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공무원 피격 사건’ 집중한 종편 시사대담, 전문성 실종 · 보수일색 출연자 · 넘치는 추측 발언
등록 2020.10.21 10:44
조회 508

9월 24일, 국방부는 ‘9월 21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실종된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원이 22일 북한군 총격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고 발표했습니다. 국방부 발표를 기점으로 관련 보도가 쏟아졌습니다. 종편3사 시사대담 프로그램도 지난 3주간 관련 대담을 진행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9월 24일부터 10월 14일까지 방송된 종편3사 시사대담 프로그램을 모니터하여 대담을 얼마나 진행했는지, 대담의 객관성‧전문성을 보장할 전문가가 출연했는지, 과연 시청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대담이었는지 등을 살펴봤습니다.

 

1. 해수부 공무원 피격 사건 경과와 쟁점

국방부는 해양수산부 소속 서해어업지도관리단 해양수산서기 공무원 실종과 관련한 입장 발표에서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이 북쪽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북한의 이러한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고 이에 대한 북한의 해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저지른 만행에 따른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익명을 전제로 한 언론 브리핑에서는 “북측이 사격 이후 방호복‧방독면을 착용한 인원이 시신에 접근해 기름을 뿌리고 불태웠다”, “북한이 피격 공무원의 ‘월북 진술’을 들은 정황이 식별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은 노영민 비서실장과 서훈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 결과와 정부 대책을 보고받은 뒤 “충격적 사건으로 매우 유감스럽다”며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북한 통지문에 다른 내용 있지만, 국방부는 기존 판단 유지

다음 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는 청와대에 통지문을 보내 경위를 설명하고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북한은 “(9월) 22일 저녁 강령군 금동리 연안 수역에서 정체불명인원 1명이 우리 측 영해 깊이 불법 침입했다가 우리 군인들에 의해 사살(로 추정)되는 사건 발생했다”고 알리며, “해상경계 근무규정이 승인한 행동 준칙에 따라 10여 발의 총탄으로 불법 침입자를 향해 사격”, “불법 침입자가 사살된 것으로 판단했으며 침입자가 타고 있던 부유물은 국가비상방역규정에 따라 해상 현지에서 소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리(북한) 측 수역에서 뜻밖의 불미스런 일이 발생해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 더해준 것에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과도 덧붙였습니다.

 

북한이 통지문에서 ‘22일 밤 황해남도 인근 북한 해역에서 불태운 것은 해양수산부 공무원 시신이 아니라 공무원이 타고 북한으로 넘어간 부유물’이라고 주장하며 진실공방이 벌어졌습니다. ‘시신을 태웠다’는 국방부 발표와 달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국방부는 9월 29일 정례브리핑에서 ‘북측이 총격 후 시신을 불태웠다는 24일 발표에서 바뀐 것은 없다’고 확인했습니다. 기자들이 “군의 월북 의사와 시신 훼손에 대한 기존 판단은 변화가 없는 것이냐”고 묻자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이 “그 이후로 다른 말씀을 드린 적은 없었다”며 기존 판단을 유지한다고 밝힌 것입니다.

 

국방부 “입막음 시도 없었다”, 유족 측 “구조노력 다하지 않았다”

‘청와대 등 윗선의 입막음 시도로 해수부 공무원 피격 사건 발표가 늦어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자, 국방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못 박았습니다. 국방부는 9월 22일 오후 3시 30분 해수부 공무원이 북측 해역에서 북한군에게 발견된 정황을 포착하고, 오후 6시 36분 문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첩보보고 한 뒤 이튿날 오전 대면보고 했는데요. 피격 공무원의 실종 사실이 언론에 처음 보도된 건 23일 밤 11시경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윗선의 입막음 시도로 국방부 발표가 늦어진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8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문홍식 부대변인은 “다양한 출처에서 확보한 첩보내용을 그때그때 바로 공개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 “조각조각 난 첩보들을 정보화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국민에게 설명한 내용은 볼 수 없는 원거리 해역에서 일어난 상황을 군이 다양한 첩보를 가지고 그것을 정밀분석해서 당시 사안을 재구성한 것”으로 “우리 군이 당시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국방부와 별개로 해양경찰청은 9월 21일 어업지도선에서 실종신고가 들어온 뒤부터 수사 및 수색을 이어왔는데요. 9월 29일, 피격 공무원이 월북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국방부 자료 열람, 어업지도선 조사, 표류 예측 분석 등을 근거로 하였는데요. 해경은 “9월 28일 국방부 자료 열람 결과, 실종자가 탈진 상태로 부유물에 의지한 채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던 점, 실종자 정보를 북측에서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던 점, 실종자가 월북 의사를 표현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어업지도선 선미 갑판에 남겨진 슬리퍼가 실종자의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실종 당시 조석과 조류 등을 고려할 때, 피격 공무원의 인위적 노력이 없었다면 발견 위치까지 가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유족 측은 ‘정부와 군 당국이 피격 공무원을 구조하려는 노력을 다하지 않았고, 책임을 회피하려 피격 공무원에게 월북 의사가 있었다고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10월 5일, 피격 공무원 아들은 “시신조차 찾지 못하는 현 상황을 누가 만들었으며,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왜 아빠를 지키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는 내용의 편지를 청와대에 보냈습니다. 이튿날 문 대통령은 “나도 마음이 아프다”며 “해경의 조사 및 수색 결과를 기다려보자”고 위로의 뜻을 밝혔고, 10월 12일에는 “진실이 밝혀져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은 묻고 억울한 일이 있었다면 당연히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한마음을 가지고 있다”, “해경의 조사와 수색 결과를 기다려주길 부탁한다”는 답장을 발송했습니다. 이에 아들은 10월 19일 ‘대통령이 답장에서 약속한 것을 믿고 따라가겠다’는 답장을 청와대에 전달했습니다.

