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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많이 나오는 YTN, ‘정쟁 중계’에 그치지 말아야
등록 2019.01.0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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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뉴스 프로그램의 전면 개편을 선언한 이후 YTN의 가장 대표적 변화는 이전까지 자취를 감췄던 대형 단독보도가 등장한 것입니다. YTN은 <단독/윤병세 전 장관 이틀째 고강도 조사징용 재판 관여 일부 시인”>(201/12/21) 등에서 법무법인 김앤장의 일제 강제징용 재판 관여 의혹을 꾸준히 조명하고 있고 <단독/한국당, 다낭서 일정 급조숙소는 5성급 리조트>(12/29)에서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의 부적절한 해외 출장을 폭로했습니다.

그러나 민언련이 개편 직후부터 꾸준히 지적한 뉴스 프로그램 속 ‘대담’은 별다른 변화가 없습니다. 출연진은 종편 패널과 큰 차별성이 없으며 일반 리포트를 좀 더 풀어낸 현상 요약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YTN <뉴스N이슈>를 중심으로 YTN 대담 코너의 문제를 짚어봤습니다.

 

이슈는 달라도 출연자는 똑같다?

 

12/10,

12/17,

12/24, 12/31

 

배재정

전 민주당 의원,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12/11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

김병민 경희대 겸임교수

12/12,

12/19,

12/26,

1/2

기동민

민주당

의원,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

12/13

배종호 세한대 교수, 이종훈 정치평론가

12/14,

12/21,

12/28,

1/4

최영일 시사평론가,

이종근 시사평론가

12/18

추은호 YTN 선임기자,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

12/20, 12/27,1/3

김병민 경희대 겸임교수, 김성완 시사평론가

1/1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홍현익 세종연구소 외교전략실장

△<뉴스N이슈>의 대담 코너 출연진(12/10~1/4) ©민주언론시민연합

 

오전 11시에 방송되는 <뉴스N이슈>는 매일 대담이 진행되는데, 이슈는 매일 달라지지만 패널은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12월 10일부터 1월 4일까지, 월요일에는 배재정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수요일엔 기동민․성일종 의원이, 금요일에는 최영일․이종근 시사평론가가 4주 내내 출연했습니다.

 

월요일, 수요일은 정치인 4명, 그것도 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독점하고 있으며 화‧목‧금 출연진 중에는 최진봉‧김병민‧최영일‧이종근 등 현재 종편에 출연 중이거나 출연했던 ‘단골 패널’들입니다. ‘단골 패널’들의 경우 한정적인 출연진이 모든 분야를 비평하는 ‘백화점식 대담’의 문제도 답습되고 있습니다. 최영일․이종근 씨가 고정 출연하는 금요일, 4주간의 내용을 보면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대통령 지지도 최저(12/14), 김성태 딸 채용 의혹(12/21), 조국 수석 운영위 출석(12/28), 신재민 전 사무관 잠적 소동(1/4) 등 대부분 당시 정치권 이슈를 다뤘습니다. 정치라는 큰 주제로 묶일 수 있긴 하지만 제각각 다른 사안들입니다. 따라서 각 분야 전문가나 실제 관련성이 높은 인물이 출연해야 해당 사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평이 가능합니다. 물론 해당 평론가들의 방송 실력은 여러 방송에서 검증됐다고 볼 수도 있겠으나 이들이 모든 사안에 전문성을 지닐 수는 없습니다. 김병민 경희대 겸임교수, 이종근 시사평론가(전 데일리안 편집국장) 등 종편 출신 패널을 YTN이 ‘돌려막기’하고 있다는 점도 비판을 면키 어렵습니다.

 

YTN이 채널의 특성상 ‘패널 대담’ 형태를 버릴 수 없다면 이미 시청자들이 피로감을 심하게 느끼고 있는 ‘종편 패널’에서 벗어나 전문성을 지닌 다양한 인물들을 찾거나 완전히 다른 형식의 코너를 고민해야 합니다.

 

정치인이 YTN에 많이 출연하는 건 좋은 걸까

YTN 뉴스에는 정치인, 교수, 변호사, 시사평론가 등의 전문가가 출연해 여러 이슈에 대해 논평하는 대담 코너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대북 관련 이슈가 터지면 북한학 교수나 외교 전문가가, 범죄나 사건사고가 터지면 법률적 사실 관계를 정리해 줄 변호사 등이 출연합니다. 이런 점에서는 자기 분야와 관계없이 ‘백화점식 논평’을 하며 종종 ‘아무말 대잔치’를 펼치는 TV조선‧채널A‧MBN의 상황과는 분명 다를 수 있습니다.

 

정치권 이슈를 다룰 땐 정치인이 출연할 수 있습니다. 실제 정쟁 당사자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의의는 있겠습니다. 장기간 막말‧왜곡 논란을 샀던 패널보다는 차라리 정치인이 직접 나와 자시들의 주장을 이야기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 YTN이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대담이 유의미한 정보 전달이 아닌 각 정당 홍보에만 그치거나, 이 과정에서 근거 없는 주장을 펼쳐지는데도 진행자나 리포트가 관련 대담 내용에 대해 심층적 분석을 해주지 않을 경우에는 ‘패널 대담’과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예컨대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의 경우 제시하는 논거가 없거나 매우 주관적인 이유를 대며 일방적 공세를 펴곤 하지만 이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제공이 없습니다.

