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공정선거보도감시단 1차 모니터 보고서 (2/24∼28)
등록 2014.03.0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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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지난 2월 24일 지방선거 D-100일을 맞아 ‘공정선거보도감시단’을 출범했습니다.

공정선거보도감시단은 매주 화요일 KBS·MBC·SBS·YTN 등 방송4사의 종합저녁뉴스와 종편4사의 메인뉴스 및 시사토크프로그램, 조선·중앙·동아·문화일보 등 신문에 대한 주간 모니터 보고서를 발표합니다.

 

■ 주요 내용


1) 도 넘은 박 대통령 띄우기 보도
   -박 대통령의 ‘레이저 눈빛’-종편의 도 넘은 찬양
   -KBS, 박 대통령 담화에 ‘찬양’을 넘어 ‘헌정뉴스’


2) 채널A가 시청자만족도 8분기 연속 1등?
   -채널A, 정치 관련 패널 30명…야당 성향은 단 6명에 불과


3) 방송법 개정안 관련 보도
   -‘개악’에서 ‘위헌론’까지…조중동, 방송법 개정안에 집중 포화


4) 국민파업대회 관련 보도
   -‘도다리‧미세먼지’에 밀린 10만 국민파업

 

 

 

도 넘은 박 대통령 띄우기 보도


■ 박 대통령의 ‘레이저 눈빛’-종편의 도 넘은 찬양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인 2월 25일, 채널A <직언직설>에 출연한 이영작 씨는 박 대통령 불통 논란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올라오는 걸 밤새 읽는다잖아요. 읽어보고 자기가 아니다 싶으면 이렇게 버리는 건데…그걸 가지고 소통이 안 된다고 불통이다 하는 거는 불공평하”다고 주장했다.

 

▵2014.2.25 채널A의 <직언직설> - 박 대통령의 ‘레이저 눈빛’ 찬양

 

이어 제시된 키워드에 따라 이야기하는 코너에서는 “레이저 눈빛”이라는 키워드에 따라 “레이저 눈빛이 박근혜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사회자), “레이저 눈빛이지만 따뜻하게도 보이는데 강온작전을 같이 쓰는 걸로 저는 좋게 받아들이고 있다”(곽영일), “사람을 쏘아는 보는데 일반 사람들처럼 정말 미워서 쏘아보는 그런 건 아니고, 부드러운 분위기도 있고 깊이도 담겨있게 쳐다보니까 사람이 뭔가 찔리는 것”(이석우). “(부채춤 춘걸 언급하면서)우리 박근혜 대통령은 소통, 국민한테 이런 걸 보여 주고, 대통령이지만 나도 이런 걸 출 수 있는 따뜻한 이미지 아닙니까”, “우리 대통령님은 그래도 국민과 소통하려 하고 따뜻한 이미지”(강명도)라고 언급했다. 키워드인 ‘레이저 눈빛’으로 시작해 박 대통령에 대한 온갖 ‘찬양’을 쏟아낸 셈이다. 

같은 날 TV조선 <김광진의 신통방통>에서는 사회자가 “오늘 박 대통령 담화문을 들으면서, ‘와 저렇게 새로운 용어를 익히느라고 고생을 하셨을까’하는 생각이 든다”며 박 대통령을 띄우는 반면 민주당에 대해서는 “재를 뿌리고 김을 빼는 전략”이라고 비하했다.

 


■ KBS, 박 대통령 담화에 ‘찬양’을 넘어 ‘헌정뉴스’
 
박 대통령 띄우기는 25일 KBS의 국정담화문 보도에서 꽃을 피웠다. 당일 KBS는 톱보도부터 약 14분 5초를 할애하며 박대통령 담화문을 보도했다. KBS는 <경제 혁신 3개년 계획 ‘474 비전'> <[9확대경]"'제2 벤처붐' 일자리 200만개 창출"> 등의 8개 보도에서 담화문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특히, KBS는 이춘호 정치경제부장의 [데스크 분석]에서 노골적으로 박 대통령에게 뉴스를 헌정했다. 제목부터 <‘제2의 취임사’ 의미는?>로 뽑은 [데스크 분석]은 “박 대통령은 오늘, 정치권이 이전투구중인 각종 현안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이는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최우선 과제인 경제와 통일 분야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로 보입니다.”라로 자의적으로 해석했다. 정치권의 각종 현안을 이전투구라고 싸잡아 표현한 것도 문제이지만, 대선공약에 이은 제2의 공약(空約)이 될 수도 있음은 애써 외면했다.

