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종편 시사토크쇼]종편 3사 6월 27일~29일 아이템 분석 모니터보고서(2016.7.6)
등록 2016.07.06 18:47
조회 407

 

 

시사토크쇼냐, ‘한낮의 TV연예’냐
- 연예뉴스로 도배, 주요 사회 이슈 실종, 깨알 같은 야당 비판 -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의 시사토크쇼에서 연예 아이템 비중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최근 가수 박유천 성폭행 논란, 배우 김성민 사망, 홍상수-김민희 불륜설 등 관련 이슈들이 연이어 터진 점을 감안하더라도 주제를 벗어난 이야기 전개, 연예인의 신변잡기적 내용 등이 지나치게 많았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6월 27일~29일 TV조선, 채널A, MBN의 대표적 시사토크쇼를 모니터했다. 해당 프로그램들이 연예 이슈에 치중하는 사이 주요 사회 아이템은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 시사토크쇼가 아닌 ‘한낮의 TV연예’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 채널A <직언직설>, 연예 아이템 비중 42.9% 달해
민언련은 사흘간 방송된 종편3사 15개 프로그램의 368개 아이템을 전수 조사했다. 그 결과, 연예인 관련 사건․사고 및 근황을 다룬 비중이 21.2%(78개)였다. 채널별로는 채널A가 27.1%로 가장 높았고 MBN이 26.4%로 뒤를 이었다. 프로그램 4꼭지 중 1개는 반드시 연예 이슈를 다룬 셈이다. 더구나 채널A의 사회 아이템 비중이 27.1%, MBN의 정치 아이템 비중이 27.3%인 점을 고려하면 연예 뉴스가 지나치게 많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반면 평소 정치뉴스를 중심으로 보도하는 TV조선은 연예 아이템이 8.8%로 비교적 낮았다.

 

 

- 채널A <직언직설> 42.9%가 연예 아이템 1위
프로그램 중에선 채널A <직언직설>이 연예 아이템을 무려 42.9%나 다루며 1위를 기록했다. 총 35개 아이템 중 15개를 ‘이주노 성추행’, ‘이혼 소송 나훈아 또 법정행’ 등의 뉴스로 채웠다.


MBN <뉴스 BIG5> 역시 42.1%로 뒤지지 않았다. 총 아이템 19개 중 8개를 ‘배우 김혜자 근황’, ‘가수 태진아의 양아들’ 등으로 구성했다. MBN <아침&매일경제>는 조간신문의 주요 내용을 소개하는 콘셉트가 무색하게 연예 이슈를 36.1%나 다뤘다.
반면 같은 기간 주요 사회 이슈들은 축소 보도됐고 단순 사건 사고가 사회 아이템의 주를 이뤘다. 대표적으로 ‘세월호 특조위 활동시한 종료’ 뉴스의 경우 종편 3사가 총 4건을 싣는 데 그쳤다.

 

 

 

■ ‘세월호 특조위’, ‘최저임금’, ‘가습기 살균제’ 등 실종된 사회이슈 
  종편 시사토크프로그램이 연예 아이템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사이 사회 이슈들은 축소되거나 사실상 묻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월호 특조위 활동시한 종료’, ‘법정시한 넘긴 최저임금 결론’, ‘애경 가습기 살균제 추가 독성물질 확인’, ‘정운호 게이트’ 등 시사토크프로그램이라면 당연히 다뤘어야 할 이슈에 대해선 침묵으로 일관했다.