 

국회의 정쟁을 꼭 YTN에서 또 봐야하나

지난 2<뉴스N이슈> 대담에서는 31일에 있던 국회운영위원회를 다뤘습니다. 당일 조국 민정수석의 운영위 출석이 화제가 됐고 새로운 내용 없이 고성만 오갔던 사실이 많은 언론을 통해 지적됐죠. 운영위 초반, 자유한국당은 ‘왜 민정수석만 나오고 아래 비서관들은 안 나왔느냐’며 오랜 시간 항의를 했는데, 성일종 의원은 YTN에 나와서도 또한 똑같은 말을 반복했습니다.

 

김정아 앵커가 “의혹은 높았는데 결정적인 한방이 없었다, 이런 평가도 일각에서 나오거든요. 한국당에서는 (운영위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계십니까?”라고 묻자 성일종 의원은 “박근혜 정부 때 십상시 문건이 있었잖아요. 그래서 대통령께서 나오셔가지고 찌라시 수준이다, 이런 평가를 내린 적이 있습니다. 이번 같은 경우에도 청와대가 여러 가지 큰 이런 사건들에 대해서 은폐하려고 하는 거 아닌가요?”라고 답했습니다.

 

이는 일단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닙니다. 자유한국당 스스로 31일 운영위를 어떻게 평가하느냐고 물었는데 질문을 무시한 채 ‘청와대가 은폐하고 있다’고 정치공세를 반복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십상시 문건을 은폐했다는 사실을 시인하면서 문재인 정부도 그렇다는 것이죠. 그러나 십상시 문건과 이번 김태우 수사관 폭로 사건은 내용과 배경이 다르며 상당 부분 사실로 밝혀진 십상시 문건과 달리 이번 사건은 아직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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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N이슈> 대담 코너에 출연한 기동민(좌)․성일종(우) 의원(1/2)

 

이어서 성 의원은 “정작 나와야 될 사람들. 조국 수석뿐만 아니고 그 밑에 있는 이인걸 특검반장이라든지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또 백원우 민정비서관, 이런 사람들이 한꺼번에 다 나왔어야죠”, “이런 중요한 사안이 있을 때 다 함께 나와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 소상히 설명을 하고 해야죠”라고 덧붙였습니다. “(청와대가) 짜여진 각본에 의해서 왔다”고도 했죠. 물론 야당이 이런 지적을 할 수 있고 기동민 의원이 모두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앵커의 진행 질문 역시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이 대담 자체가 이미 국회에서 벌어진 논쟁의 답습이었으며 YTN도 이미 수차례 보도한 내용이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YTN이 굳이 반복되는 정쟁을 방송까지 동원해 또 보여줄 이유는 없습니다.

 

‘잘 모르겠지만 전 정권 인사에 대한 압박은 있다’?

이 방송에서 YTN 김정아 앵커는 31일 국회 운영위에서 이만희 자유한국당 의원이 ‘환경부 블랙리스트’를 질의 도중 증거라며 공개했던 녹취에 대해서도 질문했습니다. 당시 자유한국당이 피해자라 주장한 녹취의 당사자가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였고 임기도 다 채웠다는 사실이 밝혀져 ‘자유한국당의 자충수’라는 평가가 있었죠. 이에 YTN이 “이건 전략적으로 어떻게 보시느냐”고 물은 겁니다. 성일종 의원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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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희 의원에 대해 질문 받는 성일종 의원(1/2)

성일종 : 이 부분은 제가 깊숙하게 물어보거나 이러지 않아서 모르겠는데, 실질적으로 그런 것들이 민간인 사찰을 비롯해서 환경부 문건에서도 나왔고 또 기재부에서도 나오고 그런 것 아니겠어요? 그 부분에 대한 증인을 세웠던 것 같아요. (중략) 그런데 그게 우리 당의 비례 23번이라고 얘기를 하니까 그러면 그건 너희 편 아니냐, 이런 국민적 시각이 있었겠죠. (중략) 그렇지만 이 사건의 본질 지금 많은 강력한 박근혜 대통령 때의 낙하산 인사에 대한 현 정부의 압박에 대해서는 분명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성 의원이 ‘잘 모르겠다’고 하니 시청자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YTN의 질문 취지와 시청자가 원하는 답변은 자유한국당 출신 인사가 자유한국당이 원하는 증거 자료를 제출한 경위와 그 신뢰성입니다. 그러나 성 의원은 ‘모르겠는데 어쨌든 전 정권 인사에 대한 현 정부의 압박은 분명 있다’고만 주장한 겁니다.

 

근거 없는 주장입니다. 의도치 않게 자기 당 집권 시절에 ‘박근혜 낙하산 인사가 있었다’고 인정한 부분이 오히려 눈에 띕니다. 이런 식의 알맹이 없는 대담은 굳이 정치인이 직접 나오지 않아도 이미 종편에 만연해 있습니다.

