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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오늘의 방송보도]이정현에는 ‘축전’ 추미애에는 ‘계파갈등’, 속 보이는 KBS(2016.8.29)
등록 2016.09.19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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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언련 오늘(8/26~28)의 비교되는 보도
․ KBS <더민주 새 대표…‘TK 출신’ 추미애>(8/27, 톱보도, 정연우 기자, https://bit.ly/2c5kFBb), <‘더민주’ 새 대표에 듣는다…“정권 교체”>(8/27, 2번째, 추미애 더민주 신임대표, https://bit.ly/2bQm12m)

8월 27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추미애 의원이 신임대표로 선출됐다. 추 대표를 비롯해 양향자 여성위원장, 김병관 청년위원장, 송현섭 노인위원장 등 당연직 최고위원 자리도 채워지면서 더민주는 내년 대선을 위한 새 지도부를 꾸리게 됐다.

야당의 새 지도부 선출을 대하는 일부 방송사들의 태도는 지난 9일 있었던 새누리당 전당대회와 사뭇 다르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선출된 전당대회 당시 KBS와 채널A는 ‘사상 첫 호남출신 보수정당 대표’라는 찬사를 연신 쏟아냈다. KBS는 타사가 언급하지 않은 ‘당청 관계 파란불’이라는 관측을 내놓으면서 ‘수직적 당청관계’에 대한 우려를 제멋대로 불식시키기도 했다. 채널A와 연합뉴스TV도 뒤질세라, 전당대회 후 일주일이 지난 16일까지 연일 ‘겸손한 이정현 화법’ ‘이정현의 탕평‧파격 행보’와 같은 ‘이정현 찬가’ 보도를 냈다.

그러나 27일, 더민주 전당대회에 대한 이들의 반응은 미지근한 수준이었다. 이 대표에 대해서는 ‘반기문 대망론 탄력’ ‘대통령 빨간 재킷 입고 축사’까지 보도하며 5건을 쏟아 부었던 채널A는 추 대표에는 인터뷰 포함해 3건만 보도했다. 보도 내용에서도 온도차가 분명했다. 특히 이 대표를 인터뷰하면서 ‘세월호 참사 보도개입’ 및 ‘계파 갈등’은 접어두고 ‘축전’만 남발했던 KBS는 더민주 신임대표 선출에는 ‘계파 갈등’ ‘지역 갈등’ 등 갈등만 부각시키며 차별적 태도를 드러냈다.
 
이정현에게는 ‘새 역사’ 추미애에게는 ‘계파 불식 과제’, KBS는 ‘친여 방송’?
KBS의 이정현 새누리당 당 대표 선출 당시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출 당시의 톱보도는 의미심장할 정도로 비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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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보도의 사진부터 다르다. 새누리당 전당대회 당시 KBS 톱보도 <새누리당 대표 ‘첫 호남 출신’ 이정현>(8/9, 남승우 기자, https://me2.do/Gh11BSqs)은 무대 정면의 새누리당 로고 속에서 기립박수를 치는 사람들이 있는 배경사진에 이정현 신임대표를 합성했다. 새누리당의 이미지를 확실히 각인시키고 긍정적인 연출 효과를 지닌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KBS 톱보도 <더민주 새 대표…‘TK 출신’ 추미애>(8/27)는 정돈되지 않은 인파 위에 추미애 신임대표의 사진만 합성했다. 미세한 차이로 보일 수 있으나, 영상이 주는 이미지가 강렬한 방송보도에서 이런 차이는 꽤 의미심장하다.

