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후보자 고발·상호공방 주요뉴스로 배치…언론이 선거과열 부추기나
등록 2018.05.23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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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기간 : 2018년 5월 14일(월)~20일(일)

○모니터 대상 : KBS부산, 부산MBC, KNN 메인뉴스 선거보도(*경남은 경남도지사 선거만 포함)

 

6.13 지방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이번 모니터 기간 선거 보도에서 전반적으로 정책 보도가 늘었다. 부산시장 후보와 부산시교육감 후보를 중심으로 토론회와 대담 형식을 빌어 그들의 정책 을 전달했고, 기초자치단체장 후보를 소개하는 ‘우리 동네 구청장’ 코너가 방송되기도 했다. 하지만 부산시장 후보 간 고발과 상호 비방, 지지선언 통한 세 불리기 등 가열되는 선거 양상을 비판 없이 전달하기도 해 아쉬움을 남겼다.

 

후보자 고발 뉴스를 정책 기사보다 크게 앞세우는 것이 적절한가

지난 5월 8일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후보 측이 자유한국당 서병수 후보를 ‘서병수 시장은 범죄소 굴의 수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는 표현이 담긴 보도자료를 내자 자유한국당 서병수 후보 측이 ‘후보자 비방’ 혐의로 더불어 민주당 오거돈 후보 측을 15일 검찰에 고발했다. 서병수 후보 측은 20일에도 기자회견을 열고 오거돈 후보가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는 배경에 가덕도와 녹산, 김해에 오 후보 일가가 소유한 부동산이 관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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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서병수 후보측의 검찰 고발 건은 5월 15일 방송 3사가 모두 다루었다. 부산MBC는 <시장후 보 비방 검찰 고발…과열양상>, KNN은 <비난에 고발까지…불붙은 시장선거>를 첫 번째 꼭지로 주요하게 보도했다. 두 방송사 모두 서병수 후보측 대변인 주장과 오거돈 후보측 대변인 반론을 인터뷰로 실었다. KNN은 남북관계 관련 후보간 공방을, 부산MBC는 서 후보가 가덕신공항 유치 실패시 시장직을 사퇴하겠다고 약속하고도 시행하지 않은 점, 오 후보가 형제복지원 당시 부 산시 재직했다며 책임론 제기 등 상호 공방 내용도 추가로 보도했다. 그리고 상호비방으로 선거가 과열, 난타전으로 치닫고 있다며 우려 섞인 논평을 덧붙였다. 하지만 보도자료에 담긴 막말 문구로 촉발된 고발과 공방이 첫 번째 뉴스로 다뤄질 만큼 큰 비중인지 의문이다. 특별히 중요한 의혹이나 쟁점으로 논쟁을 벌이는 것도 아닌데 주요하게 다뤄 언론이 오히려 과열을 부추기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한편 KBS부산은 <시장후보 상호비방, 검찰고발로 이어져>에서 사실 위주 로 단신 보도해 차이를 보였다.

 

5월 20일에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KBS부산 <“재산 증식” VS “대응할 가치 없어”>, 부산MBC <서캠프 부동산 의혹제기, 오측 “가짜뉴스” 일축>, KNN <서병수 후보, 오거돈 후보 부동산 의혹 제기>에서 서 후보측의 부동산 의혹제기와 오 후보측의 반론을 단신으로 전했다.