이어 이춘호 부장은 “여야 정치권을 비롯한 국민 각계각층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합니다. 국민과 함께하는 개혁이라야만 실천과 성공을 담보할 수 있습니다.”라며 국민과 여야 모두의 협력을 강요했다. 이쯤 되면 박 대통령 띄우기를 넘어 ‘헌정뉴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4.2.25 KBS [데스크분석] ‘제2의 취임사’ 의미는?
-제목에서부터 대국민담화를 미화시킨 KBS


방송4사가 박대통령 담화문을 아무런 비판 없이 그대로 옮겨 정리한 것은 대동소이하다. 그러나 MBC‧SBS‧YTN는 보도에서 야당의 평가를 다루었다. MBC는 단신으로 “민주당은 내수 진작과 중소기업 박대통령의 담화문에 대한 야당의 입장을 전하부흥의 전제조건인 복지와 경제민주화에 대한 언급이 없다며 ‘민생 해법이 빠진 반쪽짜리 계획’이라고 혹평했다”고 전했으며, SBS는 “새 경제계획을 내놓는 대신 줄줄이 파기한 복지 공약부터 이행하라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YTN도 <“경제 청사진” vs “반쪽 담화”>에서 “새정치연합도 장밋빛 약속만 나열한 실망스러운 담화였으며, 대선공약인 경제민주화와 복지 공약을 지켜 나갈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KBS는 야당의 비판적인 평가는 전혀 싣지 않았다.

 


■ KBS, 여론조사도 ‘긍정평가’만 언급…다른 조사는 안했나?

 

방송3사가 모두 박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해 보도했다. KBS는 24일 <국정지지도 63.1%...‘통일은 대박’ 공감>, <“대북 관계, 공기업 개혁 기대 반영”> 두 꼭지를 할애해 보도하면서도 박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 평가만을 부각시켰다. 그러나 KBS는 타 방송사와는 달리 박근혜 정부의 인사논란, 공약후퇴, 대선개입 의혹 등에 대한 부정적 답변이 예측되는 여론조사 결과는 전혀 없었다. KBS의 깨알 같은 박 대통령 띄우기의 노력이 돋보인다.
한편, SBS가 24일 <내일 취임 1주년…“잘 하고 있다” 63.6%>는 “잘못한 일로는 인사 논란과 공약 후퇴, 대선개입 의혹 등이 지적”되었다고 언급했으며, MBC도 25일 <국정운영 지지도>에서 “잘못한 분야로는 사회통합 20.9% 복지정책 15.7% 경제정책 14.7% 순”이었다고 보도했다. KBS와는 달리 비판적인 내용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해 결과를 발표해 차이를 보였다.

 


■ 지방선거 D-100일, 선거보도 너무 없어
   -KBS, D-100에도 선거보도 ‘0건’

 

 

 

지방선거 100일 앞둔 2월 24일, MBC‧SBS‧YTN은 지방선거 100일 전이라며 선거관련 내용을 보도했으나 KBS는 관련내용이 없었다. MBC는 <“지방선거 기초공천 유지”>, SBS <安 신당 ‘주춤’…野 단일화되면 여야 접전>, YTN은 <지방선거 D-100… 준비 본격화>에서 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움직임을 스케치했다. 특히 YTN은 이번 지방선거는 “6·4일 투표 당일 외에도 5월 30일, 31일이 사전투표일로 지정돼, 사실상 투표일이 사흘로 늘어난다”는 보도와 함께 높은 투표율을 기대한다는 김태환 국회 안전행정위원장의 인터뷰를 싣기도 했다. 반면 KBS는 지방선거 100일전임에도 단 한건의 기사를 싣지 않았다.

KBS가 유일하게 보도한 선거관련 보도는 2월 27일 9꼭지 <주류-비주류당내 갈등 격화>(강민수 기자)이다. 이날 KBS는 새누리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내부갈등이 있다는 내용을 보도하면서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둘러싼 공방을 전하는 것이 전부였다.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을 위해 올바른 선거정보를 제공하고, 국민적 관심 유발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공영방송사로서의 책무를 외면하고 있다.

 


■ <조선><문화>, ‘깨알 리더십’에 대한 ‘깨알 찬양’?

 

 조선일보와 문화일보도 박 대통령에 대한 찬양에 있어 타 언론사보다 뒤처지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26일 <취임식 때와 비슷한 녹두색 옷…초심 잃지 않겠다는 뜻?>에서 지난 취임식 사진과 담화문 발표 사진을 비교했다. 기사는 박 대통령이 입었던 옷 색깔이 비슷하다면서 이를 ‘초심 잃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꿈보다 해몽’ 격인 셈이다.
문화일보는 24일 <업무보고 ‘박근혜 스타일’>에서 사자성어와 같은 느낌의 제목을 뽑으며 박근혜 스타일을 부각시키며 띄웠다.

