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현명한 선택을 돕는 정책보도 절실하다
등록 2018.06.07 10:16
조회 187

 

○ 모니터 기간 : 2018년 5월 28일(월)~6월 3일(일)
○ 모니터 대상 : KBS부산, 부산MBC, KNN 메인뉴스 선거보도 (*경남은 경남도지사 선거만 포함)

 

5월 31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6.13 지방선거가 막이 올랐다. 후보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유권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선거가 본격화되면서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도울 정책 점검 보도가 더욱 절실한 한 주였다.

 

공약 관련 보도, 주제별 접근 주목도 높였다

부산MBC는 5월 28일부터 6월 1일까지 <선택 2018, 부산시장선거 공약 점검>이라는 기획으로 ‘교통, 해양’, ’환경, 복지, 에너지‘, ’도시, 안전‘, ’분권, 자치‘ ’일자리·경제·여성·보육‘ 등 5회에 걸쳐 주제별 공약을 점검했다. 후보가 알리고 싶은 공약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궁금해 할 주제를 선정해 후보별 공약을 정리해 전달했다. 이번 기획보도는 유권자의 판단에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좋은 보도였다. 선거보도 자문위원단을 구성하고 주제별로 전문가들의 평가를 덧붙였다. 다만, 후보별 공약을 구체적으로 평가해 제시했다면 더욱 유익했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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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MBC 5월 28일 뉴스데스크                                                              △KBS부산 5월 29일 뉴스9

 

KBS부산은 5월 29일부터 3회에 걸쳐 부산시 교육감 후보 공약을 분석했다. <교육감 후보 공약…창의적인재 육성 방안은?>, <교육감 후보 공약…열악한 유아교육 대책은?>, <교육감 후보 공약…교육격차 해소 방안>을 통해 교육감 후보들의 공약을 비교 분석하는 보도였다. 부산시장 선거에 비해 교육감 선거 보도가 적어 더 눈길이 갔다. 교육감 선거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후보별 공약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시의적절한 기획이었다. 유권자들이 관심있어 할 주요 교육 이슈를 묻고, 답을 전하는 것이 선거보도의 기본 역할인데, 이를 수행한 것도 칭찬할 만하다.

 

6월 1일 부산MBC의 <교육감 선거 “기호·정당표시 없어요>는 교육감 선거에서 공평성을 위해 ‘교호순번제’를 도입해 지역구마다 이름 배열 순서를 다르게 배치한다는 것을 알리고 교육감 후보의 공약을 잘 따진 뒤에 지지하는 후보 이름을 정확히 기억해서 투표하면 된다는 내용을 전했다. 유권자가 알아야 할 교육감 선거 방법과 특징을 자세하게 알려줘서 투표 참여에 도움이 되는 유익한 보도였다.

 

KNN은 지난 주 부산의 부족한 물 문제 해법, 동서격차 해소방안, 미세먼지 대책 등 생활 밀착형 공약 중심으로 부산시장 후보 공약 점검 보도를 했기 때문인지 추가 보도는 없었다. 또한 교육감 후보에 대해서는 유세 현장을 스케치하는 것 외에 별다른 보도가 없어 아쉬웠다.

 

의미있는 청년·여성 후보 챙겨보기

이번 지방선거에서 각 정당들은 청년 후보와 여성 후보를 영입하겠다고 앞다퉈 내세웠다. 이번 모니터 기간 이를 얼마나 실행했는지 점검하는 보도가 있었다. KBS부산은 5월 28일 <6.13 지방선거…2030청년이 뛴다!>에서 금정구 구의회의 2030세대 후보를 소개하고 출마 이유과 공약을 소개했다. 이어 이번 선거 시,구·군 의원 청년 후보의 높은 참여 비율도 전했다. 청년들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선거에 참여하는 움직임을 놓치지 않은 보도였다.

 

부산MBC는 5월 29일 <여성 공천 30% 한다더니 ‘낙제점’>에서 부산시 구·군 단체장 후보자 44명 중 여성비율이 6명으로 13%에 머물렀고 시의원 후보자는 107명 중 13명으로 12%, 구·군의원 후보도 274명 중 67명으로 24%에 그쳤다는 점을 지적했다. ‘여성 목소리’ 담은 정책을 찾아 볼 수 없고 그나마 정의당과 민중당이 33~55% 여성 후보 기준을 지켰다고 보도했다. 주요 정당들이 애초 약속과 다르게 여성 후보 공천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을 비판하고 ‘지방선거 10대 성 평등 정책과제 발표’를 소개한 점도 눈에 띄었다. 성평등 정책 과제를 소개함으로서 여성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담은 점이 좋았다.

 

지방선거는 다양한 세대별, 계층별 요구와 정책이 제안되는 장이다. 청년, 여성을 비롯해 장애인, 노인, 청소년, 또 다른 약자들의 목소리가 더 많이 담기는 선거보도를 기대한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질라, 특정 언론사 사장 배우자 출마 관련 보도

선거보도의 책임을 진 지역 유력 일간지 사장의 배우자가 지방선거에서 시의원 후보로 출마해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부산일보 안병길 사장의 배우자 박문자 씨가 해운대 제1선거구에 시의원 으로 출마한 것이다. 이와 관련한 쟁점을 KBS부산은 6월 1일 <부산일보 사장 부인 출마 ‘공정성 훼손 논란’>에서 보도했다. 1일 부산일보 기자들이 대주주인 서울 정수장학회 사무실 앞에서 공정보도 훼손을 우려하며 안병길 사장 사퇴를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박문자 후보의 입후보가 현행법상으로는 문제가 없으며, 공정보도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 문제없을 거라는 안병길 사장 입장과 피선거권을 존중해 달라는 박 후보의 입장도 전했다. 언론사 사장의 배우자 출마는 불가피하게 보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적절치 않다는 언론 학계의 우려도 소개했다.