 

선거가 진행되면서 각종 의혹제기와 공방은 더 심해질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가 부산의 다양한 쟁점을 공론화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장이 아니라, 비생산적인 공방으로만 끝나버릴 수 있다. 하기에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언론 스스로도 ‘정책보다는 감정 섞인 선거전을 바라보는 유권자 들의 평가는 냉정할 전망이다’라고 예측했듯이 선거전에서 상호비방을 부각하는 보도는 자제해야 한다. 아울러 상대 후보 측에 제기하는 의혹은 검증없이 그대로 전달할 것이 아니라 언론이 나서 확인하고 보도해야 한다. 한 쪽의 의혹 제기와 다른 한 쪽의 해명을 검증없이 그대로 전달하는 건 또 다른 싸움으로만 비춰져 유권자의 정치혐오만 키울 뿐이다. 동시에 언론에 대한 불신도 덩 달아 커진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유권자들 판단에 영향 미치는 인물중심의 지지선언 보도는 자제해야

선거 운동이 본격화되면서 각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이 잇따랐다. 이번 모니터 기간에는 오거돈 후보와 교육감 후보들에 대한 지지선언이 있었는데 지역 방송도 캠프 동향으로 보도했다. KBS부 산의 5월 17일 보도 <교육감 선거 앞두고 교육계 지지선언 잇따라>, 부산MBC의 5월 16일 보도 <정근 그린닥터스 이사장, 오거돈 캠프합류>와 17일 보도 <부산교육감 후보, 세 불리기 경쟁>, <부산시 전직 공직자 200여명 “오거돈 지지”> 그리고 KNN의 5월 17일 보도 <오거돈 캠프에 전 직 고위공무원 일부 합류> 등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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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과 후보들은 지지 선언을 통해 자신의 세를 과시한다. 이를 전하는 언론 보도는 어떤 인물이 지지선언을 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는지를 주목한다. 그런데 정책을 매개로 한 연대와 지지가 아닌 인물 중심의 지지 선언은 오히려 정책 선거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 특히 교육 감 선거는 보도가 상대적으로 적어 정책 경쟁이나 검증 부족한 마당에 ‘천여 명이 지지선언 했 다’ ‘전직 교육감들의 지지 선언이 있었다’ 는 식의 보도가 꼭 필요한지도 의문이다. 또 유력 인사들이 합세했다며 세를 과시하는 것은 유권자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이런 보도 는 자제해야한다.

 

소외된 목소리를 잘 조명한 점이 돋보여

-부산MBC 장애인 농성 현장 찾아, 요구 전달

지난 5월 10일부터 부산 시청광장 앞에서 장애인단체들이 부산시장, 부산교육감 후보들에게 제대로 된 장애인 관련 정책을 요구하며 밤샘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5월 17일 부산MBC는 이슈 현 장을 찾아가는 코너인 <이 시각 부산 현장은 지금‥장애인들의 이유 있는 밤샘농성>에서 이 현장 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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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MBC 5월 17일 뉴스데스크

 

이 보도에서는 혼자서 활동하는 게 불가능한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활동 보조인의 지원 시간 확대, 교통 약자들의 이동권 전면 보장, 장애인 이동 택시인 ‘두리발’ 공공 부문 전환, 저상버스의 확대 등과 같은 장애인들의 절박하고 구체적인 유구를 자세하게 전했다. 현장을 직접 찾아 발달 장애인 보호자를 인터뷰해 장애인 가족에게 꼭 필요한 정책을 전하고, 피켓 내용도 해설하면서 장애인들이 요구하는 내용을 시청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해 돋보였다. 앞으로도 더 많은 소외 된 목소리가 더 자주 지역뉴스를 통해 전달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KNN, 군소정당 보도로 불균형 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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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14일 KNN 뉴스아이

 

그동안 선거보도에서 군소정당에 대한 보도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지지율 1,2위 후보에 밀려 보도가 아예 되지 않거나 단신보도, 혹은 화면에 잠깐 스치는 정도여서 군소정당에 대한 정보를 얻기 힘들었다. 이런 가운데 KNN 5월 14일 <진보정당, 지지율 올리기 고심> 보도는 정의당, 민중 당, 녹색당을 찾아 선거에서 알리고자 하는 지향과 정책을 조명해 적절했다. 유권자들은 다양한 정당들의 정책을 비교해보고 투표해야 하기에 이번 보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일회성 시도로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형평성을 고려한 균형감있는 보도 필요하다

-여성후보에만 ‘여성정책’ 질문

지난 주에 이어 KBS부산은 <부산시장 예비후보에게 듣는다>를 방송했다. 14일에는 바른미래당 이성권 후보를, 15일에는 정의당 박주미 후보와의 대담을 내보냈다. 5분간 후보가 내세우는 핵심 정책과 유권자자가 해당 후보에게 우려하는 점 5가지를 던지고 대답하는 형식인데, 유권자들의 선택에 도움을 주는 정보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유익한 보도였다.

