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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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전 총장 사퇴는 ‘인격적 비방 일삼은 언론 때문’이라는 TV조선
2017년 2월 1일
등록 2017.02.06 20:36
조회 927

 2월 1일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에선 당일 불출마 선언을 한 반 전 총장의 사퇴를 둘러싼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TV조선 <최희준의 왜>(2/1)에 출연한 신효섭 조선일보 부국장은 반 전 총장 사퇴의 원인을 분석했습니다. 신 씨가 지적한 주요 이유 중 하나는 ‘사실상 인격적인 비방을 일삼은 언론’입니다. 채널A <정연욱의 쾌도난마>(2/1)에 출연한 최병묵 월간 조선 편집국장은 50대 대선주자 사이에서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 ‘세대교체’를 언급하며 문재인 전 대표를 교체의 대상으로 지적했습니다. 

 한편 같은 날,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에서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세월호 사고 책임을 박근혜 대통령에 물을 수 없다”고 주장해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변명에 모순점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채널A <정연욱의 쾌도난마>(2/1)에서 이정훈 동아일보 출판국 편집위원은 “김 수석 말씀이 어느 정도 일리는 있다”며 황당한 편들기에 나섰습니다.

 

1. 반 전 총장 사퇴는 ‘인격적 비방 일삼은 언론 때문’?

 

 반기문 UN 전 사무총장이 지난 1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귀국 3주만의 퇴장입니다. 같은 날, 종편 시사토크 출연진들은 사퇴 원인부터 이후 바뀌게 될 대선 판도 등을 분석했습니다. 

 

 TV조선 <최희준의 왜>(2/1)에 출연한 신효섭 조선일보 부국장은 불출마 선언 원인 중 하나는 ‘언론’이라 지목했습니다. 신 부국장은 일부 이제 좌쪽에 치우친 언론들, 소위 인터넷 매체라든지. 그런 언론 매체들이 사실 반기문 총장에 대해서 굉장히 가혹한 검증잣대. 그 사람들은 검증이라고 하겠지만 객관적인 눈으로 봤을 때 이건 검증이라기보단 사실상 어떤 인격적인 비방이라든지 비난에 가까운 그런 것들이 사실 많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거든요”라고 말했습니다. 좌편향된 언론, 일부 인터넷 매체가 이 반 전 총장을 몰아냈다는 주장입니다. 반 전 총장이 억울할 것이라며 다독여주기도 했습니다. 신 씨는 “자기들이 내심 지지하고 있겠죠. 그 왼쪽에 있는 후보들. 그들에 대해서도 과연 그런 검증 잣대를 지금까지 들여왔는지. 그런 보도를 해왔는지. 그런 질문을 해왔는지. 이걸 우리가 한 번 생각해보면 반 전 총장 입장에선 ‘내가 굉장히 억울하다’란 심정은 솔직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없지 않더라고요”라는 것입니다. 진행자 최희준 씨는 “그런 것 같다”, “그런 부분이 있긴 있다”며 신 씨의 말에 맞장구쳤습니다. 

 

 정치인 검증은 언론의 당연한 책무입니다. 언론은 반 전 총장이 대선 후보로 언급된 후 지금까지 반 전 총장을 둘러싼 여러 의혹을 제기해 왔습니다. 23만 달러 수수, 아들 취업 특혜, 조카 사기사건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반 총장 측은 드러나는 정황 증거에 대해 묵인한 채, 언론 보도를 ‘흠집내기’, ‘음해’라며 불쾌해 했습니다. 그러나 친인척 비리, 뇌물혐의 등의 의혹은 전 장관으로서, UN 전 사무총장으로서 그리고 유력 대선 후보로서 반드시 검증 받아야 할 의혹들입니다. ‘인턴 확충’, ‘자원봉사라도 하라’ 등 대선 후보로서 ‘민생 행보’를 하며 내어 놓은 발언에 대한 보도도 매우 당연합니다. 이 모든 건 반 전 총장 귀국 이전부터 다른 대선후보들 역시 꾸준히 거쳐 온 과정이기도 합니다. 반 전 총장만 ‘억울할’ 사안은 아닌 것입니다. 그럼에도 언론인인 신 씨는 어떤 보도가 “인격적 비방”까지 서슴지 않아 반 전 총장을 ‘사퇴로 내몰게 했는지’ 명확한 인용 하나 없이, ‘좌편향 언론’의 문제로 책임을 돌리고 있습니다. 

