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방송심의위원회_
‘김경수 유력한 증거’라는 채널A, 시민들 “말장난 하지마라”
등록 2018.08.2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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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3일 발족한 민주언론시민연합 시민 방송심의위원회(이하 민언련 시민 방심위)는 8월 22일 오후 6시 30분에 14차 안건을 상정했다. 민언련 시민 방심위는 방송심의규정을 위반해 각종 왜곡‧오보‧막말‧편파를 일삼는 방송사들을 규제해야 할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민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출범했다. 시민 방심위는 매주 수요일 저녁 6시 30분, 새로운 안건을 민언련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여 시민들이 직접 제재 수위 및 적용 조항을 제안하도록 하고 있다. 아래는 8월 15일 오후 6시 30분부터 8월 22일 오후 3시까지 집계한 13차 심의 결과와 8월 22일 오후 6시 30분에 상정한 14차 안건이다.  

 

시민 방심위 13차 안건 1,568명 심의

 

‘김경수 범죄자’ 몰아가는 채널A, 이번엔 ‘말장난’
민언련 시민 방송심의위 13차 안건은 채널A <정치데스크>(8/8) <내일 재소환, ‘스모킹건’ 있나> 보도‧대담이었다. 채널A는 김경수 경남지사가 특검으로부터 1차 소환 조사를 받고 7일 새벽 귀가하며 기자들과 주고 받은 짧은 문답을 근거로 ‘김경수 지사가 유력한 증거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는 과도한 결론을 내렸다. 이는 김 지사를 사실상 범죄자로 전제한 것이다. 특검이 드루킹의 ‘진술 조작’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사실까지 밝혀진 상황을 감안할 때 정치적 악의까지 엿보인다고 할 수 있다. 


채널A 김민지 기자는 “특검이 유력한 증거 제시했다고 하는데 확인하셨습니까”라는 질문에 김 지사가 “유력한 증거나 그런 걸 확인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대답한 것을 두고 “자기 발등 찍은 것”, “유력한 증거를 본인은 알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라 보도했다. 조수진 동아일보 부장 역시 “특검 조사를 마치면 보통 성실히 답변했다고 대답하는데 ‘유력한 증거를 확인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말은 자신의 혐의가 입증될 만한 유력한 증거가 무엇인지 봤을 수 있다”며 같은 논지를 펼쳤다. 이 주장은 김 지사가 “충분히 설명했고 소상히 해명했다”는 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안 한 것처럼 묘사하여 무리하게 김 지사를 범죄자로 묘사한 것이다. 이런 주장을 펼친 출연자들이 모두 채널A, 동아일보 기자라는 점에서 심각한 왜곡 보도, 오보라고 볼 수 있다. 

 

“보도에서 왜 말장난을 하나”
해당 안건에 총 1,568명의 시민들이 심의 의견을 제출했다. 재승인 심사에 벌점이 있는 ‘법정제재’가 1,559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벌점이 없는 ‘행정지도’는 9명에 그쳤다. ‘문제없음’을 의결한 시민은 단 1명도 없었다.

 

프로그램 중지·수정·정정

관계자 징계

경고

주의

권고

의견제시

문제없음

1,032명

374명

117명

36명

6명

3명

-

1,568명

66%

24%

8%

2%

-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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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방송심의위 13차 안건(채널A <정치데스크>(8/8)) 심의 결과 Ⓒ민주언론시민연합

 

13차까지 이어진 시민 방송심의위원회 심의에서 ‘문제없음’이 단 1명도 없었던 안건은 1차 안건(TV조선 <김광일의 신통방통>(5/9) ‘세월호 리본은 나치 다윗별’) 이후 처음이다. 1차 안건은 참여 시민이 26명에 불과했는데 이후 모든 안건의 심의 참여 시민이 1000명 내외였음을 고려하면 사실상 처음으로 ‘문제없음’ 의견이 없었던 셈이다. 모든 안건에서 최소 1명, 많게는 11명까지 ‘문제없음’ 의견이 있었다. 그만큼 이번 13차 안건의 문제점이 심각했음을 알 수 있다. 


