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사실관계 왜곡하고 특정인 모욕하고…MBN의 ‘막말 대결’
등록 2017.08.2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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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대책 무시한 우병우, 우병우 아닌 민중총궐기 탓이라는 MBN


지난 17일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의 폭로에 따르면 2015년 이미 마련됐던 계란 관리 대책을 우 전 수석이 막았다고 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6월말 작성한 계란 유통 및 위생관리대책 내부 자료에는 “2015년 11월 17일 계란 및 알가공품 안전관리 대책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민정수석실에 보고한 후 연기를 결정했다”고 적시되어 있습니다. 당시 민정수석은 우병우 전 수석이었습니다. 

 

이종근, “우 전 수석이 폭력 집회 때문에 계란을 깜빡했다”
MBN <뉴스와이드>(8/18)에 출연한 이종근 씨와 차명진 씨는 시종일관 우병우 전 수석을 두둔하면서 근거도 없이 책임 소재를 다른 곳에 돌렸습니다. 이종근 씨는 2015년의 대책이 실행이 되었다면 지금의 사태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그런데 느닷없이 우 전 수석이 이런 보고를 받고도 대책을 실행하지 않은 이유로 민중총궐기를 지목했습니다.


이 씨는 먼저 “(계란 대책을 우 전 수석에게) 2015년도 11월 17일 보고를 했다는데. 그 당시에 사실은 계란 관리가 전체적으로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하더니 “왜? 11월 14일에 민중총궐기가 열립니다”라고 자문자답했습니다. ‘집회 때문에 우 전 수석이 계란 대책에 신경쓰지 못했다’는 주관적인 판단을 사실처럼 묘사한 겁니다. 이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 씨는 “12월 16일은 박 대통령이 터키에서 G-20 정상회담에서 발표를 하고 한 날이에요. 그렇다면 정무적  판단이 있었을 것이다. 지금 닭, 계란, 이거 나중에 하고 공권력에 대한 문제들을 제기하고 그다음에 터키에 간 박 대통령에 대한 홍보, 이 두 가지가 중심인데. 나중에 하자는 판단이 개입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한마디로 우병우 전 수석이 민중총궐기와 G-20 정상회담 등의 ‘격무’로 너무 바빠 계란 대책을 ‘깜빡했다’는 겁니다. 따라서 우 전 수석에게는 책임이 없다는 것이죠. 


이 씨가 하도 황당한 해석을 내놓자 진행자 김형오 씨는 비아냥대는 말투로 “그럼 뭐 나중이라도 하면 되는데 그 이후에는 또 정윤회 문건 파동 등등 큰 일이 있어서 그래서 깜빡하고 내버려 둔 것이다?”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이종근 씨는 “그럴 개연성이 좀 있다고 봐요”라며 진지하게 대답했습니다. 이 순간, <뉴스와이드>는 분위기가 어색할 때마다 넣는 ‘까마귀 소리’ 효과음을 삽입했습니다. 우 전 수석의 책임을 덮느라 허무맹랑한 논리를 편 이종근 씨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심지어 이종근 씨는 2015년 민중총궐기를 ‘불법 폭력 집회’로 규정했습니다. 이 씨는 “11월 14일 민중총궐기대회가 열립니다. 그래서 사실 그 이후에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이 나중에 구속까지 되었는데 14일에서 15일까지 연이어서 일어나면서 쇠파이프 동원되고 하면서 당시 언론들의 어떤 제목. 특히 보수 언론들의 제목이 뭐냐 하면 공권력에 짓밟히고 폭력 해방구가 된 광화문이다. 이렇게 지금 평가를 합니다. 16일 대거 사설과 스트리트 기사로 이 기사들이 나오고 17일까지 연장이 됩니다. 이 분위기는 사실은 굉장히 폭력집회였다는 어떤 사설과 그 기사들이 박스기사로써 나오기 시작하는 날이었고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2015년 민중 총궐기에서 논란이 된 것은 백남기 농민을 사망케 한 경찰의 불법 과잉 진압입니다. 폭력 양상을 말하려면 무엇보다 경찰의 불법 과잉 진압과 폭력을 말했어야 합니다. 집회 시위자들이 쇠파이프를 들고 광화문을 점거했다는 이 씨 주장은 근거도 없고 사실과도 다릅니다.

 

차명진, “우병우 논하는 건 적폐청산과 똑같으니 옳지 않다” 
MBN <뉴스와이드>(8/18)에 이종근 씨와 함께 출연한 고영신 한양대 특임교수,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 김형주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 등도 정무적인 판단, 이익단체와의 관계 등으로 인해 우 전 수석이 계란 대책을 놓친 것 같다는 추측을 내놨습니다. 


그러자 이를 듣던 차명진 씨는 발끈하여 “저는 오늘 여러분들이 말씀하신 내용을 정면으로 탄핵합니다”라며 반발했습니다. 차 씨는 “대통령이 다른 일 하느라고 신경 써서, 대통령이 심기 불편해할까 봐. 이익 단체 로비가 있어서 이렇게 얘기하시는데 이것은 완전히 정말로 진짜 관련 없는 일을 연관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차명진 씨가 간만에 뭔가 상식적인 주장을 하는 것일까요?


