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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광고인가 뉴스인가, 노골적인 갤노트10 알리기
등록 2019.08.16 18:20
조회 703

지난 7일(현지시각), 삼성전자는 미국 뉴욕에서 새로운 휴대폰인 갤럭시노트10(이하 갤노트10)을 공개했습니다. 민언련은 앞서 <삼성 갤럭시 8 공개, 저녁종합뉴스에서 홍보할 일인가?>(2017/8/25)<‘삼성 신제품’ 출시되면 똑같은 보도로 홍보하는 방송사들>(2018/8/17)에서 방송사가 삼성전자의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보도인지 광고인지 혼동될 수준의 보도를 저녁종합뉴스에 내보내는 문제를 지적해왔습니다. 이번에는 달라졌을까요?

 

지상파 3사․JTBC 보도 안 했지만, TV조선․채널A․MBN․YTN은 여전

우선 지상파 3사와 JTBC는 관련 보도를 내지 않았습니다. 지상파마저 모두 삼성 신제품 홍보성 보도에 집중하던 예전에 비하면 달라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TV조선․채널A․MBN․YTN은 저녁종합뉴스에서 갤노트10 출시 소식을 상세하게 전했습니다. TV조선․채널A․MBN․YTN의 보도는 올 하반기에 삼성전자 외에 다른 스마트폰 업체들도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덧붙이긴 했지만, 방점은 삼성전자 갤노트10의 외관과 기능을 소개하는 데 찍혀 있었습니다. 따라서 TV조선․채널A․MBN․YTN의 보도내용을 보면 이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YTN

보도유무

X

X

X

X

O

O

O

O

보도순서

-

-

-

-

21

21

21

36

보도시간

-

-

-

-

1:08

1:34

1:19

1:33

△ 삼성 갤노트10 공개 관련 방송사 보도 비교(8/8) ⓒ민주언론시민연합

 

갤노트10의 외관과 기능 소개에 방점 찍은 보도

방송사들의 보도내용은 삼성 갤노트10의 외관과 기능을 보여주는 영상을 화면으로 보여주면서, 기자가 그 외관과 기능을 상세하게 소개했다는 점에서 서로 비슷했습니다. 특히 갤노트10에서 ‘S펜의 기능이 (이전에 비해) 강화됐다’는 내용을 보도에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보도명

기자 리포팅 내용

TV조선 <멈추지 않는 혁신 경쟁…‘신상’ 줄줄이 출시>(8/8 김자민 기자)

“화면 위에 슥슥 글씨를 쓰자, 디지털 문자로 바뀝니다. 펜에 달린 버튼을 눌러 카메라나 앱을 조작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갤럭시노트10은 펜 기능이 강화됐습니다. 사물을 찍어 증강현실 캐릭터로 만들 수도 있고,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으면서 피사체에 그림을 그려 꾸미는 것도 가능합니다.”

채널A <갤럭시 노트 10 공개… 최고 149만 원 ‘단점’>(8/8 김지환 기자)

“S펜의 기능은 진화했습니다. S펜에는 움직임을 인식하는 기능이 추가됐는데요. 스마트폰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이렇게 S펜만 돌리면, 직접 터치하지 않고도 화면을 확대하거나 축소해서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손 글씨를 곧바로 디지털 텍스트로 바꿀 수도 있고 동영상 자체편집 기능도 강화됐습니다.”

MBN <‘S펜’이 마술봉으로>(8/8 윤지원 기자)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S펜’에 있습니다. 전작의 블루투스 기능에 이어 움직임을 통해 스마트폰을 원격 제어하는 기능이 더해졌습니다.”

“이렇게 ‘S펜’을 회전하거나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동작을 통해 화면을 터치하지 않고도 촬영모드를 변환할 수 있습니다.”

“펜 안에 배터리를 내장해 사용 시간을 대폭 늘리고, 손 글씨는 바로 텍스트 파일로 변환할 수 있게 됐습니다.”

YTN <베일 벗은 ‘갤노트10’…5G 스마트폰 격전>(8/8 홍선기 기자)

“손 글씨를 곧바로 디지털 텍스트로 전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S펜을 리모컨 삼아서 카메라의 방향이나 줌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또, S펜으로 사진 찍을 대상에 그림을 그리면 카메라를 따라 움직이는 기능도 탑재됐습니다.”

 △ 갤노트10의 S펜 기능 설명 담은 방송사별 기자멘트 비교 ⓒ민주언론시민연합

 

채널A와 MBN은 기자 시연과 인터뷰 대상까지 동일해

특히 채널A와 MBN은 기자들이 S펜 기능을 시연하고 설명하는 것과 인터뷰 대상까지 동일했습니다.

