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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뭐하니?] ‘추미애 아들 논란’, 추 장관 표정으로 비아냥댈 일인가
등록 2020.09.1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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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의 문제발언 중 핵심을 뽑아 알려드리는 ‘종편 뭐하니?’입니다. 최근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에서 빼놓지 않고 다루는 주제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특혜 휴가 의혹’이에요. 9월 2일 미래통합당 신원식 의원이 추 장관 아들의 카투사 복무 시절 병가 및 개인 휴가 사용 관련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다루기 시작했어요. 9월 둘째 주(7~11일)부터는 전체 대담의 절반 넘는 시간을 할애하며 집중하고 있고요. 중요한 건 사실관계에 맞는 합리적인 대담이 이뤄졌는지 여부겠죠.

 

TV조선-조선일보 보도로 재점화된 ‘추미애 아들 논란’

의혹이 처음 나온 건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린 2019년 12월 30일이에요.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제보’를 근거로, 추 후보자 아들이 카투사로 복무할 당시 특혜를 받아 휴가를 연장했고 여기에 추 장관이 관여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한 거예요.

 

카투사는 대한민국 육군 인사사령부의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 소속으로 주한 미국 육군에 파견돼 근무하는 대한민국 육군 병력을 말하는데요. 추 후보자는 “아들이 군 입대 1년 전에 무릎이 많이 아파서 수술을 했다. 신체검사를 다시 받았더라면 군 면제될 상황도 됐다. 그렇지만 아들은 군에 갔다”, “입대 1년 후 다시 한쪽 무릎이 아파 불가피하게 병가를 얻어 수술하게 됐다. 그런데 수술 후 계속 피가 고이고 물이 찼고 군에서 개인 휴가를 더 쓰라고 해서 휴가를 얻었다”고 해명했어요. “(아들 휴가 연장에) 외압을 쓸 이유도 없고 쓰지도 않았다”며 부인했고요. 그러나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자유한국당은 올해 1월 3일 대검찰청에 추 장관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 등으로 고발했고, 아들 서 씨도 고발했어요. 대검찰청이 1월 30일 사건을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에 배당하며 수사가 시작됐죠.

 

잠잠하던 의혹은 7월 3일, 검찰이 추 장관 아들 동료 병사들의 SNS 대화 전문을 확보하고, 대화 당사자를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다시 주목받았어요. TV조선은 7월 2일 저녁종합뉴스 <뉴스9>을 통해 SNS 대화 내용과 동료 병사 인터뷰를 내보내며 의혹 보도를 이어갔고, 조선일보는 7월 4일 TV조선 보도를 인용한 기사를 내놨어요. 7월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파행되며 추 장관 아들 의혹은 한 차례 더 보도되었어요. 미래통합당 윤한홍 의원이 고기영 법무부 차관을 향해 “동부지검장으로 근무하다 갑작스럽게 차관 발령이 났는데, 추미애 장관 아들 (군복무 의혹) 수사와 관련이 있었던 것 아니냐”고 물었고, 추 장관이 “소설을 쓰시네”라고 반발하며 언쟁이 벌어졌기 때문이에요.

 

녹취록 공개 이후 시사대담 집중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에서 추 장관 아들의 특혜 휴가 의혹을 집중적으로 다루기 시작한 건, 9월 2일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이 추 장관 아들의 카투사 복무 시절 병가 및 개인 휴가 사용 관련 녹취록을 공개하면서부터예요. 추 장관 아들 서 씨는 2017년 4월, 국군 양주병원 진료 후 6월 5~14일 1차 병가를 받아 삼성서울병원에서 오른쪽 무릎수술을 받았지만, 통증이 지속되며 6월 15~23일 2차 병가를 받았어요. 6월 24~27일 추가로 개인 휴가를 쓴 뒤 부대에 복귀했고요. 신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휴가업무를 담당하던 대위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보좌관의 병가 관련 문의 전화를 받았는데요. 신 의원은 이를 근거로 서 씨가 2차 병가 후 추가로 개인 휴가를 쓰는 데 외압이 작용했다고 본 거예요. 하지만 해당 대위는 당시 전화를 ‘병가 관련 문의 전화’로 판단했어요. 국민일보 보도 <단독/추미애 아들 부대장 “휴가 관련 어떤 외압도 없었다”>(9월 3일)에 따르면, 해당 대위의 상관으로 서 씨 개인 휴가를 승인한 중령도 휴가 승인과 관련해 외압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고요.