 

다만, 5월 15일 <예비후보에게 듣는다- 박주미 후보>편에서 아쉬움도 있다. △노동부시장제 도 입공약 취지 △유일한 여성후보로 성평등 실현을 위한 공약 △정의당 제1야당교체…부산 실현가 능성 △출산·보육 등 정책…보수진영보다 빈약한 것은 아닌가 라는 질문을 했다. 이중 여성 정책 은 박주미 후보에게만 물었다. 다른 후보들에게 공통적으로 물었던 ‘신공항에 대한 입장’은 박주미 후보에게는 묻지 않았다. 성평등은 시대적 변화에 맞춰 모든 후보가 개선해나가야 할 주요 이슈인데 특히 여성 후보에게만 질문한 것은 성평등 문제의 해결주체를 여성으로만 한정시킨 측면이 있다. KBS부산은 지난 8일 <여야 기초단체장 대진표 윤곽 드러나>에서도 여성후보가 나온 지역에는 ‘성대결을 펼친다’고 했는데, 민의를 대변하려는 후보에게서 ‘여성’이라는 특성만 읽어 내는 측면이 있었다. KBS부산은 <‘여풍’ 부는 지방선거…공천은 아직도 ‘형식적’>(5/18)에서 여성 공천의 실태를 짚어보는 등 제도개선에 관심을 보여왔기에 더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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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부산 5월 15일 <예비후보에게 듣는다-박주미후보>

 

-형평성을 고려한 화면처리가 아쉬워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예비후보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하지만 범죄 혐의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권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월 17일 KNN <예비후보 일탈, 유권자 정보차단 우려>는 예비후보들의 일탈행위가 검증절차의 문제로 유권자들에게 정확한 정보가 전달되지 않는 문제를 제기했다. 현행 제도의 허점을 지적한 보도였다. 다만, 이 리포트에서 사상구청장 후보로 나섰던 더불어민주당 강성권 후보가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낙마한 사례를 든 후, 계속해서 강성권씨 영상을 자료화면으로 내보냈다. 강성권 전 후보의 일은 마무리가 된 사건이고, 리포트의 지적과 달리 실명으로 보도된 사례임에도 자료화면 으로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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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17일 KNN 뉴스아이 <예비후보 일탈, 유권자 정보차단 우려> 

 

- KNN 비례대표 확정‧ 후보 캠프 개소식 보도 균형감 있게 보도해야

5월 14일, 15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연이어 부산지역 비례대표를 확정했다. 또 바른미래당은 유승민 대표 등 지도부가 참가한 가운데 이성권 부산시장 후보 캠프 개소식을 진행했다. KBS부산과 부산MBC는 이를 각각 보도했다. 그런데 KNN은 5월 15일 <한국당부산시당 비례대표 후보선정>만 보도했고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선정 소식은 다루지 않았다. 바른미래당 이성권 후 보 캠프 개소식 소식도 누락했다. 선거보도에 있어서 형평성은 중요한 기준인 만큼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편, 비례대표 확정에 따라 각 정당의 정책과 홍보도 활발해 질 것으로 보인다. 투표해야 할 항 목이 많은 지방선거는 유권자에게는 다소 복잡하게 여겨지는 만큼 비례대표제가 곧 정당투표로 이어진다는 의미를 유권자들에게 설명하고, 각 정당의 정책과 비례 후보들에 대한 소개도 후속 보도로 이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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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본]방송_5월3주.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