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 모니터 보고서(2013.10.28)
등록 2013.11.06 17:50
조회 1072
 
종편, 종북마녀사냥·막말 시사토크로 정권호위대 자임
 
- ‘친정부 패널’ 일색, 야권저주 막말인사 겹치기·반복 출연
 
 
 
지난 7월 9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종합편성채널(종편) 4곳과 보도전문채널(보도PP)의 사업계획 이행실적이 모두 미흡하다며 ‘시정명령’을 내렸다. 방통위에 따르면 종편 및 보도PP의 콘텐츠 투자 계획은 절반도 이행하지 못했고(47.4%), 재방송 비율도 당초 계획을 크게 상회했다. 특히 < JTBC>의 경우 사업승인 시 제출했던 재방송 비율 5.6%보다 10배를 상회한 58.99%를 나타낸 것으로 드러났다. 종편이 정부와 국민에게 약속한 사업계획을 이행하지 않은 채 부실·파행 운영을 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주목할 점은 ‘보도프로그램 편성 비율 과다’이다. 이들이 사업계획서에서 밝힌 보도프로그램 비율과 종편사들에 대한 방통위의 이행실적 조사를 비교해보면 < TV조선>은 24.8%→35.9%, <채널A>는 23.6%→34.1%로 10%이상 늘어났으며, < MBN>의 경우는 22.7%->51.5%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편성에 있어 보도·오락·교양 등 지상파와 다를 바 없는 ‘종합편성채널’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보도프로그램’을 과도하게 제작‧편성했다.(표1 참조)
 

■ < TV조선><채널A>, 저비용·고정시청층 노린 시사토크 프로그램 낮 시간대 집중배치

2013년 7월 방통위는 ‘이행실적 평가’를 통해 이러한 종편의 기형적인 편성비율에 대해서 문제를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8월 이후에도 여전히 종편은 기형적인 편성구조와 과도한 보도프로그램 편성 비율을 수정하지 않고 있다. 특히 < TV조선>과 <채널A>는 이른바 ‘시사토크’ 프로그램을 낮 시간(2~6시)에 연달아 배치하고 있다.(표2 참조). (‘시사토크 프로그램’은 사회자와 패널이 출연해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중간에 뉴스 형태의 기자 리포트를 삽입하기도 하는 형태의 프로그램이다)

종편은 지상파가 ‘재방송시간’으로 활용했던 시간에 시사토크 프로그램을 전략적으로 배치함으로써 ‘정치에 관심이 있지만 정치 갈등을 혐오’하는 보수적인 장년층을 공략했다. 실제로 지난 7월 종편 관련 여론조사에서는 종편 선호 계층이 대부분 노인, 영남 등 보수 지역, 저소득층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또한 무엇보다도 시사토크 프로그램은 여타 프로그램에 비해 제작비가 적게 드는 한편, 충실한 고정 시청층 확보가 용이하다. 이러한 점을 노리고 종편은 사업승인 당시 약속한 계획과 방통위의 시정명령도 무시한 채 과도한 시사토크 프로그램 편성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 TV조선>과 <채널A>에 이어 다른 종편과 지상파도 시사토크 프로그램 을 낮 시간대에 배치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 JTBC>의 경우 9월 16일 보도프로그램을 개편하며 낮 3시에 ‘정관용 라이브’를 추가로 시작했으며, < MBN>의 경우 10월 1일부터 <시사스페셜>이라는 프로그램을 오후 4시 40분에 배치했다. KBS와 SBS도 오후 3시 시사토크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 패널 구성, 정권 호위·야권 폄훼 일색
- 프로그램 자체가 방송심의 규정 ‘공정성’ 위반

이렇게 종편이 시사토크 프로그램을 집중배치하고 있는 가운데, 시사토크 프로그램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 TV조선>과 <채널A>의 주요 시사토크 프로그램 패널 분석을 실시했다. 8·9월, < TV조선>과 <채널A>에서 오후 2시~6시에 방영되는 시사토크 프로그램 세편의 패널이 분석 대상이다.(표3 참조)

 
 
 
 