 

추 장관 아들 특혜 휴가 의혹을 제기한 국민의힘과 추 장관 측의 공방은 계속되고 있어요. 무릎수술로 인해 병가와 개인 휴가를 썼다는 아들 서 씨의 의료기록이 군에 남아 있지 않다는 것 때문이죠. 국민의힘은 대한민국 육군규정에 따라 의료기록은 5년간 보관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은 당시 여당 대표였던 추 장관으로 인한 특혜가 아니냐고 주장해요. 반면 추 장관 측은 카투사는 주한 미 육군 규정을 따르고 해당 규정에 의료기록은 1년간 보관하도록 돼 있어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죠. 국민의힘은 카투사도 대한민국 육군의 행정관리 대상으로 기본 규정은 주한 미 육군 규정을 따르지만, 휴가제도 관리 등 행정관리는 대한민국 육군규정을 따르게 돼 있다고 재반박했고요.

 

국방부는 9월 10일 언론에 배포한 설명자료를 통해 “한국군지원단 병사(카투사)의 휴가를 포함한 행정관리는 한국 육군 제도를 적용하고, 특히 휴가 방침 절차는 한국 육군 참모총장의 책임사항이며 한국군지원단장이 관리하도록 돼 있다”고 밝혔고, 추 장관 아들 서 씨의 복무 중 병가 처리가 적법했다는 판단을 내놓았어요.

 

이현종 “군 당국, 굉장히 전례가 없는 일”

TV조선 <이것이 정치다>(9월 9일)도 추 장관 아들 특혜 휴가 의혹에 대한 대담을 진행했어요. 출연자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추 장관 아들 서 씨의 휴가를 두고 군 당국에서 굉장히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얘기하고 있다’고 주장했어요.

 

이현종 씨는 “(서 씨의) 두 번째 (무릎) 수술 같은 경우에 보통 군대 같은 경우에 한 번 수술을 받고 두 번째 수술할 경우는 군대에 와서 점검을 받고 정말 휴가 연장이 필요한지 확인을 해야 하는데 지금 추미애 장관 아들 같은 경우는 첫 번째 병가, 두 번째 병가 그다음에 세 번째 연가, 23일 동안 한 번도 군대를 오지 않았습니다”라며 “군대에 나오지 않고 직접 확인하는 과정이 없이 23일 동안 스트레이트로 휴가가 된 것”이라고 말했어요. 그러더니 “그런 부분에 있어서 지금 군 당국에서는 ‘굉장히 전례가 없는 일이다’라고 이야기하고 있고 내부 규칙에 따르더라도 군대에 직접 확인을 하고 요양심사를 하고 난 다음에 한다는 것”이라며 서 씨의 휴가 승인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죠.

 

하지만 이 씨가 말한 ‘군 당국’에 해당하는 국방부 설명은 달랐어요. 국방부 설명자료 ‘법무부 장관 아들 휴가 관련’에 따르면 이 씨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져 보이는데요. 국방부는 “진료목적의 청원휴가 근거는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시행령 제12조 제1항 제1호이며 이에 따라 군인의 부상 또는 질병에 의한 휴가를 지휘관이 30일 범위 내에서 허가할 수 있다”, “현역병 등의 건강보험 요양에 관한 훈령 제6조 제2항에 의해 소속부대장은 제3조의 각 호에 해당될 경우 20일 범위 내 청원휴가 연장 허가를 할 수 있었다”고 밝혔기 때문이에요.

 

이현종 씨는 서 씨가 요양심사를 받지 않고 두 번째 병가와 개인 휴가를 사용한 것도 문제라고 했는데요. 이에 대해서도 국방부는 “민간병원 입원의 경우에는 (현역병 등의 건강보험 요양에 관한 훈령) 제4조에 따른 군 병원 요양심사를 거쳐야 하지만 (서 씨처럼) 입원이 아닌 경우의 청원휴가 연장에 대해서는 군 병원 요양심사 대상이 아니다”라며 일축했어요.

