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좋은 보도상_
11월 ‘이달의 좋은보도상 선정위원회’ PICK
등록 2020.12.2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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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 ‘이달의 좋은 보도상 선정위원회’는 매달 신문, 방송, 온라인, 대안미디어, 프로그램, 시사프로그램 등 6개 부문의 좋은 보도(프로그램)를 선정하여 시상하고 있다. 선정위원회에서는 최종 심사마다 수상 후보를 놓고 열띤 토론이 펼쳐진다. 해당 부문에서 수상작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후보별로 각축을 벌이는 때가 더 많다.

선정위원회는 시민들에게 좋은 언론을 널리 알리기 위하여 아쉽게 수상작으로 선정되지는 못했지만, 우수한 보도와 프로그램 후보작을 골라 공개하고 있다. 한국 언론의 문제가 여러 가지로 심각하지만, 그 가운데도 세상을 바꾸는 좋은 언론이 있기 때문이다. 저널리즘 본령의 가치를 찾고 언론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좋은 보도가 더 많이 생산되고, 더 많이 알려지길 바라면서 2020년 11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 선정위원회’ PICK을 소개하고자 한다.

 

○ ‘이달의 좋은 보도상 선정위원회’ PICK

시기

구분

보도(프로그램)

11월

신문

동아일보 <증발 사라진 사람들>

방송

KBS ‘뉴스9’ <지난 3년 여름의 경고>

대안미디어

없음

온라인

단비뉴스 <밀폐공간 질식재해>

오마이뉴스 <고시촌에 갇힌 중년 보고서>

프로그램

없음

시사프로그램

없음

 

신문부문

동아일보 <증발 사라진 사람들>

(10/5~10/10, 유성열・김기윤・이호재・사지원・송은석・양회성・이원주・홍정수・김충민・김성규・이샘물 기자)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은 스스로 자취를 감추고 세상을 등진 이른바 ‘증발자’들과 그 가족의 이야기를 디지털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5회에 걸쳐 연재했다.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은 대법원 홈페이지에 게시된 실종선고자 6,000여 명 중 생사불명이 된 지 10년이 넘지 않은 226명을 추렸다. 3개월간 취재해 ‘증발자’ 5명과 그 가족 3명을 찾아 그간의 사연을 충실히 들었다. 자발적 단절을 택한 ‘증발자’들이 노동착취, 사업실패, 병마 등으로 과거 관계망을 끊고 증발하기까지 과정과 증발해버린 가족을 기다리는 이들이 겪은 과정을 다각도로 살폈다. 이혼과 산업재해로 우울증에 빠지고, 사회적 보호를 받지 못한 사례도 짚었다.

신선한 보도 방식도 눈길을 끌었다. 웹툰식 구성과 디지털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기사를 전달하여 독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증발 사라진 사람들> 시리즈 페이지뷰는 335만을 넘었다(10월 12일 기준). 보도내용뿐만 아니라 전달 방식에 노력을 기울였고, 의미 있는 반향을 얻은 것이다.

‘증발자’는 극단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을 고립시켜 도움을 받는 것도 쉽지 않은 사람들이다.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은 실종선고자 등에 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사각지대에 놓인 사회적 약자를 발굴해냈고, ‘증발’이란 키워드를 중심으로 그들이 처한 상황을 충실히 담으며 우리가 돌보지 못한 주변 이웃의 존재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방송부문

KBS ‘뉴스9’ <지난 3년 여름의 경고>

(10/5~10/9, 김용준·이예진·이정훈·신방실 기자)

 

KBS ‘뉴스9’는 지난 3년간 한반도를 덮친 여러 자연재해를 되짚으며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는 연속 보도를 했다. 기후변화는 서서히 나타나고 직접적인 영향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환경파괴를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뉴스9’ 보도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머릿속에 새겨 넣은 잘 짜인 기획으로 꼽을 수 있다.

