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13일 동안 매일 홍준표 대표 등장, 종편은 ‘자유한국당 기관방송’?
등록 2017.09.05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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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16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대구에서 진행된 자신의 토크콘서트 <다시 시작하겠습니다>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 가능성을 내비쳤는데요. 이날을 시작으로 홍준표 대표는 전국 순회 토크콘서트를 비롯하여 군부대 방문, 바른정당 흡수 발언까지 보수 통합을 내걸고 정치 행보를 계속했습니다. 종편 방송사는 이에 발맞춰 하루도 빼놓지 않고 홍준표 대표의 일거수일투족을 화면에 다뤘습니다. 특히 채널A는 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을 객원기자로 출연시켜 당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게 하는 등 문제가 많았습니다. 심지어는 홍 대표가 토크콘서트에서 노래하는 영상을 노래방 화면으로 꾸며 ‘자유한국당 홍보 방송’이나 다른 없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13일간 ‘매일’ 자유한국당 소식 보도한 채널A

8월 16일부터 8월 28일까지 13일 동안 채널A는 8개 프로그램에서 무려 25번이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자유한국당 소식을 다뤘습니다. 종편 3사 종합으로는 총 48회나 다뤘네요.

 

채널A 방송횟수 MBN 방송횟수 TV조선 방송횟수
정치데스크 9 뉴스와이드 5 이것이정치다 5
이슈투데이 5 뉴스&이슈 4 신통방통 3
뉴스특급 3 시사스페셜 4 선데이라이브 1
뉴스뱅크 2 아침&매일경제 1 보도본부 1
뉴스TOP10 2 뉴스BIG5 1    
선데이모닝쇼 2        
돌직구쇼 1        
뉴스스테이션 1        
소계 25   15   10

홍준표/자유한국당을 주제로 삼은 종편3사 시사토크 프로그램(8/16~28) Ⓒ민주언론시민연합
 

특히 채널A <정치데스크>에서는 8월 16일, 17일, 18일, 21일, 22일, 23일, 24일, 25일, 그리고 28일까지 무려 9번에 걸쳐 홍준표 대표가 등장했습니다. 채널A <이슈투데이>가 8월 21일, 23일, 24일, 25일, 28일 총 5번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채널A <정치데스크>는 주중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프로그램이 방영되는 날에는 무조건 홍준표 대표를 주요 이슈로 다룬 셈입니다.

 

날짜 방송사 프로그램명
08월 16일 채널A 정치데스크
MBN 뉴스&이슈
08월 17일 채널A

뉴스특급. 정치데스크,

뉴스TOP10

MBN

뉴스BIG5, 뉴스&이슈,

뉴스와이드

08월 18일 채널A 정치데스크
08월 19일 채널A 뉴스스테이션
MBN 시사스페셜
08월 20일 채널A 뉴스뱅크, 선데이모닝쇼
MBN 시사스페셜
08월 21일 채널A 돌직구쇼, 이슈투데이, 정치데스크
TV조선 이것이정치다
08월 22일 채널A 정치데스크
MBN 뉴스&이슈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 이것이정치다
08월 23일 채널A

이슈투데이, 정치데스크,

뉴스TOP10

MBN 뉴스와이드
TV조선 신통방통, 이것이정치다
08월 24일 채널A 뉴스특급, 이슈투데이, 정치데스크
MBN 뉴스와이드
08월 25일 채널A 뉴스특급, 이슈투데이, 정치데스크
TV조선 신통방통, 이것이정치다
08월 26일 MBN 시사스페셜
08월 27일 채널A 뉴스뱅크, 선데이모닝쇼
MBN 뉴스와이드, 시사스페셜
TV조선 선데이라이브
08월 28일 MBN

뉴스&이슈, 뉴스와이드,

아침&매일경제

TV조선 신통방통, 이것이정치다

△ 일자별 홍준표/자유한국당을 주제로 삼은 종편3사 시사토크 프로그램 Ⓒ민주언론시민연합

 

