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말만 하면 문제, 문재인 욕하기 종합선물세트
2016년 12월 19일 ~ 20일
등록 2016.12.22 18:47
조회 810

19~20일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 TV조선 <박종진 라이브쇼>(12/19)에선 문재인 욕하기 종합선물세트가 등장했습니다. ‘종북몰이’, ‘혁명 알레르기’, ‘문재인 욕하고 이재명 띄우기’가 모두 동원됐고요. 진행자의 편파 진행, 왜곡 만평은 덤이었습니다.

 

1. ‘말’만 하면 문제, 문재인 욕하기 종합선물세트
  요즘 문재인 전 대표는 ‘말’만 하면 구설수에 오르고 있죠. 대표적인 게 ‘종북몰이’, ‘헌법을 넘어선 혁명선동’, ‘문재인 욕하고 이재명 띄우기’ 등인데요. TV조선 <박종진 라이브쇼>(12/19)에 이 모든 게 등장했습니다. 차명진 전 새누리당 의원의 ‘만평’ 한 장을 놓고, 문 전 대표에 대한 전방위적 공격이 이루어진 건데요. 먼저, 차명진 씨가 그린 만평만으로도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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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표는 사드를 끌고 가고, 이재명 시장은 미군 탱크에 망치를 휘두르는 모습을 그린 차명진 전 새누리당 의원의 만평.
TV조선 <박종진 라이브쇼>(12/19) 화면 갈무리

 

  차명진 씨의 만평 제목은 ‘한미동맹의 미래’인데요. 이재명 성남시장은 미군 탱크에 망치를 휘두르고, 문 전 대표는 사드를 끌고 가고 있습니다. 두 사람 중 누구든 대통령이 되면 한미 동맹을 붕괴시켜버릴 것이란 예단인데요. 보수 진영이 진보 인사에 가하는 전형적 안보 공격입니다. 이번 만평은 평소하던 왜곡에 폭력까지 가미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만평을 둘러싼 출연진들의 대담에 있습니다. 진행자 박종진 씨는 차 씨와 생각이 달랐는데요. 방송 전 날 본인이 이재명 시장과 인터뷰를 했다면서 “문재인 전 대표. 얼마 전 ‘사드 배치는 차기 정부에서 논의해야 한다’ 이런 주장을 했죠. 한미 정부가 합의한 사항, 뒤엎는 발언 경솔한 것 아닙니까? 지금 이렇게 얘기 나오는데. 이재명 시장은 제가 어저께 만나서 인터뷰를 했었어요. 그런데 이분은 한미동맹을 굉장히 중요시하는 분입니다. 그리고 미국과 북한이 둘 중에 어디를 만나자 하면 문재인 의원은 북한 가겠다고 그랬잖아요. 이분은 무슨 소리냐. 한미동맹이 대한민국에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자기는 미국 가겠다. 그 대답을 정확히 얻어냈습니다. 그리고, 그래서 여기에 망치 들고 이건 좀 잘못된 것 같습니다”라고 주장합니다. 이 시장 대변인을 자처하며 이 시장과 문 전 대표는 다르다고 주장한 것이죠. 차 씨가 계속 “(이 시장은) 사드에 대해서 반대”한다고 주장하는데도, 박 씨는 “반대는 하지만 이미 결정된 걸 어떻게 바꾸냐. 현실을 인정한다”라고 했다며 끝까지 이 시장을 옹호했습니다. 그러나 박 씨의 믿음과는 달리 이 시장은 SNS를 통해 사드에 대한 다른 견해를 밝혔습니다. 이 시장이 지난 20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협의가 된 사안이니 일방적 폐기는 불가능하고 무책임하다”, “시한부 배치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 발언에 대해 논란이 커지자 이 시장은 SNS에서 “사드는 철회되어야 하며, 차기 정부로 넘긴 후 재검토를 하는 것”이 자신의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는 박종진 씨가 ‘경솔하다’고 비난한 문 전 대표의 생각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박종진의 라이브쇼>는 이어 대통령에 당선되면 미국과 북한 중 “북한을 먼저 가겠다”고 한 문 전 대표 인터뷰 한 구절 비판했습니다. 현경병 성균관대 초빙교수는 “문재인 전 대표가 한미 동맹에 대해서 자세가. 아까 말씀하셨으니까. 문제가 있고. 또 그리고 북한에 대해서. 미국보다 먼저 북한을 가겠다. 개성공단을 재개하겠다”고 의견을 보탰습니다. 그러자 옆에서 진행자 박종진 씨는 “혁명 이야기, 혁명 이야기”라며 옆구리 찌르듯 부추겼습니다. 그러자 현경병 씨는 냉큼 “굉장히 국내적으로는 국가 대청소, 또 시민혁명, 혁명의 완수 이렇게 해서 요즘 좀 너무 과하게 나가시는”이라 답했고요. 박종진 씨는 기다렸다는 듯 “탄핵 기각되면 혁명하겠다는 이 이야기도 굉장히 문제가 되고 있죠”라며 논란을 만들어냅니다. 요즘 보수 언론에서 너나 할 것 없이 내어 놓은 공격입니다.


