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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오니까 평양올림픽’, 바닥 드러낸 방송 언론
등록 2018.02.13 16:00
조회 731

9일 평창 동계올림픽이 대단원의 막을 열고 열전에 돌입했습니다. 1일 북한 선수단 입촌, 6일 북 예술단 본진 입국, 8일 예술단 강릉 공연, 10일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첫 경기 등 남북의 역사적인 동반 행보도 첫걸음을 내딛었습니다. 개막식에 맞춰 방남한 김여정 선전선동부 부부장 등 북한 고위급 방문단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방북을 제의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메시지를 친서를 전달해 향후 한반도 정세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런 평화 무드에 반발하는 일부 언론도 있습니다. 조중동 등 보수언론과 TV조선‧채널A‧MBN‧연합뉴스TV‧YTN 등 방송사들은 북 예술단에 대한 지나친 선정적 보도로 빈축을 샀고 꾸준히 ‘평양 올림픽’, ‘북미 전쟁’을 거론하며 갈등을 부추겼습니다. 이같은 논조는 합리적 근거에 기인한 평론에 미치지 못한 채 각종 낭설과 주관을 뒤섞은 ‘여론전’에 가까웠고 이 때문에 비판의 목소리가 컸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언론을 향한 관심과 비판이 들끓고 있으나 일부 방송사들은 여전히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전히 ‘평양 올림픽 프레임’과 ‘김여정 임신설’ 등 선정적 보도가 보도‧시사 프로그램을 뒤덮고 있습니다. 

 

뉴스 대담 주제의 대부분이 ‘방남 대북 제재’‧‘북미 갈등’
북 예술단 본진이 입국한 6일부터 김여정 등 북한 열병식이 있었던 8일까지 북한의 참여와 관련된 대형 이슈가 있었던 시기, 주목해야 할 방송사는 TV조선과 YTN‧연합뉴스TV입니다. 이들은 지난달 21일 북 예술단의 사전 점검 방남 당시에도 ‘현송월 과거 임신’, ‘현송월 패션’ 등 선정적 보도를 쏟아내고 ‘미국의 북한 선제타격’을 외쳤던 방송사들입니다. 6일부터 9일 사이의 기간에도 양상은 비슷했습니다. 


TV조선 <이것이 정치다>(2/7), YTN <뉴스N이슈>‧<뉴스Q>(2/6), 연합뉴스TV <뉴스특보>(2/8) 등 각 매체의 주요 보도‧시사 프로그램을 점검한 결과,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이들이 보도 도중 나눈 대담의 주제가 유사하다는 겁니다. ‘김여정 임신설’ 및 ‘북 응원단의 패션’ 등 가십은 여전히 주요 대담 주제로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보다 더 눈길을 끄는 부분은 북한 인원들의 방남이 제제 대상이라는 주제와 북한 열병식을 중심으로 한 ‘북미 갈등 요소’, 이번 대화 공세에 숨은 ‘북한의 은밀한 전략’ 등 평화보다는 갈등에 초점을 맞춘 주제들입니다.

 

방송사 프로그램 대담 주제
TV조선 <이것이 정치다>(2/7) 김여정 방남의 의미
김여정 임신설
응원단 입항 현황(현송월 명품 가방 등 패션)
방남 제재 대상
고위급 방남 및 대화 가능성
북미 갈등 요소(북 열병식)
YTN <뉴스N이슈>(2/6)  방남 제재 대상
북한의 은밀한 전략
북미 갈등 요소(북 열병식)
북한 내부 사정
고위급 방남 및 대화 가능성
<뉴스Q>(2/6)  응원단 입항 현황(생중계 화면)
방남 제재 대상
북한의 은밀한 전략
고위급 방남 및 대화 가능성
북미 갈등 요소(북 열병식)

연합뉴스

TV

<뉴스특보/북 건군절 열병식>(2/8) 북미 갈등 요소(북 열병식)
응원단 입항 현황(응원단 패션), 김여정 개인사

△ TV조선‧YTN‧연합뉴스TV의 보도‧시사 프로그램 대담 주제(2/6~2/8)
 

TV조선, YTN, 연합뉴스TV 모두 이 주제들을 공유했으며 TV조선‧YTN의 경우 5~6개의 주제 중 2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이런 선정적, 호전적 주제를 택했습니다. 연합뉴스TV도 2개의 주제를 모두 ‘북미 갈등’과 가십으로 채웠습니다. 특히 YTN의 경우 오전 11시 40분 경 방송되는 <뉴스N이슈>(2/6)과 오후 4시에 방송되는 <뉴스Q>(2/6)의 대담이 사실상 패널만 다를 뿐 똑같은 내용으로 채워졌으며 그 사이에 방송되는 <뉴스인>, 오후 6시에 방송되는 <뉴스통>도 같은 내용을 압축적으로 전달했습니다. 