시민들은 채널A 보도가 근거 없는 자의적 판단을 넘어 사실상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점, 김 지사를 무리하게 범죄자로 낙인찍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프로그램 중지‧수정‧정정’을 의결한 시민은 “보도에서 말장난을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고 ‘관계자 징계’를 준 시민 역시 “김민지 기자의 말장난과 이를 이어 받은 조수진 기자의 비논리와 비상식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런 보도를 낸 채널A는 승인 취소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출연자들이 자의적으로 김 지사를 범죄자로 결론을 낸 채 보도하고 있다”, “기자가 원하는 답변을 유도하고 그 답변만 방송하여 시청자는 왜곡된 정보만 보게 됐다”와 같이 채널A가 ‘김경수=범죄자’를 전제한 채 보도했음을 주요하게 지목한 시민들도 있다. 

 

압도적인 ‘객관성 위반’ 의견
시민 방심위원회는 13차 안건에 적용할 수 있는 조항을 제13조(대담․토론프로그램 등), 제14조(객관성), 제23조(범죄사건 보도 등)로 제안했다. ‘없음’과 ‘기타 적용 조항 의견’도 택할 수 있도록 명시했고, 시민들은 적용 조항을 중복 선택할 수 있다.

 

제13조(대담․토론프로그램 등)

제14조(객관성)

제23조(범죄사건 보도 등)

없음

1,291명

1,438명

1,125명

1명

82%

92%

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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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방송심의위 13차 안건(채널A <정치데스크>(8/8)) 적용 조항 Ⓒ민주언론시민연합

 

1차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특검으로 출석하는 김 지사의 모습을 보며 ‘실망스럽다’, ‘개선장군같다’, ‘국민밉상 이석기 전 의원’ 등 개인적인 혐오감을 토로했던 12차 안건 채널A <정치데스크>(8/6)과 제시된 조항이 같다. 똑같이 김 지사를 범죄자로 전제하고 주관적인 판단을 사실처럼 보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민들의 선택은 달라졌다. 


12차 안건에서 가장 많이 적용된 조항은 제13조(대담‧토론프로그램 등)으로 84.5%의 선택을 받았다. 근소하지만 83.6%의 선택을 받은 제14조(객관성)보다 많았다. 그 이유는 12차 안건이 제13조(대담‧토론프로그램 등)의 모든 내용을 정면으로 위반했기 때문이다. ‘형평성‧균형성’, ‘견해가 다른 인물의 출연 보장’, ‘토론의 결과 유도해서는 안 된다’, ‘타인을 희화화해서는 안 된다’ 등 채널A는 모든 조항에 저촉됐다. 13차 안건 역시 비슷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으나 시민들은 무려 92%, 압도적으로 제14조(객관성)을 적용했다. 물론 제13조(대담‧토론프로그램 등)도 82%로 많은 시민들이 선택했으나 13차 안건이 ‘말장난’의 성격이 컸던만큼 기본적인 객관성에서 실격이라는 판단이 앞선 것으로 보인다. 


민언련 시민 방심위가 제안한 조항 외에 제9조(공정성), 제17조(오보정정), 제20조(명예훼손 금지), 제25조(윤리성), 제27조(품위유지)를 적용한 시민들도 있었다. 

 

13차 심의에 참여한 시민 구성 
이번 심의에 참여한 시민은 총 1,568명 중 남성 1,019명(65%) 여성 549명(35%)/ 10대 4명(0.3%), 20대 52명(3.3%), 30대 350명(22.3%), 40대 772명(49.2%), 50대 321명(20.5%) 60대 이상 69명(4.4%)이었다. 


민언련이 이처럼 의견을 남겨주신 시민의 연령대와 성별을 취합해 공개하는 이유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구성이 보다 다양한 계층을 대변할 인물들로 구성돼야 한다는 취지 때문이다. 지난 3기 방통심의위 심의위원에는 9명 전원이 남성이었고, 고연령층이었다. 이 같은 구성에서 오는 근본적 문제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 민언련 시민 방심위는 의견을 취합하면서 계속 성별과 연령대를 함께 취합하고자 한다. 

