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원희룡 피습’에 또 ‘보상금 프레임’ 뽑아든 채널A
등록 2018.05.2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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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전국 지방선거 미디어감시연대는 선거 시기에 한해 신문과 방송보도, 종합편성채널 시사토크프로그램, 보도전문채널의 뉴스 대담을 대상으로 이주의 나쁜 보도를 발표합니다.
아래는 2018년 5월 3주차 이주의 나쁜 선거보도 선정사유입니다.

 

20185월 셋째 주 ‘2018 서울 지방선거 미디어감시연대나쁜 선거 보도 선정개요

신문 심사

대상

512()부터 518()까지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지면에 게재된 보도

방송 심사

대상

511()부터 517()까지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 TV조선<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8> 보도
종편보도전문채널 심사대상 511()부터 517()까지 JTBCTV조선채널AMBN의 시사토크쇼, YTN연합뉴스TV의 대담 
심사위원  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와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실천위원회 위원 

 

이주의 나쁜 종편·보도채널 후보

 

1위 ‘제주2공항 갈등은 보상금 때문’ 채널A 또 ‘보상금 프레임’ 
채널A <정치데스크>(5/15)

원희룡 제주지사 예비후보가 지난 14일 토론회에서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으로부터 폭행당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폭행을 가한 제주2공항 반대대책위 부위원장 김경배 씨는 계란을 던지고 원 후보의 뺨을 한 차례 가격한 뒤 흉기로 자해를 시도했습니다. 제주2공항 건설은 제주 지역사회의 가장 뜨거운 쟁점이며, 김경배 씨를 포함한 성산읍 주민들 일부는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반대 투쟁을 벌여왔습니다. 김경배 씨는 공항 건설 반대를 요구하며 단식 투쟁을 벌였는데 그간 주민들과의 대화를 무시하던 원희룡 후보가 단식 농성장을 방문해 “아직 기운이 있네”라고 말한 뒤 4분만에 떠난 것에 분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폭행 사태까지 번진 제주2공항 갈등을 많은 시민들이 자세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언론이 객관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는데요. 채널A에서는 ‘주민들이 금전적 보상을 노리고 싸우는 것’이라는 일방적 주장만 두드러졌습니다. 

 

채널A <정치데스크>(5/15)의 전여옥 작가는 원희룡 후보 폭행 사건을 다루던 중 “배경에는 무엇이 있냐면 보상을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인 거죠”, “외부인인데 땅을 산 사람과 또 현지 토착 제주민으로서 땅을 가진 사람하고 차등하게 보상을 해 달라, 이게 이제 사람들의 주장입니다”라고 단언했습니다. 폭행 가해자인 김경배 씨 등 ‘제주2공항 반대 주민’들이 오로지 보상 목적으로 싸우고 있다는 겁니다. 이어서 “그 갈등이라는 것을 좁히기가 어렵고 굉장히 다른 복잡한 상황도 있기 때문에 이 점에서 아마도 현직 도지사인 원희룡 도지사에게 저렇게 폭력을 가한 것으로 생각됩니다”라고 결론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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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15일 채널A <정치데스크>에서 발언하고 있는 전여옥 작가

 

이는 사실상 제주2공항을 반대하는 많은 도민들을 매도하는 발언입니다. 제주2공항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다양한 근거를 들고 있습니다. 지난 2월 5일 ‘제주2공항 반대범도민행동’(이하 반대행동)은 ‘제주관광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여 ‘오버투어리즘’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제주도가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면서 연간 1500만 명의 관광객이 몰려들었고 이에 따라 교통‧쓰레기‧해수 대란이 일어나 제주도민의 삶의 질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공항부터 신설하면 문제가 악화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또한, 부지 선정 과정에서 주민과의 소통 부재 문제도 있습니다. 주민들은 제주 신공항 타당성 검토 연구용역이 대규모 개발사업의 기본인 '주민 수용성'을 철저하게 배제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미 심각한 제주 지역의 자연경관 훼손 및 환경오염 역시 시민들이 우려하는 부분입니다. 이러한 맥락을 제거한 채 ‘보상금’만을 부각한 것은 주민들을 모욕한 수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선정 사유 한마디
⁖ 주민이 당한 모욕은 누가 보상하나
⁖ 또 나온 ‘보상 프레임’, 이젠 지겹다

