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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도 오바마도 관저 근무 했다는 조선
2017년 1월 11일
등록 2017.01.11 15:46
조회 213

11일 신문에서 조선일보 안석배 논설위원은 외국 대통령들부터 전직 대통령들까지 관저 근무를 하는 것은 흔한 일이었고, 문제의 본질은 ‘근무 태도’에 있을 뿐이라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박 대통령의 비상식적인 직무유기 행태 중 일부를 감싸려는 것일 뿐입니다. 무엇보다 새벽 6시에 관저에서 보고를 받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례를 업무시간 중 관저에 머물렀던 박 대통령의 사례와 유사한 것인 양 제시한 것은 악의적 왜곡이기도 합니다.

 

1. 오늘의 유감 보도, 노무현도 관저 근무 했다는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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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저근무 자체는 흔한 일로, 문제가 아니라 주장한 조선일보(1/11) 


조선일보 안석배 논설위원이 박 대통령의 비상식적인 관저 근무 행태를 감싸고 나섰습니다. 외국 대통령들부터 전직 대통령들까지 관저 근무를 하는 것은 흔한 일이었고, 문제의 본질은 ‘근무 태도’였다는 주장입니다. 


실제 안 위원의 <만물상/관저 근무>(1/11 https://goo.gl/yleCTq) 칼럼 첫 문장은 “윈스턴 처칠은 천성적으로 게으른 정치인이었다. 늦잠꾸러기에다 술과 담배를 즐겼다. 영국 총리 시절에도 늦게 일어나 침대에서 밥 먹고, 현안 보고를 받았다”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이후에도 안 위원은 다양한 ‘관저 근무 예시’를 늘어놓았는데요. “오후 6시 퇴근하는 오바마는 관저에 가서 자정까지 일했다” “다른 나라 정상들에게도 관저는 근무 공간이자 생활공간이다. 긴급한 국가 현안이 생기면 침실에서 보고받고 참모들 불러 회의도 연다” “역대 한국 대통령도 청와대 관저에서 일을 봤다”는 식입니다. 


퇴근 후 관저에서 추가 근무를 하는 것과 업무시간이 아닌 시간에 긴급한 국가 현안이 터져 관저 등에서 보고를 받고 회의를 하는 것이 대체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문제는 박 대통령이 평일 근무시간이었음에도 ‘생활공간’인 관저에 머물러 있었다는 점에 있는 것인데요.


심지어 이 과정에서 안 위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4년 이라크 무장 단체에 의한 한국인 납치 사건 때 관저에서 보고를 받았다”는 예시까지 들었습니다. 그러나 김선일 씨 납치 사건 당시 노 전 대통령이 납치 소식을 보고 받은 시점은 새벽 6시였습니다. 게다가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직후 본관으로 출근해 NSC에 필요한 조치를 했습니다. 또 김선일 씨가 참수됐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시각은 밤 1시였습니다. 그런데도 안 위원은 이런 앞 뒤 맥락을 모두 생략한 채 박 대통령의 ‘평일 근무시간 내 관저 근무’라는 황당한 직무유기 행태와 노 전 대통령이 같은 경우인 양 나열한 것입니다. 


이런 부적절한 예시의 끝에는 “관저에 있었던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거기서 어떻게 근무했느냐”라는 주장이 이어집니다. 이는 결국 박 대통령의 직무유기 행태 중 일부를 ‘일반적인 일’로 설명하며 축소하려 하는 것일 뿐입니다.

 

2. 오늘의 미보도 ① 교육부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강행, 경향‧한겨레만 보도 
10일 교육부가 국정 역사교과서에 대한 연구학교 지정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교육부령에 따르면 교육감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교육부의 지정 요청을 따라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13개 시도교육청은 국정교과서의 불법성과 반교육적 내용을 근거로 이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를 지면에 보도한 것은 경향신문과 한겨레뿐입니다. 다만 한국일보는 사설을 통해 교육부가 새해 업무보고를 통해 검정교과서 집필 기준 및 심사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무늬만 검정’을 만들려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3. 오늘의 미보도 ② 한‧미‧일 합동 훈련 무산, 조중동만 보도  
10일 아사히 신문은 미국과 일본이 한‧미‧일 합동 군사훈련을 제안했지만, 한국 정부가 국내 여론을 의식해 거절했다는 보도를 내놨습니다. 이를 11일자 지면에 받은 것은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입니다. 특히 동아일보는 사설을 통해 안보 위기에도 “여론을 의식해 훈련 반대 결정”을 내렸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경향신문과 한겨레, 한국일보는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4. 오늘의 비교 ① 문재인 전 대표 재벌 개혁 방안 발표
10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우리나라 4대 재벌(삼성·현대차·SK·LG)을 겨냥한 ‘문재인표 재벌개혁안’을 발표했습니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개혁안의 내용을 소개한 뒤 문 전 대표의 이 같은 행보가 ‘준비된 후보’라는 면모를 강조하기 위한 것임을 설명하는 선에 그쳤습니다. 반면,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실현 가능성이 적다’며 문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조선일보는 ‘재벌만 두들겨 패면 경제가 살아나느냐’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아래는 각 매체의 입장을 대표 코멘트로 정리한 것입니다.

 

경향신문 : “문 전 대표, 일주일 단위로 사실상 정책 공약 제시하고 있다”
동아일보 : “시장경제 활력 높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개혁안 각론을 보면 무리수 적지 않다”
조선일보 : “삼성 4번이나 언급. 4대 재벌만 두들겨 패면 경제 살아나나. 집권 하더라도 민주당 단독으로는 실행 불가능한 공약들”
중앙일보 : “삼성 수차례 언급하며 타깃으로 삼아”
한겨레 : “네거티브 대신 다듬어진 정책 제시하며 준비된 후보라는 면모 강조하려는 행보”
한국일보 : “정책 선제적 제시로 반기문 전 총장과 차별화 추구”

 

5. 오늘의 비교 ② 황교안 권한대행 ‘위안부 피해자 문제 관련 언행 자제’ 발언
10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무회의에서 위안부 피해자 문제와 관련해 상황 악화를 가져올 수 있는 언행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야권에서는 황 권한대행의 이 같은 발언이 일본만이 아닌 야권의 입을 틀어막으려는 메시지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경향신문과 동아일보, 조선일보, 한국일보는 해당 발언이 일본 정부와 야권을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은 반면, 중앙일보는 ‘아베 정부를 압박한 것’이라는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소개하는 선에 그쳤습니다. 한국일보는 아예 관련 보도를 내놓지 않았습니다. 아래는 각 매체의 입장을 대표 코멘트로 정리한 것입니다.

 

경향신문 : “아베 신조 총리와 국내 정치권 동시에 비판한 것. 일본의 조치에 별다른 반박 수단이 없는 상황을 반영”
동아일보 : “일본 정부의 과도한 대응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 동시에 연일 위안부 재협상을 거론하는 야권을 겨냥해 자제를 촉구한 중의적 표현”
조선일보 : “일본 정치인들을 겨냥한 것이지만 이와 함께 위안부 합의 번복 등을 주장하는 우리 정치권과 시민단체도 염두에 둔 말로 해석”
중앙일보 : (자체 해석 없이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빌려)“일본 정부의 주한 대사 귀국, 한·일 통화스와프 협상 중단 등 일련의 조치에 대한 경고성 발언으로 해석”
한겨레 : “일본 정부를 비판하는 한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야권의 12·28 합의 무효화·재협상 주장도 겨냥한 것”
한국일보 : (관련 보도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