 

한편, 청와대는 9월 27일 대통령 주재 긴급안보장관 회의를 열고 조속한 진상규명을 위해 북한에 공동조사를 하자고 제안한 바 있는데요. 북한은 같은 날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수색작업을 하는 남측의 해상경계 ‘무단침범’을 문제 삼으며 ‘자체 수색할 예정이고, 시신을 찾으면 남측에 인도하겠다’고 밝히며 사실상 공동조사를 거부한 상태입니다.

 

2. ‘공무원 피격’ 31.7% 할애하며 집중한 종편3사

9월 24일~10월 14일, 종편3사 시사대담 프로그램을 살펴본 결과, 해수부 공무원 피격 사건을 다룬 시간은 전체 대담시간 5,455분 중 1,731분으로 31.7%였습니다.

 

방송사/프로그램

‘공무원 피격 사건’ 시간

전체 방송시간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

315분(38.5%)

818분

이것이 정치다

362분(43.9%)

824분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

369분(36.1%)

1023분

뉴스TOP10

351분(33.4%)

1051분

MBN

뉴스와이드

170분(19.5%)

872분

아침&매일경제

164분(18.9%)

866분

합계

1,731분(31.7%)

5,455분

종편3사 시사대담 프로그램별 ‘공무원 피격 사건’ 시간 분석(9/24~10/14) ⓒ민주언론시민연합

 

TV조선 <이것이 정치다>는 전체 대담시간의 43.9%나 할애하며 해당 사안에 집중하였는데, 종편3사 평균을 크게 웃도는 결과였습니다. 다음으로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과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뉴스TOP10>도 종편3사 평균을 웃돌며 공무원 피격 사건을 다루는 데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MBN <뉴스와이드>와 <아침&매일경제>는 각각 19.5%와 18.9%로 평균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 전문가 출연 횟수 40% 미만, 최다 출연 고영환

9월 24일~10월 14일, 종편3사 시사대담에서 공무원 피격 사건을 주제로 대담한 횟수는 총 56회였습니다. 이 중 전문가가 출연한 횟수는 21회로 37.5%에 불과했습니다. MBN <뉴스와이드>는 대담을 7회 진행하는 동안, 전문가가 한 번도 출연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사건과 같이 국방부와 해경, 청와대 등을 통해 정보가 한정적으로 제공되며 진상규명이 결론 나지 않은 경우, 시사대담 프로그램은 명확한 사실만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진행돼야 합니다. 또한 전문가를 출연자로 하여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대담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출연진이 전문가 중심이 아니라 여야 정치인이나 평론가 중심으로 구성될 경우, 근거 없는 추측과 인상비평 위주 발언으로 정쟁만 부추기는 대담이 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방송사/프로그램

전문가 출연횟수

‘공무원 피격’ 대담횟수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

6회(66.7%)

9회

이것이 정치다

4회(50.0%)

8회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

2회(16.7%)

12회

뉴스TOP10

8회(72.7%)

11회

MBN

뉴스와이드

-

7회

아침&매일경제

1회(11.1%)

9회

합계

21회(37.6%)

56회

종편3사 시사대담 프로그램별 ‘공무원 피격 사건’ 전문가 출연횟수(9/24~10/14) ⓒ민주언론시민연합

 