 

2위 ‘원희룡 후보 피습’에 ‘육영수 피격’ 비유한 TV조선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5/15)

제주도지사 원희룡 후보가 폭행 당한 사건은 또 다른 논란을 낳았는데 바로 원 후보 딸의 SNS가 문제였습니다. 원 후보의 딸은 SNS에 “아빠가 호상 당해야할 텐데”, “우리 아빠를 건드리지 마라, 칼 들고 복수하러 간다” 등의 글을 게시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삭제한 바 있습니다. 원 후보가 폭행을 당하자 큰 충격에 빠진 딸이 일으킨 해프닝이었습니다. 그러나 많은 언론이 이를 지나치게 부각하며 자극적 보도를 쏟아내, ‘제주2공항 갈등’이라는 본질을 은폐하고 원 후보 가족에 더 큰 고통을 안겨줬다는 비판이 일었습니다. 


TV조선 역시 그런 비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5/15)은 이 이슈를 ‘육영수 여사 피격’에 비유했습니다. 신효섭 조선일보 부국장이 “폭행이 가해지는 현장을 저희가 보면 원희룡 지사가 폭행을 당하는 순간에 어떤 저항을 안하고 가만히 있습니다 마치 이전에 육영수 여사가 총탄을 맞았을 때 가만히 앉아 있어서 쓰러지는 그것을 연상시킬 정도로 원 지사가 반응을 안하고 눈을 감고 가만히 당하고 있는 것처럼 이렇게 보인거예요. 원 지사에 비판적인 일부 네티즌은 '왜 가만히 있었느냐, 혹시 저거 자작극 아니냐. 일부러 뭔가 짜고치기식 연기 아니냐' 이런 식의 비판을 했고, 딸이 못 참고 '당신들도 그런 걸 한번 당해봐라, 그게 말이 되느냐' 그런 반박글을 올리는 과정에서 ‘호상’ 등 부적절한 언어까지 등장을 했습니다”라고 말한 겁니다. 


물론 이는 원 후보 딸의 SNS 논란이 일부 네티즌의 부적절한 댓글에서 촉발됐다는 상식 수준의 설명이기는 하나, ‘육영수 피격’이라는 극단적인 비유는 불필요합니다. 육영수 여사를 특정 후보에 비유하는 것 자체가 그 후보에 긍정적 또는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울 가능성이 크다는 것, 이러한 비유 자체가 굉장히 주관적이고 선정적이라는 점은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 규정에 위배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선정 사유 한마디
⁖ 주민의 삶은 외면한 채 후보의 폭행만 집중하는 게 지방 선거 보도로 적합한가

 

이주의 나쁜 신문 선거보도

 

1위 이재명 ‘욕설 녹음 파일’ 논란 부추기는 중앙일보
 중앙일보 <이슈도 인물도 없는 지방선거…북미 정상회담에 묻혔다>(5/14 https://bit.ly/2wQPvsm ),
<남경필 “이재명 욕설파일 충격…알고 공천했다면 비상식적”>(5/14 https://bit.ly/2rKGo7I ), 
<남경필 “이재명 갑질 우려” 이재명 “저질 네거티브”>(5/15 https://bit.ly/2IlJkSv ),
<남경필 ‘이재명 욕설’ 비난…명예훼손 될까 안될까>(5/16 https://bit.ly/2jY2nDS ), 
<“이재명 욕설 너무 심했다” vs “남경필, 나의 가정사 왜 들추나”>(5/17 https://goo.gl/VBW9w5 )