보도내용은 더 심각하다. 새누리당 전당대회 당시의 <새누리당 대표 ‘첫 호남 출신’ 이정현>의 앵커멘트는 “한국 보수정당 사상 처음으로 호남 출신 당 대표가 나왔습니다”였다. 리포트에서는 “전남 곡성 출신인 이 신임 대표는 새누리당의 불모지 호남에서 3선 고지에 오른 데 이어, 사상 처음으로 보수정당의 선출직 대표에 오르며, 새로운 역사를 썼습니다”라는 찬사가 이어졌다. 이정현 대표의 연설도 두 장면을 녹취 인용했다. “이 순간부터 새누리당에는 친박, 비박, 그리고 그 어떤 계파도 존재할 수 없음을 선언합니다. 당연히 패배주의도, 지역주의도 없음을 선언합니다”라는 대목과 “새누리당의 체질과 구조를 섬기는 리더십으로 바꿔서 국민의 삶 속으로 뛰어들겠습니다.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다시 찾아, 내년 대선에서 새누리당이 반드시 승리하겠습니다”라고 외치는 모습이 화면에 나왔다. 반면 KBS는 ‘오더 투표’ 논란과 ‘친박’의 조직적 지원이 있었다는 비판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전당대회 결과는 주류 친박계의 압승으로 평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의 체제를 정비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민심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라는 긍정적 묘사로 갈음했다.

더민주 새 지도부 선출을 대하는 KBS 톱보도는 이와 완전히 다르다. 27일 <더민주 새 대표…‘TK 출신’ 추미애>를 시작하는 앵커의 멘트는 “추 대표를 비롯해 부문별 최고위원들 모두 친노, 친문계가 당선되면서, 당장 계파 논란을 불식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이다. 여당에는 ‘사상 첫 호남출신 대표’라는 칭송으로 보도를 시작한 것과 달리, 야당에는 당장 ‘계파 논란 불식시켜야 하는 과제’부터 주지시킨 것이다. 리포트에서는 추미애 대표 선출을 “이번 선거에선 친노·친문계의 지지를 등에 업고 대세론을 만든 끝에 당권을 거머쥐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오더 투표’ 논란을 불렀던 이정현 대표의 ‘친박계 몰표’는 단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던 것과 천양지차이다. KBS는 추 대표의 연설 장면도 “흩어진 지지자들 강력한 통합으로 한데 묶어서 기필코 이기는 정당 승리하는 정당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내겠습니다”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는 ‘승리’와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는 두 번의 연설 장면을 내보냈던 이정현 대표 선출 보도와 비교된다.

또한 KBS는 추미애 대표 당선에 대해 “선명 야당을 천명해온 추미애 의원이 새 대표가 되면서 당장 다음달 정기국회부터 정부 여당과 더민주의 대립각이 커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선출 당시에는 여야 관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다음 보도인 <“하나 돼 분열 막아야”…당청 관계 ‘파란불’>(8/9, 2번째, 김병용 기자, https://me2.do/5BaaJMiH)에서 원활한 당청관계에 대한 기대만을 드러냈을 뿐이다. 
 
이정현과는 ‘축전’ 인터뷰, 추미애와는 ‘계파 갈등’ 인터뷰
신임 대표와 갖는 인터뷰 보도에서도 KBS의 ‘친여’ 성향이 그대로 노출됐다. KBS는 새누리당 이정현 신임대표 인터뷰(8/9)에서 시청자들이 보기 민망할 정도의 저급한 질문만 던졌다. 질문은 △새누리당 혁신 복안은? △새누리당의 정권 재창출 가능성은? △새누리당이 내세울 수 있는 대선후보는? △반기문 UN사무총장 영입에 대한 생각은? 등 4가지였다. 4개 질문 중 무려 3개가 모두 새누리당의 대선 승리를 논하는 질문이다. 반면 ‘세월호 참사 보도개입’은 물론, 같은 날 인터뷰를 한 JTBC, TV조선, 채널A가 지적했던 ‘극심한 계파 갈등’마저 언급되지 않았다. 인터뷰가 아닌 ‘축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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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더민주 신임대표 인터뷰(8/27)는 달랐다. KBS는 처음부터 끝까지 ‘갈등’만을 캐물었다. 첫 질문으로 당선 소감을 들은 KBS 이슬기 앵커는 곧바로 “그런데 당 지도부 대부분이 친문주류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당내 비주류와의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들리는데 어떻게 보십니까?”라며 이정현 대표에게 묻지 않은 ‘계파 갈등’을 질문했다. 다음으로 이 앵커는 ‘정권 교체 가능성’을 물었지만, 이후 대선 관련 질문은 던지지 않았다. 이정현 대표에 유력 대선 후보와 반기문 영입설까지 물었던 태도와 다르다. 이렇게 대선 관련 질문을 하나 던진 후 KBS가 물은 것은 ‘지역 갈등’이다. 송영석 앵커는 “당 대표와 유력 대선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가 모두 영남출신이어서 호남과 더 멀어질거란 우려도 나오는데 호남 민심, 어떻게 복원해나가시겠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정현 대표 선출 당시 연신 ‘호남출신 첫 여당 대표’라는 찬사를 쏟아낸 것과 대조적이다. KBS의 마지막 질문은 “대표께서는 사드배치반대당론을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라는 것이었다. 사드 배치 논란이 뜨거운 상황에서 더민주가 여전히 사드 당론을 내놓지 않는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사드 반대 당론의 필요성’ 자체에 의문을 던졌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줄곧 강고한 태도로 정부의 사드 배치를 옹호하고 ‘깜깜이 배치’ ‘폭탄 돌리기’와 같은 갖은 비판에 입을 다문 KBS의 편파적 입장이 투영된 것은 아닌지 우려할 수밖에 없다.
 