 

14차 시민 방송심의위원회 안건 상정

 

TV조선‧채널A‧MBN ‘삼성 갤럭시노트9 홍보 보도’(8/10) 
14차 시민 방송심의위원회 안건으로 TV조선‧채널A‧MBN 종편 3사 저녁종합뉴스의 ‘삼성 갤럭시노트9 홍보 보도’(8/10)가 상정됐다. TV조선 <뉴스9>, 채널A <뉴스A>, MBN <뉴스8> 등 종편 3사의 저녁종합뉴스는 8월 10일, 일제히 삼성전자의 신제품 휴대폰 ‘갤럭시노트9’을 홍보하는 보도를 1건씩 냈고 그 내용과 구성이 유사했다. 기자가 삼성 신제품의 기능을 직접 시현했고 3사 보도에 같은 인물이 인터뷰이로 등장해 삼성 휴대폰을 극찬하기도 했다. 이런 보도 내용은 모두 같은 날 삼성이 배포한 보도자료와도 일치한다. 언론이 특정 기업의 신제품을 보도로서 홍보해도 되는 것인지, 한 해 수많은 업체에서 수많은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는데 유독 삼성의 신제품만 이렇게 보도로 홍보해주는 이유가 무엇인지, 기본적인 언론 윤리를 되물을 수밖에 없는 보도이다. 

 

보도 제목부터 ‘기자 시현’까지…일제히 ‘S펜’ 극찬
TV조선 <갤럭시 노트9 첫선…원격조종 S펜 ‘눈길’>(8/10 https://bit.ly/2KMYDAe ), 채널A <만능펜…베일 벗은 갤럭시노트9>(8/10 https://bit.ly/2MbiAGh ), MBN <요술펜의 등장>(8/10 이상은 기자 https://bit.ly/2w2WaMA )은 모두 보도 제목에서 ‘삼성 갤럭시노트9’의 ‘S펜’, 즉 ‘블루투스 펜’을 선전하고 있다. TV조선은 ‘원격조종’, 채널A는 ‘만능펜’, MBN은 ‘요술펜’이라며 극찬했다. 보도를 시작하는 앵커 멘트에서도 ‘S펜’이 등장한다. TV조선 오현주 앵커는 “노트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S펜이, 블루투스가 탑재돼 리모컨 기능을 하고”, 채널A 여인선 앵커는 “펜 하나만으로 다양한 기능을 실행할 수 있고”, MBN 김주하 앵커는 “블루투스 기능을 장착한 펜이 요술펜”이라 언급했다. 


리포트에서도 ‘삼성 S펜’을 향한 구체적인 홍보가 이어졌다. TV조선‧채널A‧MBN 3사의 기자들 모두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직접 ‘S펜’을 사용해보며 시청자에게 시현해 보인 것이다. 시현을 하면서 기자가 설명하는 내용도 당연히 동일하다. TV조선 김자민 기자는 “노트9 S펜에는 블루투스가 탑재돼 버튼을 눌러 사진을 찍을 수 있고, 동영상을 켜고 끄는 리모컨 역할도 가능합니다”, 채널A 박수유 기자는 “사진을 찍거나 음악을 재생하고 프레젠테이션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MBN 이상은 기자는 “반경 10미터 안에서 작동하는데 사진촬영뿐 아니라 음악 재생,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 넘기기 등 다양한 기능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습니다”라고 보도했다.  

 

똑같은 ‘스펙 홍보’에 똑같은 ‘인터뷰’까지…판박이 홍보 보도
‘S펜’ 외에도 TV조선‧채널A‧MBN 보도가 입을 맞춰 선전하는 내용이 더 있다. 바로 메모리 및 배터리 용량의 확장이다. TV조선은 “메모리용량이 커졌습니다. 노트8에 비해 두 배 늘어난, 최대 512GB”, “전작보다 용량이 21% 커진 배터리는 한 번 충전으로 24시간 쓸 수 있습니다”, 채널A는 “역대 최고 수준의 대용량 배터리와 메모리 용량”, MBN은 “배터리 용량은 역대 스마트폰 가운데 최고인 4천㎃h로 전작인 갤럭시노트8보다 21% 늘었습니다. 내장메모리 용량 역시 기본 128GB로 전작보다 두 배 늘었고”라고 전했다. 


심지어 세 방송사는 인터뷰까지 공유했다. TV조선 보도에 등장한 ‘폭스비즈니스’의 수잔 리 기자는 “큰 스크린, 빠른 프로세서, 큰 용량 등. 가장 좋은 건 블루투스 펜”이라 인터뷰했는데 이 인터뷰는 MBN에도 똑같이 인용됐다. 역시 TV조선 보도에 등장한 ‘스위스 언론인’ 파스칼은 “덱스도 플랫폼도 필요 없이 꼽기만 하면 되니 어메이징한 세컨드 스크린 기능을 할 수 있다”이라며 삼성 갤럭시노트9의 ‘덱스’ 기능을 칭찬했고 이 인물은 채널A 보도에도 나와 “특히 노트9의 펜이 마음에 들었어요”라고 말했다. 