 

☞ TV조선 <이것이 정치다>(9월 9일) https://muz.so/acPU

 

채널A, 추 장관 아들 절차 어기고 휴가 사용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9월 9일)는 추 장관 부부 중 한 명이 아들 서 씨의 1차 병가 마지막 날인 2017년 6월 14일 국방부 민원실에 전화해 병가 연장을 문의한 사실을 전하며 관련 대담을 했어요. 출연자 정혁진 변호사는 추측성 발언만 내놨는데요. 정혁진 씨는 “아마 (국방부 민원실에) 이렇게 전화를 했을 것 같아요. ‘우리 아들이 병가인데 몸이 계속 안 좋기 때문에 추가로 전화나 다른 방법으로 연장할 수 있겠느냐’, 그러면 국방부 민원실에서 뭐라고 대답을 했겠습니까? ‘그거는 규정에 맞지 않고 절차에 맞지 않기 때문에 조금 몸이 힘들다고 하더라도 아주 부득이한 사유가 없으면’”이라며 문의 내용을 추측했어요. 진행자 김진 씨는 국방부 민원실은 “복귀하셔야 합니다. 부대에”라고 답했을 거라며 정 씨 발언을 보충했고요. 뒤이어 정 씨는 국방부 민원실이 문의 전화에 “일단 부대 복귀했다가 다시 정식으로 휴가를 받아라”라고 답했을 거라고 재차 추측했어요. 김진 씨는 “그게 사실은 FM(정석)”이라고 동의했고요. 추 장관 아들 서 씨가 휴가를 제대로 된 절차에 따라 연장한 게 아니라서 문제라고 지적한 거예요.

 

하지만 국방부는 “휴가는 허가권자의 승인하에 실시하며 구두 승인으로도 휴가 조치는 가능하나 후속하는 행정조치인 휴가명령을 발령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휴가 중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 전화 등으로 연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어요. 서 씨가 전화로 병가를 연장한 것에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밝힌 거예요. 종편 시사대담 프로그램들은 추 장관 아들 특혜 휴가 의혹을 연일 다루고 있어요. 하지만 사안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하지 않고 출연자의 개인 의견과 추측성 발언에만 기대다 보니 대담을 본 후에 남는 건 ‘추측’밖에 없는 상황이네요.

 

☞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9월 9일) https://muz.so/acPW

 

추 장관 웃는 표정 비아냥한 <김진의 돌직구쇼>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는 추미애 장관 관련 대담 중, 본질에서 벗어나 추 장관 표정까지 문제 삼기도 했어요. 진행자 김진 씨는 “추미애 장관이 웃음을 보인 장면도 몇 장면 포착이 돼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어요.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9월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던 중 “법무부 장관의 행태는 기가 막히다”며 비판했는데요. 이를 듣던 추 장관이 웃음을 지었기 때문이에요.

 

김진 씨는 “김용태 의원님, (추 장관이)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하하하하’, 그리고 주호영 원내대표의, 사실 굉장히 날카로운 주장에 대해서도 웃음을, 웃음기를 띤 듯한 표정이었는데 이거 어떻게 봐야 합니까”라며 의견을 물었어요. 김용태 전 국회의원은 “추 장관이 자신이 있나 봅니다. 아들이 정말로 문제가 없어서 저렇게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보인 것인지, 아니면 동부지검에서 아들 사건 잘 디펜스(방어) 해줄 거라고 굳게 믿어서 저렇게 웃음을 보이는지 모르겠는데”라고 말했어요. 추 장관 표정의 의미를 마음대로 해석한 뒤 “동부지검에서 아들 사건 잘 디펜스 해줄 거라고 굳게 믿어서 저렇게 웃음을 보이는지 모르겠는데”라고 과도하게 추측한 거예요.

 

야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추 장관을 비판했으니, 추 장관 반응에 관심을 가질 수는 있어요. 하지만 추 장관 표정을 집중적으로 해석하고 여기에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하는 건 전혀 합리적이지 않아요. 비아냥으로 느껴질 수 있어요.

 

☞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9월 9일) https://muz.so/acPX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20년 9월 9일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이것이정치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뉴스TOP10>, MBN <아침&매일경제>(평일)<뉴스와이드>(평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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