 

▵2014.2.24일자 문화일보 5면
사자성어를 이용한 박근혜 스타일 찬양

▵2014.2.26일자 조선일보 3면
꿈보다 해몽 조선일보의 돋보이는 제목 뽑기와 사진 비교

 

 

채널A가 시청자만족도 8분기 연속 1등?

 

 

편향방송의 대표주자 채널A가 공정하다고?

 

 

지난 26일, 국책 연구기관인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하 KISDI)이 2013년 ‘방송프로그램 시청자만족도 평가지수(KI)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종편 4개 채널 가운데 채널A가 다양성․공익성․신뢰성․유익성․공정성 등 7개 영역에서 대체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동아일보는 1-2면에 걸쳐 <채널A 시청자만족도 8분기 연속 종편 1위>, <모든 연령대 “채널A 1위”…세대 아우르는 방송 자리매김>, <착한식당 붐 일으킨 ‘먹거리 X파일’…탈북자 편견 깬 ‘이만갑’…>이라는 기사를 내며, KISDI의 평가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 2014.2.27 동아일보 1면

 

그러나 KISDI의 평가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민간 연구소 등에서 발표한 종편 채널 평가에서 TV조선과 채널A가 하위권을 차지한 것과도 대비되기 때문이다. KISDI 평가는 지상파와 종편에 대해 똑같은 평가기준을 사용하는데, 이것이 왜곡된 평가 결과를 낸 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인지도와 시청률이 높은 지상파와 달리 시청률이 1-2%에 불과한 종편채널은 연령대와 채널에 대한 충성도가 특징이다. 이런 바탕에서 종편을 시청했다며 조사에 참여하는 조사자는 종편 채널에 대한 우호적인 시청자일 가능성이 높다. 이들이 종편채널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견인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조사에서는 종편 프로그램 전체의 23%가량만이 조사 대상이 되는 등 채널 전반에 대한 평가가 아닌, 일부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만 진행돼 종편 특혜적인 평가가 진행됐다는 비판이 나온 바 있다.

한편, 이 평가에는 특정프로그램의 구조적․내용적 문제에 대한 진단 없이 ‘시청자들의 평가’만을 앞세웠기 때문에 최근 논란을 빚은 5․18 역사왜곡 등 저질․막발 방송에 대한 평가도 빠져있다.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KISDI 평가는 이번 종편 재승인 심사에 반영된다. 과연 채널A가 공익성과 신뢰성, 공정성 등을 담보하고 있을까?

 

■ 채널A, 정치 관련 패널 30명…야당 성향은 단 6명에 불과


 

 


2월 24일부터 28일까지 채널A의 대표적인 시사프로그램인 <이언경의 직언직설>과 <박종진의 뉴스쇼 쾌도난마>에는 총 46명의 패널이 출연했다. 이 가운데 국내 정치 관련 분야 등을 다룬  패널은 30명이다. 스포츠, 연예관련 내용을 다루거나, 북한 실상·외교분야 등을 다룬 패널(16명)을 제외했다.
총 국내 정치 관련 분야 등을 다룬 30명의 패널 중 야당 성향의 정치인과 평론가는 단 6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24명의 출연진은 여당성향의 정치인이나 친정부․여당 평론가, 정부관계자로 구성됐다. 공정성과는 거리가 먼 다분히 편향적인 패널 구성이다.

 

 

■ 자막으로 야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확산

 

2월 24일 채널A <쾌도난마>에 출연한 홍성걸 씨는 박 대통령의 공약 파기와 관련해 민주당을 공격하면서 “민주당은 더 많이 공약을 냈다. 복지 전체를 보면, 예산 전부 보면, 민주당이 한 7~80%로가 더 많다. 정치인들이 이렇게 공약해놓고 다 지키면 나라가 거덜날 것”이라고 공격한 후 “지금 이렇게 수정하자는 것은 시의적절한 것인데, 수정을 하려면 (대통령이) ‘사정이 허락치 않아서 양해 해달라’는 설명과 사과를 해야된다”고 말했다. 출연진들이 ‘공약을 파기한 부분에 대해 박 대통령의 사과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합의한 것이다. 그러나 자막은 [“공약 파기 논란... 민주, 역지사지 해야”]로 나오면서 민주당의 책임만을 묻는 식으로 처리됐다.