그런데 차 씨의 기발함은 여기서 빛납니다. 차 씨는 “10일 새 정권의 새 식약처장이 우리가 조사했는데 이런 살충제는 없다고 얘기를 했잖아요. 그러니까 이게 근본적으로 이런 것을 살펴보고자 하는 문제의식이 전 정권이나 지금 정권이나 없었던 거예요. 그래서 이 우병우 당시 민정수석이 이러한 정책을 통과를 시켰다 하더라도 살충제를 못 찾아냈을 거다”라고 말했습니다. 우 전 수석만이 아니라 박근혜 전 대통령도 적극 두둔하겠다는 것이죠. 차 씨는 “책임을 우 전 수석에게 넘기는 것은 이게 지금 유행따라 하듯이. 마치 계란을 적폐계란이라고 지금 규정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다. 이 부분은 문제 삼지 말아야 한다”라며 아예 우 전 수석의 책임을 논하지 말아야 한다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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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병우의 계란 파동 책임, 궤변으로 두둔한 차명진 씨
MBN <뉴스와이드>(8/18) 화면 갈무리

 

이어서 진행자가 왜 계란 문제를 경제수석실이 아닌 민정수석실에 물었는지 의견을 묻자 차 씨는 “법적인 요건이 있는가보죠”라며 얼렁뚱땅 넘겼습니다. 이어 “그러나 법적인 검토가 됐건 안 됐건 소위 말하는 이 적폐 계란을 색출해내는 것은 전혀 상관없는 거라니까요”라며 재차 ‘우병우의 결백’을 외쳤습니다. 


결국 차 씨의 주장은 ‘우 전 수석의 책임을 논하는 것은 적폐 청산과 똑같으니 옳지 않다’는 것인데요. 이는 식약처 내부 문건에 명시된 사실관계를 은폐‧호도하면서 ‘적폐청산’을 근거도 없이 매도하는 최악의 발언입니다. 이런 주장에 패널 박상병 씨는 “방금 그 얘기는 전혀 동의를 하지 못하겠습니다. 문제의 질문의 내용을 파악을 못하고 계신 것 같아요”라며 반박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 8주기, 김홍걸과 안철수 모욕한 MBN
8월 18일에는 고 김대중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이 있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추도식에 참석하여 김대중의 정신을 잇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날 MBN <뉴스와이드>에서는 김대중 정신 대신 ‘적통 경쟁’만 두드러졌습니다. 


진행자인 김형오 씨는 먼저 “문재인 대통령의 추도사는 사실 DJ의 적통은 바로 자신이 잇고 있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기도 합니다”라며 운을 띄우더니 “과연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적통을 이어가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동교동계와 국민의 당이 이어가고 있는 것인지 생각이 좀 다를 듯 합니다”라며 적통 경쟁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 주제를 다루는 애초의 시각이 이미 ‘정쟁’으로 모아진 겁니다. 패널들도 기다렸다는 듯이 오로지 문재인과 안철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김대중의 삼남 김홍걸의 발언과 동교동계의 입장 등 정치적 대립과 갈등에 치중했습니다. 여기서 가장 돋보인 인물은 차명진 씨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추도식 참석 놓고 망상 펼치기
차명진 씨는 “지난 총선 때 민주당이 ‘폭망’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호남의 지지율을 잡아두기 위해 자신의 추도식 참석을 “의도적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평했습니다. 또한 문 대통령의 추도식 참석의 의도를 “호남을 호시탐탐 노리는 안철수 전 대표를 밀어내고 DJ로부터 호남 적통임을 인정받고 싶어서”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런데 그 근거가 황당합니다. 차 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는 다음에 오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이번 김대중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는 안 온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혼자만의 망상을 펼치며, 문재인 대통령을 꼼수나 부리는 사람으로 매도한 것입니다. 

 

차명진, “우리가 재벌 욕하는데 김홍걸은 ‘정치재벌’이다”  
차명진 씨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 김홍걸 씨에게도 모욕적 언사를 했습니다. 차명진 씨는 김홍걸 씨가 SNS에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평생을 바치셨던 고인의 정신과 철학을 새 정부에서 잘 계승 발전시켜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쓴 글에 불만을 표시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분이 자기가 혈통으로서 자기 아버지한테 이어받았다고 해서 곧 누가 적통인가를 이렇게 지목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이렇게 태도로 평하는 것, 그것은 좀 안 맞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더니 “우리 재벌 욕하는데 이것도 또 하나의 정치 재벌이잖아요” 라며 김홍걸 씨를 재벌에 빗대었습니다. 


김홍걸 씨의 SNS글은 새 정부에 대한 바람을 반영했을 뿐입니다. 해당 내용은 김 전 대통령의 아들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할 수 있는 바람입니다. 도대체 어느 대목이 ‘누군가를 적통자로 지목하고 있다’는 것인지, 차 씨의 상상력과 독해력은 이미 상식 수준을 벗어난 듯 합니다. 또한 차 씨는 어째서 김홍걸 씨가 ‘욕먹는 재벌’과 똑같은 존재인지 이유를 해명해야 합니다. 이는 명백한 명예훼손에 해당합니다. 

 

안철수 전 대표에게는 ‘개만도 못한 신세’
한편 차 씨는 추도식에 참여했으나 뒷좌석에 앉아있던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해서도 막말을 쏟아냈습니다. 고영신 씨는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이 작년과 달라진 점을 짚으며 둘 사이의 경쟁을 부추겼습니다. 김형주 씨도 안철수 대표가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언제나처럼 차명진 씨는 한 발 더 나갔습니다. “정치인이 있죠. 제가 약간 비하하면. 제가 정치인이니까”라며 운을 띄우더니 “동네 개만도 취급이”라고 노골적으로 조롱했습니다. 제작진은 ‘까마귀 소리’를 넣었습니다. 진행자는 너무 자극하지 말라며 차명진 씨를 만류했지만 차명진 씨는 멈출 줄 몰랐습니다. “아니, 제 얘기 마저 들어주세요.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져도 원숭이인데 정치인은 (떨어지면) 참 아무것도 아닙니다”라며 끝까지 조롱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8월 18일 MBN <아침&매일경제>, <뉴스와이드>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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