 

 

- 세월호 특조위 비난에 목소리 높여
  설사 이슈를 다뤘다고 해도 진실을 호도하기 일쑤였다. 세월호 특조위 활동시한 논란과 관련해 정부가 마감 시한으로 못 박은 6월 30일을 전후로 유가족과 시민단체의 움직임이 활발했지만, 종편은 ‘예산 낭비’, ‘조사항목의 허구성’ 등 이후 오보 및 무리한 주장으로 판명된 보수신문의 주장을 그대로 전했다.
TV조선 <뉴스를 쏘다>(6/29)에서 신지호 전 새누리당 의원은 “우리가 국회의원 시절에 출장 많이 가잖아요. 여기(국내)서 인터넷 열심히 두드려 보면 다 검색 가능한 자료 뭐 이런거 가가지고 막 견학한다고 가는 게 솔직히. 그러니까 세월호 특조위도 지금 보면요. 지금 한가하게 해외출장 가가지고 다른 나라 사례가 어떤지 이런 거 지금 뭐 그거 쳐다보고 있을 시간 없단 말이예요”라고 발언했다. 국민 세금을 외유성으로 사용한 일부 국회의원 사례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벌이겠다는 특조위원들을 비교해 조사활동 자체를 불필요한 행위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역시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6/29)에서 신은숙 변호사는 “사고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돌고 있는 무성한 소문들에 대해 정리를 할 필요가 있는데 하지 않고, 본질은 도외시하고 정치쟁점화에 몰두하고 있다. 이점에 대해 특조위가 자유로울 수 있는가. 세월호 특조위 자체가 문제”라며 특조위 무용론을 제기했다.


채널A <쾌도난마>(6/29)에 나온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도 “참고로 특조위 끝나면 특조위에 대해서 특별조사를 해봐야 합니다. 국민들은 지금 모르고 있어요. 정부가 뭘 잘못했는지, 특조위가 뭘 잘못했는지 국회차원에서 조사를 해서 보고를 해야 합니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요 사회이슈를 외면 혹은 왜곡하는 시사토크 프로그램의 일관된 태도는 진실로부터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는 것과 다름없다.

 

- 서영교는 ‘운동권 프레임’, 여당의원의 문제에는 모르쇠
한편 연예 아이템에 집중하면서도 정치 아이템을 바라보는 종편의 편향된 시각은 여전했다. 대표적인 게 바로 ‘국회 친인척 채용 논란’의 중심에 선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 관련 보도로, 그의 이 같은 행위에는 운동권 문화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른바 운동권 프레임이다.
TV조선 <이것이 정치다>(6/27)에 출연한 고영신 한양대 특임교수는 “일반 국민이나 유권자들이 볼 때에는 정말 위선 아니냐. 특히 운동권출신들의 그러한 독선이랄까 뭐 자기 혼자만 정의고 자기가 한 것은 괜찮고 이런 부분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이 실망감을 느끼고 있는거 아니예요”라고 말했다.
MBN <뉴스와이드>(6/27)에 나온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은 “친노 핵심이 서영교 의원 아닙니까. 그래서 친노의 핵심이 전화를 했을 거라고 보는데요. 공천 때”라며, 지난 총선 전 공천 과정에서 서 의원에 대한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친노 핵심세력이 영향력을 행사해 공천을 받을 수 있었다는 식의 해석을 내놨다.


채널A <뉴스특급>(6/28)에 출연한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도 “문제는 사실 같은 식구기 때문에 봐준 게 아닌가 그렇게 보여집니다. 왜냐면 '친노'라는 그룹들은 같은 식구라는 개념이 굉장히 강하거든요. 그런데다 운동권 출신이지 않습니까?”라고 언급했다.


서 의원에 대한 비판 강도 역시 같은 친인척 채용 논란을 빚은 새누리당 의원들에 비해 지나치게 매서웠다. 일부 프로그램은 자신의 5촌 조카와 동서를 각각 국회 비서관과 인턴으로 채용한 박인숙 의원, 보좌관 월급 2억여 원을 횡령한 이군현 의원 등 여당 의원들을 아예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

 

- 채널A <쾌도난마>는 ‘자기 존재 부각용’이라고 비아냥, ‘기-승-전-문재인 비판’
히말라야 트레킹에 나선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와 관련해서 일방적인 비방도 빠지지 않았다.
MBN <뉴스와이드>(06/29)에 나온 민영삼 사회통합전략연구원장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사퇴를 평가하던 중 느닷없이 “어찌됐건 간에 그 보궐선거 그렇게 지고도 안 물러난 문재인 대표 보다는 훨씬 더 책임정치로서 잘 됐다. 저는 그렇게 생각이 들어요”라며 문재인을 책임지지 않는 정치인으로 비난하며 끝을 맺었다.