24일 <직언직설>에 출연한 김부겸 전 민주당 의원은 야권연대 논의에 대해 “서로가 무엇을 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정치집단이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분명하게 보인 다음에, 그 다음에 선거라는 구체적인 전투 현장에서 서로가 필요해서 같은 공동의 목표를 위해서 싸우겠다는 공동의 강령이 나올 수도 있고 정당이 나올 수도 있다”고 발언했으나 자막으로는 김 의원이 사용하지도 않은 [“야권연대 안 하는 건 자살 행위”]라고 나오며 앞뒤 맥락은 생략한 채 자극적인 단어를 배치했다.

25일 <쾌도난마>에 출연한 김형준 씨는 안철수 의원을 언급하며 “(김상곤 교육감에게) 마치 구걸해가지고 오는 이런 거는 새정치와 맞지 않는다, 당당하게 내가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서 동참을 원하면 오십시오 해야지 자꾸 이렇게만 해서 번복해서만 나오니까 국민들이 봤을 때는 조금 새정치에 대한 피곤함만이 아니라 새정치에 대한 식상함까지도 있다라고 보는 것”이라며 안 의원을 깎아내렸다. 이에 채널A는 [“구걸하는 안철수, 새정치에 맞지 않다”]라는 자막을 내보내며, 부정적 이미지를 확산했다.

 

 

‘방송법 개정안’ 관련 보도


■ ‘개악’에서 ‘위헌론’까지…조중동, 방송법 개정안에 집중 포화

 

조중동이 편성위원회 구성 등이 포함된 방송법 개정안을 위헌적 법률로 몰아세우며 여론을 호도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방송법 개정안은 개악법에서 위헌적 법안으로 색칠됐고, 법안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했다. 그리고 방송법 개정안을 다른 민생법안의 발목을 잡는 법안으로 전락시켰다.

 

▵2014.2.28 동아일보 6면


지난 2월 26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사측과 종사자측 동수의 편성위원회 구성과 편성규약 제정 등이 포함된 방송법 개정안을 합의했다. 27일 조중동은 지면을 통해 독소조항, 방송법 개악 등의 용어를 사용하며 반발했다. 특히 조선일보는 <방송법 개악 주역은 …여는 한선교 조해진, 야는 이상민 유승희>(2월27일 6면)라는 기사를 통해 의원들을 압박했다. 조선일보는 여당의 한 중진 의원을 내세우며 “아무리 협상이 중요해도 헌법적 가치와 같은 원칙은 버리면 안되는데, 법안의 우선순위를 잘못 판단한 것 같다”라는 발언을 실어 ‘위헌 프레임’을 제기했다. 이날 중앙일보는 ‘방송발전 막는 독소조항’이라고 했고, 동아일보는 ‘자율성 침해’라며 우려했다.


28일 조중동은 기사와 사설로 한껏 수위를 높여 ‘위헌’임을 기정사실화했다. 동아일보는 <“민간방송 편성위 구성까지 강제… 위헌 소지”>(28일 6면)라고 말하며 새누리당이 원점 재검토에 들어갔다고 했고, 중앙일보는 <“방송법 개정안 위헌”>(28일 5면)이라며 새누리당이 뒤늦게 심각성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이들 신문사들은 편성위 구성은 민간방송사의 편성자율권을 침해이며,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자유에 어긋나는 ‘위헌’임을 부각시켰다. 그리고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민간방송은 사학처럼 고유한 설립취지가 중요하다’ ‘경영권을 보호해야 민간기업이 생존하듯이 편성권을 보장해야 민간방송이 산다’라고 했고, 조선일보 역시 ‘신문의 편집권처럼 방송 사업자의 편성권이 보장돼야 방송의 자율성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신문사들은 신문사를 운영하듯 똑같이 민영 방송사도 운영돼야 한다는 논리와 일반 사적 기업임을 강조하며 신문법과 방송법 사이를 오고 갔다. 여기서는 방송의 공적 책임과 공정방송 의무 준수가 간과됐고, 시청자의 권익보호와 민주적 여론 형성 및 국민 문화 향상 도모 등을 명시한 방송법조차 외면한 것과 같다. 또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노사 동수 구성과 관련 ‘노영방송’이라는 조어로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웠다. 이는 방송사업자 뿐만 아니라 취재, 제작, 편성에 관여하는 방송사업 종사자들 역시 방송의 자유의 주체가 되며, 공정방송 의무가 부과된다는 것을 독자들에게 알려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종편을 쥔 조중동이 자사 지면을 통해 방송법의 취지까지 뒤흔들어 놓은 것이다.