프로그램에 출연한 패널 중에 노골적으로 ‘종북’ 등의 이념공세를 펴며 야권을 조롱하고 비난하거나 정권을 찬양한 패널 그룹과 집권여당 정치인과 탈북자 패널 그룹을 합쳐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했다. ‘그 외’에는 야권 성향 패널 이외에도 중도적 입장을 피력했거나, 정치분야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 패널을 모두 포함 시켰다. 그럼에도 이른바 ‘친정부 성향’을 가진 패널이 평균 7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와 ‘장성민의 시사탱크’의 경우 ‘친정부 성향’ 패널이 각각 96%, 89%에 달해 프로그램 자체가 ‘친정부 성향’ 일색으로 구성됐다. 특히 이들은 방송에서 노골적으로 정부를 홍보하거나 옹호하고, 야권진영을 향해 무분별한 비난을 쏟아내면서 ‘공정성’ 준수 의무를 완전히 내팽개치고 있다.
 
 
 
 
 
■  < TV조선> ‘돌아온 저격수다’ 한달 내내 ‘막말’로 채동욱 총장 공격

< TV조선>의 ‘돌아온 저격수다’는 장원재 씨가 사회사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친정부 성향의 진성호, 변희재, 이동욱, 김성욱, 신혜식 씨가 번갈아가며 이른바 ‘저격수’로 출연한다. 해당 프로그램은 기획의도부터 “종북좌파의 감춰진 뒷모습을 폭로하는 저격수들”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정부의 실책을 비판하는 저명인사와 시민·사회단체, 심지어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을 수사하는 검사 등을 이른바 ‘종북좌파’로 분류하고 있다. 또한 특정이슈를 반복적으로 다루면서 노골적으로 야권과 종북좌파로 분류한 인사들을 헐뜯고 폄훼하는 반면, 정부여당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부각‧비호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돌아온 저격수다’는 9월 11일부터 10월 10일까지 총 22회 방송했는데 단 한차례를 제외하곤 21회나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문제를 핵심 이슈로 선정해 다뤘다. 핵심 이슈로 선정하지 않았던 9월 20일에도 1부 말미에 채동욱 총장을 언급하면서 ‘여복이 많다’(이동욱) 등의 발언을 하며 비아냥거렸다.
국정원 선거 개입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 수장에게 터진 갑작스런 ‘스캔들’에 ‘국정원 수사 흔들기’라는 비판이 제기됐으나 해당 프로그램은 시종일관 채 총장을 공격하는데 집중했다. 그러면서 채 총장과 관련 있는 여성으로 지목된 임 모 여인을 ‘임 마담’(변희재)이라고 칭하거나 ‘수배령을 내려야한다’(진성호), 채 총장을 향해 “남근기 고착증세가 상당히 심한 분, 거짓말을 잘하고 여자를 함부로 거느”(이동욱)린다는 등의 막말을 쏟아냈다.
또한 민주당의 장외투쟁 등을 다루면서 “국가의 영양분을 긁어내는 종북기생충”이 있는데 “민주당은 그 기생충에 감염된 것”, “민주당은 아직 정신을 못차렸다”(이동욱)고 주장하는가 하면, “민주당은 종북의 숙주, 민주당은 종북의 공생관계”(김성욱)라고 규정했다. 저주의 언사를 무분별하게 쏟아내는 언어폭력으로 제1야당까지도 일상적으로 난도질하고 있는 것이다.
 
 
 
 
 