 

 백보 양보해서 반 전 총장에 대한 검증이 과해서 혹여 ‘인격적인 비방, 비난’에 가까웠다고 가정하고 생각해 봅시다. 그럼 그동안 종편이 무수히 해온 문재인 후보에 대한 인격적 비방과 비난은 왜 지적하지 않습니까? 신 씨는 좌편향 언론에 대해서 ‘똑같은 검증 잣대를 지금까지 들여왔는지. 그런 보도를 해왔는지. 그런 질문을 해왔는지. 이걸 우리가 한 번 생각’해보자고 했습니다. 이 말은 그대로 TV조선에게 돌려줘야 할 질문입니다. 멀리 갈 것도 없습니다. 11월 10일, <최희준의 왜> 출연진들은 문 전 대표에 대한 무수한 검증을 하면서 막말을 쏟아냈습니다. 문 전 대표의 발언 ‘박 대통령은 국군 통수권, 계엄권 이양하라’를 두고, “이것은 최순실의 국정농단보다 문재인 국정농단 기도”라 말했습니다. 12월 19일, 울산 촛불집회에서 “세상을 바꾸는 시민혁명을 완성해야하지 않겠습니까”라 발언했다는 이유로 “(문 전 대표가) 공직에 있다면 탄핵 감”이라 평가했습니다. 1월 17일, 저서 ‘대한민국이 묻는다 문재인이 답하다’에서 친일, 독재, 사이비 보수로 이어진 사회 기득권 세력을 청산하자고 발언한 것은 “(문 전 대표가) 아주 상세하게 편 가르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 말했습니다. 이런 것들이 신 씨가 말한 ‘사실상 인격적 비방’입니다.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도 정도가 있는 것입니다. 남 탓 말고 TV조선 먼저 ‘근거 없는 비난’, ‘편향된 비판’, ‘인격 모독’ 등이 없는 건강한 검증을 하시기 바랍니다. 

 

2. 세대교체 아닌 ‘문재인 교체’ 주장한 최병묵

 

 채널A <정연욱의 쾌도난마>(2/1) 역시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인한 정국의 변화가 화두였습니다. 출연자 최병묵 월간조선 편집국장은 이른바 ‘50대 기수론’을 내세웠는데요. 안희정 충남지사를 비롯한 50대 대선주자들이 외치는 ‘세대교체’ 바람을 소개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최 씨의 발언은 정치교체, 세대교체가 아닌 사실상 ‘문재인은 안돼’와 다를 바 없는 주장이었습니다.

 

 최 씨는 “지금까지는 반기문 전 총장이 워낙 나이가 많다 보니까 그 부분에 관해서는 문재인 전 대표의 나이 문제는 이 세대교체 바람하고는 무관했어요. 그야말로 약풍이 되어버렸죠, 본인은. 그런데 지금은 문재인 전 대표가 가장 나이가 많은 후보가 되어버렸어요. 그렇게 되면서 지금 정치판 정치가 흔들리면 유권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냐 하면 기왕 변화를 몰고 오는데 정권교체라는 것은 여당에서 야당으로 넘어가는 게 정권 교체이지만 진정한 어떤, 진짜 정치교체 같은 것이 필요한 것 아니야, 그러면 그 거는 여야의 개념이 아니고 아예 세대를 하나 뛰어넘는 것이 어때? 그러면 보다 많은 변화를 우리가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거죠 (중략) 보수세력은 지금 보수세력을 지지하는 이 유권자층은 갈 곳이 없어요. 지금 현재로 보면. 그러니까 이분들이 차라리 아주 어떤 그냥 점진적인 변화가 아니고 격변을 원할 가능성이(있다)”라고 주장합니다.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문 전 대표를 제외한 모든 대선 후보가 50대 후보가 되었죠. 하지만 최 씨는 이전에는 문 전 대표가 이전에는 ‘세대교체’와 무관했다고 분석하는데요. 그 이유는 나이가 많은 반 전 총장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50대 대선주자들의 ‘세대교체’ 주장을 단순히 최연장자 순으로 구분한 셈입니다. 대선주자들이 외치는 세대교체는 인적 청산을 통한 정치 환경 전체의 교체를 의미합니다. 단순히 나이순으로 끊어서 처음엔 반기문, 반기문이 낙마했으니 문재인 이렇게 낙인을 찍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또 최 씨는 ‘여당에서 야당으로 넘어가는 게 정권 교체’보다 진정한 세대를 뛰어넘는 정치교체를 주문하는데요. 이 역시 순전히 ‘보수 유권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보수 유권자들이 ‘점진적인 변화’가 아니라 ‘격변’을 원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최 씨가 이야기했듯 세대를 뛰어넘을 대상은 문 전 대표뿐입니다. 최 씨의 주장이 진정한 정치 환경의 세대교체가 아닌 ‘문재인 교체’로 들리는 이유입니다.