그런데 대담에 전문가가 출연하였으나 전문성과 객관성이 보장되지 않은 경우도 많았습니다. 같은 기간 종편3사 시사대담에 출연한 대북전문가는 총 8명이었는데요. 탈북한 지 오래된 인사나 보수 성향의 군사안보전문가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특히 고영환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은 10회 출연으로 다른 전문가에 비해 출연횟수가 많았는데요. 고 씨는 최초의 외교관 탈북민으로 전 콩고 주재 북한대사관 1등서기관으로 일하다 1991년 탈북했습니다. 탈북 당시, 북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을 가까이에서 보좌한 것으로 알려지며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현재는 탈북한 지 30년 가까이 되었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북한의 내밀한 사정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죠. 하지만 고 씨는 종편에서 북한 대담을 진행할 때마다 출연하여 추측과 추정을 바탕으로 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어왔습니다.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전문가

출연횟수

고영환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10회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6회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3회

김성진 채널A 외교안보 국제부 차장

2회

신석호 동아일보 부장(북한학 박사)

2회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2회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1회

양욱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겸임교수

1회

종편3사 시사대담 프로그램 ‘공무원 피격 사건’ 전문가별 출연횟수(9/24~10/14)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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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자가 근거 없거나 틀린 추측을 내놓은 TV조선 <이것이 정치다>(9/24)

 

TV조선 <이것이 정치다>(9월 24일)에 출연한 고영환 씨는 ‘정부와 군이 피격 공무원의 해상 표류 상황을 다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남북관계가 어긋날까 봐 (정부가) 그냥 무대응으로 하지 않았느냐는 비판이 한쪽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정부가 남북 평화기조를 이어가기 위해 북한에 적절한 대응을 취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었죠. “지금 코로나 상황에서 사실 공무원만큼 사실 우대받는다고 하기에는 좀 그렇고, 어쨌든 자영업자들은 엄청 고생을 하잖아요. 그런데 공무원들은 월급을 잘 받고 있는 그런 상황”이라며 ‘피격 공무원에게 월북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국방부 발표를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두 주장의 근거는 고 씨 개인 의견이 전부였습니다. 또한 고 씨는 “북한은 묵묵부답일 거고요. 아무런 사과나 유감을 표시하리라고 생각지 않습니다”라며 틀린 추측을 내놓았는데요. 북한은 다음날인 9월 25일 청와대 앞으로 통지문을 보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과를 전한 바 있습니다.

 

근거 없는 추측, 사실과 다르거나 과도한 발언 내놓기도

다른 전문가도 비슷했습니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9월 24일)에 출연한 김성진 채널A 외교안보 국제부 차장은 “해상수색은 항공수색도 같이 이뤄져야 되는 부분”이 있는데, “(북방한계선 주변은) 비행금지구역이라서 우리 해상 초계기라든가 항공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 “항공수색까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 대한 후속 대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국방부는 “9월 21일 오후 1시, 피격 공무원의 실종 사실을 (해경과) 공유”하고, “오후 1시 50분부터 해경, 해군, 해수부 선박 20척과 항공기 2대를 동원해 인근 꽃게 조업 해역을 중심으로 정밀 수색을 펼쳤다”며 항공수색을 실시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9월 24일)에 출연한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이번에 그 한 분(피격 공무원)이 피격당한 게 아니라 우리 국민이 사실상 김정은에 의해서 피격당한 거나 다름없는 거 아니냐”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갈등을 부추길 수 있는 발언을 내놓았습니다. 진행자 엄성섭 씨는 이를 제지하기는커녕 “우리 국민이 공격당했구나”라며 문 씨 발언을 풀어주었습니다. 문 씨는 “(북한이) 우리 국민을 얼마나 무시했으면 그런 행동(피격)을 하겠는가”라더니 “말단 초병이 한 일이 아니라 상부 지시를 받고 한 것”, “상부 누군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공무원 피격 사건에서 북한의 고의성이 짙다’고 섣불리 추측하기도 했습니다.

 

TV조선 <이것이 정치다>(9월 25일)에 출연한 양욱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겸임교수는 “김정은이 입에서 미안하다는 말이 나왔다는 것 하나를 가지고 뭐 상당한 걸로 우리가 지금 생각을 하는데 이것 자체가 대한민국 자체가 얼마만큼 북한과의 심리전에서 뒤로 밀리고 있는지 보여주는 그런 아주 전형적인 모습”이라며 “(북한의) 심리적인 인질 상태가 되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뭐를 해도 그냥, 얘기 한마디만 하면 그냥 지나갈 수 있다’라는 것들을 보여주는 것”으로 “북한과 관련돼서는 정부 기능을 잃은 것에 거의 가까운 것”이라는 극단적인 평가까지 내놓았는데요. 양 씨 평가와 달리 청와대는 북한의 사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이번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공동조사를 북한에 제안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피격 공무원 아들에게 보낸 답장에서 ‘진상규명 의지’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북한의 사과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 언론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는데요. 미국 통신사 AP와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즈는 각각 “북한 지도자의 특정 이슈 사과는 극히 이례적”, “보기 드문 사과”라는 평가를 내놓았으며, 영국 공영방송 BBC는 “북한이 남한의 사과 요구에 응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4. 긴 대담시간만큼 문제 발언 많은 TV조선 <이것이 정치다>

TV조선 <이것이 정치다>는 종편3사 시사대담 프로그램 중 가장 긴 시간을 ‘해수부 공무원 피격 사건’에 할애한 만큼, 문제적인 발언도 많았는데요. 피격 공무원 아들이 청와대로 보낸 편지에 대해 대담한 10월 6일과 8일 방송이 그러했습니다.

