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에 ‘참모의 자동차’ 드라마 쓴 채널A
등록 2017.08.29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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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문재인 정부의 고위공직자 재산 현황을 지난 25일 공개했습니다. 공직자윤리법 제10조 1항은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공직자들의 재산 등록사항과 변동사항을 공보 또는 관보에 공개토록 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참모는 평균 19억여 원인 것으로 나타나 퇴직금 수령의 영향을 받은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24억여 원보다 5억 원 정도 적게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법에 따른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에 일부 언론은 자극적인 보도를 쏟아냈는데요. 


예를 들어 동아일보 <장하성 재산 93억원, ‘소액주주 권리 찾기’ 힘써 왔는데…>(8/25 http://bit.ly/2weaDH1)의 경우 93억 원을 신고해 최고액을 기록한 장하성 정책실장을 향해 ‘소액주주 권리 주장한 장 실장이 정작 자기 재산을 불렸다’는 식의 흑색선전을 가했습니다. 종편에서도 청와대 재산 공개가 다뤄졌는데요. 특히 채널A <뉴스특급>은 약 80분 정도의 방송 시간 중 무려 18분을 이 주제에 할애하면서 매우 선정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채널A는 공개된 재산 목록 중 유독 자동차에 집착하면서 ‘아반떼 수석’과 같은 별명을 붙이는 한편, 특정 차량의 광고 영상을 노출하기도 했습니다.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에 채널A가 보여준 ‘특별한 시각’은?
채널A <뉴스특급>(8/25)은 청와대 공직자의 재산을 2번째 주제로 다뤘는데 대담을 시작할 때 내세운 꼭지의 제목이 “그랜저 실장, 아반떼 수석”입니다. 화면에는 그랜저 실장에 해당하는 임종석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의 사진이 나왔습니다. 채널A가 공개된 재산 중 자동차에 주목하며 ‘그랜저 실장’과 같은 별명을 붙인 겁니다. 진행자인 김종석 기자는 “별명들이 의미심장합니다.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 재산 공개입니다. 저희 뉴스특급은 좀 다른 측면으로 접근을 하겠습니다”라고 운을 띄웠는데요. 뭘 얼머나 ‘다른 측면’으로 접근했을까요? 안타깝게도 다른 시각은 없고 가십만 남았습니다. 김종석 기자는 “저희가 한번 자동차로 먼저 집중을 해보려고 합니다”라며 본격적으로 대담을 시작했습니다. 그 ‘다른 측면’은 고작 ‘자동차’였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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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에서 ‘청와대 참모진의 자동차’에 집착한 채널A, 채널A <뉴스특급>(8/25) 화면 갈무리

 

‘특별한 시각’이 고작 ‘참모의 자동차’라니…전형적인 시청률 장사
이후 방송은 재산 공개의 공익적 의미와 관계 없이 ‘청와대 참모의 자동차’라는 소재를 자극적으로 부풀리는 ‘시청률 장사’로 흘러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특정 업체의 로고와 자동차 브랜드가 모두 노출되었고 심지어 특정 업체의 자동차 방송 광고까지 인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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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해당 차량의 광고 영상을 사용한 <뉴스 특급>

 

먼저 김종석 기자가 “문재인 대통령이 SUV 차량인 소렌토를 소유하고 있더라구요”라고 말했고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여러 차례 공개가 됐었죠. 양산으로 내려가실 때 탔던 차가 소렌토입니다. 선거 기간에는 카니발을 쓰셨어요. 당에서 차를 해준 것이고 이건 개인 소유 차입니다. 김정숙 여사도 스포티지 차량을 소유하고 있고, 두 분 다 SUV를 소유하고 있어요”라고 답했습니다. 진행자인 성시온 기자는 이에 “신기했어요”라며 맞장구쳤고 김종석 기자는 “자동차로 본 청와대”라는 판넬을 꺼내들었습니다. 여기에는 문재인 대통령, 김정숙 여사, 조국 민정수석, 임종석 비서실장, 김수현 사회수석이 소유한 자동차의 기종과 연식이 그림과 함께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화면에는 이를 설명하는 “文 대통령 2010년식 쏘렌토R 보유”, “김정숙 여사 2013년 식 스포티지 보유”, “조국, QM3·아반떼·SM6 총 3대 보유”, “임종석, 그랜저 10년 넘게 운행 중”, “靑 서열 1위 임종석, 10년된 그랜저”, “김수현 수석, 아반떼·마티즈 보유” 등의 자막이 연이어 나왔습니다. 심지어 각 자막에 해당하는 자동차 브랜드의 방송 광고가 흘러나오기도 했습니다. 