물론 북 응원단 입국, 북 열병식, 김여정 파견 등 대형 이슈가 있었기 때문에 방송사들이 비슷한 주제로 대담을 나누는 현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반도 평화 무드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유독 ‘북미 갈등’, ‘방남은 제재 대상’, ‘북한의 숨은 전략’ 등 긴장 요소만을 주된 주제로 삼은 부분은 분명 납득하기 어려운 지점입니다. 또한 이런 주제의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TV조선‧YTN‧연합뉴스TV의 기자 및 패널들이 시종일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나 주관적 추측으로 근거 없는 전쟁 공포를 부추겼다는 점, 비판이 많았음에도 다시 가십이 전면에 떠올랐다는 점 역시 대단히 부적절합니다. 

 

‘김여정이 오니까 평양 올림픽’이라는 TV조선
세 방송사 중 최악의 사례는 TV조선에서 나왔습니다. ‘평양 올림픽 여론전’에서 단연 선두라 할 수 있는 TV조선은 가히 대형 사고에 가까운 기행을 선보였습니다. TV조선 <이것이 정치다>(2/7)은 첫 소식으로 김여정의 방남을 다뤘습니다. 이윤걸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북한의 혈로 뚫기”라고 북한의 의도를 분석했고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 역시 “평창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원한다는 마음을 보여주는 방법”이라고 평해 모든 패널은 상식 수준의 견해를 피력했습니다. 문제는 최진봉 씨 발언 직후 나온 김미선 기자의 반응입니다. 김 기자는 느닷없이 “그러다 평양 올림픽이 돼 버리면 어떻게 하나?”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당황한 최진봉 씨는 “그럴 일 절대 없다. 보수 언론에서 그렇게 얘기하지만 김여정이 온다고 김여정에만 집중하며 유난을 떨면 안 된다. 그러면 김여정이 중심이 된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자 김미선 기자는 최 씨를 겨냥해 “중심을 잡고 생각하셔야 한다”고 비판한 뒤 “김여정은 충분히 집중할 가치가 있다. 자기 형도 죽인 김정은이 유일하게 공주님으로 떠받드는 혈육이다. (북한의)마지막 카드라는 의미가 크다”라 재반박했고 이에 최 씨는 “그렇다. 그런 의미가 있는 것이지 평양 올림픽이라는 논리와는 맞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김미선 기자는 물러서지 않고 “그러니까 평양 올림픽이 되는 것”이라 재차 주장했습니다. 이런 촌극이 빚어지자 진행자 윤정호 앵커는 중재에 나섰지만 이마저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윤 앵커는 “김미선 앵커가 말하는 것은 김여정에게 관심일 쏠리면 평창 올림픽의 본류가 아닌 외부 것들에 신경이 쓰이게 된다는 우려”라 정리했는데요. 안타깝게도 ‘김여정에 집중하면 안 된다’고 주장한 사람은 최진봉 씨로서, 김미선 기자는 오로지 ‘김여정이 오면 평양 올림픽이 된다’는 주장만 펼쳤습니다. 진행자의 중재 발언마저 사실과 달랐고 자사 기자를 옹호하기에 바빴던 겁니다.