MBN은 5개 프로그램에서 총 15번 관련 소식을 보도했으며, 그중 MBN <뉴스와이드>가 8월 17일, 23일, 24일, 27일, 28일 총 5번으로 가장 많은 횟수를 기록했습니다. MBN <뉴스&이슈>와 <시사스페셜>이 각각 총 4번으로 뒤따랐습니다. 한편, 가장 적게 다룬 곳은 TV조선으로, 4개 프로그램에서 총 10번 언급되었으며, 이중 절반은 TV조선 <이것이정치다>에서 8월 21일, 22일, 23일, 25일, 28일에 다룬 것이었습니다.
하루에도 수없이 많이 벌어지는 사건 중에서 어떤 것을 골라 보도할지 결정하는 것은 언론의 판단 영역이지만, 시청자는 그 판단의 적절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대구 토크콘서트에서 최초로 박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에 대해서 언급한 사건과 이로 인해 벌어진 자유한국당 내 갈등은 충분히 다룰만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보도내용을 들여다보면, 홍준표 대표가 노래를 불렀다거나, 군(軍)에 회식비로 몇 천만 원을 쾌척했다는 소식, 심지어는 홍 대표가 토크콘서트에 입고 나온 ‘옷’을 주제로 삼는 등 가십성 이슈에 주목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습니다. 소수정당의 목소리는 늘 외면하거나 단신으로 처리했던 종편이 자유한국당 입장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연일 방송하며 편향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노래하는 홍준표 대표’의 ‘노래방 영상’ 꾸며준 종편
홍준표 대표가 대구를 첫 순서로 전국 순회 토크콘서트를 시작한 16일, 종편은 곧바로 홍준표 대표의 행보를 조명했습니다. 채널A <정치데스크>(8/16)는 “文정부 100일... ‘빨간 셔츠’ 응수”라는 꼭지를 달고 홍준표 대표의 전국 릴레이 토크콘서트 일정을 전했습니다. 진행자 홍성규 앵커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이야기입니다. ‘다시 시작하겠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전국 릴레이 토크콘서트를 오늘부터 시작했는데요. 릴레이 토크콘서트의 첫 장소 짐작이 가십니까? 바로 보수의 텃밭 대구입니다”라며 홍 대표의 대구 서문시장 방문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현수 기자 역시 “홍준표 대표가 사실 대선 끝나고 빨간 셔츠를 안 입었었는데 다시 꺼내 입었다” “오늘 대구ㆍ경북을 시작으로 서울 갔다가 다시 충청도 갔다가 강원도 그리고 경남, 호남. 전국 순회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9월 초에 마무리하는 일정으로 시작을 한 겁니다”라며 자세한 일정을 소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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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널A <정치데스크>(8/16) 화면 갈무리

 

이어지는 장면은 놀랍게도 ‘홍준표 노래방’입니다. 홍성규 진행자는 “홍준표 대표에게는 아마 박 전 대통령의 과거 지지층들을 본인한테 집결시키는 게 크나큰 과제가 될 텐데. 과거의 대선 때 대구 유세장에서 불렀던 노래가 아마도 홍준표 대표의 심정을 대변해 주는 것 같은데요. 어떤 노래였는지 함께 들어보시죠”라고 운을 띄웠습니다. 홍준표 대표의 ‘지지층 결집’을 과제로 꼽으며 뜬금없이 ‘노래’와 연결시킨 겁니다. 이때 채널A <정치데스크>는 약 10초가량 대선 당시 유세현장에서 ‘홍도야 우지마라’를 부르는 홍준표 대표의 모습을 내보냈고 화면에는 <홍도오 울지마라~ 오빠가 있다~>라는 ‘노래방 가사 자막’이 나왔습니다. 


