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종편의 추미애 때리기는 도를 넘은 상황
등록 2017.08.12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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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대표 ‘머리 자르기’ 표현은 ‘참수’, ‘단두’ 발언으로 둔갑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월 6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진상조사라고 당 자체적으로 했는데 결과는 이유미 씨 단독범행이라는 꼬리 자르기를 했지만, 당의 선대위원장이었던 박지원 전 대표, 후보였던 안철수 전 의원께서 몰랐다고 하는 것은 머리 자르기”라고 말했습니다. 흔히 사건을 축소하기 위해서 총 책임자가 아닌 말단 실무자에게 책임을 묻고 징계를 하는 경우를 ‘꼬리 자르기’라고 하는 만큼, 이번 사안도 이와 비슷하게 진행된 점을 비꼬아 꼬리가 아닌 머리만 남기고 도망간다는 것에 비유한 발언입니다. 그러나 종편의 진행자들은 이를 ‘참수’, ‘단두’라고 해석했습니다.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7/7)의 진행자 김진 앵커는 이 이야기가 담긴 신문 기사를 소개하면서 “추 대표가 뭐라고 말했을까. 이른바 머리 자르기 발언입니다”라며 “국민의당이 꼬리 자르기가 아니라 머리 자르기다. 그것도 큰 머리 자르기다. 이른바 참수 발언을 한 것 때문에 국민의당이 발끈을 한 겁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머리 자르기’ 발언이 가진 비유적 의미를 제거하고, 문자 그대로 참수라는 단어를 써서 본질을 왜곡시킨 사례라 볼 수 있습니다. 


김진 씨는 7월 10일 방송에서는 “추미애 대표가 이른바 단두 발언, 머리 자르기다라는 발언 때문에 국민의당에서 강한 반발을 했는데”라고 말하며 단어 왜곡을 이어 나갔습니다. 그리고 이런 표현은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나왔습니다.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7/7)의 김미선 앵커 역시 “이게 머리 자르기 발언을 한자로 하면 참수입니다. 참수라는 단어는 저희가 잘 쓰지 않죠. 북한을 상대로 할 때나 가끔씩 나올까 잘 쓰지 않는 발언이기 때문에 국민의당 당연히 발끈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본인들이 스스로 왜곡해 놓고는 그 단어가 북한을 상대로만 쓰인다고 말한 것입니다. 


MBN <뉴스와이드>(7/10)에서도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이 추 대표에 대해 지적하다가 “그런데 이 문제를 나서서 이렇게 머리를 잘라야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면서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끌고 가는 부분은 결국 청와대에 대한 어떤 대표의 열정을 보여주는데 그것이 출장소라는 소리를 들을 수가 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추 대표는 책임자임이 분명한 당시 지도부가 자신의 책임을 저버리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상황을 비유적으로 한 말인데다가, 머리를 잘라야한다고 말한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이를 두고 ‘머리를 잘라야 한다’고 표현한 것은 발언의 맥락을 무시한 채 단어만을 사용해 의미를 왜곡한 발언입니다.


게다가 필리핀의 두테르테 대통령과 비교해 ‘추테르테’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채널A <토요랭킹쇼>(7/8)의 진행자 박상규 앵커는 “그래서 추미애 대표가 한때는 추다르크 그랬는데 이 필리핀 대통령처럼 막말한다고 해서 추테르테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며 “그래서 원래 추미애 대표, 별명이 말씀 드린 대로 추다르크, 잔다르크에서 나와서, 그런데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돈키호테를 빗대서 추키호테냐, 추테르테냐. 별 얘기가 다 나옵니다. 국민의당 지도부, 맹공의 이런 반박을 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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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7/7) 화면 갈무리

 

