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하태경 의원의 ‘괴담 프레임’, 확성기 자처한 TV조선‧채널A
등록 2017.08.29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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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을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민주당 사드괴담 노래자랑”이라는 제목으로 게시글을 올렸습니다. 여기에는 지난해 8월 3일, 성주 사드 반대 촛불집회에 참석해 노래와 춤으로 주민을 성원한 민주당 의원들의 영상과 함께 민주당 의원들이 개사한 노래의 가사가 담겨 있습니다. 하 의원은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노래 가사를 '어느날 우연히 전자파에 튀겨진 이 모습을 바라보면서'라고 바꿔 부르기도 하고요. <밤이면 밤마다>의 노래 가사는 '강력한 전자파 밑에서 내 몸이 찢어질 것 같아 싫어'라며 있을 수 없는 얘길 노래로 만들어 신나게 부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신나게 춤추고 노래 불렀던 민주당 의원들은 지금 도대체 어디갔나요? 괴담송은 아래의 링크를 통해서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라며 민주당 의원들을 강력 비판했는데요. 성주에서 ‘사드 괴담’을 유포하던 민주당 의원들이 12일 국방부의 전자파 측정 결과 극미량으로 나왔는데도, 반성이나 해명을 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비판입니다.


이 글을 중앙일보‧연합뉴스가 하루 만인 22일 온라인으로 대서특필하면서 화제가 됐고 조선일보는 24일, 지면에도 보도를 내 하 의원의 주장을 확대 재생산했습니다. 종편 시사 토크쇼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TV조선과 채널A는 기다렸다는 듯, 민주당 의원들을 ‘괴담 유포자’로 몰아 붙였습니다. 

 

“사드 전자파에 내 몸이 튀겨진다”는 가사에 집착한 종편        
하태경 의원의 민주당 의원 비방을 말 그대로 ‘퍼나른’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8/24)입니다. 진행자 김광일 씨는 김기호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에게 “국회의원들이 울긋불긋한 가발을 쓰고 앞에 있는 청중과 함께 춤까지 추면서 사드 전자파에 내 몸이 튀겨진다, 이런 노래를 불렀어요. 어떻게 들으셨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김기호 씨는 “지금 사드를 괌에서도 운영하고 그러지 않습니까? 그럼 다 튀겨져야 되지 않습니까, 그 병사들? 국회의원이 누굽니까? 국민을 대리해서 가장 중요한 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분들이 저걸 사실이라 그러면 제가 이해할 수 있는데 사실이 아닌 내용을 가지고 저렇게 춤을 추고 노래를 하면서, 노래가 좀 전염성이 있지 않겠습니까?”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김광일 씨는 “민주당 의원들이 이런 노래를 부른 시점도 또 하나 지적이 되고 있습니다. 괌 미군기지에서 사드 레이더 전자파를 측정해서 그 결과를 보니까 인체보호기준치의 0.007%에 불과하다, 그런 보도가 이미 다 나오고 밝혀진 뒤에 저런 노래를 부른 겁니다. 이런 사실을 알고서도 노래를 불렀겠죠, 사실은?”이라고 되물었습니다. 이에 김기호 씨는 “저기 나온 사람들의 행동을 봐서는 저기 나온 사람들의 언행이나 과거 행동을 봐서는 그렇지 않았겠나 하는 추론이나 심증이 갑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최승현 TV조선 정치부차장은 “사드 전자파는 인체에 치명적 영향을 미친다”라고 말한 이재명 성남시장, “사드에서 나오는 극초단파는 위험한 전자파”라는 김종대 정의당 의원 발언 등 지난해 당시 야권 인사들의 발언을 소개하며 “국회에 계셔야 될 의원들이 성주에 가서 그렇게 가발까지 쓰고 굉장히 과장된 개사한 노래를 불렀던 것”이라 평가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TV조선은 <전자파 비교, 사드 레이더 4.17, 캡슐형 커피머신 8.7, PC 24, 전자 오븐 76.93>과 같은 자막을 띄우며 ‘사드 전자파 논란’을 ‘괴담’으로 규정했습니다. 

 

TV조선 <이것이 정치다>도 일방적 주장
TV조선 <이것이 정치다>(8/24)에서 진행자 최병묵 씨는 “전자파에 몸 튀겨질 것 같아”라는 문구를 이날 ‘세 번째 데스크 키워드’로 꼽은 뒤 “지난해 8월 사드반대 성주군민 촛불집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사드 전자파 괴담을 담은 노래를 불러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라고 소개했습니다. 이어서 굉장히 불만스러운 어투로 “이 내용 중에 보면 밤이면 밤마다 저 내용은 인순이가 부른 노래죠, 아마 저게? 외로운 밤이면 밤마다 사드의 전자파는 싫어. 강력한 전자파 밑에서 내 몸이 튀겨질 것 같아, 싫어. 저런 식으로 하고 막 춤을 추고 그랬다는데”라고 말했습니다. 이때부터 TV조선은 하태경 의원에 ‘빙의’된 듯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최 앵커는 일정 부분 지난해 8월 당시 민주당 의원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는 패널들의 발언을 직접 모두 반박했습니다. 