TV조선이 KBS보다 더 합리적
KBS의 이런 태도는 같은 날 추 대표를 인터뷰한 JTBC, TV조선, 채널A와도 대조적이다. 특히 ‘친여’ 성향에서 그동안 KBS에 뒤지지 않았던 TV조선은 KBS보다 훨씬 중립적이고 합리적인 질문을 던졌다. 당선 소감을 들은 후 던지는 첫 질문부터가 다르다. KBS는 곧바로 “당내 비주류와의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를 언급했지만 TV조선은 “당을 어떻게 이끌고 나갈 것인가?”를 물었다. 사드 관련 질문에서도 TV조선은 “사드 배치와 관련해 반대 입장 표명해 오셨는데 찬성 여론도 있다. 어떻게 정리하고 당론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라고 물어 최대한 중립을 지켰다. KBS의 경우, ‘사드 반대 당론이 필요한가’라며 그 필요성 자체를 의심하는 질문이었다. 또 하나 태도가 갈리는 지점은 ‘영남출신 야당 대표’라는 점이다. KBS가 대뜸 “호남과 더 멀어질거란 우려”를 언급한 것과 달리 TV조선은 “호남출신 여당대표, 영남출신 야당 대표, 어떻게 보시는가”라는 단순한 질문만 했다. 물론 TV조선에서도 “좌클릭, 선명성 더 강해질 것이라는 분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와 같이 보수적인 자사 색채를 드러낸 질문이 있었다. 그러나 TV조선은 “여당과 또 정부와의 관계에서, 청문회 정국이나 우병우 수석 문제가 있는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와 같이 최근 정국에 대한 견해를 묻는 등 합리적인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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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도 KBS와는 달랐다. 채널A는 “대구 출신 첫 야당 대표가 되셨습니다. 마침 여당 대표는 호남 출신 이정현 대표인데요. 흥미로운 구도”라는 말로 첫 질문을 열었고 “대선을 앞두고 야권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야권 통합, 후보 단일화 논의가 가능할까요?”라며 ‘야권 통합’을 타진하기도 했다. 이정현 대표를 향한 찬양에 힘을 쏟았던 채널A도 시종일관 ‘계파 갈등’ ‘지역 갈등’만 캐물은 KBS보다는 중립을 지켰다고 할 수 있다.
 
* 모니터 대상 : 9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뉴스쇼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YTN <뉴스나이트>(1,2부), 연합뉴스TV <뉴스20>) *YTN은 홈페이지 사정상 관련 보도 URL 링크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 바로잡습니다.
민언련은 ‘리우 올림픽 기간 중 저녁종합뉴스 방송모니터 보고서’(8/25)에서 표<1>과 표<3>에서 MBN이 올림픽 기간인 8월 5일부터 23일간 총 2건의 리우 올림픽 관련 보도 를 낸 것으로 집계했으나 사실과 달라 바로잡습니다. MBN은 해당 기간동안 총 5건의 리우 올림픽 보도를 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수정된 ‘리우 올림픽 기간 중 저녁종합뉴스 방송모니터 보고서’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사)민주언론시민연합(직인생략)