 

먼저 기자들이 S펜을 시연하는 모습이 매우 흡사했는데요. 채널A <갤럭시 노트 10 공개… 최고 149만 원 ‘단점’>(8/8 김지환 기자)에서는 김지환 기자가 S펜을 시연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S펜에는 움직임을 인식하는 기능이 추가됐는데요. 스마트폰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이렇게 S펜만 돌리면, 직접 터치하지 않고도 화면을 확대하거나 축소해서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김지환 기자가 갤노트10 위에 S펜으로 “뉴스A 7시 20분”을 써 보이면서 “손 글씨를 곧바로 디지털 텍스트로 바꿀 수도 있고”라고 해당 기능을 설명했습니다.

 

MBN <‘S펜’이 마술봉으로>(8/8 윤지원 기자)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역시 윤지원 기자가 S펜을 시연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S펜’을 회전하거나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동작을 통해 화면을 터치하지 않고도 촬영모드를 변환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채널A처럼 자사 저녁종합뉴스 이름을 쓰면서 S펜의 기능을 보여주는 것도 같았습니다. 윤지원 기자도 갤노트10 위에 S펜으로 “MBN 뉴스8”을 써 보이면서 “손 글씨는 바로 텍스트 파일로 변환할 수 있게 됐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MBN 채널A 비교.jpg

△ S펜 기능 시연과 설명 방식 동일한 채널A와 MBN(8/8)

 

채널A와 MBN의 동일한 리포트 구성방식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양사가 모두 대만 기자 ‘첸윤위’를 인터뷰했는데, 발언 내용도 갤노트10의 장점을 소개하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인터뷰 대상을 촬영하는 카메라 각도까지 동일했습니다.

 

대만 언론인 인터뷰 비교.jpg

△ 갤노트10의 장점 설명하는 동일한 대상 인터뷰한 채널A와 MBN(8/8)

 

심의 결과, 이랬다가 저랬다가 해선 안 돼

민언련은 그동안 <삼성 갤럭시 8 공개, 저녁종합뉴스에서 홍보할 일인가?>(2017/8/25)<노골적으로 삼성 광고 영상 퍼 나르는 MBC·TV조선>(2017/10/17), <‘삼성 신제품’ 출시되면 똑같은 보도로 홍보하는 방송사들>(2018/8/17)을 통해 방송사들의 삼성전자 신제품 홍보 문제를 지적해왔습니다. 그리고 보고서를 발표한 이후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에 심의 민원을 신청해왔습니다. 그러나 방통심의위 심의 결과는 그때그때 달랐습니다.

 

먼저 2017년 8월, 갤럭시 노트 8(이하 갤노트8)이 출시되었을 때를 보겠습니다. <삼성 갤럭시 8 공개, 저녁종합뉴스에서 홍보할 일인가?>(2017/8/25)에서는 JTBC를 제외한 지상파 3사와 TV조선·채널A·MBN 종편 3사가 삼성전자 갤노트8를 노골적으로 홍보한 보도를 지적했고, 방심위에 민원도 신청했습니다. 이들 보도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46조(광고효과) “방송은 상품․서비스․기업․영업장소 등이나 이와 관련되는 명칭․상표․로고․슬로건․디자인 등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거나 의도적으로 부각시켜 광고효과를 주어서는 아니 된다”를 위반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심의 결과는 모두 기각이었습니다. 심의 테이블에 올라가지도 못했다는 뜻입니다. 당시, 방통심의위는 노골적인 홍보성 보도에 대한 민원을 기각하며 “정보를 제공하는 차원의 보도”, “우리 기업의 활발한 행보에 대해 각 기업의 제품 공개 일정에 따라 순차적으로 보도”, “일반적인 경제 보도와 비교하여서도 과도한 홍보성 내용이 방송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내용을 사유로 밝혔습니다.

 

2018년 8월 갤럭시 노트9(이하 갤노트9)가 출시되었을 때도 민언련은 보고서를 냈습니다. <‘삼성 신제품’ 출시되면 똑같은 보도로 홍보하는 방송사들>(2018/8/17)에서는 TV조선‧채널A‧MBN 종편 3사가 삼성전자 갤노트9의 출시 소식을 다루며 노골적으로 홍보성 보도를 내놓은 점을 지적했는데요. 이 역시 방통심의위에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방통심의위가 기각하지 않고 방송소위의 안건으로 올려 논의했습니다. 그리고 종편 3사의 해당 보도에 대해서 ‘의견 제시’를 결정했습니다. 방통심의위는 “국내 주요 기업의 신제품 출시 소식은 새로운 정보 전달의 차원에서 유의미한 보도라고 판단되지만, ▲소비자의 선택권을 존중해 경쟁사의 다양한 상품을 소개하고, ▲제품의 장단점을 고루 전달하여 시청자의 알권리를 위해 노력하는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해당 프로그램들은 정보전달의 범위를 넘어서, 특정 상품의 장점과 기능을 집중적으로 전달하고 있어 광고효과를 줄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결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갤노트8 출시당시 보도내용 : 기각