먼저 차제원 부산가톨릭대 초빙교수가 “전자파 유해 문제가 이번에 국방부가 해서 유해가 없다는 것이 밝혀진 마당에서 보면 상당히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지만 당시로 돌아가서 생각해보면 본인들이 개사를 직접 한 것도 아니고 반발하는 시위대의 입장을 어느 정도 동조한 차원에서 빚어진 정치적 액션의 과잉이 아닌가”라며 일면 이해하는 태도를 보였는데요. 그러자 송국건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이 “작년에 괌 기지에서는 기준 이하로 나왔지만 한국에서는 확인이 안 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성주에서 축제 비슷하게 한 것이죠. 집회하면서 그런 형식으로 진행한 것인데. 그렇다면 지금 한국 성주 기지에서 전자파가 거의 0으로 나왔다 그러면 입장 표명을 하던지, 사과를 하던지 해야 하는데 침묵을 하는 것은 문제”라고 반박했죠. 


그러자 최병묵 앵커는 한 발 더 나아가 “조사 후와 전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이 사드는 괌에 있든 성주에 있든 나오면 똑같이 나오고 안 나오면 똑같이 안 나오죠. 그건 과학이에요”라며 일정 부분 민주당 의원들의 입장을 이해하는 부분을 원천 차단했습니다. 이어서 곧바로 “이들은(민주당 의원들) 한미 FTA에 대해서도 을사늑약이니 또는 매국 협정이라 비난했고 천안함 괴담과 세월호 괴담을 앞장서서 퍼뜨린 세력들과 부화뇌동한 사람들입니다. 대통령이란 분은 환상적 통일관 장밋빛 미래만 늘어놓고 집권 여당 지도부는 한심한 괴담이나 늘어놓고 있다”는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원색적 비난 발언을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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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태경 의원의 ‘민주당 의원이 괴담 유포’ 주장, 부추기는 TV조선
TV조선 <이것이 정치다>(8/24) 보도화면 갈무리

 

하태경 의원과 전화 연결한 TV조선, 4분이나 ‘비난의 기회’ 제공
이렇게 일방적으로 하태경 의원 주장에 역성을 들던 최병묵 앵커는 직접 하태경 의원과 전화연결을 했습니다. 최 앵커는 “지난해 성주 집회에서 사드 반대송을 부른 민주당 의원들 명단을 공개하셨는데 어떻게 사실을 파악하셨고 공개하신 의도는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는데요. 질문부터가 이상합니다. 하 의원이 공개한 영상은 이미 지난해 8월 오마이뉴스를 통해 공개되어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사살 파악’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이렇게 신나게 춤추고 노래 불렀던 민주당 의원들은 지금 도대체 어디 갔나요? 괴담송은 아래의 링크를 통해서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라는 게시글 자체에 의도가 무엇인지 명백히 나와있음에도 최 앵커는 하 의원에게 재차 민주당 의원들을 비난할 시간을 준 겁니다. 맞장구 치 듯 하 의원은 “괴담 선동 정치가 유례가 깊지 않습니까? 우리 국민들 기억 속에 광우병 때부터 상상을 초월하는, 미국소 먹으면 미친 사람 되는 것 같은 괴담부터 시작해서 계속 있었습니다. 괴담 적폐도 청산해야 한다, 우리 정치권의 뿌리 깊은 적폐입니다. 그래서 거론해야겠다고 생각했구요. 이번 사드 괴담은 전적으로 네티즌들 제보입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이어서 최 앵커는 “영상 당시 작년 8월에 이미 괌에 사드가 배치가 된 상태인데 노래 가사를 ‘강력한 전자파에 튀겨질 것 같다’, ‘반경 3.5Km 내에는 사람이 못 지나간다’ 이런 황당한 사실을 가사로 만들고, 춤도 추고 이런 건 어떻게 이해하야 할까요?”라며 재차 ‘답이 정해진 질문’을 던졌습니다. 하 의원은 “팩트에 대한 불감증이죠. 국민들을 선동하기 쉬운 어떤 소재가 있다고 하면 일반 국민들이 술자리에서는 그런 말을 할 수 있지만 국회의원은 팩트 검증을 해야 하는데 이런 문제가 정치권 전반에, 좌파에 많이 있어요. 그리고 좌파 뿐 아니라 가짜뉴스 해서 대선 때도 태극기 집회 하신 분들에 많았는데 양극단, 극좌와 극우에 많이 있었습니다”라고 답했죠. 최 앵커는 다시 “괴담 유포자들은 좌파나 우파나 많이 있더라구요”라고 호응했습니다. 하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사퇴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최 앵커와 하 의원이 호흡을 맞춰 민주당 의원들을 ‘태극기 집회 괴담 유포자’이자 ‘좌파 괴담 유포자’로 몰아붙인 겁니다. 이 인터뷰는 무려 4분 10초가량이나 진행되어 일방적인 민주당 의원 비방이 이어졌습니다.