채널A <쾌도난마>(6/27)는 문재인 전 대표가 페이스북에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필요성을 거론한 데 대해 ‘자기 존재 부각용’이라며 일축했다. 패널로 나온 한화갑 한반도 평화재단 총재는 “트래킹을 하러 갔는데, 자기 수양하고 돌아오면 되지, 국내 정치에 나도 끼겠어, 하면서 한마디 던진 거에요”라며 깎아내렸다. 이용환 앵커는 “문재인 대표가 자꾸 현안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마다 논란을 좀 부추기는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건 때 '지상의 세월호'라고 했다가 논란을 부추겼고요. 발언 하나하나에 대권주자로서의 신중함이 필요한 게 아닌가 생각해 봤구요”라고 언급했다. 현 정부의 자주국방정책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에 대해 ‘국가안보가 당장 위험해지더라도 당장 미군을 철수 하자는 것이냐’는 식의 논리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 한낮의 TV연예에는 어떤 소식이 있었을까.
- 이금희 과거 열애설, 김민희 매니저 SNS 탈퇴… 빈번한 주제 이탈과 억지보도

연예 아이템은 최근 발생한 연예인 성추행, 불륜, 사망사건이 주를 이뤘다. 배우 김성민 자살, 가수 박유천 성폭행 및 이주노 성추행, 홍상수-김민희 불륜설, 방송인 이금희 ‘아침마당’ 하차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이 대중의 큰 관심을 받는 만큼, 근황을 언론으로 전달하는 건시청자의 알권리를 위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종편 시사토크쇼들은 애초 이슈가 된 주제를 충실히 다루기보다는 사건의 본질과 관계없는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채널A <직언직설>(6/29)은 공중파 프로그램 ‘아침마당’ 진행자를 18년 만에 내려놓는 방송인 이금희를 다루면서 하차와 관련된 이슈 뿐 아니라 그의 몸매와 연예사까지 담았다. 20~30대 시절 날씬했던 몸매와 달리 점차 살이 찌는 점을 패널의 발언과 자료 화면을 통해 강조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커피 대신 생수를 마시며 다이어트 했다는 발언을 옮겼다. 또 과거 사내 선배 아나운서를 짝사랑 하면서 큰 상처를 받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아직 미혼인 사실까지 상기시켰다. 같은 방송(06/28)은 하루 전 ‘90년대 아나운서 3대 여신-이금희, 백지연, 정은아’라는 아이템을 통해 이금희가 숙대 3대 퀸카 중 한 명이었다는 사실, 조용필과의 열애설 등을 전했다. 방송인으로서의 전문성 보다는 여성 아나운서라는 점에 근거해 외모와 연애사 등 가십거리에 집중했다.

 

- 김성민 자살 등 짜깁기 기획 아이템도 많아
특정 사건을 계기로 관련 사례를 짜깁기 해 꼭지를 마련한 기획성 아이템도 주를 이뤘다. ‘김성민 자살’ 사건의 경우, MBN <아침&매일경제>(6/28)는 과거 배우 이은주, 박용하, 가수 김지훈 등 자살로 생을 마감한 연예인들을 별도로 다뤘다. 같은 날 해당 프로그램은 ‘스타의 품격 저버린 연예인들’이라는 제목으로 박유천, 김민희, 유상무 등 최근 구설에 오른 연예인들 소식을 거론했다. 박유천 성폭행 속보와 함께 총 방송 분량이 20여분에 달했다.


MBN <뉴스 BIG5>(6/27)의 ‘안성기-조용필 50년 우정’이란 아이템은 본말이 전도된 경우로, 해당 꼭지 중 겨우 20% 분량만 안성기-조용필 관계였고 나머지 80%는 주제와 무관한 '안성기 33년째 동일 커피 브랜드 모델', '방위 동기인 이정재-유재석도 절친', '윤여정-김혜자-윤영옥 등 70대 여배우 우정' 등 전혀 관계없는 이야기들로 채웠다.