다음 날에도 채널A <정치데스크>(8/17)는 “‘대구 기(氣)’ 받아, ‘朴 출당’ 시동?”이라는 꼭지로 홍준표 대표의 토크콘서트 소식을 약 18분 동안 다뤘습니다. 보도 첫머리부터 홍성규 앵커는 “어제 대구 방문에 이어 오늘은 울산을 찾았는데요. 이현수 기자, 오늘 울산에서는 앞치마까지 둘렀다면서요”라며 일거수일투족을 짚었습니다. 이어 이현수 기자도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2시간 가까이 진행된 토크콘서트의 막바지에 홍준표 대표가 직접 노래를 불러서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었는데요. 우선 잠시 들어보고 가실까요”라며 거듭 그의 ‘노래’를 조명했어요. 이때 화면에는 <‘洪트럼프’ 토크콘서트, 첫 무대부터 ‘후끈?’>, <洪막, 가수 김성환의 ‘인생’ 불러… 시민들 호응>, <洪, 토크콘서트서 즉흥 노래… 시민들 ‘앙코르’>, <洪 “홍도야 울지 마라… 朴 갔어도 ‘오빠’ 있단 뜻> 등의 자막이 이어졌습니다. 


더 황당한 것은 채널A <정치데스크>에서는 1분가량 홍준표 후보가 노래방 모델로 둔갑한 것 같은 영상을 만들어 보여준 것입니다. 관련 화면에서 상단에는 마치 노래방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현재곡 4896 인생>이라는 자막이 뜨고요. 화려한 조명 효과 속에 홍준표 대표가 마이크를 잡고 있고, 아래에는 “세상에 올 때 내 맘대로 온 건 아니지만”이라는 노래 가사까지 실어줬습니다. 이런 ‘노래방 화면’이 무려 1분간 이어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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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토크콘서트에서 노래 ‘인생’을 부르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채널A <정치데스크>(8/17) 화면 갈무리

 

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주무시는 모습이 그래도 예쁘네요”
채널A의 경우 전매특허인 ‘노래방 화면’만 두드러지는 것이 아닙니다. 홍 대표를 다루는 내내 그에 대한 찬사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현수 기자는 “TK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없어져도 뭔가 정치적인 인물이 필요할 텐데 그 인물을 본인이 하겠다, 그 역할을 하겠다면서 대구에 그만큼 공을 들이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라며 홍 대표에 열광하는 대구 시민들의 모습을 보여줬고 홍성규 앵커는 “홍준표 대표 인기 좋네요”라고 맞장구쳤습니다.


홍준표 대표와 같은 당에 속한 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을 자사 ‘객원기자’로 출연시켜 ‘격한 동지애’를 표하도록 기회를 줬습니다. 채널A <정치데스크>(8/18)에서 ‘객원기자’라는 이름표를 달고 출연한 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서 조는 듯한 모습을 보인 홍준표 대표를 향해  “16일, 17일 이틀간 대구 그리고 울산 강행군을 하셨는데요. 그 피곤한 중에도 저기에 가서 참석해 준 것에 그래도 참 대단하다고 해 주시고요. 아휴, 너무 곤히 주무셨는데…주무시는 모습이 그래도 예쁘네요”라고 말했습니다. 

 

채널A <선데이모닝쇼>는 홍 대표의 ‘여당 대표 외모 평가’에 ‘정치적 해석’
채널A <선데이모닝쇼>(8/20)에서도 ‘홍준표 찬양’이 이어졌습니다. 김형주 전 국회의원, 최진녕 변호사와 이수희 변호사가 출연하여 홍 대표의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발언을 두고 의견을 나눴는데요. 약 12분간 이어진 대담 말미에 진행자 이은우 앵커는 “저희가 홍준표 대표 얘기를 자꾸 하는 게 지금 전반적인 정치개편, 정치의 방향이 출발점이 어찌 보면 홍준표 대표일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홍준표 대표가 ‘정치개편의 출발점’이라는 겁니다. 이어 이은우 씨는 “단순히 보수층이 아니라 여당과도 같이 맞물리는 부분이 있는데요. 그 부분을 암시하는 얘기를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라고 말했고, 홍준표 대표가 지난 16일 대구 토크콘서트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말하는 장면을 소개했습니다. 영상에서 홍 대표가 “추미애 대표가 굉장히 미인이었는데… 지금은 살이 좀 빠져서 그런데 옛날에는 통통하니 진짜 미녀였어… 함부로 말 잘못 걸었다가 괜히 집적인다는 오해 살까 싶어서 내가 2년 동안 말 한마디 못 걸었어”라고 말한 것을 두고 이은우 씨는 “이것을 왜 저희가 정치적으로 해석하느냐 하면 추미애 대표랑 잘 지내보려고 하는 것 같”다며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이때 화면에는 <홍준표 “추미애, 예전에는 진짜 미녀였다”>, <홍준표 “추미애, 굉장히 미인” 발언 의도는?>, <홍준표 “오해 살까 2년 동안 말 못 걸어”> 등 자막도 나왔습니다. 한 당의 대표에 대해 다짜고짜 외모 평가를 내리는 무례한 모습을 두고, 여당과 ‘잘 지내보려고 하는 것’이라며 꿈보다 좋은 해몽을 덧붙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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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널A <선데이모닝쇼>(8/20) 화면 갈무리

