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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저격수 자처한 TV조선, 때 이른 ‘대선 전초전’
2016년 11월 25~27일
등록 2016.11.28 20:33
조회 503

25~27일 방송 저녁뉴스에서는 26일 열린 5차 범국민행동과 가속도가 붙은 탄핵 논의가 주요하게 다뤄졌습니다. 27일에는 검찰이 차은택 씨를 기소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공범’으로 적시해 SBS와 채널A를 제외한 5개 방송사가 모두 톱보도로 타전했습니다. 주말 간 190만 명의 시민이 퇴진을 요구하고 탄핵과 특별검사, 국정조사까지 이번 주에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의 혐의점은 점점 더 선명해지고 정치권 상황도 긴박한 상황인데요. TV조선은 이런 상황에서도 문재인 전 대표를 비판하면서 대선을 대비하는 모양새입니다.

 

1. 언론개혁 필요성 강조한 문재인 대표 공격하는 TV조선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25일 경기대 수원캠퍼스에서 열린 대학생 시국대화에서 그동안 박근혜 정부를 옹호했던 주류 언론을 비판하며 ‘언론 개혁’의 필요성을 강변했습니다. 그러자 TV조선은 대단히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TV조선 <“언론 때문에 제왕적 대통령 나와”>(11/25 https://bit.ly/2gugKMp)는 “문재인 전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 같은 제왕적 대통령이 나온 것은 언론 때문이라며 언론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습니다. 언론이 최순실 의혹을 잇따라 제기한 사실은 외면한 채 느닷없이 언론 개혁을 주문한 것”이라며 문 전 대표를 강력 비판했는데요. 이 보도는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자사의 잘못을 은폐하는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논평은 29일 오전 별도로 발표되니 많은 참고 바랍니다.

 

2. 스스로 ‘최순실 개입 의혹’으로 보도한 정책 비판에도 ‘무리수’, TV조선의 ‘무리수’
TV조선의 무리한 문재인 전 대표 비방은 27일에도 이어졌습니다. TV조선 <“보수 불태워야” 논란 확산>(11/27 https://bit.ly/2gNvWJ0)은 문 전 대표를 향해 “말이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습니다. 공격 대상도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벗어나 사실상 보수 세력 전체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국가 안보 현안까지 최순실과 엮는 것은 무리하다는 지적”이라 비판했습니다. 김정우 기자는 5차 범국민행동 당일 문 전 대표가 “통일대박, 개성공단 폐쇄, 사드 배치…전부 최순실 작품이란 말입니까” “가짜 보수 정치세력, 이 거대한 횃불로 모두 불태워 버립시다”라고 연설하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대통령의 불법 의혹을 비판하는 건 좋지만, 그 대상을 지나치게 확장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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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전 대표의 ‘박근혜 정부 정책 비판’에 소방수 자처한 TV조선(11/27)

 

문 전 대표가 “정책적으로도 사드 배치를 비롯해 개성공단 중단, F-35 전투기 도입, 한일정보보호협정 체결,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 광범위한 현안을 포괄”해 모든 게 “최순실과 엮여 있다”고 주장했지만 지나치다는 것입니다. 보도 말미에는 “문 전 대표가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보수 대 진보 이념 대결 구도로 몰아가고 있다는 해석”도 덧붙였습니다. 문 전 대표가 박근혜 정부를 탄생시키고 국정 운영에 동조한 보수 세력을 비판하자 보수 세력과 정부의 정책을 옹호한 것입니다. 문 전 대표의 ‘정책 비판’이 근거가 없다는 듯 몰아붙이기도 했습니다.

 

3. 스스로도 비판의 근거 댔던 정책들…TV조선의 ‘보수 재집권 집념’
TV조선은 박근혜 정부의 주요 정책들이 최순실과 엮여 있다고 주장한 부분을 문제 삼았는데 이는 자사가 냈던 보도의 취지와도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TV조선은 불과 이틀 전 <“F-35 위임”…최순실도 개입?>(11/25 https://bit.ly/2fH2baP)에서 “린다김은 최순실 씨와 친분이 있다는 증언이 곳곳에서 이어져 F-35선정에도 최 씨의 그림자가 드리운 게 아니냐는 의혹”을 단독 보도했습니다. 차은택의 외삼촌인 감상률 교수가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으로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지휘했다는 의혹도 불거진 지가 꽤 됐는데, TV조선도 김상률 교수와 관련된 ‘차은택 인사 전횡 의혹’을 11월 초부터 꾸준히 보도한 바 있습니다. TV조선은 이렇게 비판할 근거가 충분한 정책들, 특히 스스로도 단독까지 붙여 보도했던 ‘최순실 개입 의혹 정책’들을 문재인 전 대표가 비판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갑자기 옹호한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포기하더라도 ‘보수 재집권’은 포기할 수 없다는 TV조선의 ‘정치적 집념’이 정확하게 드러난 보도입니다. 

 

4. 5차 범국민행동, 이번에도 MBC가 가장 소극적
26일에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5차 범국민행동이 있었습니다. 전국적으로 190만 명의 시민이 모여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외쳤고 여야 정치권도 참여를 했습니다. 탄핵과 특검, 그리고 매주 100만을 돌파하는 분노한 민심까지, ‘버티기’에 돌입한 박근혜 대통령도 이번 주에는 대국민 담화를 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옵니다. 12일 3차 범국민행동 당시 ‘MBC마크’를 뗀 단 1건의 집회 생중계 보도로 빈축을 샀던 MBC는 그 이후 집회에서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이번에도 집회 생중계 보도는 광화문과 경복궁역사거리를 각각 2번씩 비춰주면서 4건에 그쳤습니다. 타사의 경우 KBS 6건, SBS 25건, JTBC‧TV조선 8건, 채널A 7건, MBN 5건입니다. MBN도 5건으로 큰 차이가 없는 듯 보이지만 MBN의 5건 중 2건은 집회 현장을 보여주며 기자들이 다른 소식을 전달하는 대담 형식 보도였습니다. 보도 분량이 13분, 6분으로 집회 현장을 보여주는 시간도 굉장히 깁니다. MBC는 부산, 광주 등 서울이 아닌 타 지역을 연결한 보도가 단 1건도 없는 유일한 방송사이기도 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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