. 매우 주옥같아서 그의 감동 중 잘라낼 부분이 없습니다.
 

조갑제 씨는 “아주 들으니까 찡하던데요. 특히 나 자신을 용서하기가 어렵다는 말 이러려고 대통령이 되었는지 서글프다는 이야기. 그런데 사실은 자기 자신을 부정하는 이야기죠. 어떻게 보면 껍질을 깨는 고통스러운 이야기인데 대통령이 그렇게 이야기하기가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역대 대통령이 한 사과 중에서 저는 가장 진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수사에 성역이 없다. 나도 조사를 받고 거기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다. 총체적인 사과를 한 거예요”라고 말합니다. 그는 또한 “이 중요한 사건이 이렇게 신속하게 처리되는 나라도 한국밖에 없습니다. 물론 그동안에 오래 덮었기 때문에 이게 폭발하니까 그러니까 박근혜 대통령은 총력을 다 해서 지금 국민의 분노를 무마하고 국정을 정상적으로 돌려놓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이 점을 평가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 어려운 걸 해냈다’며 급기야 “우리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표현까지 내놨습니다. 조갑제 씨의 일방적인 대통령 감싸기는 눈물겨울 정도입니다. 또한 전무후무한 국가농단 사건을 “이 중요한 사건이 이렇게 신속하게 처리되는 나라도 한국밖에” 없다는 발언 역시 황당하기 그지없습니다. 조갑제 씨의 말대로라면 정부가 국민의 분노를 무마하고 있다는 건데 현재 민심은 정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어떤 방법으로 정부가 국민의 분노를 무마하고 있는지 조갑제 씨에게 묻고 싶은 마음입니다.
 
4. 정윤회는 능수능란했는데, 최순실이 아마추어라 문제?
TV조선 <박종진 라이브쇼>(11/7)에서는 차명진 새누리당 전 의원은 정윤회 씨는 ‘능수능란’했는데, 최순실 씨는 ‘아마추어’라 문제가 발생했다는 식으로 말합니다. 또한 김무성 대표도 국정농단의 책임을 지고 의원직을 던지고 대통령께 하야를 요구하라고 강하게 지적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문제는 ‘정윤회는 괜찮고 최순실은 나쁘다’는 논리입니다.
 

차명진 씨는 “정윤회 씨는 상당히 능수능란했어요. 최순실 씨는 그것에 비하면 완전히 아마추어였어. 그러니까 정윤회, 자기 남편 확 제끼고 자기가 전면에 나서면서 그때부터 문제가 난 거야. 거기엔 무슨 호빠 친구, 무슨 카메라 감독 이런 사람들. 걔네 다 했으니 이게 사단이 안 나겠어요?”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정윤회는 적어도 20년 이상. 박근혜 대통령 처음 보궐선거 나왔을 때, 나 그 보궐선거 지원 갔어요. 그 때 정윤회 씨 봤어요. 봤는데, 그 때부터 이 사람 붙어있으면서 진짜 노회하게 했다고요. 그런데 최순실 씨가 바로 이 사단을 일으킨 거예요. 지금. 자기가 전면에 나서겠다고”라며 정윤회 씨가 문제라고 말합니다.

국민이 분개한 이유는 차은택 씨가 CF 감독 출신이고 고영태 씨가 호스트바 출신이라서가 아닙니다. 어눌하건, 노회하건, 직업이 무엇이었건 막후의 인물이 지난 20여 년간 국정을 농단하며, 제 사리사욕을 채워왔고, 그 결과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외교 국방 모든 것을 망가뜨렸기 때문입니다. 정윤회는 능수능란했으니 괜찮고, 최순실은 아마추어라서 문제라는 식의 주장은 국민 정서를 너무 모르는 소리네요. 
 
5. 문고리 3인방 인사가 ‘운명’ 이라는 이계진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관계는 박근혜 대통령의 정계 입문부터 시작됐다고 하지요. 박 대통령의 최 측근으로 불리는 문고리 4인방(이재만 전 총무비서관,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고(故) 이춘상 보좌관)이 또한 최순실 씨 등 비선조직의 인사였다고 하는데요.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11/4)에 출연한 이계진 전 새누리당 의원은 자신도 보좌진을 뽑을 때 본인이 뽑지 않았다, 그런데 문제없었다. 박근혜 대통령도 그런 게 아니냐는 논리를 폅니다. 이 과정에서 횡설수설하며 보좌진과의 만남이 ‘운명’이라는 소리까지 나왔습니다.
 
“(보좌진을 뽑는 것이)그래서 사람이 그 만남이라는 것이 인위적으로 해서 좋은 사람 뽑고 이거보다 운명이고 좀 상대성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제 역설적으로 얘기하면 그렇게 해서(최순실, 정윤회가)뽑은 보좌진이 보좌해서 대통령 됐잖아요. 좋은 사람 뽑은 거 아닙니까? 그런데 마지막에 권력을 쥐었을 때까지 잘 모셨어야죠. 문제는 그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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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고리 4인방 뽑은게 좋은 선택이었단 이계진 전 새누리당 의원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11/4) 갈무리


박근혜 번역기처럼 이계진 번역기를 돌려보면요. “보좌진을 뽑은 것은 운명이고 상대적인 것이다. 좀 간단히 말해 최순실, 정윤회가 뽑은 보좌진이 잘 보좌해서 대통령이 됐잖아요. 그럼 좋은 사람을 뽑은 거 아닙니까? 그런데 마지막에 권력을 쥐었을 때까지 잘 모셨어야죠. 문제는 최순실 비밀을 마지막까지 잘 지켰어야 하는데 들킨 게 그게 문제입니다” 이거 아닐까요? 이계진 씨의 이상한 논리로 인해 이제 점점 보는 사람이 지쳐가네요.

 

 

* 민언련 종편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뒤에는 씨로 통일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