추미애 대표의 ‘자기 정치’한다고 추측성 발언 난무


추미애 대표가 이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기 정치를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습니다. MBN <아침&매일경제>(7/8)에 출연한 최양오 씨는 추미애 대표에 대해서 “전두환 전 대통령 예방하겠다고 혼자서 정했다가 철수하시고, 영수회담 또 박근혜 대통령하고 하겠다는 것 등등 그 다음에 과거에 또 저것도 아시잖아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을 섰거든요. 그리고 환노위 때는 어땠어요? 민주당 사람들 못 들어오게 하고 신한국당하고 방망이 쳐서 넘어간. 그런 것들이 지금 다시 부각이 되는 그런 상황이거든요”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최양오 씨는 “그러니까 지금은 자기의 존재감을 나타내는 면이 있는데, 지금 축제, 이 적폐청산의 축제의 주인공은 문재인 대통령이지 여당 대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라며 추미애 대표의 발언들을 ‘자기 존재감 드러내기’위한 수단으로 바라봤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내년에 있는 지방선거와 연결되어서 더욱 강조됩니다.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7/10)에 출연한 김병민 씨는 “그래서 일각에서는 내년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나가고자 하는 의지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 뭔가 네 글자로 표현한다면 자기정치를 하는게 아닌가라고 지금 얘기들이 나오고 있거든요”라고 말했습니다. 추미애 대표에게 서울시장 출마설이 있긴 했습니다. 그러나 추 대표는 “자리를 박아놓는 것은 안 된다”라며 일축했습니다. 그렇기에 이를 선거 출마와 연결 지어 생각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볼 수 있습니다. 같은 방송에서 김형주 전 국회의원 은 “정말로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기 정치하는 것으로 대통령이 어찌됐든 간에 대통령은 우리 정권 교체했으니까 이제부터 알아서 하겠지, 내 정치 하겠다. 이런 것은 굉장히 말하자면 오만함에서 나온 부분이다, 그렇게 생각이 들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채널A <정치데스크>(7/10)에서 홍성규 앵커는 “일각에서는 이런 보도도 있더라고요. 추미애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출마하려고 자기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 아니냐 라는 보도도 있고 추측도 있던 것 같은데 어떻게 봅니까?”라며 추 대표와 서울시장을 연결 지었습니다. 강병규 기자는 “그러니까 이게 단연 기자나 외부의 그런 시각이 아니라 내부, 당 내부에서도 서울시장에 출마하기 위해 지금 이런 독자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라며 추 대표가 독자적인 자기 정치를 하기 위한 것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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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널A <정치데스크>(7/10) 화면 갈무리

 

증거 확실하다 큰소리쳤단 정기남, ‘정치리더십센터소장’으로 나와 추미애 의원만 비판


7월 10일 MBN <뉴스와이드>에서는 정기남 씨는 “기본적인 정국 경색의 1원인은 아마 협치의 실종일 겁니다”라고 운을 떼며 “지금 보여 주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여당의 모습은 여야 협상은커녕, 오히려 야당 비판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 되돌아봐야 하는 그런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기본적으로 문준용 증거 조작 사건은 전적으로 국민의당의 잘못입니다. 그리고 그 책임 또한 검찰 수사를 통해서 분명히 밝혀지고 또 거기에 걸 맞는 국민의당의 합당한 조처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라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현재까지 드러난 바로는 검찰 수사를 통해서 아직 분명하게 드러난 것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권 여당 대표가 앞장서서 집권 여당의 본분을 망각하고 야당 비판 아울러서 야당을 협치의 파트너가 아니라 하물며 이번이 무너뜨릴 적기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고서야 저렇게까지 할 수 있겠는가 이런 의문이 들고요”라며 비난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국정이 경색된 원인이 마치 추미애 대표에게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이었습니다. 


이날 방송에서 정기남 씨는 추미애 대표에게 매우 강한 비판적 발언을 했습니다. 정기남 씨의 직책 자막을 ‘정치리더십센터소장’으로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정기남 씨는 2016년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장 정무특보를 시작으로, 현재 국민의당 경기 군포시 을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런 정보는 쏙 빼놓은 채, 그를 센터의 소장으로 소개한 것입니다. 따라서 시청자들은 그가 하는 발언이 중립적 혹은 보수 패널의 입장에서 의견을 말하는 것처럼 보일 것입니다. 


무엇보다 정기남 씨는 국민의당 조작 사건에 대해 책임이 있는 사람입니다. 정기남 씨는 대선 전 지난 5월 8일 MBN의 <뉴스특보>에 국민의당 선대위 홍보부본부장 자격으로 출연했습니다. 당시 방송에서는 각 당의 선대위 사람들이 나와 모의 토론을 펼쳤는데요. 이 방송에서 진행자인 김형오 앵커가 국민의당이 내 놓은 인터뷰에 대해 “인터뷰가 조작됐다는 얘기도 주장하는데 확실한 거예요? 국민의당에서 확보하고 있는 그 증언자들은 확실한 거예요?”라고 묻자 정기남 씨는 “제보자 두 분을 정확하게 확보하고 있고요. 그분들은 어쨌든 그러나 제보자의 신원이 보호돼야”하니깐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그 인터뷰가 조작된 것으로 밝혀짐으로서, 정기남씨의 이 발언 역시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데 일조한 셈이 됐습니다. 그러나 정기남 씨가 이 후 방송에서 본인의 이런 행동에 대해 진솔한 사과와 반성을 하는 모습을 보이진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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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N <뉴스특보>(5/8) 화면 갈무리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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