 

TV조선도 ‘홍준표 열창’에 환호, ‘선곡의 의미’에 집착하기도
비단 채널A만 이렇게 홍 대표의 토크콘서트를 선전해준 건 아닙니다. TV조선 <신통방통>(8/28)는 홍 대표의 토크콘서트 소식을 ‘신통한 차트’ 2위에 올렸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뼈 있는 선곡의 이유’”이라는 제목을 뽑아 역시 ‘홍준표의 열창’을 적극 홍보했습니다. 


TV조선이 채널A와 차별화되는 지점이 있는데요. 바로  선곡의 ‘의미’에 집착했다는 겁니다. 김광일 앵커가 “‘인생’이라는 노래인데 가사가 ‘돌아온 인생 부끄러운들 지울 수 없으니 나머지 인생 잘해 봐야지’ 이렇게 돼 있어요. 그래서 이게 무슨 깊은 뜻이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들인데요”라고 묻자, 김종래 충남대 특임교수는 “저는 노래는 그냥 노래로 봤으면 좋겠는데, 굳이 의미를 찾는다면…”이라며 ‘선곡의 의미’를 장황하게 늘어놨습니다. 그 내용은 “박근혜 대통령 쪽이라든지 친박에 대해서도 하고 싶은 얘기가 있을 것이고 또 자유한국당 당원들 전체에도 하고 싶은 얘기가 있을 것이고. 그런데 저는 사실은 저 노래를 갖고 가장 스스로가 느껴야 될 건 홍준표 대표라고 생각합니다”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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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조선 <신통방통>(8/28) 화면 갈무리

 

이후에도 TV조선 패널들은 다양하게 ‘선곡의 의미’를 해석했습니다. 김종래 씨는 “그런데 표현하는 말들이나 노래는 젊다고만 보기는 어렵지 않습니까? 7080까지는 아니지만 5060 이상 되는 거 아닌가. 차라리 저 노래에 걸맞으려면 엑소 같은 사람들, 그런 노래를 부르든가 하면 좋을 텐데 그렇게 되면 또 청중하고도 안 맞는 부분이 있을 거예요. 약간의 미묘한 부조화가 있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습니다. 차재원 부산 가톨릭대 초빙교수는 “전국 토크쇼를 하면서도 타깃층이 젊은 사람들이거든요. 젊은 층들 앞에서 약간 트로트풍의 노래를 부른다는 것 자체가 콘셉트가 안 맞는다는 거죠”라며 다 같이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이런 가운데 TV조선 <신통방통>은 <홍준표, 뼈있는 선곡의 이유?>, <洪 “돌아본 인생 부끄러도 지울 수 없어~♪>, <洪, 노래로 ‘朴 출당 추진 암시?>라는 자막을 사용하거나, “구체제와 단절… 노래로 朴 출당 추진 암시”와 같은 자료화면을 내보내며 홍 대표의 노래에 중요한 ‘의미’가 담긴 것처럼 포장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8월 16일~8월 28일 채널A, MBN, TV조선의 시사토크 프로그램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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