 

패널들의 추측으로 쓰는 ‘자동차에 얽힌 사연’
채널A <뉴스특급>의 출연자들은 조국 수석, 임종석 비서실장, 김수현 사회수석의 차량에 얽힌 사연을 따로 특별하게 다뤘습니다. 먼저 조국 수석에 대해 성시온 기자가 “조국 민정수석은 차량이 총 3대를 보유하고 있더라구요. QM3, 아반떼, SM6” 운을 띄웠습니다. 이에 박상현 공간미디어연구소장은 “조국 수석은 사적으로 저하고 고등학교 동기입니다”라며 느닷없이 ‘인맥 자랑’을 하더니 “조국 수석이 교수인데 왜 저렇게 재산이 많을까 하시는데, 실제로 조국 수석 부친이 큰 사업을 부산에서 하셨고 서열 몇 번째 들어가는 건설회사 하신 걸로 기억한다. 집안에서 물려받은 재산이 많지 않나 생각이 들고, 차량이 아반떼와 QM3면 대형차는 아니죠. 조 교수가 강남좌파로 오해도 받고 그래서 차량은 뭔가 진보적 스탠스에서 차량을 타고 다닌 것 아닌가 생각한다. 어쨌든 차 3대는 특이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언뜻 봐도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을뿐더러, 온통 패널 본인의 주관적인 추측을 풀어 놓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조국 수석이 강남좌파로 오해를 받다 보니 차량은 진보적 스탠스로 타고 다닌다’는 부분에서는 이것이 공중의 전파를 타는 방송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이에 그치지 않습니다. 김종석 기자는 “차종으로 봤을 때 가장 이름값이 있는 것은 바로 임종석 비서실장의 그랜저입니다. 그런데 이게 속내를 들여다보면 10년 째 같은 차라면서요”라며 임종석 비서실장으로 주제를 돌렸습니다. 이에 이현종 씨가 “오래 되면 기름도 많이 먹습니다. 임 실장은 재산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원래 성동구가 지역구였는데 이번에 출마하기 위해서 은평구로 이사 갔는데 경선에서 떨어졌어요. 이때 돈을 좀 썼습니다. 사무실도 마련하고 그래서. 이번에 비서실장이 안 됐으면 상황이 힘들 뻔 했어요. 이제 청와대 들어가서 비서실장이면 차가 꽤 좋은 차가 나옵니다. 그래서 이 차량은 아마 부인이 이용하던지 할텐데”라고 답했습니다. 역시나 임 실장 개인사를 마음대로 예상하면서 ‘그랜저’에 초점을 맞춘 무의미한 발언입니다. 이후 김수현 수석에 대해서도 비슷한 대담이 오고 갔습니다.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에 고작 이런 방송밖에 못 하나
이렇게 청와대 고위공직자 자동차에 초점을 맞춘 방송이 무려 8분 30초간 이어졌습니다. 진행자인 김종석 기자는 문 대통령과 참모진이 소유한 차량의 브랜드를 무려 14번이나 언급했죠. 물론 모든 국민에게 청와대 고위공직자의 재산이 공개됐기 때문에 누구나 청와대의 누가 어떤 브랜드의 차량을 소유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당연히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 역시 이를 다룰 수는 있죠. 그러나 객관적이고 사회적으로 유의미한 정보를 전달해야 할 시사프로그램에서 마치 자동차를 선전하듯 광고 영상을 수 차례 인용하고, 패널들의 추측만으로 ‘청와대 공직자 자동차에 얽힌 사연’을 읊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합니다. 이날 채널A <뉴스특급>은 시사 프로그램이 아닌 타블로이드나 연예 프로그램을 방불케 했습니다. 


또한 특정 업체의 로고, 차량 브랜드를 가감 없이 반복 노출하는 것인 방송심의규정 위반이기도 합니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 46조 1항에는 “방송은 (중략) 광고효과를 주어서는 아니 된다”면서 “상품 등 또는 이와 관련되는 명칭․상표․로고․슬로건․디자인 등을 과도하게 부각하거나 반복적으로 노출하는 내용”을 방송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8월 25일 채널A <뉴스특급>(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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