 

TV조선 김미선 기자의 말말말
김여정이 와서 평양올림픽이 된다”(김미선 기자)
김여정 험한 꼴 당할 게 뻔하다”(김미선 기자)
코트 사이로 약간 불러나온 배, 김여정 임신 가능성 있다”(김미선 기자)
현송월 단장이 든 가방, 프랑스 제품으로 700~800만원”(김미선 기자)
현송월 단장의 화장법은 K뷰티, 물광 메이크업”(김미선 기자)

 

‘김여정 임신설’, ‘김여정 험한 꼴’, ‘현송월 물광 메이크업’…TV조선은 언론이 맞나
TV조선의 기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평양 올림픽’ 촌극이 빚어진 후 TV조선은 6일 있었던 예술단 입국에 대해 논의를 이어갔고 그 과정에서 각종 막말이 쏟아졌습니다. 김미선 기자가 이번에도 맹활약했습니다. 김 기자는 “어제(6일) 만경봉호 앞에서 김정은 얼굴 화형식까지 해서 예술단이 내리지도 못했는데 김정은이 여동생을 보내는 심리는 뭔가? 자기 여동생도 험한 꼴 당할 것이 뻔한데”라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북한 고위 인사를 위협한 발언으로서 자칫 외교 불화를 야기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TV조선의 바람과 달리 9일 입국해 11일 돌아간 김여정 부부장은 아무런 ‘험한 꼴’도 당하지 않고 문재인 대통령과 평화 메시지를 주고 받는 등 세계적 관심 속에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TV조선은 이후 5일 현송월 단장 등 예술단을 직접 배웅한 김여정 부부장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여줬습니다. 여기서 대담 주제는 ‘김여정 임신설’이었습니다. TV조선은 현 단장과 악수를 나누는 김 부부장의 모습을 수 차례 되감아 보여주더니 김 부부장의 옷 매무새에 집중했고 이어서 김미선 기자가 “김여정, 코트 사이로 약간 불러나온 배가 보여서 많은 전문가들이 저 부분을 포착하고 있다. 김여정은 2015년에 출산한 것으로 국정원이 밝힌 바 있는데 그 당시와 비슷한 모양의 코트를 입고 나왔다. 저렇게 등이 약간 뒤로 가고 허리는 앞으로 나간 모습이 임신 5개월 같다고, 산부인과 전문의를 통해서 확인했다. 다만 직접 진찰을 하지 않아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김여정 임신설’이라는 불필요하고 선정적인 주제 자체도 문제지만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엄청난 특종인양 늘어놓는 기본적인 태도 자체가 부적절합니다. 


다음 주제는 ‘현송월 가방’이었습니다. 곧바로 응원단의 6일 입항으로 주제를 옮긴 TV조선은 현송월 단장 등 응원단의 패션에 빠져들었습니다. 진행자인 윤정호 앵커부터 “현 단장이 들고 있는 백(가방)이 화제다. 지난 번에는 H사 제품이었는데 오늘은 C사 제품이다.(중략) 상당히 명품이다”라며 가십에 열중했고 역시나 김미선 기자가 이를 받아 “700~800만원 정도한다. 이전에 가지고 나왔던 H사 제품은 가짜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고 이번 C사 제품은 프랑스산으로, 대북 제재가 소용 없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행동으로 보이고 개인의 과시욕으로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평양 올림픽’ 논쟁에서 최진봉 씨가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던 바로 그 보도 행태를 TV조선의 두 기자가 선도한 겁니다. 이런 이야기가 무려 7분이나 이어졌고 김미선 기자는 “화장도 거의 하지 않았던 2005년 리설주와 비교하면 현송월은 K뷰티 스타일, 물광 메이크업, 연한 볼터치, 촉촉한 입술”, “의상에서는 아직 우리나라와 격차 커”, “은하철도 999의 주인공 메텔 연상돼” 등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YTN도 ‘김여정 임신설’…방송 언론 ‘총체적 난국’
사실 ‘김여정 임신설’은 TV조선만의 전유물은 아닙니다. YTN도 김여정 부부장이 돌아간 다음날인 12일 <뉴스Q>(2/12)에서 ‘김여정 임신설’을 비중있게 다뤘습니다. 이날 YTN <뉴스Q>의 대담은 역시 북한 고위급 방남 관련 주제로만 채워졌는데요. ‘김정은의 대화 공세 의도’, ‘김여정 등 고위급 방문단과 청와대의 대화’, ‘한미연합훈련 축소 가능성’ 등을 논했습니다. 패널로 나온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여정 파견은 북한의 전략 변화 의미, 일시적인 임시 방편은 아닐 것”, “한미연합훈련 축소는 미국의 의지에 달렸다” 등 상식 수준의 비평을 남겼습니다. 문제는 이런 대담 가운데 ‘김여정 임신 가능성’이 있었다는 겁니다. ‘김정은의 의도’를 분석한 직후 YTN 박상연 앵커는 “김정은의 특사 자격으로 방문하고 돌아간 김여정 제1부부장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일각에서는 김여정의 배가 나와 있다며 임신설을 제기한다”고 물었습니다. 이에 조한범 씨는 “국내에 북한 내부소식통을 가진 조선개혁개방 등 민간 조직들”이라고 ‘임신설’의 출처를 밝힌 뒤 “임신설이 사실이라면 매우 급박하게 파견된 것임을 의미하고 그만큼 무게를 실은 방남”이라 답했습니다. 이렇게 패널이 가설의 출처를 밝히고 최대한 이번 방남의 실질적 의미와 연계했기 때문에 그나마 TV조선처럼 ‘가십 방송’으로 흐르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패널 조한범 씨가 행한 논평은 기본적으로 언론사 스스로 행하고 앵커가 질문을 던질 때부터 전제되어 있어야 하는 기본적 정보입니다. 또한 ‘김여정 임신 여부’가 과연 이렇게 조명되어야 할 핵심 사안인지 의문입니다. 

