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정부 비판하려고 입맛에 맞게 외신 왜곡·과장한 고성국TV
등록 2020.03.23 17:19
조회 1322

3월 12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에 대해서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을 뜻하는 팬데믹(Pandemic)을 선언했습니다. 이렇게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인 감염병이 되면서 각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평가한 외신 보도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도 평가의 대상이 되었고 외신 보도를 인용한 우리 언론의 보도도 많았습니다. 정치‧시사 유튜브 채널에서도 외신 보도를 소개하는 영상이 많습니다. 유튜브 채널 <고성국TV>에서도 외신을 인용하여 정부 대응을 평가했는데요. 그런데 외신 기사를 인용만 한 것이 아니라 왜곡·과장해 마치 외신들이 모두 우리 정부 대응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것처럼 묘사했습니다.

 

미국 타임지가 방역 실패사례로 한국 지목…‘월드컵으로 치면 한국은 예선탈락국’?

지난 3월 19일, 고성국TV <20200319일 목요일 생방송>(3/19)에서 고성국 정치평론가는 미국 주간지 타임의 홍콩발 기사를 인용하여 우리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다음과 같이 평가했습니다.

 

고성국 정치평론가 : 이 타임지가 말이에요. 뉴욕 타임스도 그렇고. 싱가폴, 홍콩, 대만을 모범 사례로 했어요. 한국이 모범 사례가 아니에요. (중략) 여기에 한국은 제외돼 있어요. 자, 뭐라고 쓰여 있냐. 한국은 중국과 가까우면서도 신속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훌륭한 의료시스템을 가지고 있는데도 초기에 느리게 대처했다. 그래서 감염 폭발이 벌어졌다. 그래서 대표적으로 방역 실패 사례로 한국이 지목되고 있다. 거기에다가 섣불리 방역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했다가, 오히려 그래서 느슨해졌다가 오히려 지역감염, 지역전파, 지역사회 전파를 부추겼다. 축구로 치자면 대만은 방역 월드컵의 우승국이고, 한국은 예선 탈락국이다. 굳이 말하자면 한국은 모범사례가 아니라,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하는 참고사례다. 그런데도 문재인 좌파 세력은 또 좌파 언론은 좌파 패널들은 끊임없이 전 세계가 칭찬하고 있는 방역 성공 국가로 대한민국을 얘기하면서 은근히 문재인 정권의 이 방역 성공을 치켜세우면서 이것을 가지고 문재인 정권 심판을 희석시키려고 하고 있다. 그렇게 제가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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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신서 방역 실패사례로 한국을 지목했다고 주장한 <고성국TV>(3/19)

 

요약하자면 ‘타임지와 뉴욕 타임스가 꼽는 방역 모범 국가에 한국은 없으며, 오히려 한국을 실패 사례로 지목하고 있는데, 좌파 세력이 전 세계가 한국을 칭찬하는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싱가포르‧대만‧홍콩 대응 호평하는 기사 중 ‘한국’ 언급 부분을 왜곡‧과장

고성국 씨가 인용한 미국 타임지의 기사는 <우리(미국)가 싱가포르·대만·홍콩의 코로나바이러스 대처 방법에서 배울 수 있는 것>(3/13)인데요. 이 기사에서 한국에 대해 언급한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만의 신속한 움직임은 대만과 마찬가지로 중국과 가깝고 선진 의료 시스템을 누리고 있는 한국, 일본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그들(한국과 일본)은 초기의 부진한 대응과 확진자 급증으로 인해 비판에 직면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 과학자들을 무시하면서 위험성을 축소하고 백신이 임박한 것처럼 주장했고 부정확한 정책을 발표했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불명예스럽게도 사태가 확대되기 바로 직전에, 최악의 상황이 끝났다고 선언함으로써 정치적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일본에서는 사태 초기에 아베 신조 총리가 사실상 사라졌다”

 

홍콩발로 작성된 이 타임지 기사가 싱가포르‧대만‧홍콩을 호평하고 한국에 대해서는 비판점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고성국TV>가 전한 것과는 사뭇 다릅니다. 고성국 씨는 타임지의 기사를 인용했다면서 “대표적으로 방역 실패 사례로 한국이 지목되고 있다. 거기에다가 섣불리 방역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했다가, 오히려 그래서 느슨해졌다가 오히려 지역감염, 지역전파, 지역사회 전파를 부추겼다. 축구로 치자면 대만은 방역 월드컵의 우승국이고, 한국은 예선 탈락국이다. 굳이 말하자면 한국은 모범사례가 아니라,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하는 참고사례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내용은 타임지 해당 기사에 없습니다. 타임지는 싱가포르‧홍콩‧대만의 코로나19 대응 방식 중 즉각적인 여행 금지조치, 효과적인 소통을 훌륭한 점으로 꼽으면서 그 반대 사례로서 한국‧일본‧미국을 덧붙였을 뿐, 특별히 한국을 겨냥해 비판을 쏟아낸 것이 아닙니다.

 

고성국 씨가 또 다른 외신으로 언급한 뉴욕타임스도 마찬가지입니다. 뉴욕타임스 기사는 딱히 한국에 대한 평가는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좌파에서만 외신 인용해 문재인 정권 방역 성공을 치켜세우고 있다?

“문재인 좌파 세력은 또 좌파 언론은 좌파 패널들은 끊임없이 전 세계가 칭찬하고 있는 방역 성공 국가로 대한민국을 얘기하면서 은근히 문재인 정권의 이 방역 성공을 치켜세우면서 이것을 가지고 문재인 정권 심판을 희석시키려고 하고 있다”는 고성국 씨 주장은 어떨까요? 이 주장은 한국의 대응을 칭찬한 기사가 없어야 성립할 수 있는데요. 고성국 씨 바람과 달리 한국의 방역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외신은 많습니다.

 

고성국 씨가 한국을 대표적인 방역 실패사례로 지목했다며 인용한 미국 타임지는 정작 한국을 배워야 한다고 기사를 썼습니다. 미국 타임지의 <한국식 코로나바이러스 대처 모델을 따르기 위해 미국이 지금 해야 할 일>(3/17)이라는 칼럼은 한국 정부의 투명성과 개방성, 민주적인 특성을 칭찬하며 이탈리아와 한국의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비교했습니다. 또한 “미국은 코로나바이러스 위기의 운명을 결정할 좁은 기회를 가지고 있다”며 일본‧홍콩‧싱가포르‧한국에서 시행된 5가지 주요 조처를 소개한 뒤, “5가지 주요 조처를 통해 우리(미국)는 여전히 한국처럼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외신이 많다 보니 코로나19 대응에 있어서 전반적으로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중앙일보도 <“대만싱가포르는 성공적 방역, 한국은 속도 늦췄다”>(3/19)에서 외신을 소개했습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3월 16일 기사에서 “한국에 대해서도 드라이브 스루 검진 등 신속하고 적극적인 검사를 높이 평가했다”고 소개하고,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3월 17일 기사에서 “(코로나19) 확산 이후 한국의 대응에 대한 외신의 평가는 대체로 높은 편”이라고 했다는 겁니다.

 

고성국 씨 주장대로라면 고 씨가 인용한 타임지와 대표적 ‘보수지’인 중앙일보도 ‘좌파’가 됩니다. 이렇게 무리한 주장, 외신까지 과장하여 부정적 이미지를 억지로 덧씌우려는 시도야말로 정부를 향한 건강한 비판마저 덮을 위험이 큽니다.

 

* 민언련 유튜브 모니터 보고서는 출연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20년 3월 19일 유튜브 채널 고성국TV <2020년 03월 19일 목요일 생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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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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