 

10월 6일 방송에서 출연자 이두아 변호사는 ‘북한이 인류의 상식으로 국제법을 위반했으니, 유가족이 손해배상 청구를 하면 우리나라 법원에 공탁돼 있는 20억여 원을 집행할 수 있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 씨는 “김정은 위원장이 사과도 제대로 안 하니까 그런 거라도, 보상이라도 받아야죠”, “(유족에게) 위로가 전혀 안 되겠지만 조금이라도 금전적인 위로라도 꼭 받을 수 있기를 바라고요”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던 이 씨는 뜬금없이 “대통령께서도 학생(아들)이 진짜 편지를 청와대에 전달하면 그냥 저렇게 안타까워하지 마시고 청와대에 불러서 (아들은 육군사관학교 입학을 준비했었다는 것으로 보아) 공무원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고 (아버지는) 공무원이었잖아요. 그러면 위로와 격려도 하시고 금일봉도 좀 주시죠”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유족이 바라는 것은 명확한 진상규명입니다. 이 씨 발언은 진상규명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금일봉’ 운운하는 것은 유족을 향한 예의 없는 태도로 비춰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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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자가 군 관계자 우려와 동떨어진 발언한 TV조선 <이것이 정치다>(10/8)

 

같은 날, TV조선 김미선 정치부 기자는 “이 친구(피격 공무원 아들)는 치매에 걸린 할머니 그리고 초등학교 1학년인 막둥이 딸(동생을) 이끌어야 하는 소년가장이 됐습니다. 여동생은 아빠가 출장에서 곧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해서 아빠 사진을 손에 쥐고 잠든다고 하는데 이번 추석은 저 공무원의 아드님에게 얼마나 끔찍하고 슬픈 시간이 됐을지 상상하기도 힘듭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유족의 개인사를 지나치게 상세히 밝히며 ‘동정의 대상’으로 표현한 것으로 문제였죠.

 

또한 김미선 기자는 10월 8일 방송에서 ‘북한이 시신까지 훼손했다는 국방부 발표와 부유물만 태웠다는 북한 통지문 중 어느 쪽이 맞는지 알아보기 위해 우리 군 당국이 관련 기록을 다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김 기자는 “어차피 북한이 우리가 감청하는 거 다 알잖아요. 북한이 방송도 보고 다 봤을 거 아닙니까? 우리가 감청하는 거 북한도 다 알죠. 그러면 우리가 무슨 단어 들었는지 국민들한테 공개하면 안 됩니까?”라더니 “그냥 어차피 다 아니까 그 단어가 무엇이었는지 좀 시원하게 밝혀주시면 불필요한 논란이 없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한 겁니다.

 

그러나 9월 2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위원은 “군이 비공개를 전제로 해서 감청보고한 것을 언론에 공개하는 게 과연 타당한 것인가, 이렇게 되면 우리의 정보자산들이 다 드러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며 “정찰과정에서 나온 첩보자산, 첩보원들을 보호해야 된다”고 말했습니다. 헤럴드경제 9월 30일 보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김수한의 리썰웨펀/“SI 감청체계 다 무너진다” 깊어지는 군의 탄식>에서 ‘정치권이 군의 비공개 보고내용을 정치쟁점화할 목적으로 공개하면서, 오랜 세월 동안 다양한 노력으로 쌓아온 우리의 감청자산이 무력화될 우려가 있다’는 군 관계자 발언을 전한 겁니다. 김미선 기자의 발언은 군 관계자나 군사 전문가들의 우려와는 거리가 있으며 신중하지 못한 발언임을 알 수 있습니다.

 

* 모니터 대상 : 2020년 9월 24일~10월 14일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이것이정치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뉴스TOP10>, MBN <뉴스와이드>(평일)<아침&매일경제>(평일)

* 출연자 호칭을 처음엔 직책으로, 이후엔 ○○○ 씨로 통일했습니다.

* 시간은 31초부터 1분으로 올림하여 계산했으며, 비율은 소수점 둘째자리에서 반올림하여 계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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