 

대담 대부분이 ‘제재’‧‘북미 갈등’, 진행자 문제 두드러진 YTN
채널 특성상 온종일 뉴스 프로그램을 방송하며 전문가 대담을 진행하는 YTN의 경우, 모든 대담이 ‘북한 방남은 제재 대상’, ‘북 열병식 등 북미 갈등’ 등 왜곡의 여지가 크고 추측성 보도에 지나지 않는 내용으로 채워진 점이 특히 치명적인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뉴스 전문 채널인만큼 폭넓은 시각과 깊이 있는 분석, 철저한 사실관계 검증이 기본이지만, YTN은 TV조선과 다를 바 없는 추측성, 호전적 경향을 노출했고, 이같은 내용이 6일 모든 프로그램에서 반복됐습니다. 전날(5일) 논란의 이재용 삼성 부회장 항소심 판결이 있었으나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모든 프로그램에서 단 한 차례도 대담 주제로 선정하지 않은 점도 비판을 면키 어렵습니다. 


YTN <뉴스N이슈>(2/6)은 북 예술단 본진이 만경봉 92호를 타고 입국한 당일, 생중계 화면과 함께 관련 주제를 집중 분석했습니다. 역사적인 방남의 의미와는 거리가 있는 ‘만경봉호 대북 제재 대상 여부’가 첫 대담 주제였고 장민정 앵커의 첫 질문 역시 “우리의 5‧24조치, 일본 독자 제재 대상인 배인데 북한이 굳이 만경봉 92호를 택한 이유가 뭔가”였습니다. 놀랍게도 이 질문 직전에 패널 홍현익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이 “일본 독자 제재는 일본 입항 금지, 한국 5‧24 제재에 해당하지만 일시 배제”라고 이미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의도’를 캐물은 겁니다. 이에 정영태 북한연구소장은 “제재를 뚫고 새로운 진출을 하기 위한 북한의 치밀한 전략, 남한의 부정적 여론 감안하여 마지막 순간에 통보했다”라고 평했는데 진행자인 정찬배 앵커는 “북한의 ‘한밤중 전술’”이라 맞장구쳤습니다. 이후 YTN은 만경봉호 입항 후 우리 정부가 지원하는 유류, 식자재도 ‘대북 제재’ 대상이라는 데에 집중적인 토론을 나눴고 장민정 앵커는 “대북제재 흔들기 위한 북한의 조치라는 분석인데, 우리가 이렇게 예외를 조금씩 넓히다보면 중국 러시아 등 마지못해 동참했던 국가들에 여지주지 않나”라며 평창 올림픽이 타국에 악영향을 줄것이라 예상했습니다. 


다음 주제는 8일 북한의 열병식을 근거로 ‘북미 갈등’을 예상하는 내용입니다. 여기서도 진행자인 정찬배 앵커가 “평창 올림픽에 대한 미국과 북한의 결이 상당히 다르다”는 첫 질문으로 애초부터 갈등에 초점을 맞췄고 “북한이 열병식까지 하면서 불을 더 지른 것 같다”(정찬배 앵커), “웜비어는 북한 인권탄압의 상징, 북한에 압박될 것”(장민정 앵커) 등 패널보다 더 갈등에 무게를 둔 진행자들의 발언이 돋보였습니다. 오히려 패널 홍현익 씨가 “제재 만능주의에 빠질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풀어주고 다시 우리가 활용한 후 다시 제재하면 된다”, “북한이 열병식 규모를 축소하는 등 성의를 보이도록 하는 우리의 역할이 중요하다. 미국도 한미연합훈련 규모 조정 등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정리하는 등 패널이 균형을 지키려 노력했습니다. 이런 대담 양상은 4시간 뒤에 방송된 <뉴스Q>(2/6) 똑같이 반복됐고 여기서도 강성옥‧박상연 두 진행자가 ‘대북 제재 위반’, ‘북한의 숨은 전략’ 등 특정한 방향으로 대담을 이끌었습니다.