 

3. 이정훈 “김규현 수석 ‘대통령 세월호 책임 없다’는 발언 일리 있어”

 

 지난 1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에서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세월호 사고 책임을 박근혜 대통령에 물을 수 없다”고 주장해 많은 논란이 일었습니다. 김 수석은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선박회사의 탓으로 돌리며 재난의 책임을 대통령에 묻지 말라고 주장했는데요. 증언을 듣고 있던 김이수 재판관이 “대통령이 국민들 안심시키기 위해서라도 위기관리센터 상황실로 나와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일 정도였습니다. 채널A <김승련의 뉴스 TOP 10>(2/1)에서도 이 소식을 다뤘습니다. 출연자 이정훈 동아일보 출판국 편집위원은 “김 수석 말씀이 어느 정도 일리는 있다”며 황당한 편들기에 나섰습니다.

 

 이 씨는 “저 사건은 말입니다. 저때 어땠는가 하면 대통령 뭐 했냐가 굉장히 궁금해서 처음에는 보톡스 맞았다. 나중에 뭐 굿을 했다, 별소리 다 나왔잖아요. 그래서 그걸 조사하자고 그때 뭐 특검을 만들어야 된다고 한참 떠들었는데 지금은 그게 다 사라졌습니다. 이제 지금 와서 보니까 대처하는 능력이 늦었던 것인데 빨리빨리 안 했던 것인데 별거 아니거든요. 그런데 지금 이 뭡니까? 최순실 사건으로 여기까지 와서 보니까 저게 원인이 돼서 여기까지 캤기 때문에 저는 김 수석 말씀이 어느 정도 일리는 있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라고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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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대통령 책임 아니다"는 주장 옹호한 이정훈 동아일보 출판국 편집위원 채널A <김승련의 뉴스TOP10>(2/1) 화면 갈무리

 

 이 씨의 주장은 세월호 7시간 의혹이 단순한 청와대의 대응 미숙이라는 것입니다. 대처하는 능력이 부족해 빨리 사건을 처리하지 못했는데 ‘보톡스 시술’, ‘굿 했다’ 등 루머에 가까운 의혹으로 대통령에게 책임을 지우려 했다는 것이죠. 대통령이 제대로 대처했어도 참사를 막기 힘들었을 거라는 김 수석의 주장과 일치하는 의견입니다. 그러면서 이 씨는 청와대의 대응이 “별거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청와대의 대응 미숙은 별 문제가 아니었다는 주장입니다. 국가재난사태에 총 책임이 있는 대통령과 청와대의 미숙한 대응이 ‘별거 아니’라뇨. 국가적인 참사에서 청와대가 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누가 움직이겠습니까. 이 씨의 이러한 인식부터가 이미 문제입니다. 

 

 세월호 7시간 의혹이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왜 지금까지 논란이었을까요? 이 씨의 주장은 이를 전혀 인지하지 못한 발언입니다. 세월호 7시간 의혹은 박 대통령에게 세월호 선박 침몰의 책임을 지우려는 것이 아닙니다. 왜 참사 당일 구출을 소홀히 했느냐 그 내용을 밝히라는 것이죠. 청와대와 박 대통령은 진실을 밝히면 간단하게 해결 될 문제를 아직도 은폐하고 있습니다. 관계자인 김 수석 역시 “골든타임이 이미 지났다”는 해괴한 변명만을 늘어놓았습니다. 박 대통령이 첫 보고를 받은 오전 10시 이전에 골든타임이 지났다는 뜻으로 박 대통령에게 구조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주장한 것이죠. 하지만 골든타임이 지났다고 해서 아무런 대처를 취하지 않은게 설명되는 것은 아닙니다. 더군다나 청와대는 당시에 9시 30분이 골든타임인지 알고 있지 못했죠. 김 수석의 발언은 그 자체로 모순인 것입니다. 이 씨는 김 수석의 이런 모순적인 억지 변명을 ‘일리 있다’며 옹호합니다. 이 씨의 진의가 궁금해집니다.

 

* 민언련 종편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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