■ 일자리 창출한다더니, 종편 만들어 준 은인에게만 일자리 창출?
- 종편 출연 및 특혜 주장했던 진성호, 출연 횟수 최다

< TV조선>과 <채널A>가 낮 시간대에 방영하는 시사토크 프로그램의 ‘친정부 성향’ 출연자들의 출연 횟수를 분석(8·9월)한 결과 진성호 전 새누리당 의원이 33회로 가장 자주 출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정 패널이 돌아가며 나오는 ‘돌아온 저격수다’에서 진 씨는 두 달 동안 41회 방송 중 32회나 출연했다.
조선일보 기자 출신인 진 씨는 지난 18대 국회의원으로 조중동방송 탄생의 기반이 되었던 ‘언론악법 날치기’의 주역 중 1인이다. 당시 진 의원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으로 신문의 지상파 진출을 2012년까지 불허하는 여야의 합의를 의원총회에서 뒤집으며 신문의 지상파 진출을 강력 주장했다. 신문사의 여망이었던 지상파 방송의 지분을 20%까지 허용하는 안을 추진했던 것이다. 또한 미디어렙 유예를 통해 종편의 약탈적인 직접광고영업 허용에 적극 나서는 등 조선일보사와 종편의 대변인 역할을 했다. 이런 까닭에 언론시민단체는 ‘조중동방송  5적+5’로 진 씨를 꼽기도 했다. 진 씨는 지난 19대 선거 때 새누리당 공천에 탈락한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낮은 지지율로 낙마했다. 그러자 마치 < TV조선>은 보은이라도 하듯 진 씨를 적극 출연시키고 있다. “2만개 일자리 창출하겠다던 종편이 창출한 일자리는 고작 6%도 안 되면서 ‘은인’에게는 확실하게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한편, 2009년 국감에서 김구라 씨를 거명하며 ‘막말 방송인 퇴출’을 주장했던 진 씨가 종편에서 막말을 쏟아내고 있는 것도 위선적이다.
 
 
 
■ 겹치기 출연 다수, 이 채널 저 채널 옮겨 다니며 ‘종북척결’ 전도사 노릇

출연진 중 변희재 씨는 방송통신심의위원들을 향해 ‘민주당의 충견’이라면서 ‘얼마나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그런 짓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아냥댔다. 변 씨의 8·9월 ‘돌아온 저격수다’ 출연은 4회에 불과했으나 < TV조선><채널A> 낮 시간 대 시사토크 프로그램 출연 횟수는 총 16회이다.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도 < TV조선><채널A> 낮 시간대 시사토크 프로그램 출연 횟수가 13회에 달한다. 황 씨는 박원순 시장 등을 언급하며 “제대로 된 사람으로서의 가치를 가지기엔 좀 늦었다고 본다”거나 이해찬 의원을 향해 ‘찌질한 정치 방식’이라는 등 야당 정치인을 향해 반복적으로 막말을 쏟아냈다. 박원순 시장 등 일부 야권 지자체장을 ‘종북’으로 매도해 명예훼손 판결을 받은 정미홍 씨도 겹치기 출연했다. 정태원 변호사도 < TV조선>과 <채널A> 낮 시간 시사토크 프로그램에 출연해 “전두환 전 대통령의 광주 살상을 이제는 국민들이 다 용서해줬다”라는 발언을 반복해서 주장했다. 이외에도 지난 대선 당시 지역감정 분열을 조장했던 김경재 씨나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북한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했다고 주장한 이동복 씨도 시사토크 프로그램에 겹치기 출연해 야권을 비난하는 데 합세했다.

 
 
 

■ 종편, 심의의 제재 ‘무용지물’

<채널A> ‘쾌도난마’에 고정 출연했던 이봉규 씨는 선거기간 “여성대통령이 나올 타이밍”, “문재인 후보 눈은 자심감이 없다, 박근혜 위원장 눈은 살아있다”는 등 의 발언으로 선거방송심의위반으로 제재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씨는 또 다시 ‘쾌도난마’에 출연해 역사다큐 <백년전쟁>을 ‘꽃뱀’에 비유하고, 여성정치인을 향해 ‘각선미가 예쁘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쾌도난마’는 방심위로부터 한번 더 징계를 받았고, 이러한 막말 등 문제발언으로 이 씨는 ‘쾌도난마’에서 하차했다. 그러나 < TV조선>은 아예 이 씨의 이름을 내걸고 9월 23일부터 <이봉규의 정치옥타곤>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앞서 언급한 변희재 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돌아온 저격수다’에서 문제의 발언으로 출연횟수가 줄었지만, 다른 프로그램에서 변 씨를 출연시켜 ‘심의’를 무의미하게 만든다.
 
 

 
종편들은 ‘막말’ 발언을 하는 출연진들을 통해 냉전시대의 파시스트적 이분법 논리로 현 정권에 비판적인 단체와 인물들에게 마녀사냥식 비방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이들에게 ‘심의’는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하는 무용지물일 뿐이다. 지금 종편들은 언론매체의 탈을 쓴 ‘사회적 흉기’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데 경쟁적으로 광분하고 있다.<끝>
 
 
 

 

2013년 10월 28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