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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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묵, ‘탄핵기각설’은 촛불집회 동원을 위해 야당이 퍼뜨린 ‘음모설’
2017년 2월 8일
등록 2017.02.13 20:19
조회 1155

8일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에서 최병묵 월간조선 전 편집장은 탄핵 기각설을 “(야당 발) 음모설 쪽으로 보고 싶”다고 주장했습니다. TV조선 <뉴스를 쏘다>(2/8)에 출연한 최 씨는 “태극기 집회가 숫자가 많아지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탄핵 촛불집회도 좀 숫자를 불려야”되기 때문에 야권이 의도적으로 퍼뜨린 것이란 분석입니다. 한편 김병민 경희대학교 행정학과 객원교수가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에 대해 황당한 추측을 합니다.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2/8)에 출연한 김 씨는 우상호 대표가 같은 당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를 띄우는 발언을 하자, 문재인 전 대표가 작성했다는 ‘차기 서울시장 후보’ 명단에 우 대표가 빠져 ‘서운’했기 때문이라고 추측한 것입니다. 

 

1. 최병묵, ‘탄핵기각설’은 촛불집회 동원을 위해 야당이 퍼뜨린 ‘음모설’
청와대와 일부 보수 단체의 움직임이 분주합니다. 탄핵 기각을 위해 탄핵 심판 지연, 조사 거부, 여론전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총력을 다하는 중입니다. ‘탄핵 선고 연기설’, ‘탄핵 기각설’ 등도 덩달아 퍼지고 있습니다. 


최병묵 월간조선 전 편집장은 TV조선 <뉴스를 쏘다>(2/8)에 출연해 탄핵 기각설을 “(야당 발) 음모설 쪽으로 보고 싶”다고 주장합니다. TV조선은 자료화면으로 이재명 시장이 “탄핵 결정이 될 때까지 다시 광장으로 돌아와서 함께 싸워주십시오”라고 말한 장면, 그리고 문 전 대표가 “촛불 시민들도 촛불을 더 높이 들어서 탄핵이 반드시 관철되도록 함께 힘을 모아 나가야 될 것입니다”라 말하는 장면을 보여줬습니다. 진행자 엄성섭 씨는 위의 발언을 소개하며 “야당에서는 ‘촛불 동원령’을 내린 그런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TV조선은 이 시장과 문 전 대표의 발언을 ‘동원령을 내렸다’는 자극적 표현을 써서 두 사람의 발언과 촛불 집회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민심마저 왜곡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병묵 씨는 “'촛불집회의 어떤 그 동력을 가지고 사실 정치에 활용하려고 한다' 그런 의심을 지울 수가 없거든요”라며, 문 전 대표와 이 시장이 촛불을 이용해 ‘정치 공세를 한다’고 공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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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핵 기각설을 “(야당 발) 음모설 쪽으로 보고 싶”다고 언급한 최병묵 월간조선 전 편집국장. TV조선 <뉴스를쏘다>(2/8) 갈무리

 

최 씨는 ‘탄핵기각설’은 ‘야권발 뉴스’임을 여러차례 강조했습니다. 예컨대 “탄핵기각설이 어디에서 나왔느냐는 것이 굉장히 주목해서 봐야 된다”고 주장하고 “여권보다는 야권에서 나오고 있고 헌재 주변에서 나온 것도 아니에요. 야권에서 나오고 있어요”, “야당에서 지금 탄핵기각설이 솔솔 나오고 있어요”라고 말한 것입니다. 심지어 최 씨는 “저는 오히려 약간 좀 음모설 쪽으로 보고 싶어요”라며 느닷없는 ‘야권발 음모론’까지 제기합니다. 최 씨가 밝힌 이유는 줄어든 촛불 집회 세를 키우기 위함입니다. “태극기집회가 숫자가 많아지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탄핵 촛불집회도 좀 숫자를 불려야 돼요. 불려야 하다 보니까 탄핵기각설을 퍼뜨리면서 그러면 촛불집회 숫자가 늘어나는 거 아니냐. 그래서 그런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 아닌가 싶은 의심을 제가 가지고 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최 씨 말대로 정치권 특히 야당 인사들이 ‘탄핵 기각설’에 대해 언급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는 대통령 측의 노골적인 선고 지연 행보와 친박 인사들이 공공연히 ‘대통령 사수’를 외치며 탄핵 기각 여론을 몰고 가는 상황에서 비롯된 ‘우려’였습니다. 무엇보다 그 기저엔 극우단체의 조직적 대응이 있었습니다. SNS상에 보수·극우단체가 퍼뜨린 ‘탄핵 기각 뉴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김경재 한국자유총연맹 회장은 아예 “내가 아는 정통한 정보에 의하면 헌법재판관 두 명의 마음이 오락가락 하고 있다고 한다. 이 양반은 자기 표 때문에 대통령이 파면 당하면 정치적 사형 선고를 내리는 건데 인간적 고뇌가 있다고 한다”며 탄핵 기각설 자체를 아예 공표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정황들이 ‘탄핵기각설’을 퍼뜨리고 의심하게 만든 것입니다. 