 

채널A도 ‘하태경 확성기’ 자처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8/24) 역시 비슷한 방송을 내보냈습니다. 반복적으로 “전자파 때문에 튀겨질 것 같아”라는 가사를 언급하고 자막으로 띄우면서 민주당 의원들을 비난한 겁니다. 특히 엄성섭 앵커는 “조금 전에 보신 것처럼 사드 괴담 동영상. 드러났습니다. 장본인은 다름 아닌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국회의원들과 핵심인사였습니다”, “광우병 파동 당시에 나왔던 뇌송송 구멍탁이라는 말이 떠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당시만 해도 미국산 쇠고기를 먹지 않겠다던 유명인들은 이제는 미국산 쇠고기로 만든 쉑쉑버거에 열광을 하고 있고요. 심지어 미국산 쇠고기로 만든 햄버거까지 선전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혼란을 드려서 죄송하다는 사과나 유감표명은 없었습니다”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가했는데요. 누군지 밝히지도 않은 채, ‘뇌송송 구멍탁 광우병 괴담을 유포하던 유명인들이 지금은 쉑쉑버거에 열광한다’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펼쳤습니다.


비단 TV조선만 이런 태도를 보인 것은 아닙니다. 채널A <돌직구쇼>(8/24), <뉴스TOP10>, <정치데스크>(8/24) 역시 하태경 의원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집중 조명하며 ‘민주당 의원들의 괴담 유포’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TV조선과 채널A가 주요 시사프로그램을 총동원하여 하태경 의원의 주장을 확대 재생산 한 겁니다. 

 

아주 오래된 종편의 ‘괴담 프레임’…민주주의의 적 
TV조선과 채널A의 태도는 약속이나 한 듯 똑같습니다.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를 끌어와 ‘사드 전자파 논란’ 역시 ‘광우병 괴담’과 다를 것 없는 괴담임을 강조하고, 이를 ‘노래하며 춤추며’ 유포한 민주당 의원들을 ‘괴담 유포자’로 규정했죠. 그 근거로는 지난해 7월 18일 실시된 괌 사드 기지 전자파 측정과 지난 12일 성주의 사드 레이더 전자파 측정에서 기준치 이하의 전자파가 나왔던 사실을 제시했습니다. 


이런 논리를 갖춘 ‘괴담 프레임’은 사실 지난해 7월부터 조중동 등 보수언론이 꾸준히 이용했던 선동의 수단입니다. ‘전자파를 실제로 측정하면 기준치 이하로 나오는데 계속 위험성을 주장하면 괴담’이라는 단순한 주장인데요. 이는 전자파의 위험성을 한 차례의 측정만으로 단정 지을 수 없다는 사실과 성주 전자파 측정이 졸속‧밀실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모두 은폐합니다. 국방부는 지난해 7월 괌 측정과 지난 12일 성주 측정 당시에 출력과 제원을 공개하지 않아 불신을 자초했죠. 성주 군민들이 지난 12일 성주 전자파 측정을 반대한 것도 형식적 측정으로 사드 배치를 확정하지 말고 배치 자체의 정당성을 꼼꼼히 따져 보는 전략 환경영향평가를 해달라는 요구였습니다. 전략 환경영향평가는 12일 전자파 측정이 포함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와 달리 사업 계획의 적정성 및 입지의 타당성을 검토합니다.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는 사업의 진행을 전제한 채 환경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약식으로 실시하는 절차이죠. TV조선과 채널A는 이런 차이와 주민들의 요구를 제대로 보도 또는 방송한 바가 없습니다. 오로지 ‘전자파가 없는데 유해성을 주장하면 괴담’이라는 비난만 반복했습니다. 이런 ‘괴담 프레임’은 사드 배치가 결정된 지난해 7월부터 이어진 것으로서 그리 새로운 내용은 아닙니다. TV조선은 지난해 7월 13일 TV조선 <광우병 같은 ‘전자파 괴담’>(http://me2.do/xyhOKfYR)과 같은 보도로 1년 전에도 ‘광우병과 같은 전자파 괴담’을 내세웠습니다. 이런 프레임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이 직결된 중대한 사안에서 모든 반대 의견을 ‘괴담’으로 치부하며 사실상 침묵을 강요하는, ‘반민주주의적 프레임’에 해당합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08월 24일 TV조선‧채널A의 6개 프로그램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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