남경필 자유한국당 경기지사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의 ‘욕설 녹음 파일’을 언급하며 민주당을 향해 “이 후보에 대한 공천을 취소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도 “유세차에 (욕설음성파일을) 틀어놓으면 경기도민들 절대 안찍는다”면서 법적 검토 이후 유세장에서 틀 수 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선거 전략 차원에서 자유한국당이 이재명 후보의 욕설을 부각하고 비난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중앙일보는 자유한국당이 이 후보를 비난하는 내용을 3일 내내 따음표로 받아 반복해 기사를 내놨습니다. 14일부터 3일간 이 후보 욕설파일을 중점적으로 다룬 보도를 3건 다루면서 “(이후보가) 지사가 된다면 얼마나 많은 도민에게 갈등과 분노의 갑질을 일삼을까, 공적인 분노가 치밀어”(남경필), “자기 형님이나 형수에게 입에 담지 못할 쌍욕을 하는 사람”(홍준표), “이 후보 인격의 실체를 알고 나면 도저히 찍어 줄 수가 없을 것”(남 후보 캠프 관계자), “(이 후보의)생각과 말과 행동이 정상적으로 보기가 참 어렵다”(남경필), “형사고소 운운하는걸 보니 (욕설이)사실은 사실인 모양”(홍준표), “쯔쯔쯔, 다급하긴 했나보다”(홍준표)를 기사에 그대로 실었습니다. 17일에는 ‘시민 목소리’를 빌어 또한번 ‘이재명 파일 논란’을 다뤘습니다. ‘욕설 음성 파일’ 논란은 2014년과 2016년 말, 이 후보가 출마할 때마다 논란이 됐던 바 있고, 이 후보가 사실을 인정하고 해명하며, 몇 차례에 걸쳐 공개사과를 한 내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일보가 4일내내 지면을 통해 해당 논란을 집중 부각한 것은 선거에 개입하기 위한 노골적 의도로 읽힐 수밖에 없습니다. 

 

선정 사유 한마디
⁖ 이재명 욕설 X 4일 = 지면이 아까워
⁖ 도대체 몇 번이나 더 보도할지 혀를 차며 지켜볼 일이네

 

2위 야당발 ‘발가락 자해 군면제’ 흑색선전 받아 쓴 조선일보
조선일보 <여 허태정 후보 ‘발가락 자해 군 면제의혹’ 논란>(5/15 https://bit.ly/2k8n6Fi )

17일 자유한국당 대전시당은 ‘병역기피 의혹 검증․제보센터’ 현판식을 열었습니다. 현판식에 참석한 이은권 대전시당위원장 등 한국당 관계자들은 ‘발가락은요?’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신발과 양말을 모두 벗고 맨발을 들어 보이는 퍼포먼스를 벌였습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의 엄지발가락 절단을 겨냥한 것입니다. 이 퍼포먼스는 ‘장애 비하’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8일부터 1989년 허 후보가 군입대를 면제받기 위해 엄지발가락을 절단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데, 명확한 증거는 대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에 허 후보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네거티브’에 대응하지 않겠다고 답하면서 해당 의혹을 보도한 기자를 고발했습니다. 주요일간지 중 조선일보만 유일하게 15일 해당 이슈를 다뤘습니다. 자유한국당의 주장은 사실성․객관성․공정성이 전혀 검증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선거 시기,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있을 때는 최소한 언론사가 해당 사실을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근거가 합당한지 여부는 생략한 채,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의 입장을 따음표로 쭉 나열한 후, 허 후보의 입장을 덧붙였습니다. 기사 제목도 ‘발가락 자해 군 면제 의혹’ 논란으로 뽑았습니다.

 

선정 사유 한마디
⁖ ‘장애 비하’ 퍼포먼스 논란은 제쳐두고 자유한국당 발 흑색선전만 강조한 조선일보의 부창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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