갤노트9 출시당시 보도내용 : 의견 제시

TV조선

“삼성전자의 신형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8이 베일을 벗었습니다. S8과 마찬가지로 물리적 홈 버튼이 없고, 테두리를 최소화했습니다”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바로 메모할 수 있는 기능도 한 단계 진화했고, 기존 단어 번역만 가능했던 것도, 문장 전체가 가능해졌습니다. 삼성 폰 최초로 듀얼카메라도 탑재됐습니다”

“기능의 핵심은, S펜의 진화입니다. 노트9 S펜에는 블루투스가 탑재돼 버튼을 눌러 사진을 찍을 수 있고, 동영상을 켜고 끄는 리모컨 역할도 가능합니다. 셀카를 찍거나 게임을 할 때, 또는 스크린과 연결해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S펜을 원격 버튼이나 포인터로 이용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카메라도 더 똑똑해졌습니다. 꽃과 음식, 인물 등을 자동 인식해, 눈을 감거나 사진이 흔들리면 바로 알려줍니다”

채널A

“저장된 사진에 펜으로 글씨를 쓰자, 글자가 예쁘게 변하며 움직입니다. 움직이는 손 글씨를 메신저로 전송할 수도 있습니다. 미국 뉴욕에서 공개된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8은 감정을 전달하는 도구로 진화했습니다”

“카메라는 광각과 망원 렌즈, 2개가 장착돼 풍경과 인물을 모두 선명하게 찍을 수 있습니다”

“손 떨림 보정 기능까지 적용돼 밤에도 흔들림 없는 사진이 가능합니다”

“이전 모델과 가장 큰 차이점은 펜입니다. 단지 디지털 필기구의 차원을 넘어 사진을 찍거나 음악을 재생하고 프레젠테이션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펜은 블루투스가 탑재돼 있어 스마트폰을 멀리 두고서도 다양한 기능을 작동시킬 수 있는데요. 이렇게 멀리 떨어져서도 펜에 달린 버튼만 누르면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카메라의 기능이 강화돼 촬영 장면에 맞는 밝기 등을 알아서 조정해주고 흔들린 사진도 감지해 다시 찍도록 안내해줍니다”

MBN

“새롭게 선보인 갤럭시노트8의 화면을 켜고, 노트 시리즈의 핵심인 펜으로 직접 글씨를 써봤습니다. 문자를 누르는 대신, ‘잘 지내니’라고 쓰고 전송을 누르니, 아날로그 감성이 묻어나는 나만의 메시지가 완성됩니다”

“삼성폰 최초로 광각과 망원 기능을 갖춘 듀얼 카메라를 탑재해 손 떨림을 없앴습니다”

“두 개의 카메라가 각각 1,200만 화소로, 특히 인물사진을 찍을 때는 배경을 흐릿하게 만드는 기술을 더해 찍기 전부터 직접 눈으로 확인하며 촬영이 가능합니다”

“이 블루투스펜을 리모컨처럼 클릭해 음악을 재생하고 멈출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새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9의 가장 큰 특징은 이 블루투스펜입니다”

“반경 10미터 안에서 작동하는데 사진촬영뿐 아니라 음악 재생,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 넘기기 등 다양한 기능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습니다”

 △ 방심위 심의결과가 갈린 TV조선‧채널A‧MBN의 보도내용 비교 ⓒ민주언론시민연합

 

TV조선‧채널A‧MBN 종편 3사의 갤노트9 홍보성 보도는, 불과 1년도 되지 않은 갤노트8에 대한 보도와 그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다만, 방통심의위의 심의결과만 ‘기각’과 ‘의견제시’로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분명한 것은 이 보도는 시청자를 위한 통상적 정보제공 차원의 보도가 아니라 홍보영상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이런 방송에 대해 계속 솜방망이를 휘두르는 것이 적절한 것일까요? 방송사의 잘못된 보도에 대해서 방통심의위가 확고하고 명확한 기준으로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만 방송사들이 다시는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9년 8월 8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평일), 채널A <뉴스A>, MBN <뉴스8>, YTN <뉴스나이트>

 

<끝>

문의 박진솔 활동가 (02-392-0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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