 

반복되는 ‘정치인 대담’에 사실과 다른 주장도 나와

YTN 김정아 앵커는 신재민 사무관 폭로 사건도 짚었습니다. “한국당에서는 어느 정도 상황이라고 보시느냐”는 질문에 성일종 의원은 “아주 심각한 상황이라고 봅니다. 우리 신재민 사무관이 젊잖아요. 정의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어서 성일종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일을 잘했기 때문에 세금을 많이 걷었어요. 연간 20조씩 이상, 20조에 가까운 세수 증여가 일어났다는 말이에요. 세금이 더 걷혔어요. 그러니까 신재민 사무관은 왜 국채를 발행하느냐. 더 들어오는 세금 가지고 국채 발행하지 말고 이걸로 쓰자 이렇게 얘기한 거예요”라고 말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박근혜 정부 기간인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20조의 세수 증가분이 생겼던 것은 아닙니다. 기획재정부 자료에 따르면 국세만 따져봤을 때 전년도 대비 20조 이상 걷힌 때는 2016년과 2017년이 전부입니다.

 

 

국세 예산액

국세 징수액

국세 전년도 증감액

예산 오차 금액

2013

210.4

201.9

-1.1

-8.5

2014

216.5

205.5

3.6

-10.9

2015

215.7

217.9

12.4

2.2

2016

232.7

242.6

24.7

9.8

2017

251.1

265.4

22.8

14.3

△2013~2017년 국세수입실적 (단위: 조원, 출처: 기획재정부) ©민주언론시민연합

 

지방자치단체가 부과하는 지방세를 제외하고 중앙정부가 징수하는 국세만 살펴보면, 2013년엔 전년도에 비해 1조 1천억원을 덜 걷었다가, 점점 부과하는 세수가 늘어나면서 2016년엔 전년 대비 24조 7천억원을 더 걷었습니다. 물론 이 또한 단순히 전년도에 비해 국세가 더 걷혔다는 통계일 뿐입니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 정책 때문에 세수가 늘었는지 아닌지는 숫자만으로 알 수 없습니다.

 

 

총세입(A)

총세출(B)

결산상잉여금

(A-B)

차년도 이월액(C)

세계잉여금

(A-B-C)

2013

292.9

286.4

6.5

7.2

-0.8

2014

298.7

291.5

7.2

8.0

-0.8

2015

328.1

319.4

8.7

5.9

2.8

2016

345.0

332.2

12.8

4.8

8.0

2017

359.5

342.9

16.2

4.9

11.3

△2013~2017년 세입세출 결산 현황 (단위: 조원, 출처: 기획재정부) ©민주언론시민연합

 

같은 기간 세입세출 현황을 봐도 박근혜 정부가 연 20조의 여분을 남겼다는 설명이 불가능합니다.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합한 총세입․세출로 봤을 때 세입에서 세출을 뺀 잉여금도 20조원을 넘긴 적이 없고, 다음 년도로 이월할 금액까지 제외한 세계잉여금 항목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청와대의 적자국채 발행 외압설은 국가 재정 흐름 전반을 알아야 하는 복잡한 사안인 데다, 적자국채․세계잉여금 등 어려운 용어가 계속해서 나오기 때문에 언론의 정확한 보도가 중요합니다. 적자국채 발행 및 국채 조기상환 중단이 국가 채무비율 조정과는 관련이 없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죠. YTN <뉴스N이슈>가 이 문제를 다루고자 했다면 더 깊이 있게 해당 전문성을 지닌 다양한 인물들과 장시간 분석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성일종 의원이 자당 입장을 피력할 수는 있으나 이번에도 국회의 논쟁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고 사실과 다른 주장이 별다른 제지나 정정 없이 YTN 방송으로 나가고 말았습니다.

 

시청자는 더 깊이 있고 속시원한 YTN을 보고 싶다

방송 하나의 사례이기는 하나 YTN <뉴스N이슈>가 정치인 대담을 고정적으로 편성하면서 불필요한 정쟁이 방송에서 반복되는 경향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정치인이 YTN에 출연해 토론을 펼치는 것은 필요합니다. 다만 너무 과하면 안 되며 사실과 다른 내용이 시청자에게 전달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정당 주장을 확대재생산해주는 창구가 되지 않도록 방송사의 철저한 관리와 준비도 요구됩니다.

 

YTN 앵커의 질문도 아쉽습니다. 일부 필요한 이슈를 짚기는 했으나 대부분 질문이 “~당 상황은 어떻습니까?”, “이 상황은 어떻게 보십니까”에 그쳤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더 날카로운 질문이 나와야 시청자도 호응할 것입니다. 이런 식의 질문은 이미 YTN 리포트에서 답해놓은 내용들입니다. 시청자는 각 정당의 입장을 반복해서 확인하는 것 보다는 현상을 읽어내는 깊은 해석을 보고 싶습니다.

 

*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12/31일부터 1/4일까지 YTN <뉴스N이슈>

 

<끝>

문의 이봉우 모니터팀장(02/392-0181) 정리 조선희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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