 

 

‘국민파업대회’ 관련 보도


■ ‘도다리‧미세먼지’에 밀린 10만 국민파업…방송사 ‘외면’


 

 

<몸 망치고 우울감까지>(MBC,2/25)<제철 맞아 살 오른 ‘도다리’>(MBC,2/25) <봄 알리는 ‘도다리 쑥국’>(KBS,2/25)


2월 25일 전국적으로 10만여 명이 참여하는 국민파업대회가 열렸다. 그러나 방송4사는  현 정부 아래 최대 인파가 모인 국민파업대회를 거의 외면하다시피 했다. KBS와 SBS는 보도 말미에 국민파업대회를 단신으로 처리했고, MBC와 YTN은 아애 보도조차하지 않았다. 국민파업대회 대신 차지한 보도는 ‘미세먼지’, ‘도다리 쑥국’ 등과 같은 리포트였다.
당일 보도를 누락시킨 MBC와 YTN은 ‘대통령 담화’와 ‘미세먼지’에 푹 빠져 ‘박근혜 정부 1년 실정에 대한 국민의 목소리’를 전하지 않았다. MBC는 미세먼지로 인한 항공기 결항 소식과 집중취재를 통해 ‘실내도 안전지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미세먼지가 몸 망치고 기분까지 바꾼다며 만병의 근원’이라고 주요하게 전했다. 심지어 <제철 맞아 살 오른 ‘도다리’>소식까지 전했지만, 국민파업대회는 단 한 줄의 사실 기록조차 하지 않았다.
KBS는 대통령 담화 8꼭지, 미세먼지 2꼭지, 도다리 1꼭지를 다룬 후에야 국민파업대회를 간추린 단신에서 보도했고, SBS도 대통령 담화 4꼭지와 미세먼지 4꼭지를 내보낸 뒤에야 단신처리 했다. 

 

 

 ■ 조선‧동아 ‘익명 동원’, 시민불편 등 부정적인 이미지 부각

 

한편,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불법, 불편, 혼잡, 차도 점거, 교통마비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전달하는데 급급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1년을 맞이해 왜 대규모 집회가 열렸는지에 대한 이유는 전하지 않았다.

 

▵2014.2.26 조선일보 12면

 

26일 <그들만의 시위… 시민들 “도대체 왜 하는 건지”>(조선일보 12면), <또 도로점거 불법시위 … 퇴근길 시민 발 묶여>(동아일보 12면)는 이들 신문이 자신의 논조와 다른 집회를 어떻게 폄훼하는지를 보여준다.
이들 신문은 기사 첫 문장에서부터 “동시다발적인 ‘국민총파업’ 집회를 열어 큰 혼잡을 빚었다”(조선일보), “시위대에 불법 점거당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는 일이 또 벌어졌다”(동아일보)라고 전했다. 조선일보 취재팀은 이날 서울광장 소음도를 측정한 결과 공장 소음과 비슷한 90dB이었다고 전했고, 시위대 몰려 혼잡해진 집회 공간 등을 그리면서 ‘큰 혼잡’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동아일보는 퇴근길 도심 교통을 마비에 무게를 두면서 이를 막는 경찰에 대해서는 “네 차례나 해산명령을 내렸고 물대포를 쏘겠다고 경고방송까지 내보냈지만 이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며 ‘무기력한 모습’을 그려 냈다.
급기야 익명의 시민들도 대거 등장했다. 조선일보는 기사에 인용된 5명의 시민 중 1명만이 실명이 나왔고, 동아일보는 익명의 1명의 시민이 등장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시민들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았다는 것 말고는 시위를 벌이는 이유를 모르겠다” “가게 안이 웅웅 울릴 정도여서 손님들이 자리를 떠 장사를 못했다” “철도민영화를 반대한다면서 정권 퇴진까지 요구하는 건 공감할 수 없다” “매번 벌어지는 시위대의 불법 차로 점거를 경찰이 왜 못 막느냐” 등의 말을 쏟아냈다.
심지어 익명 속 시민의 발언은 사설 속에서도 등장했다. <행진 허용한 판사들은 불법 시위 현장에 나와보라>(동아일보 2.27)에서는 [도심 불법 시위로 불편을 겪은 시민의 입에서는 “판사들이 광화문에 한번 나와 실태를 보고 판단하라”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고 전했다.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은 익명의 시민 목소리를 전하면서 수많은 실명의 시민들의 목소리는 전하지 않았다.<끝>


2014년 3월 4일
공정선거보도감시단(민언련/전국언론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