 

선거 시기 언론은 공정보도가 생명이다. 따라서 지역 시민사회와 학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고 이런 우려를 전하는 것 또한 언론의 역할이다. 동종업계라는 이유로 언론은 다른 언론사의 문제에 침묵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 보도는 외면하지 않고 비판과 반박을 두루 짚어 적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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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부산 6월 1일 뉴스9                                                                   △KNN 6월 3일 뉴스아이

 

더욱 경계하고 조심해야 할 상황임에도 불편할 수밖에 없는 보도도 있었다. KNN은 6월 3일 <부산시의회 입성 선거전 경쟁 치열> 시의회 입성을 위한 시의원 후보들의 치열한 경쟁을 취재했다.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시의원 경쟁률이 2.8:1로 경쟁이 치열하다고 보도하면서, 해운대 제1선거구를 사례로 들어 후보들의 면면과 공약을 소개했다. 시의원 경쟁이 치열하다는 보도를 하면서 특정 선거구에 출마한 후보들 면면을 소개한 것은 뉴스의 전체 맥락과 맞지 않았다. 또 시의원 선거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곳은 6:1 경쟁률을 보인 연제구 제2선거구이고, 해운대 제1선거구와 같은 5:1 경쟁률을 보인 곳은 모두 5곳인데, 하필 공정성 논란이 있는 부산일보 사장의 배우자 박문자 후보가 출마한 선거구를 보도한 것이다. 언론사의 사장 배우자가 지방 선거 후보로 나서 행여나 선거보도의 공정성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지역 사회가 우려하는 상황에서 그 후보가 속한 선거구를 선택해 후보들을 소개한 것은 지역사회의 우려를 외면한 불편한 보도였다.

 

선거에 가려진 것도 짚을 건 짚어야 한다

KBS부산 5월 30일 <첫 삽은 떴는데 건립비는 어떻게?>에서는 오페라하우스 건립과 관련해 부산시가 예산 확보 없이 무리하게 공사를 시작한 점을 지적하며 선거를 앞두고 서둘렀다고 꼬집었다. 오페라하우스 건립은 논란이 많았던 사안이고 예산 확보는 여전히 풀어야할 숙제로 남아있다. 그런 점에서 선거를 앞두고 성급하게 공사를 시작한 것은 적절했다. 더구나 현직 시장이 출마한 선거인만큼 지역 주요 현안을 점검하고 평가하는 보도는 유권자에게 의미있는 정보를 제공해 유익했다.

 

그런 맥락에서 선거보도와 관련한 엘시티 보도도 눈에 띄였다. KNN은 5월 28일 <또 불거진 엘시티 특검 공방, 선거용?>에서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후보와 자유한국당 서병수 후보의 공방을 다뤘다. 서병수 후보측이 BNK 금융지주의 엘시티 특혜 대출 당시 오거돈 후보가 사외이사 였다며 직무유기를 주장한 것과 관련해 오거돈 후보측이 특검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도 보도에서 특검은 성사 가능성이 낮아 선거용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분석을 덧붙였다. 진상 규명을 위한 엘시티 특검은 시민 사회가 끈질기게 요구해온 현안이다. 여야가 합의했으나 지켜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고 지방 선거 이후에라도 풀어야할 과제인데, 선거용 공방에 초점을 맞춘 보도는 자칫 중요성을 희석할까 우려스럽다.

 

후보 일거수 일투족보다 알찬 정보를 원한다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됨과 동시에 각 후보들이 어디서 첫 유세를 했는지 누구를 만나 지지를 호소했는지 유세 현장 스케치 보도가 많았다. 또 유권자들에게 굳이 필요한 정보인지 의심스러운 뉴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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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MBC 5월 30일 뉴스데스크

 

부산MBC는 5월 30일 <“체력이 곧 선거” 교육감 후보들의 체력은?>이라는 제목으로 교육감 후보들의 체력 관리 비결을 전했다. 김석준 후보는 탁구장을 찾아 운동을 하고 김성진 후보는 자전거 타기로, 함진홍 후보는 마라톤으로, 박효석 후보는 산책으로 체력을 다진다고 전했다. 교육 정책과 연계된 것도 아니고 단순히 후보들의 체력 단련 비결을 알리는 것이 유권자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유권자들의 흥미를 끌어 선거에 대한 관심을 높이겠다는 의도는 일정 부분 이해되지만, 한정된 시간에 다양한 정보를 전해야 하는 선거보도에서 무엇을 더 우선시해야 할지 고민해야할 시점이다. 남은 선거 기간에는 후보의 행보를 좆는 보도보다는 유권자들의 선택에 도움되는 알찬 보도를 기대한다.

 

[참고. 5월 5~6주 지역방송 메인뉴스 선거보도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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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본]방송_5월5주.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