  문 전 대표의 ‘혁명’ 발언은 지금 국민들이 만들어 내고 있는 ‘촛불혁명’, ‘시민혁명’의 ‘혁명’입니다. 촛불 혁명이 만들어낸 탄핵 소추가 기각된다면, 이에 대한 국민의 정당한 ‘저항권’ 행사로서의 ‘혁명’을 이야기 한 것이고요. 이 표현은 이 시장 역시 ‘같은 의미’로 수차례 쓴 바 있습니다. ‘대한민국 혁명하라’는 주제로 강연하기도 했고, 탄핵 표결은 “건국 명예혁명을 향한 국민의 승리”라 표현하기도 했죠. 종편 출연진들에겐 문 대표의 ‘혁명’ 발언만 마치 반헌법적, 폭력 혁명 마치 쿠데타의 일종으로 들리나봅니다. ‘문재인 욕하기 위해 이재명 띄우기’란 색안경이 만들어 낸 편파적, 작위적 해석의 전형입니다.

 

2. 안철수 향해 ‘문재인 비판하기’ 팁 전수하는 조순형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문재인 전 대표의 혁명 발언에 대해) 정치인에 대한 평가는 콘텐츠로 평가하지 않고 이벤트로 평가가 된다면, 화제성 평가가 된다면, 우리는 다시 다음에 콘텐츠 없는 지도자를 뽑을 수밖에 없게 되는 겁니다”라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TV조선 <뉴스를 쏘다>(12/20)에 출연한 조순형 전 국회의원은 안 전 대표의 발언을 비판하며 훈수를 뒀습니다.


  조 씨는 문 전 대표를 지칭하지 않은 안 전 대표를 향해 “그럼 솔직하게 문재인 대표라고 이름을 딱 지목을 해서 해야지 그렇게 돌려가면서 그러면 됩니까”라고 나무랐습니다. 이어 비판하는 팁까지 전수했는데요. “안철수 전 대표고 문재인 전 대표고 경쟁관계 아니에요? 경쟁 관계면 아주 정정당당하게 지목을 해가지고 무슨 인신공격, 사생활 비난하는 것도 아니고 공적인 입장 이런 걸 비판하는 건데 아주 지목을 해가지고 촛불시위에 그렇게 편승해가지고 그러면 안된다 말이야. 그렇게 비판을 해야지”라며 안 전 대표를 향해 문 전 대표를 직접적으로 비판하라고 말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조 씨는 안 전 대표의 인터뷰는  “내용이 없고 기본이 안 돼 있고 이벤트를 쫒아간다, 촛불 시위났다 그러면 거기 편승해가지고 마구잡이로 폭주하는 문재인 대표”를 말하는 거 아니냐며 자기가 원하는 해석까지 곁들였습니다. 안 전 대표의 발언 중 어디에서도 ‘마구잡이로 폭주’한다는 내용은 없습니다. 안 전 대표의 발언을 빌려 조순형 전 의원 본인의 속마음을 말하는 수준인거죠. 조 씨의 이런 발언들은 야권 정치인들이 서로 싸우길 바라는 모습으로만 비춰집니다.   