‘뉴스9’는 기후변화가 한반도에 끼친 영향을 폭우, 산사태, 태풍, 대형 산불, 한파로 나누어 설명했다. 첫 보도는 여름철 이어진 이례적인 장마와 그로 인한 산사태 등 자연재해 문제를 다뤘다. 자연재해 피해자의 목소리와 더불어 참혹한 피해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주며 심각성을 일깨웠다. 두 번째 보도는 태풍에 집중했다. 지난해 역대 가장 많은 7개의 태풍이 우리나라를 강타했다. 한반도 남쪽 해역의 수온은 상승했고, 생태계도 조금씩 변화했다.

세 번째 보도인 산불 편에서는 점점 뜨겁고 건조해지는 날씨로 올해 시베리아, 캘리포니아 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한국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조명했다. 마지막으로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겨울 한파 가능성을 배치해 경각심을 높였다. 기후위기는 이제 외면할 수 없는 전 지구적 문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세계가 인류적 위기인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 없다. 공영방송 KBS가 시의적절하게 기후위기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루며 공론화에 나선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온라인부문

1) 단비뉴스 <밀폐공간 질식재해>

(10/18~10/31, 이정헌·김성진·이예슬 기자)

 

단비뉴스는 산업재해 문제 중 질식재해 사고에 집중해 우리 사회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한 작업현장을 집중 취재했다. 먼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10년간의 질식재해 현황 193건과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실의 도움을 받아 확보한 10년간 고용노동부 재해조사 의견서 123건, 7년간 산업재해 조사표를 확보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질식재해 사고의 절반 이상이 사망사고였고, 구조자가 사망하는 경우도 상당수였다. 일하러 들어가는 사람은 물론 일을 시킨 사람도 밀폐공간이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 잘 몰랐다. 사고발생 작업장은 오폐수처리장과 정화조, 저장용기, 맨홀 순으로 많았다.

단비뉴스는 질식재해 사고가 많은 작업장 중 하나인 맨홀 아래 상수도와 양돈장, 하수 처리장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각 작업공간의 특징 및 배경, 작업과정에서 이뤄지는 업무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작업과정에서 노동자가 어떤 위험에 놓이게 되는지를 짚었다. 사망원인인 유해가스 특징을 설명하며 사고발생 원인을 짚기도 했다. 사고예방을 위해 질식사고에 대한 인식개선이 먼저라는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등 마무리에도 힘썼다.

이번 보도는 특정 산업재해를 집중 분석해 사망사고의 경향과 원인 등을 폭넓게 추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사고발생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한 360도 VR 영상서비스를 함께 제공하여 시각효과를 높이려는 시도도 좋았으나 기대만큼 눈에 띄지는 못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2) 오마이뉴스 <고시촌에 갇힌 중년 보고서>

(10/12~10/23, 신상호‧류승연‧이희훈 기자)

 

오마이뉴스는 고시를 준비하다 대학동 ‘고시촌’을 떠나지 못하는 고시낭인과 저렴한 주거지를 찾아 고시촌에 오게 된 이들의 고립된 삶을 12회에 걸쳐 심층 취재했다. 서울 관악구 대학동 고시촌은 과거 사법시험생들의 주된 주거지였으나, 2017년 사법시험 폐지 후 상황이 달라졌다. 현재는 주거취약계층이 15~20만 원의 저렴한 월세를 찾아 몰리고 있다.

당사자 인터뷰와 설문조사 등을 통해 살펴본 대학동 고시촌의 상황은 심각했다. 고시촌 건물 대부분은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추고 있지 않았고, 40명이 거주 중인 한 고시촌은 화장실이 3개에 불과했다. 거주민들은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더위와 추위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지만, 불만을 제기하면 쫓겨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열악한 주거환경을 묵묵히 견디고 있었다.

오마이뉴스는 이번 기획기사를 통해 대학동 고시촌의 문제를 다각도로 풀어냈다. 특히 중년층 거주민들의 사연을 통해 경제사정과 고시실패 등 대학동으로 오게 된 이유를 보여주고, 주변상권 반응을 통해 이들을 방치하게 되면 또 다른 혐오와 차별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짚은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최소한의 삶이 갖춰지지 않은 주거환경 문제와 함께 최저주거기준 법제화의 필요성, 청년·고령층에 집중된 주거정책 속에 독거중년 대책 부재 등 사회문제의 원인과 현실, 대안을 차례로 제시한 점도 호평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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