 

YTN <뉴스N이슈>(2/6 11:40) YTN <뉴스Q>(2/6 16:00)
"우리 524조치에도 위배되고 일본에서도 제재 받는 배인데 북한이 굳이 만경봉92호 택한 이유는?" "일본의 제재를 받고 있고 우리 5.24 조치 위배되는데 북한이 이 배를 선택한 이유는?"
"우리가 이렇게 예외를 조금씩 넓히다보면 중국, 러시아 등 마지못해 동참했던 국가들에 여지주지 않나" "대북제재 예외를 조금씩 넓혀 나가다 보면 다음 올림픽 개최지인 중국이나 월드컵 개최하는 러시아에 어떤 여지가 있는 측면도 있지 않겠나"
남한 여론안 좋았을 것이니, 마지막 단계에서 통보하는 북한의 전술 “(북한이)주요 사안을 한 밤중에 일방적으로 통보, 어떤 의도가 있나?”

△ YTN 앵커들이 두 개 프로그램에서 반복한 주요 질문 발언(2/6)

 

‘평창이 북한의 방패’? 연합뉴스TV는 또 ‘전쟁 찬가’
한편 연합뉴스TV는 지난 1일, ‘대북 선제공격’을 뉴스 대담 내내 주장했던 호전적 성향이 타사에 비해 월등히 두드러졌습니다. 연합뉴스TV <뉴스특보>(2/8)은 당일 진행된 북한의 열병식을 근거로 재차 전쟁 가능성에 무게를 뒀습니다. 


이번에도 1일 방송과 마찬가지로 ‘전쟁 패널’의 대표 주자 김정봉 전 국정원실장,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가 활약했습니다. 두 사람은 연합뉴스TV의 고정 패널로 출연하며 매번 전쟁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김정봉 씨는 “북한의 이번 열병식에서 미국을 자극하고 국제사회를 자극할 무기들이 많이 나올 것”, “미국과 전쟁하면 이길 나라가 어디 있나, 북한도 전멸할 걸 알고 있다. 그러므로 열병식을 통해 ‘이런 무기가 있으니 동요하지 말라’는 대내 선전하는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북한은 날짜까지 바꿔가며 열병식을 강행하여 주변국을 긴장시켰으나 생중계를 생략하고 시간과 동원 인력을 축소해 현재 진행 중인 평화적 정세를 감안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또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기존 전략무기가 등장하기는 했으나 지난해에는 선보였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신형 전략무기 역시 자취를 감췄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력’을 거론하지 않은 점도 이례적인 태도로 지적됩니다. 김 씨의 분석이 빗나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TV <뉴스특보>특보목록
미국 정부가 아니라고 하지만 코피전략은 구체적, 미국이 참을 수 없을 것”(신인균 씨)
외신기자 방패로 쓰던 북한, 이번엔 평창이 북한의 방패”(김정봉 씨)
김여정의 남편은 망나니라는 추측도 있었다”(김정봉 씨)
예뻐진 현송월 보니 북한에 미모 개선 기술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신인균 씨)

 