‘홍상수-김민희 불륜설’을 다루는 방식은 주제 이탈을 넘어 억지 보도의 전형을 보여줬다. 채널A <직언직설>(6/27)은 ‘홍상수-김민희, 입장발표 없이 침묵 중’이라는 제목의 아이템을 다뤘다. 최초 불륜설 보도 이후 더 이상 새로운 사실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두 당사자가 아무런 반응이 없다는 점을 하나의 꼭지로 담아낸 것이다. 같은 프로그램(6/29)은 이틀 뒤 ‘김민희 매니저, 개인 SNS 탈퇴’라는 아이템을 보도하며 다시 한 번 황당한 방송을 이어갔다. 언론의 취재에 시달리던 김민희 매니저가 SNS 계정을 없앴다는 소식이 사건의 본질과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 의문이다. 
 
- 태진아 양아들 김준수, 매니저 결혼식 사회 본 김혜수 등 넘치는 가십
주요 현안이 아닌 최근 소식이 뜸한 연예인들의 근황을 전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 경우 이들의 단순한 일상 이외에 별다른 내용이 없다는 한계 때문에, 부족한 방송분량을 불필요한 가십거리들로 구성했다.
MBN <뉴스 BIG5>(6/29)는 ‘피보다 진한…’이란 제목의 아이템을 통해 태진아가 군 복무중인 가수 김준수의 위문공연 음향장비를 자비로 마련해줬다는 내용과 함께 양아들 1호로 언급했다는 소식 등을 전했다. 그러나 이 내용은 전체 12분 중 절반(6분)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가수 김흥국과 양아들 이정, 김대중 전 대통령과 수양딸인 중국 가수 손열 등 또 다른 이야기로 채우는 데 급급했다.

같은 프로그램(6/28)은 최근 결혼 후 뒤늦게 신혼여행을 떠난 임요환-김가연 부부를 다루며 가십보도의 전형을 보여줬다. 방송은 이들의 현지 호텔방 모습을 전하며, 김가연이 임요환과 재혼 전 낳은 20대 딸 이야기, 이들이 사회자인 유재석 일정 맞춰 식 올렸다 일화 등 개인사에 지나치게 집중했다. 특히 김가연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미국에서 한복을 입고 돌아다녔다'는 글을 전하면서 한 패널이 "한복에 대한 국위 선양"이라고 칭찬하는 부분은 전파낭비라는 인상이 들 정도다.


채널A <직언직설>(06/27)도 마찬가지다. ‘김혜수의 통큰 의리’라는 제목으로 최근 매니저 결혼식 사회를 자청한 김혜수의 소식을 짧게 전했는데, 대부분은 ‘원조 초콜릿 여신 누구? 김혜수 vs 채시라 vs 이미연’, ‘과거 유해진과의 연애’, ‘데뷔 전 조용필 뮤직비디오 출연’ 등으로 이뤄졌다. 대중의 관심을 끌 만한 다른 연예인과의 관계나 해당 연예인의 과거 모습 등을 흥밋거리로 배치하는 전통적인 시선끌기 방식이다.


이밖에 채널A <직언직설>(6/29)은 피트니스 센터에서 포착된 원빈의 모습을 보도하며 ‘복귀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억측을 내놓는가 하면, MBN <아침&매일경제>(6/27), 채널A <시사인사이드>(6/28)는 가수 나훈아가 최근 이혼 소송기일을 변경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신체 훼손설’, ‘투병설’, ‘극비 공연설’ 등 나훈아를 둘러싼 갖가지 소문을 함께 소개했다. 채널A <시사인사이드>(6/27)의 경우, 최근 헐리우드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가 한국계 부인과 이혼했다는 내용에 이어, 그가 롤스로이스 9대와 저택 15채를 소유한 재력가라는 언급을 덧붙였다. <끝>

 


(사)민주언론시민연합(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