3. 이영작 “황교안 대행 국회 출석, 잘못됐다”
  황교안 권한대행이 국무총리 자격으로 국회 대정부 질문 출석 의사를 밝혔죠. 그러자 연합뉴스TV <뉴스1번지>(12/20)에 출연한 이영작 서경대 석좌교수는 이를 비판했습니다. 그 이유가 기가 막히는데요. 이 교수는 “문재인 전 대표 같은 분은 자기가 마치 대통령이나 된 거같이 국가원수인 것처럼 행동하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정당이 황 총리를 국가 원수로서 인식하기가 싫은 거죠”라고 이야기합니다. 문 전 대표가 대통령 행세를 위해 황 총리를 부정한다는 논리인데요.


  이 교수는 “잘못된 거죠. 왜냐하면, 어느 나라에나 국가원수는 항상 있어야 합니다. 한순간도 자리를 비우면 안 되는 거예요. 그런데 그 국가원수가 국회의사당에 끌려 나가서 증언을 해야 하고요. 그러면 국가 원수가 지금 없는 순간 아니에요. 그게 말이 돼요? 그건 말이 안 되죠. 그러니까 지금 야당에서는 자기네들이 국가원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문재인 전 대표 같은 분은 자기가 마치 대통령이나 된 거같이 국가원수인 것처럼 행동하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정당이 황 총리를 국가 원수로서 인식하기가 싫은 거죠. 그러니까 어떻게든지 끌어내리려고 하는 건데 그것은 국가적으로 굉장히 정말 커다란 망신이고 국제적으로 망신이고”라고 말했습니다.


  이영작 씨는 야당이 대통령 행세를 하고 싶어서 황 대행을 견제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문 전 대표가 ‘대통령 행세’한다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문 전 대표는 그저 대선 유력주자로서 자신의 비전을 밝히는 것일 뿐, 대통령 행세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문 전 대표의 대통령 행세로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도 이상하지만 그를 위해 황 대행을 무시한다는 논리도 이상합니다. 야당이 황 대행을 비판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황 대행이 대통령이 탄핵당한 상황에서 유일한 선출권력인 야당을 존중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행동했기 때문입니다. 황 대행은 국회와 협의 없이 지난 12일 유일호 경제부총리의 유임 의사를 밝히고 16일 차관급의 한국마사회장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황 대행은 대통령이나 국회처럼 국민의 위임을 받아 선출된 공직자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탄핵당한 대통령을 대신해 국정을 대리할 뿐이죠. 민심이 대통령을 탄핵했다면, 이제 민심을 대변할 곳은 국회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황 대행이 야당은 물론 여당과도 일절 논의 없이 국정운영을 강행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민주당은 이런 황 대행에게 오히려 “대통령이 된 것처럼 인사권을 행사하는 것이 놀랍고 걱정스럽다”며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황 대행이 대통령과 달리 선출권력인 국회와 협치를 통해 국정을 운영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이 교수는 “국회와 긴밀한 협의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박근혜 대통령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탄핵사태가 끝나면 돌아올 것이기 때문에 그때까지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죠.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박 대통령의 탄핵안이 기각될 것이라는 믿고 있는 이 교수의 가정부터 참 이상합니다. 또 그것을 기다려 야당이 반대할 것이 뻔한 박근혜 정부의 정책을 유지하라뇨. 이미 최순실 씨 등 비선 실세의 일반인들이 국정 전반에 관여해 범죄를 저지른 정황이 분명해진 상황입니다. 사드 배치,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의 정책은 그 의도부터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논란이 될 만한 박근혜 정부의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논쟁으로 국정 동력만 소모하게 할 뿐입니다.

 

* 민언련 종편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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