신인균 씨는 “(북한이) 겁나는 것”이라며 ‘겁이 나서 열병식 한다’는 분석을 내세웠고 ‘북한이 겁을 내는 이유’로는 ‘미국의 코피 전략’(제한적 대북 선제타격)을 꺼내들었습니다. 신 씨는 “미국 정부는 코피 작전이라는 말을 공식적으로 쓴 적이 없다고 하지만 코피 작전을 모르는 전세계 정치 전문가는 없다. 그 정도로 광범위하게 퍼져 있고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니 북한도 더 잘알 것이다. 그래서 북한이 더 개량된 무기들을 선보인다면 과연 미국이 참을 수 있을까, 사실 참을 수가 없다”며 더 극단적인 주장을 펼쳤습니다. 지난 1일(현지시각) ‘미국의 소리’에 따르면 백악관은 ‘코피전략은 언론이 만든 허구’라 밝힌 바 있는데요. 따라서 신 씨는 백악관도 부인하는 코피전략을 기정사실로 전제하며 ‘미국이 참지 않고 공격할 것’이라 주장한 겁니다. 이에 화답한 김정봉 씨의 발언은 더욱 충격적입니다. 김 씨는 북한이 이번 열병식에 외신기자를 부르지 않은 점을 거론하더니 “외신기자를 부르지 않으면 그 자리(북한 열병식 장소)를 공격할 수도 있다고 북한이 생각한다. 그래서 외신기자가 방패가 아니었나 예상된다. 그런데 이 방패를 안 불렀다. 그 방패가 되는 것이 바로 평창올림픽”이라 말했습니다. 대부분 외신이 ‘평화의 제전’이라 평가하는 평창올림픽을, 김 씨 홀로 ‘총알 받이’로 해석한 셈입니다.

 

‘김여정 남편은 망나니’‧‘북한의 성형의술’, 연합뉴스TV의 현주소

이렇게 ‘한반도 전쟁설’에 열중한 연합뉴스TV <뉴스특보>(2/8)의 다음 대담 주제는 놀랍게도 ‘김여정의 일생’이었습니다. 북한 응원단의 6일 입국으로 주제를 넘긴 박상률 앵커는 “김여정은 베일에 쌓인 부분이 많다”고 운을 뗐고 이때부터 김정봉 씨의 ‘김여정 일생 강의’가 펼쳐졌습니다. 김 씨는 “김일성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 동기와 결혼한 것 같다”, “결혼한 사람은 최룡해 둘째 아들 같은데 그 사람은 술주정배에 망나니라서 가능성이 떨어진다. 리수용 당부위원장의 조카라는 설도 있다” 등 각종 확인되지 않은 낭설을 장시간 풀어놨습니다. 이에 신인균 씨는 “과거에 골결핵 때문에 말랐던 김여정, 지금은 살도 조금 붙고 건강해 보인다. 좀 더 예뻐진 것 같은데 북한도 미모를 개선하는 의술이 있다고 볼 수 있다”는 황당한 논평을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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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열병식 장소를 ‘평창 김일성광장’으로 보도한 연합뉴스TV(2/8)
 

‘평창 김일성광장서 북한 열병식’, 연합뉴스TV 개혁 ‘시급’
이렇게 방송 사고에 가까운 대담을 반복하는 연합뉴스TV가 실제로 방송 사고를 낸 사례도 있습니다. 연합뉴스TV <뉴스09>(2/8)은 당일 예정된 북한의 열병식 일정을 전하던 중 열병식 장소를 ‘평창’이라 표기했고, 기자 역시 ‘평창’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봉석 기자는 열병식 장소를 거론하다 “아직 북한이 공식 일정을 밝힌 것은 없다. 보통 오전 10시 넘어서 열리거나 오후에 열리기도 한다. 북한도 추워서 날씨 변수가 있다. 평창 김일성 광장에서 열리는데 작년과 비슷한 규모로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때 화면은 북한의 과거 열병식 장면과 함께 <평창 김일성광장서 예정대로 진행할 듯>이라는 자막을 내보냈습니다. 북한 김일성광장의 소재가 평창이라는 황당한 방송 사고입니다. 이를 기자까지 똑같이 언급했으니 자칫 시청자로부터 큰 오해를 살 수도 있습니다. 


연합뉴스TV는 낭설로 전쟁 공포를 부추기고 가십으로 뉴스의 질을 떨어뜨렸습니다. 급기야 ‘평창 김일성광장’이라는 초유의 방송사고까지 터졌습니다. 이러한 보도 내용은 객관적 사실이 아닐뿐 아니라 오히려 남북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할 가능성이 있는 선동에 가깝습니다. 아무런 개연성 없이 제멋대로 한반도 전쟁을 점치고 북한의 성형 의술을 논하는 방송은 보도 전문 채널이 아닙니다. 최근 이사진을 개편한 연합뉴스TV의 개혁이 시급해 보입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시민 여러분들의 제보를 토대로 작성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