 

보도 마무리는 ‘삼성 응원’, 출처는 ‘삼성 보도자료’?
이렇게 보도의 구성과 내용이 일치한 TV조선‧채널A‧MBN의 ‘삼성 갤럭시노트9 홍보 보도’는 마무리도 유사하다. TV조선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중국 업체들의 추격과 애플의 견제 탓에, 1위 업체 삼성전자에 대한 도전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위상을 우려했고 채널A 역시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의 맹추격에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는 삼성전자”라며 비슷한 입장을 드러냈다. 다만 채널A는 “예년보다 한달 정도 빨리 출시된 갤럭시 노트9이 다음달로 예상되는 애플의 신형 아이폰을 제압하고 상반기 갤럭시 S9의 판매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며 기대감을 더했고 이는 “애플 역시 다음 달 신형 아이폰 출시를 앞둔 가운데 하반기 스마트폰 경쟁에 관심이 쏠립니다”라고 마무리한 MBN과 유사하다.


이렇게 민망할 정도로 똑같은 내용의 홍보 보도가 나온 배경으로는 같은 날 삼성이 배포한 보도자료를 들 수 있다. 삼성은 10일,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9’ 전격 공개>(8/10 https://bit.ly/2MQZSQt )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해, “'갤럭시 노트9'은 갤럭시 노트 시리즈만의 특징이자 독특한 스마트기기 사용 문화를 만들어 온 S펜에 블루투스(BLE)를 지원하며 전에 없던 편의성과 사용성을 제공한다. ‘갤럭시 노트9’은 4,000mAh 대용량 배터리, 128GB·512GB 내장 메모리, 10nm 프로세서, 최대 1.2Gbps 다운로드 속도 등 역대 최강의 성능”이라 홍보했다. 이 같은 내용은 모두 TV조선‧채널A‧MBN이 중점적으로 보도한 내용들이다. 세 방송사가 삼성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1건의 보도로 만들어 준 모양새다. 

 

민원 제기 취지
사실상 삼성의 신제품을 언론이 보도로 홍보해주는 이같은 행태는 비윤리적이며 시청자를 우롱하는 것이다. 방송사는 모두 기업과 별도의 협찬 또는 광고 계약을 맺어 홍보를 하고 있으며 보도는 물론, 방송 편성에는 일절 광고 영업이 개입될 수 없도록 방송법이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V조선‧채널A‧MBN은 보도를 가장해 특정 업체 신제품을 선전했고 이는 사실 보도와 광고, 즉 객관성과 주관성의 경계를 스스로 무너뜨린 것이다. 또한 삼성 보도자료를 그대로 받아쓴 수준이라는 점에서 출처를 전혀 밝히지 않은 정체불명의 보도라고도 할 수 있다.  

 

이에 시민 방송심의위원회가 제안하는 적용 가능한 조항은 아래와 같다.
제14조(객관성) 방송은 사실을 정확하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다루어야 하며, 불명확한 내용을 사실인 것으로 방송하여 시청자를 혼동케 하여서는 아니된다.


제18조(보도형식의 표현) 방송은 보도․생활정보 또는 이와 유사한 프로그램 이외에서 뉴스․공지사항․일기예보 등을 발표하는 형식을 사용할 때에는 이를 보도프로그램 등으로 오인되거나 실제상황으로 혼동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제46조(광고효과) 1. 상품 등 또는 이와 관련되는 명칭․상표․로고․슬로건․디자인 등(이하 “상품명 등”이라 한다)을 과도하게 부각하거나 반복적으로 노출하는 내용 2. 상품 등의 기능을 시현하는 장면 또는 이를 이용하는 장면을 과도하게 부각하거나 구체적으로 소개하는 내용 3. 그 밖에 상품 등을 연상시키는 광고문구, 음향 또는 이미지를 사용하거나 특징․장점을 묘사하는 등 해당 상품 등에 부적절한 광고효과를 주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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