그럼에도 최 씨는 ‘야권 음모설’이란 입장을 굽히지 않습니다. 본인이 헌재 취재를 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아직 결정이 어떻게 나올지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이란 게 그 이유입니다. “(아직 판결문 작성도 시작하지 않은) 그런 상황인데도 벌써 기각설이 나온다? 이건 누군가 의도적으로 퍼뜨리고 있는 게 아닌가. 그래서 이 기각설 이런 걸 믿지 않기를 바랍니다”라며 끝까지 ‘야당이 의도적으로 퍼뜨린 루머’라 주장했습니다. 야권에서 만든 이야기란 최씨의 음모론은 출처도 근거도 없습니다. 그저 자신의 의심일 뿐입니다. 

 

2. 우상호가 안희정 띄워준 이유… ‘서울시장’자리 때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7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안 지사의 상승세가 무섭기 때문에 만약 안 지사가 20%를 돌파한다고 하면 이거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같은 당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를 띄우는 발언을 했습니다. 채널A <신문이야기 돌직구쇼+>(2/8)는 우 대표가 안 지사를 지지한 이유에 주목했습니다. 출연자 윤태곤 더모아 정책분석실장은 방송의 주제였던 동아일보의 기사 <‘감옥 동지’ 안희정 감싸는 우상호>(2/8)와 비슷한 논조로 민주당의 경선 흥행, 학생운동 시절 맺은 30년 인연을 이유로 제시했습니다. 반면 출연자 김병민 경희대학교 행정학과 객원교수는 기막힌 이유를 제시합니다. 문 전 대표가 지명했다는 ‘차기 서울시장 후보’명단에 우 원내대표가 빠져 있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김 씨는 우 대표의 안 지사 지지를 ‘박원순 시장의 발언’을 통해서 유추해 볼 수 있다면서 발언을 시작합니다. 김 씨는 “박원순 시장이 얼마 전에 대권 주자로 한창 활동했을 때 문재인 전 대표한테 화가 잔뜩 났을 때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차기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사람까지 찍어놓았다는 소문이 들립니다.’(중략) 다 정해놨다니까 이게 친문 패권주의를 비판하면서 나온 얘기인데 차기 서울시장 후보를 찍어놨으니까 ‘어 내가 3선 할 수도 있는데 나는 완전히 재껴진 거네’라고 해서 박원순 시장이 속된 말로 뚜껑이 열린다는 얘기인데 굉장히 화가 나서 발언했던 부분이 있는데 이게 역설적으로 돌아서 생각해 보니까 저는 우상호 원내대표도 은근 서운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중략)그 다음으로(우 대표가) 바라볼 자리는 당연히 다음번에는 서울시장 자리가 아닐까요? 그런데 제가 지난번에 그렇게 해서 카더라로 나왔던 서울시장 후보로 찍어놨다라는 사람들 막 소문이 들리잖아요. 적어도 그 소문에 우상호 원내대표 얘기는 쑥 빠져 있더라고요”라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언급했다는 차기 서울 시장 후보를 언급하면서 이 명단에 우상호 원내대표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씨는 박 시장뿐 아니라 “우상호 원내대표도 은근 서운하지 않았을까”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김 씨의 발언은 ‘우 대표가 안 지사를 지지한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을 생각하면 우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지 못해 서운해서 지지 후보를 문재인에서 안희정으로 바꾼 것처럼 들릴 수 있는 발언입니다. 


게다가 김 씨는 우 대표 입장에 서서 “나는(우 대표) 내가 서울시장에 나가기에도 훌륭한 사람이고 나 더 잘할 수 있는데 이런 나에 대해서 (문 전 대표가) 사실은 대단히 높게 평가하지 않고 있는 건 사실이잖아요(중략). 우상호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아, 안희정 지사가 되는 게 혹시라도 서울시장이나 또 다른 정치적 꿈을 꾸고 있다 라면 본인 입장에서는 더 나은 카드가 아닐까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을까. 이렇게 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김 씨의 주장은 한마디로 우 대표가 ‘서울시장’자리를 얻기 위해 안 지사를 지지한다는 의미인데요. 아무리 종편의 주된 취미활동이 관심법이고, 정치인은 공인이니 그들의 행태에 대해 이런저런 전망을 하고 분석을 할 수는 있다지만, 너무 나가는 것 아닐까요?

 

* 민언련 종편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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